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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게 일하라
김성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6년 3월
평점 :
기업 경영에서 가장 오래된 주제이면서도 여전히 가장 복잡한 주제는 사람에 대한 문제다. 경영을 어떻게 하든 이것을 직접 주도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경영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도 사람이며, 경영을 잘 하느냐 여부도 사람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이 책은 6단계에 걸쳐 '보이게 일하는 법'을 설명하며 기업의 중심인 사람을 중심으로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고, 지식과 정보를 나누면서 보이게 일하고, 궁극적으로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과거에는 정보를 왜곡하거나 차단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으며 은밀한 일을 벌이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정보통신의 기술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런 일을 시도하려면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높은 담장 안에서 안주하며 호의호식하던 기득권층은 낱낱이 파헤쳐지는 세상이 오는 것을 어떻게든 막고 싶겠지만, 이 같은 추세는 점점 더 빠르고 촘촘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변화가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한 것은 길게 잡아 20여 년 전부터라고 한다. 과거의 기득권층이 권력을 독점적으로 누릴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폐쇄적인 정보 독점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의 진화가 이루어지지 안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류가 가진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매우 제한적이었으며, 그 대부분은 일대일 소통을 하는 수준이었다. 텔렉스나 팩스, 전화, 휴대폰 등 그 어떤 것도 인터넷처럼 시공을 초월해 다수와 다수 간, 즉 n:n의 불규칙하고 집단적인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지 못했다.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매스미디어도 다수를 향한 일방적 소통, 즉 1:n의 소통만 가능했을 뿐 인터넷과 같지는 않았다.
과거의 닫힌 조직이 자신들의 성벽을 굳게 걸어 잠그면 외부에서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고인물이 썩듯이 닫힌 조직은 정체 될 수 밖에 없다. 망하는 조직의 제1원인은 '공유와 협력'의 부재라고 한다. 조직원들 역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데는 모두 일심동체가 되어 싸웠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무한대로 확장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이들의 성벽을 점점 허물고 있으며 결국은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 그 결과 닫힌 조직인 급격하게 열리고 있으며, 어떤 조직도 이런 폐쇄적인 기득원을 유지하기 힘들게 되었다.
앞으로 모든 조직의 평가와 보상은 시간 중심이 아니라 성과 중심이 될것이라고 한다. 닫힌 조직이 광속으로 변하는 시대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것은 분명하다. 붕괴는 이미 시작되었고 앞으로는 그 규모가 더 커질 것이다. 비록 겉으로는 닫힌 조직처럼 보이지만 소통 구조는 개방되어 이른바 혁신적인 조직으로 변신하는 기업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어쨌든 닫힌 조직이 집단지성이 이끄는 열린 조직의 경쟁 상대가 되기에 역부족인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예상컨대 기업이라는 조직뿐만 아니라, 정부 조직, 즉 국가도 지금과 같은 피라미드 형태를 계속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