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인 '나'의 반에는 기괴한 사건이나 도시 전설을 솜씨 좋게 편집해 이야기해 주어 '피디'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가 있었어요.
어느 날 피디는 모 초등학교 후문에 있는 하수구 괴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데요.
'나'는 초5 때 '하수구 아이'라고 불렸던 동급생을 떠올리게 됩니다.
등교를 같이 하며 속마음까지 털어놓았던 사이였지만 친구들의 놀림에 자신도 휩싸일까 그저 방관만 하는데요.
사실이 아닌 소문에도 그저 묵묵부답으로 지켜만 봤던 '나'와 '하수구 아이'에겐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요?
서늘하고 공포스러운 이야기들이지만 단지 무서운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학교 안 청소년들이 겪는 문제(따돌림, 괴롭힘, 성적, 공부, 소문)를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인상 깊게 보았어요.
팬데믹, 유튜브, 카톡, 트위터, 인터넷, 모바일 등 요즘 시대를 반영하는 요소들을 담고 있다는 것도 참 신선했네요.
특히 '그런 애'와 '하수구 아이'는 둘 다 소문에 관해 다루었는데 '그런 애'의 예나는 친구를 전적으로 믿어주고 대변했다는 점, '하수구 아이'의 '나'는 그저 방관만 했다는 점에서 결말의 비교가 확 되더라고요.
더불어 진정한 친구의 의미도 느낄 수 있었네요.
괴담은 괴담일 뿐 전혀 무섭지 않았던 이야기도 있었지만, 첫 번째 이야기는 너무 소름 끼치게 무서웠어요.
'벗어나고 싶어서'에는 식스센스급 반전이 있으니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