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는 달
이지은 지음 / 창비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책 베스트셀러 이지은 작가님의 첫 소설 읽어 보았어요~

막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작가님이라 엄청 기대가 되었는데요.

이전에도 동물과 인간의 이야기를 재밌는 옛날이야기로 풀어놓은듯한 느낌이어서 참 친근하게 다가왔었거든요.

이번 소설은 뭐랄까 좀 더 묵직하고 진지함이 느껴졌던 거 같아요.

처음 책을 받고 표지만 보았을 때 늑대와 어린아이만 보였는데 다 읽고 나서 다시 보니 그들 뒤로 달의 머리가 슬쩍 보여 깜짝 놀랐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그 말이 딱 맞더라고요.

기도를 들어줄 힘이 없는 달로써는 그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고, 급기야 그들에게서 도망쳐 땅으로 내려오게 돼요.

그러다 우연히 늙은 늑대와 어미 잃은 인간 아이의 여정을 함께 하며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죠.

이렇듯 여러 동물들의 습성이나 자연(계절, 날씨)의 변화된 모습을 묘사한 부분들이 영상의 장면 장면을 보듯 멋졌어요.

그중에서도 아이가 가장 멋진 장면으로 꼽았던 그림은 민들레 씨가 날리는 꽃밭의 모습이었어요.

이지은 작가님의 <친구의 전설>에서도 나왔던 명장면인데요.

민들레 씨의 반짝임이 없다고 아쉬워 하긴 했지만 여전히 멋지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네요.

전혀 다른 존재들이지만 서로를 위해 자신의 것을 내어주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멋진 소설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큐브 창비교육 성장소설 13
보린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무 유명한 스릴러 영화 제목과 같아 공포물이 먼저 떠오르긴 하는데요.

표지 그림의 교실 같기도 우주 같기도 한 장소에 둥둥 떠있는 소년에, 하리보 젤리처럼 보이는 곰까지… 왠지 편안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어느 드라마 주인공을 떠올리게 하는 소년의 이름은 우연우!

학교 체육시간, 독감에 걸린 연우는 혼자 교실에 남게 되고, 깜빡 잠들었다 눈을 뜬 그는 공중에 뜬 빨간 공을 발견하는데요.

홀로그램처럼 보이는 공에는 "당신은 채집되었습니다"라는 내용이 떠있었고, 일정 범위 안의 투명한 막에 갇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연우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계속 리셋되는 큐브에서의 삶이 시작됩니다.

세상과 떨어진 곳에 혼자 갇힌 느낌을 받는 큐브 속 연우의 모습은 고3 학생들이 교실에 갇혀 공부를 하고 있는 지금의 모습과도 흡사한데요.

처음에 큐브는 답답함, 우울함, 더 심하면 공황장애까지 겪게 되는 곳이지만, 현실로 돌아온 연우에겐 큐브에서의 삶이 둘도 없이 안전한 온실로 비치게 되죠.

그만큼 현실에서의 삶은 더 많은 불안과 외로움으로 가득 찼다고 볼 수 있는데요.

여기서 현실에서의 삶이란 장래, 미래(대학, 직장)로 나아가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남들이 가는, 남들이 가라는 길을 선택한 우연우, 하고 싶은 일이 확고했던 서퍼가 되고 싶은 해고니, 가업을 이어받으려다 대학에 들어간 조나루,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재수를 선택한 박윤찬… 이렇게 네 친구들의 온실 밖 삶의 모습은 꿈과 현실이 얼마나 다른지를 실감할 수 있게 해주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우는 큐브 밖(온실 밖)으로의 삶을 원해요.

"공부할 때가 제일 행복할 때다."

한 번쯤 들어봤을, 어른들이 흔히 하는 말이죠~

소설의 연우뿐 아니라 대부분 학생들은 사회로 나아갔을 때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눈앞의 답답함에서 벗어나고 싶음이 클 것이라 생각되네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친구와 함께 서로 위로받으며 헤쳐나간다면, 혹 내 선택이 잘못된 것 같아도 늦었다 생각하지 않고 경로 수정을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큐브 밖의 삶을 살고 있는 현제의 우리도 조금 더 행복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 교육제도의 틀안에 갇혀있는 모든 학생들이 읽어보고 용기와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 래빗홀 YA
추정경 지음 / 래빗홀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있는 저와 아들로 인해 키우는 건 엄두도 못 내지만, 보는 건 괜찮잖아요~

하염없이 올라오는 고양이 릴스에 어느새 넋을 빼고 보고 있는 저를 발견하곤 한답니다.

강아지만 키워봤던 저는 집사와 고양이의 관계가 항상 신기해 보였거든요.

도도해 보이기도, 냉정해 보이기도 한 고양이들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매력 팡팡 터지더라고요.

<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에는 고양이의 9목숨과 그에 따른 회차별 능력에 관한 이야기부터, 천 년에 한번 나오는 인간 집사가 억압받는 고양이들을 구원한다는 천 년 집사에 얽힌 전설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전 그중 고양이의 1회차 능력을 받아 그들의 언어를 듣고 말할 수 있는 인간 집사 이고덕의 사연을 제일로 꼽았는데요.

그 능력 덕분에 그동안 수많은 고양이들의 희한한 행동을 대변이라도 하듯 그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재미까지 있었네요.

개성만점 고양이들과 좀 모자란 집사 이고덕의 이야기를 읽으며 점점 줄어드는 페이지에 아쉬워하던 찰나! 뭔가 이상함이 감지되었는데요.

설마설마했더니.. 웬걸요 이야기가 안 끝났다는!!

아무리 살펴봐도 가제본 아닌데 이거 2권 나오는 거 맞는거죠?

범인은 누구인지, 천 년 집사는 누가 되는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요즘은 반려동물 키우시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요.

끝까지 책임을 다하시는 분도 있지만, 유기되는 동물들도 많은 거 같아 참 안타까웠어요.

그런 고양이들의 기분은 어떤지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고양이의 진심과 보은을 보며 함께 힐링 하실 분들께 권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완벽한 행운
주영하 지음 / 다산책방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영하 작가님의 행복배틀이라는 작품을 인상깊게 봤던터라 신간 기다리고 있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빠른 스토리전개에 책에서 손을 때지 못하고 한번에 읽어내려갔네요
영화를 보는듯 정말 재밌게봤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리는 강하다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래빗홀 영 어덜트 시리즈 두 번째 소설! 김청귤 작가님의 <달리는 강하다>입니다.

표지에서부터 달리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저는 '강하다'가 주인공 이름인가 보다 했는데요.

저희 아이는 보자마자 주인공 이름이 '달리'냐고 묻는데 요즘은 워낙 개성 있는 이름들이 많기에 어찌 보면 그럴 듯도 하더라고요.

띠지에 적힌 글귀로 주인공 이름 맞추기는 저의 승리로 끝을 보고 본격적으로 읽어보았는데요.

시간이 지나도 식을 줄 모르는 인기 절정의 소재! '좀비'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그만큼 드라마, 영화, 소설 등 여러 장르에서 많은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죠~

이번 김청귤 작가님 소설의 좀비는 그동안 있어왔던 '한국형 좀비'의 특징에서 조금 많이 벗어난 형태여서 흥미로웠어요.

65세 이상 노인들에게서만 나타나는 공격성을 띤 이상 증상으로 일명 '노인 좀비'라 불리며, 전염성이 있지만 65세 미만의 사람들은 죽으면 죽었지 좀비가 되진 않는다는 설정인데요.

노인 좀비다 보니 흔히 보았던 빠른 좀비들과 다르게 대부분 굉장히 느리다는 것과 관절의 문제들로 인해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다는 것, 청력이 약해 작은 소리는 잘 듣지 못한다는 설정 등이 재밌더라고요.

도시를 봉쇄하기 전 정부는 65세 미만의 사람들만 도시를 떠날 수 있게 허가했고, 75세였던 외할머니는 무증상자임에도 남겨지게 되죠.

결국 다른 지역에 있어 들어오지 못하는 엄마를 대신해 '하다' 또한 할머니 곁에 남기로 하는데요.

동네 터줏대감이며 못하는 요리가 없었던 할머니와 누구보다 빠르게 달릴 수 있었던 '하다'의 고군분투 생존기가 시작됩니다.

단순히 좀비물이라는 재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점들도 다루고 있어 눈길을 끌었는데요.

육아에 무관심한 남편들, 경력단절과 육아 사이에서 고심하는 아내들, 맞벌이로 인해 혼자 남겨지는 아이들의 실상이 바로 그것이었어요.

저도 세 아이를 낳아 키워보니 얼마나 절절하게 이런 부분들이 와닿던지.. 특히나 이제 막 50일도 안된 아이를 돌보고 있던 10층 사랑이 엄마의 이야기에서 특히 더 그랬던 거 같아요.

언제 좀비가 될지도 모르는 할머니와 함께하는 것보다 혼자서 아이를 돌보는 것이 더 큰 공포라는 말..

아이 낳아 키워본 사람이라면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거예요.

지금은 많이 변했다지만 여전히 '일하는 남편과 살림하는 아내'는 우리 사회에 팽배하게 깔려있는 전제가 아닌가 싶은데요.

<달리는 강하다>에서는 여자인 '하다'가 생계를 책임지는 모습으로, 남자인 동급생 '은우'가 살림을 하는 모습으로 비추며 여자, 남자의 정해진 일이란 없다는 걸, 그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걸 보여주지 않았나 싶었어요.

부모로서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았지만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는데요.

노인들이 왜 좀비가 되었는지, 어떤 식으로 감염이 된 건지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인데요.

특히나 좀비에게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나오는데 그게 너무 아이러니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서 아쉽더라고요.

생각보다 쉽게 좀비들을 피해 다닐 수 있는 상황인데 굳이 정부는 이 지역을 봉쇄했어야 하는가 싶기도 했고요.

엄마와 하다의 마지막 통화도 마치 방학 때 할머니네 보내 놓은 딸과 이야기하듯 긴장감 없는 내용이어서 놀랍기까지 했네요.

시원한 결말이 아니란 게 제일 아쉬웠지만 새로운 좀비의 모습에 무섭기보다 웃음 지으며 따뜻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가장 무서운 건 역시 사람이란 것도 다시 한번 느꼈네요.

식구란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이라고 하죠.

새로운 식구, 가족의 의미도 생각해 복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