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수학이 사라진다면 - 보이지 않던 수학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시간
매트 파커 지음, 이경민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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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코믹한 수학이라는 말에 읽어본 수학 교양서 <세상에서 수학이 사라진다면>입니다.

제목처럼 세상에서 수학이 사라진다면 어떨까요?

살면서 수학은 물건 계산하는 데만 쓸 거 같은데 '왜 이렇게 어렵게 공부하나?' 한 번쯤 생각해 보셨을 거예요.

이 책은 우리 삶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수학에 관한 실수와 오류에 관한 이야기로 마치 수학이 사라지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사실에 근거한 실제 이야기라 더 설득력 있고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함으로 조목조목 따져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이 재밌었어요.

몇 군데는 외국인과의 웃음 코드가 살짝 다르긴 했는데 '아! 이 부분이 개그구나...!'라는 건 충분히 알 수 있었네요.

책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건 거꾸로 가는 페이지(?)였어요.

남은 페이지 수를 보며 읽는 신기한 경험을 했네요.

달력, 시간, 건물, 톱니바퀴, 복권, 동전, 금융, 주식, 선거, 비행기, 단위, 온도, 무게, 난수, 데이터 등등 정말 많은 곳에서 수학이 쓰이고 있음을 볼 수 있었어요.



수학은 언제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지만 사람의 판단 과정을 거치면서 생기는 오류와 실수들이 많음을 보여줘요.

몇 가지를 소개해 볼게요.

축구공을 표현한 표지판의 오류예요.

언뜻 보면 뭐가 문제인가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데요.

실제 축구공은 검은색 '오각형' 12개와 흰색 '육각형' 20개로 이루어져 있어요.

하지만 표지판에는 모두 육각형으로만 이루어져 있죠.

평면으로 그렸을 땐 가능한 모양일지 모르나 실제 육각형만으로는 '구'모양을 만들 수 없다고 해요.

육각형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원 모양은 사진과 같은 도넛 모양이 다라고 해서 놀랐어요.

이건 수학의 기하학에 관한 오류로 언뜻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엉터리 표지판임을 알 수 있죠.

해, 달, 별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도 인상 깊었어요.

너무도 유명한 세서미 스트리트의 <달에서 살고 싶지 않아요>라는 책의 표지예요.

초승달의 모습이 보이는데요.

달은 원래 구의 모습이고 초승달은 일부가 가려져 빈 것처럼 보이는 것이기에 빨간 동그라미 안은 비어있는 게 아니라 달의 가려진 부분이에요.

근데 마치 빈 공간인 듯 별을 그려 넣었다는 게 큰 오류라는 거죠.

달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지금껏 아무렇지 않게 보아왔던 것들이 놀랍게 다가왔어요.

걸쇠를 잘못 사용한 예에 대해서도 나왔어요.

전 처음에 뭐가 문젠지 몰랐다죠~

걸쇠 고정 부분은 안쪽으로 설치해야 되는데 아마도 방문에 사용하는 경첩과 비슷해 보여 이상하다 생각하지 못했나 봐요.

또 '평균적인 서호주인'과 '미 공군 조종사의 군복 치수'를 위해 평균값을 내는 통계 부분도 흥미로웠어요.

통계 수치는 정확했을지 몰라도 그 평균에 해당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 정말 놀랍더라고요.

동전이나 주사위를 던져 이기는 확률 게임 등 생활 속에 숨은 흥미로운 수학 이야기가 많았는데요.

수학적 실수나 오류를 이해하기 위해 다른 전문지식이 필요한 글들도 있어 어렵기도 했어요.

어려운 용어, 구조, 프로그램 설명들, 특히 2진법 데이터에 관한 내용들이 그랬네요.

기본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작가의 웃음 포인트에서 같이 웃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더라고요.

"수학자는 수학이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수학의 어려움을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다."

-매트 파커

수학을 저만 어렵게 생각한 건 아니라는 게 확실해 보이네요~

위에 소개해 드린 실수나 오류는 그저 웃어넘길 수 있을지 몰라도 사고로 이어져 사람의 목숨까지 위협받는 사건들도 엄청 많았어요.

인간이 가장 뛰어나다는 생각은 버리고 실수를 인정하며 반성할 때 더 나은 사회가 된다는데 크게 공감했어요.

세상에서 수학이 사라진다면... 아마도 인간의 삶도 곧 무너질 거라는 생각이 들 만큼 우리는 수학에 '수며들어' 있지 않나 싶네요.

아쉬웠던 건 내용이 모두 소개되고 페이지를 넘기면 그제야 나오는 사진과 그래프가 몇 군데 있었는데 읽기의 흐름을 정말 확 끊어버리더라고요.

이미지 출처에 있는 사진의 페이지도 실제와 전혀 다른데 편집의 문제인지 작가가 의도한 건지 알 수가 없었네요.

여러모로 독특한 수학 교양서 인건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코믹한 수학! 꼭 한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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