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 위드 X

스터디 위드 X ㅣ 창비교육 성장소설 9
권여름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7월

청소년 공포물 중에 단연 으뜸은 학교 괴담이 아닐까요?

한여름 오싹한 이야기를 찾는다면 여섯 작가님의 여섯 가지 학교 괴담을 담은 <스터디 위드 X>를 추천합니다.

스터디 위드 미- 이유리

전교 1등이자 전교 회장이었던 수아는 아이들에게 부러움인 동시에 미움의 대상이었어요.

같은 반 소연은 우연히 유튜브에서 '솨솨의 공부 일기'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수아의 '스터디 위드 미' 브이로그를 발견하는데요.

자신이 공부하는 모습을 리얼 타임으로 보여주는 게 다였지만 소연은 영상을 빠짐없이 보곤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하게 공부하는 수아를 보던 중 책상 밑에서 갑자기 새하얀 얼굴을 한 아이들 둘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 이후로도 며칠을 수아의 곁에서 한참을 바라보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는데요.

댓글을 남길 수 없도록 해놓아 답답함만 가득하던 소연은 학교에서도 전에 없이 피곤한 기색을 내비치다 결국 쓰러지기까지 한 수아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카톡 감옥- 윤치규

준우는 중학생 때 강병세에게 여러 가지 일로 괴롭힘을 당합니다.

강압적으로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하게 함으로써 전교생 앞에서 창피도 당하는데요.

결국 고등학교는 집에서 멀고 인기도 없는 학교, 하물며 귀신도 나온다는 소문에 더더욱 꺼리는 곳에 지원했지만 병세네 무리에게서 벗어난다는 생각에 준우는 기뻤어요.

입학 전 교과서를 받으러 학교에 가면서 도상현이라는 친구와 첫인사를 하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상현과는 카톡으로 대화하게 됩니다.

준우는 중학생 때의 일을 상현에게 이야기하게 되고, 상현은 복수해 주겠다며 단톡방을 만드는데요.

아이들은 탈퇴를 하고 번호를 바꿔도 계속 초대되어 나갈 수 없는 감옥에 갇히고 맙니다.​

벗어나고 싶어서- 은모든

학급 반장 윤재는 수업 중 미진 선생님에게 첫사랑 이야기를 해달라고 합니다.

중학생 시절 말수가 적었던 미진은 식물원에서 본 파인애플을 계기로 '예은', '우리'와 친해지는데요.

밝은 성격과 좋은 친화력에 운동신경까지 좋았던 우리의 모습에 미진은 동경과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생이 될 때까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 못한 채 미뤄두게 되고, 그런 날이 오기도 전에 큰 사고가 나고 맙니다.

영고 1830- 권여름

영고(영홍고등학교)는 명문대 합격자 수가 가장 많은 실력자들이 모여 있는 고등학교로 유명했어요.

딱 한 가지 1학년 8반 30번에겐 매년 기이한 사고가 일어난다는 흉흉한 소문이 있었는데요.

성적순으로 매겨지는 반 배치는 1반 1번이 전교 1등, 8반 30번이 전교 꼴찌였어요.

늘 열심히 했지만 붙어도 그 안에선 등수가 낮을 것을 알기에 희준은 고민하게 되는데요.

교사를 맡고 있는 희준의 아버지는 절대 다른 곳은 생각할 수 없다며 무조건 영고를 고집합니다.

합격의 기쁨도 잠시... 희준은 반 배치 고사를 위한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명단 속 '1830 양희준'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그런 애- 조진주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었던 솔희는 트위터에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모읍니다.

언제부턴가 얼굴은 감춘 체 신체 일부만 보이는 외설적인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학교에는 솔희를 향한 지저분한 소문이 퍼지게 됩니다.

솔희의 사진을 자주 찍어주었던 단짝 예나는 믿을 수 없는 헛소문이라며 자초지종을 들으러 갑니다.​

하수구 아이- 나푸름

고1인 '나'의 반에는 기괴한 사건이나 도시 전설을 솜씨 좋게 편집해 이야기해 주어 '피디'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가 있었어요.

어느 날 피디는 모 초등학교 후문에 있는 하수구 괴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데요.

'나'는 초5 때 '하수구 아이'라고 불렸던 동급생을 떠올리게 됩니다.

등교를 같이 하며 속마음까지 털어놓았던 사이였지만 친구들의 놀림에 자신도 휩싸일까 그저 방관만 하는데요.

사실이 아닌 소문에도 그저 묵묵부답으로 지켜만 봤던 '나'와 '하수구 아이'에겐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요?​

서늘하고 공포스러운 이야기들이지만 단지 무서운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학교 안 청소년들이 겪는 문제(따돌림, 괴롭힘, 성적, 공부, 소문)를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인상 깊게 보았어요.

팬데믹, 유튜브, 카톡, 트위터, 인터넷, 모바일 등 요즘 시대를 반영하는 요소들을 담고 있다는 것도 참 신선했네요.

특히 '그런 애'와 '하수구 아이'는 둘 다 소문에 관해 다루었는데 '그런 애'의 예나는 친구를 전적으로 믿어주고 대변했다는 점, '하수구 아이'의 '나'는 그저 방관만 했다는 점에서 결말의 비교가 확 되더라고요.

더불어 진정한 친구의 의미도 느낄 수 있었네요.

괴담은 괴담일 뿐 전혀 무섭지 않았던 이야기도 있었지만, 첫 번째 이야기는 너무 소름 끼치게 무서웠어요.

'벗어나고 싶어서'에는 식스센스급 반전이 있으니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