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야기는 남자, 여자, 형사, 의사라는 대명사만 사용해 이야기를 이어가기 때문에 사실 상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러다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하나씩 풀어가며 조각조각 흩어졌던 이야기를 짜 맞춰 가는데 굉장히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떤 이야기에선 조연 같은 느낌의 인물이 다른 이야기에선 핵심 인물로 탈바꿈하고 말이죠.
책을 다 읽고 앞 부분을 다시 읽어보니 안 보였던 작은 부분까지 모든 것이 이해되면서 더 재밌었네요.
하지만 친 자식들에게 임상실험을 일삼았던 연구원 부모, 가정폭력에 시달린 가족, 자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행했던 도둑질, 사이비 종교, 트랜스젠더, 동성 결혼 등 생각지도 못했던 내용 전개와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사실 좀 버겁긴 했어요.
신약 계발로 신체적 고통은 없앴는지 몰라도 정신적 고통은 그대로 남아 있음을 여러 상황을 통해 보여주고 싶으셨던가 아닌가 싶네요.
교주의 정체가 드러나는 부분에선 뭔가 허무하고 황당하긴 했지만, 탄탄한 스토리에 매료되어 저절로 페이지터너가 되는 소설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