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가 적으면 뻘쭘해서 어쩌지.‘라는 생각은 내 기우였다. 감정이입이 되어 읽기 힘들었던 웹툰 ‘송곳‘. 남들도 같은 마음이라 강연회 참석자도 적을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송곳‘의 배경이 된 것으로 예상되는 할인점 홈에버(한국시장에서 철수한 프랑스 할인점 까르푸를 인수한)는 내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마트 POS제휴 협의차 방문했을 당시 약속을 잡았던 직원은 파업 노동자들을 피해 다른 곳으로 피신해 있었고 정작 그곳엔 전경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난 그 광경에 무관심했다. 나와는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지나쳤다. 짧은 생각이었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미국을 비롯한 외국과 달리 사회문제를 다룬 창작물(영화, 소설, 만화 등)을 이상한 눈으로 보는 내 시선 자체가 한국의 잘못된 교육이 만들어낸 사고방식 탓이라고 한다. ‘내 생각‘은 진정 ‘나의 생각‘인가 다시금 묻게 된다. 비판적 수용없이 받아들인 것이 너무나 많아서 하나씩 되새김질 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작가도 수포자여서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공상을 많이 한 것이 창작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한다. 반가웠다. 나와 같은 수포자를 만나서. 그런데 나는 수학시간에 뭘 했는지 기억에 없다. ‘포기‘한만큼 ‘잡기(雜技)‘도 해야 하는데 말이다.

😄˝내가 안해서 없는 것이다. 내가 하면 된다. 남 탓하지 마라. 남이 안하는 주제와 소재를 다루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고 경쟁자가 없어서 좋다. 자기의 길을 가기 위한 자질은 ‘근자감‘과 ‘자뻑‘이다. 잘하는 걸 못할때 슬럼프지, 못하는 걸 못하는 것은 슬럼프가 아니다. 못하는 걸 잘하려고 고집부리기 보다는 잘하는 걸 하면서 우회하는 것도 프로에게 필요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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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이쯤에서 마치는 거로 한다
한창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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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이쯤에서 마치는 거로 한다, 한창훈, 한겨레출판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다. 우리 머리 위에는 푸른 하늘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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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백 - 제1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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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백, 장강명, 한겨레출판


✏입사동기들이나 동년배를 만나 과거를 회상할 때마다 ˝IMF전에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그 말이 이후 사회에 나온 후배들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자유주의(와 이를 이용해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0.1%의 사람들)로 인해 과도한 경쟁이 불가피해진 구조적 모순속에서 사회적 약자들끼리 싸우는 비극적 광경을 막기 위한 대안이 시급하다.


📖˝누가 빨리 책에서 정답을 읽어서 체화하느냐의 싸움이지. 나는 그 과정을 ‘표백‘이라고 불러.˝ 표백 세대들은 아주 적은 양의 부를 차지하기 위해 이전 세대들과는 비교도 안 되는 경쟁을 치러야 하며, 그들에게 열린 가능성은 사회가 완성되기 전 패기있는 구성원들이 기대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아주 하찮은 것에 불과하다.

📖작가의 말:내가 장담할 수 있는 게 두 가지 있다. ‘계속 쓰다 보면 끝까지 쓸 수 있다‘는 것과 ‘계속 쓰면 점점 나아진다‘는 것이다. 3분의 2지점을 통과하면 그 다음부터는 저절로 끝까지 가게 된다는 점도 글쓰기와 마라톤의 공통점이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장강명 #표백 #한겨레출판 #IMF #신자유주의 #경쟁 #대안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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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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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양윤옥 옮김, 은행나무


✏첫직장 입사후 3개월간의 신입사원 교육 마지막 과정은 유럽 15박 16일 연수였다. 처음 외국을 나가는 것이라 들뜬 마음에 김포공항(너무 옛날 사람이 된 듯 하지만, 인천공항이 지어지기 전에는 김포공항이 국내 최대의 공항이었다.) 면세점에서 #마일드세븐 이라는 일본 담배를 2보루 샀다. 당시에 양담배를 피우는 것은 매국노라는 인식이 팽배했고 더군다나 일본 담배는 역사의식이 가미되어 더욱 나쁜 것으로 치부되었다. 내가 그런 과감한(!) 행동을 했던 것은 아마도 외국여행이 주는 해방감을 만끽하고 싶은 욕망때문이었을 것이다.

마일드세븐과 #하이라이트 라는 담배가 독자를 과거로 이끄는 이 소설은 1979년부터 1989년까지 주인공의 20대 대학생활과 사회생활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국에서 연이어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XX」처럼 개인의 일상과 역사적 사건을 얽은 구성이다. 소설 초반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내 대학 1학년때의 풍경이 떠올랐다. 우리 학번은 각자의 개성과 이름보다 ‘구공탄‘ 또는 ‘참교육 1세대’라는 통칭으로 불렸다. 새해가 밝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발표된 3당야합 등의 사태로 인해, 신입생 시절의 기억은 설레임과 최루탄의 희미한 이미지가 뒤섞여 있다.

날이 추워져서 그런지, 몇주전에 읽은 같은 작가의 #무코다이발소 처럼 드라마틱한 사건없이 소소한 일상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의 따스함에 손길이 머문다. 조만간 예상되는 일상의 변화를 중화시키려는 내 무의식이 작동한 것일 수도 있겠다.


(양담배에 대한 인식과 함께 믿기지 않는 이야기 하나 더 : 당시에는 비행기에 흡연석이 있어서 동기들끼리 자리를 바꿔가며 비행중 담배를 피웠다.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안가는 풍경이다. 인간의 자유가 시간이 감에 따라 항상 확대되는 것만은 아닌가 보다. 아니면 비흡연자의 자유만 확대되는지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오쿠다히데오 #양윤옥 #은행나무 #대학 #스무살 #도쿄 #청춘 #모노가타리 #monogatari #추운겨울가슴따뜻하게해주는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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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3
최규석 지음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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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1부 ~ 3부), 최규석, 창비


✏사람을 도구로 바라보는 그 사람도 하나의 도구로 사용되고 폐기처분될 것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돈이 아니라 감정이다.


📖˝당신들은 안 그럴 거라고 장담하지마,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

📖˝사람들은 옳은 사람 말 안 들어. 좋은 사람 말을 듣지.˝

📖˝지는 건 안 무서워요. 졌을 때 혼자 있는게 무섭지. 그냥 옆에 있어요. 그거면 돼요.˝

📖인간의 선함과 약함에 기댄 관행들을 제거하면 조직은 멈춘다. 합리성을 강요하는 모든 조직은 비합리적인 인간성에 기생한다.

📖우리가 성공하면 모두가 성공할 것이고, 실패하면 아마도 우리만 실패할 겁니다.

📖저는 사람에게 실망하지 않습니다.


#웹툰 #송곳 #최규석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창비 #사람은도구가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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