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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윤성원 옮김, 문학사상사
✏나처럼 ‘독서 근육‘이 부족한 사람은 어떤 책을 언제 읽느냐에 따라 완독을 할 수 있는지 아닌지 차이가 많이 난다. 아마 조금은 심심한 맛의 이 책을 따뜻한 스프처럼 한문장 한문장 조심스럽게 끝까지 떠먹을 수 있었던 이유는 지금의 내 마음이 쓸쓸해서가 아닐까싶다. 이 책은 30년전 유럽(1986~1989년, 그리스, 이태리, 핀란드, 오스트리아)에서의 집필(소설, 번역, 에세이) 여행기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식당과 친밀한 인간관계를 생각하니 마음이 더 허전해진다. 책 속의 모든 사실이 이제는 하루키의 소설처럼 픽션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면 ‘시간은 경험을 소설로 만들고 소설가는 자신의 직간접 경험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사람‘이다.
✏이 책으로 인해 비로소 내 꿈을 좀 더 구체적인 이미지로 그려볼 수 있게 되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북소리에 이끌려 나는 긴 여행을 떠났다. 낡은 외투를 입고 모든 것을 뒤로한 채...(터키의 옛 노래)
📖나이를 먹는 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 누구나 나이는 먹는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두려웠던 것은 어느 한 시기에 달성해야 할 무엇인가를 달성하지 않은 채로 세월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다.
📖나는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서 계속 문장을 써나가는 상주적 여행자였다.
📖글을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글은 써지기를 원하고 있다.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집중력이다. 그리고 자신을 믿는 것. 나는 이것을 완성시킬 능력을 갖고 있다고 믿는 것이 중요하다.
📖소설을 쓰면서 나는 죽고 싶지 않다. 죽고 싶지 않다. 죽고 싶지 않다라고 계속 생각한다. 적어도 그 소설을 무사히 끝마칠 때까지는 절대로 죽고 싶지 않다. 이 소설을 완성하지 않은 채 도중에 죽게 되는 것을 생각하면 나는 눈물이 나올 정도로 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