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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4월
평점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양윤옥 옮김, 현대문학
✏하루키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저자의 소설을 2권_노르웨이의 숲, 여자없는 남자들_만 읽어본 사람으로서 당연한)과 달리 튀거나 거슬리는 의견이 없어 의아했다. 베스트셀러 작가지만 일본 문학계에서는 비주류로 분류된다고 하여, 자전적 에세이에서는 무언가 특이한 생각을 주장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애초에 잘못된 편견이었나보다. 아니면 내 생각이 원래 삐딱해서 저자의 삐딱함이 어색하지 않아 그럴수도 있고.
✏야구장에서 하루키에게 내려온 것과 같은 ‘계시(epiphany)‘가 내게도 찾아왔으면 좋겠다. ˝당신은 지금부터 OO을 하시오.˝라고. 하루에 최소 한번씩 정년퇴직까지 남은 날을 언급하는 내게 35년간 한길을 걸어온 작가의 이야기는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도 남았다.
✏번역된 글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만큼 자연스레 읽혔다. 마치 우리나라 젋은 에세이스트의 통통 튀는 참신한 글을 읽는 느낌을 받으며. 훌륭한 번역 덕분이겠지(번역글에 익숙한 내 둔감함이 아니길).
✏일반적인 회사원도 20년 정도 근속하면 무언가 정리된 철학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자신의 業에 대하여.
📖소설이라는 장르는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진입할 수 있는 프로레슬링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링에 오르기는 쉬워도 거기서 오래 버티는 건 쉽지 않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소설가는 다른 전문 영역의 사람이 로프를 넘어 소설가로 등단하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포용적이고 대범한 게 아닐까요. 소설가는 어떤 종류의 물고기와 같습니다. 물속에서 항상 저 앞을 향해 나아가지 않고서는 죽고 마는 것입니다.
📖‘원천에 가 닿기 위해서는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야만 한다. 흐름을 타고 내려가는 것은 쓰레기뿐이다.‘(폴란드 시인 즈비그니에프 헤르베르트)
📖오리지낼리티는 바로 그러한 자유로운 마음가짐을, 제약없는 기쁨을, 많은 사람들에게 최대한 생생한 그대로 전하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욕구와 충동이 몰고 온 결과적인 형체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만일 당신이 뭔가 자유롭게 표현하기를 원한다면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라는 것보다 오히려 ‘뭔가를 추구하지 않는 나 자신은 원래 어떤 것인가‘를, 그런 본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굳이 자기표현 같은 것을 하지 않아도 사람은 보통으로, 당연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뭔가 표현하기를 원한다. 그런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자연스러운 문맥속에서 우리는 의외로 자신의 본모습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상상력imagination이란 기억이다(제임스 조이스)‘ 상상력이란 그야말로 맥락없는 단편적인 기억의 조합combination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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