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방문
장일호 지음 / 낮은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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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피린같은 책이 있다. 도서관에서 빌려보았더라도 구입해서 갖고 있고 싶은 책. 언제 아플지 모르기에 상비약처럼 곁에 둬야 마음이 놓이는 책. 메모해 두고 싶은 구절이 너무 많아 시작도 못하는 책. 이 책이 내게는 그렇다.


📖 책에서 취한 살과 뼈에 내 삶의 많은 부분을 마음대로 이어 붙였다. ‘읽기‘는 자주 ‘일기‘가 되었다. 밑줄을 따라 걷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나는 도무지 해결되지 않는 질문을 들고 책앞에 서곤 했다. 삶도, 세계도, 타인도, 나 자신조차도 책에 포개어 읽었다. 책은 내가 들고온 슬픔이 쉴 자리를 반드시 만들어주었다. 슬픔의 얼굴은 구체적이었다.

📖 ˝몇학번이세요?˝를 인사로 묻는 사회에는 내 자리가 없었다. 수능 전날, 우리는 우리가 보지도 않을 수능시험을 대비해 책상 대열을 새로 맞췄다. ˝내일은 학교 안와도 된다˝라는 선생의 말에 아무도 기뻐하지 않았다.

📖 나는 때때로 오늘을 잘 살기 위해서 죽음을 생각한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좋은 죽음‘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삶‘을 사는 것˝이라는 말에 깊이 동의한다.

📖 정보의 평등이 정의의 지름길입니다.

📖 시간과 자연을 목적없이 걸어다닌 그해 여름, 나는 꽃이 주는 무용한 기쁨과 찰나의 순간이 삶과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됐다. 가능하면 그 순간과 순간들을 정성껏 보내고 싶다.

📖 상처받는 마음을 돌보는 슬픔의 상상력에 기대어 나의 마음에 타인의 자리를 만들곤 했다. 살아가는 일이 살아남는 일이 되는 세상에서 기꺼이 슬픔과 나란히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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