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 시의 풍경
김정선 지음 / 포도밭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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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4시면 술생각이 나던 때가 있었다. 당시 평일엔 거의 매일 술이었다. 하루의 힘들었던 얘기를 반주(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주류)와 함께 털어놓는 자리였다. 성과와 무관하게 팀웍과 행복지수 모두 가장 좋던 시기였다. 술도 못마시는 지금의 내게 4시는 무슨 시간인가?


🖊 ˝글이 이 정도는 되어야 돈주고 판매할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든다.


📖 나중에 저 아이들도 나이가 들면, 세 번의 기회란 건 단 한 번의 삶에 찾아와야 값진 것이지 삶 자체가 세 번 주어진다면 하나도 멋질 게 없다는 걸 깨닫게 되겠지 싶으니 더욱 그랬다. 세 번의 삶이라... 섬뜩하다.


📖 나를 지탱해준 건 신기하고 놀라운 기적이 아니라, 내가 그 하나하나에 이름조차 붙여주지 못할 만큼 작은 기미들이었다.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 마침내 내 이름을 부여할 수 있는 삶이 되는 것처럼, 그 하나하나에 미처 이름을 부여할 수도 없는, 그야말로 아무 것도 아닌 문장들이 쌓이고 쌓여 어느새 마땅한 이름을 얻는 이야기가 되는, 아무것도 아니어서 오히려 신기한 그 세계를, 비로소 실감하게 되었다.


📖 내게 주어진 배역을 연기하자. 내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면 그뿐이다. 잘하지 못하고는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어짜피 인생은, 미스 캐스팅의 연속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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