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선, 합격, 계급 - 장강명 르포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8년 5월
평점 :
🖊 근래 입사하는 인턴이나 후배들과 좀 친해지면 ˝난 IMF 전에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참 다행이라 생각해.˝라고 얘기하곤 했다. 그때는 나름 노력한다고 했지만 지금과 비교하면 질과 양 모든 면에서 비교도 안되는 입사과정을 내가 과연 넘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서 하는 말이다.(물론 그때는 세상 씹어먹을 것처럼 해보지 않은 일에도 자신감을 갖고 있었지만. 실체가 없었으니 자만심이 맞는 표현이겠군)
이 책에는 소설공모전, 고시, 공채 등 일종의 관문을 통과한 사람들은 하나의 계급이 되어 이후 별다른 노력이나 자기계발없이도 퇴출되지 않는 한국사회의 모순을 자세히 조사하여 설득력있게 주장하고 있다. 나는 도태되어야 함에도 그러지 않음으로써 새로운 신진의 등장을 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한다. 조직에 짐이 되지도, 조직에서 도태되지도 않아야 한다.
🖊 한국은 사람을 (돈, 학벌, 지위 등)몇가지의 기준에 따라 일렬로 순위매기고 가치평가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평생 살아온 나도 (가끔 의식이 깨어있을 때를 제외하고는)자연스럽게 수직적 가치관을 가지고 (나 자신을 포함한)사람과 사물을 평가한다. 그래서 「호밀밭의 파수꾼」같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명작으로부터 감명을 못받는 상황이 생기면 내 취향을 존중하기보다 문학을 이해못하는 능력을 질타한다.
내가 보기에 공모전이나 공채시험을 선호하는 한국의 문화는 아래 네가지 사유중에 하나 또는 둘이상의 결합이라 생각한다.
1)믿을만한 권위와 정의실현의 경험을 가지지 못한 역사적 아픔 2)자신의 생각보다 타인을 비롯한 다수의 생각을 더 중시하고 따라가는 동조문화 3)19살에 응시하는 대학입학시험 결과로 한사람의 평생이 결정되는 교육시스템으로 인해, 문화나 예술 등 모든 부문에 정답과 오답이 선명히 구분된다는 편견 4)공모전이나 공채시험이 없었다면 선발권을 가졌을 편집자나 인사담당자(면접자)의 면피를 위한 수단(공모전 당선작에 표절, 흥행실패 등 문제가 생겼을때나, 공채시험 합격자의 업무성과가 나쁠때에도 편집자, 인사담당자, 면접자가 책임질 일을 피할 수 있는 시스템)
작가는 공모전, 공채 등 선발방식의 문제보다, 그 시험을 통과한 이후 발생하는 계급과 기득권을 획득한 사람들의 게으름이 본질적인 개선 포인트라 지적하며, 지속적인 노력이나 발전이 없을때 기득권을 상실하는 제도의 마련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동일한 주장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이의 신뢰도나 진실성이 달라지는데, 이미 등단하여 기득권을 가진 작가의 말이기에 더 의미가 있다.
#당선_합격_계급 #장강명 #르포 #민음사 #문학상과공채는어떻게좌절의시스템이되었나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resu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