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을 담당하는 중추 기관이 헌법재판소인 것이지, 
헌법재판소가 광의의 헌법재판권을 독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선거소송의 재판권은 법원이 갖고 있고(공직선거법 제222조, 제223조 선거무효소송과 당선무효소송; 선거사범을 다루는 일반형사사건은 선거소송의 개념에 포함되지 않는다), 명령·규칙 · 처분의 위헌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일반법원이 위헌심사권을 가진다.

또한 헌법재판소가 관장하는 헌법재판의 영역에서도 
법원과 헌법재판소는 그기능이 상호 연관되어 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권은 당사자의 신청에의하든, 
법원의 직권에 의하든 법원의 제청이 있어야 한다. 
반면 법원 역시 개별소송에서 적용하여야 하는 법률이 
위헌이라고 의심되는 경우에, 당해 법률의 위헌성을 스스로 판단할 수 없으며, 재판절차를 정지하고 헌법재판소에 
심판을 제청한 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재판을 하여야 한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모두 유신헌법하의 긴급조치권 
및 관습법의 위헌심사권을 갖는다고 하였고, 실제 심사권을 행사하였다(상세한 논의는 위헌법률심판에서 한다).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에 의하여 국가기관 상호간, 지방자치단체 상호간, 국가기간과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권한의 유무 또는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을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권
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이와는 별개로 국가 또는 
공공단체의 기관상호간에 있어서의 권한의 존부 또는 
그 행사에 관한 다툼이 있을때에 제기하는 소송인 
‘기관소송‘이 있어 권한쟁의심판과 경합이 생길 수 있다.

행정소송법 제3조 제4호 단서는 "다만, 헌법재판소법 제2조의 규정에 의하여 현법재판소의 관장사항으로 되는 소송은 제외한다"라고 규정하여 외관상 양자의경합은 발생하지 
않으나, 기관소송의 경우에도 당사자의 선택에 따라 
권한쟁의심판도 청구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상세한 
논의는 권한쟁의심판에서 한다).

명령이나 규칙의 위헌심사권은 법원에 부여되었지만, 
헌법재판소는 법문 그대로 "명령·규칙이 재판의 전제가 
되었을 때"에 그렇다는 것이지, 그것이 직접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고 하였다. 
심사권이 어디에 있는지 명문 규정이 없는 조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헌법재판소의이러한 판단에는 "행정소송은 구체적 사건에 관한 법적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것이므로, 
구체적 사실에 대한 법집행 행위만이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뿐, 일반적 추상적 법령 또는 행정규칙이나 사업계획 
등은 그 규율대상이 있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그에 기한 구체적인
처분이 있어야 비로소 그 처분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대통령령, 부령, 지침 ·고시 등 행정입법의 유효 
여부, 행정청에게 어떠한 사항에 관하여 일반적 추상적 
권한이 있음을 가려달라는 소송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단(대판 1994. 9. 10. 9433 외 다수)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헌법재판소의 구성과 조직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법관의 자격을 가진 
9인의 재판관으로 구성된다. 재판관 중 3인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자를, 3인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자를 
임명한다(헌법 제111조 제2, 3항). 국회와 대법원장이 
선출 또는 지명하는 재판관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권을 형
식적 임명권이라 부르기도 한다.

재판관은 40세 이상이어야 한다. 2020. 6. 9. 법 개정 
이전에는 재판관 임용결격 사유로 다른 법령에 따라 
공무원으로 임용하지 못하는 사람, 금고 이상의형을 
선고받은 사람, 탄핵에 의하여 파면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만을 들었다.

그러나 법 개정으로 임용 결격사유에 ‘정당의 당원 또는 
당원의 신분을 상실한 날로부터 3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사람, 교육감선거 외의 공직선거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날로부터 5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사람, 대통령선거에서 
후보자의 당선을 위하여 자문이나 고문의 역할을 한 
날로부터 3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사람‘을 추가하였다(제5조 제2항).

재판관의 임기는 6년이며 연임할 수 있다(헌법 제112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7조 제1항). 재판관의 정년은 70세이다(제7조 제2항).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거나 임기 중 결원된 때에는 
임기만료 또는 결원된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후임자를 
임명하여야 한다. 다만 국회에서 선출한 재판관이 국회의 
폐회 또는 휴회 중에 그 임기가 만료되거나 결원된 때에는 
국회는 다음 국회가 개시된 후 3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출하여야 한다(제6조 제3항). 국회가 선출하여 임명된 
헌법재판소 재판관 중 공석이 발생한 경우, 국회가 공석인
재판관의 후임자를 ‘상당한 기간‘ 내에 선출하여야 할 
헌법상 작위의무가 있다.
(현재 2014. 4. 24. 2012헌마2) 

재판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해임되지 아니한다(헌법 
제112조 제3항).

헌법재판소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제111조 제4항). 헌법재판소장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중 임명일자순으로 그 권한을 대행하며, 동순위 
재판관이 수인일 때에는 연장자순으로 대행한다(제12조 
제1항, 헌법재판소장의 권한대행에 관한 규칙 제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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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은 헌법과 관련한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 헌법규범을 기준으로 유권해결하는 국가작용을 말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헌법재판의 대상을 반드시 헌법 ‘분쟁‘에 한정하여 그 개념을 좁게 이해하여서는 안 된다. ‘분쟁‘이라는개념이 대립되는 당사자를 전제로 하고 있는 점, 탄핵심판이나 위헌정당해산심판, 나아가 민·형사재판에서 법원의 직권에 의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의 경우에는문의) 그대로의 헌법
 ‘분쟁‘을 전제로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헌법분쟁뿐만 아니라 헌법침해의 경우도 헌법재판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하여야 한다. 특히 프랑스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국회를 통과한 법률에 대하여 그 시행이전에 
정부나 기타 기관의 제소 여부와 관계없이 헌법재판기관이 사전예방적위헌법률심사를 하는 경우에는 헌법 분쟁과는 
무관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상적 규범통제와 제2공화국 헌법이 규정하였던 ‘헌법에관한 최종적 해석‘의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헌법재판의 구체적 내용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그 중심은 
법률의 위헌여부를 심사하는 ‘위헌법률심사‘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일본 등에서는 이를 ‘사법심사‘ (tudicial review)라 
하고, 독일에서는 이를 ‘규범통제‘ (Normenkontrile)라고 한다. 규범통제 이외에 헌법소원심판, 위헌정당해산심판, 
탄핵심판, 권한쟁의심판 및 선거소송 등이 넓은 의미의 
헌법재판에 포함된다.

헌법재판은 애초부터 성문헌법 규정에 의하여 인정된 
제도가 아니다. 1803년미국 연방대법원의 판례에 의하여 
최초로 인정된 이후, 법원에 의한 사법심사를 규정한 
노르웨이의 1869년 헌법과 헌법재판소에 의한 규범통제를 규정한 오스트리아의 1920년 헌법이 미국의 제도를 본받아 이를 법제화하였다.

헌법재판의 이론적 토대는 헌법의 최고법규성에서 
찾을 수 있다. 한 국가의최고법규범인 헌법에 위반되는 
법률 명령 기타 공권력의 행사를 무효라고 선언할 수 
있어야만 헌법의 최고법규성이 보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헌법의 최고법규성은 성문의 경성 헌법에 의하여 더욱 
강하게 보장될 수 있다. 

미국연방대법원이 사법심사이론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헌법개정절차를 일반 법률개정절차보다 더 엄격하게 
요구하고 있는 경성헌법조항에서 헌법의 최고법규성을 
인정할 수 있고, 사법심사제는 이러한 헌법해석에 따른 
당연한 귀결이라고하는 견해는 이런 의미에서 설득력 있다. 법원의 부수적 사법심사제의 이론적토대는 이 판결 이전 
미국 ‘연방주의자논집(The Federalist Papers)‘에서 
해밀턴이 제시한 바 있다.

헌법재판의 기본 기능은 헌법을 보장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제도가 제대로 운용되는 경우에 헌법의 규범력이 실제 효력을 갖게 되고 헌법의 침해로부터 헌법을 보호하게 된다. 
반면 헌법재판제도가 없거나 실제로 작동되지 않으면 
헌법은 단순한 정치선언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우리 헌법재판소도 "(・・・・・・) 사법기관의 일종인 
헌법재판소로서는"이라고 설시하여 (현재 1994. 8. 23. 92헌마174) 헌법재판은 사법작용의 하나라고 스스로 밝히고있다. 다만 헌법해석이 일반 법률의 해석과 달리 법창조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헌법재판, 특히 위헌법률심판의 
경우에는 입법작용으로서의 성격을 부인할 수없다. 

즉 헌법재판소가 간통죄와 혼인빙자간음죄 규정을 
위헌으로 선언한 것은 헌법재판소가 형법을 개정하여 
이들 형벌규정을 폐지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의 바탕이 의회불신을 반영하는 
제도이고, 이에 따라 헌법제정권력자로서의 국민이
입법권의 일수를 다른 국가기관인 헌법재판소에 부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 사법권 또는 헌법재판의 한계로서 가장 
많이 논의되는 것이소위 통치행위이다. 통치행위란 
고도의 정치성이 있는 국가행위로서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행위를 말한다. 각국의 사법부는 헌법상 또는 
법률상 명문규정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고도의 정치성이 
있는 국가기관의 행위를 재판대상에서 배제하여 왔다.
이를 독일에서는 통치행위 (Regienungsakt), 영국에서는 대권행위(Prerogative), 미국에서는 정치문제 (Political Question)라 불러왔다. 다만 미국에서의 정치문제는 반드시 대통령이나 국가기관의 행위에 한정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외국정부 승인이나 외교사절의 신임 · 접수 등도 
통치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외교문제에 관한 대통령의 자유재량행위에 해당하는 것이지 이를 통치행위라고 할 수는 없다. 

이른바 ‘진정한통치행위‘는 대통령이나 의회 같은 정치적 기관의 행위가 헌법상 또는 법률상하자가 있는(또는 하자가 
있다고 주장되는) 경우 사법부가 이에 대한 판단을 회피하는 것인 반면, 위와 같은 외국정부 승인이나 외교사절의 신임 · 접수 등의 외교행위에 있어서는 그 타당성을 문제 삼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 위헌·위법성이 문제되는 경우는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나라 유신헌법 제53조 제4항은 "제1항과 제2항의 긴급조치는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헌법재판권의 한계를 명시하였다. 대법원 역시 
"대통령 긴급조치는 헌법 제53조 소정의 긴급조치이며, 
위 긴급조치는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판시하였다(대결(전합) 1977. 5. 13.자 77모19).

제5공화국 헌법 제51조 제1항 및 제2항은 "① 대통령은 
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처하거나,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는 교전상태나 그에 준하는 중대한 
비상사태에 처하여 국가를 보위하기 위하여 급속한 조치를 할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때에는 내정 ·외교·국방·경제·재정·사법 등 국정전반에 걸쳐 필요한 비상조치를 할 수 있다. 
② 대통령은 제1항의 경우에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잠정적으로 
정지할 수 있고,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하여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유신헌법과 같이 
비상조치가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비상계엄의 경우에도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명시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헌법과 같은 효력이 인정됨에 비추어, 그적절성 여부에도 
불구하고 해석론상으로는 헌법의 효력이 인정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른바 5·18 내란행위(대판 1997. 4. 17. 963376)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나 확대 행위는 고도의 정치적·
군사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 행위라 할 것이므로, 그것이 
누구에게도 일견하여 헌법이나 법률에위반되는 것으로서 
명백하게 인정될 수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면
몰라도, 그러하지 아니한 이상 그 계엄선포의 요건 구비 
여부나 선포의 당 · 부당을 판단할 권한이 사법부에는 
없다고 할 것이나, 비상계엄 선포나 확대가 국헌문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행하여진 경우에는 법원은
그 자체가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심사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의 선거중립의무준수요청 등 조치 
취소사건에서 "고도의정치적 결단에 의하여 행해지는 
국가작용에 대하여 헌법소원이 제기되었을 경우
대통령과 국회의 판단이 극히 존중되어야 한다면 그 
심판청구가 부적법한 경우도 있으나, 그것이 국민의 기본권침해와 관련되는 경우에는 심판대상이 된다. 
그런데 이 사건 조치는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행위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판단한 것이어서 이를 통치행위와 유사한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거나권력분립의 
원칙상 그 판단을 극히 존중해야 할 사안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이 사건 조치가 정치적 문제로서 헌법재판소가 
사법적 판단을 자제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다(헌재 2008. 1. 17. 2007헌마700).

제2공화국 헌법 제57조는 "내우외환, 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 경제상의 위기에 제하여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긴급한 조치를 할 필요가있을 때에는 대통령은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는 때에 한하여 국무회의의 의결에 의하여 재정상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다. 전항의 처분을 집행하기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국무총리는 법률의 효력을 가진 명령을 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였다. 

대통령의 긴급재정처분과 국무총리의 긴급재정명령을 
구분하여후자에 대하여만 법률의 효력을 명시하고 있음에 비추어, 또한 ‘처분을 집행하기 위하여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이라는 문구에 비추어,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처분은 헌법의 효력을 가진 것, 즉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고 볼 수도 있다.

대통령의 서훈 수여도 통치행위라고 하는 것이 많은 학자들의 견해이다. 판례는 서훈취소는 통치행위가 아니라고 한다.

(판례) 대통령의 서훈취소가 통치행위인지 여부

헌법 제80조에서 "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훈장 기타의 영전을수여한다." 제82조에서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써 하며, 이 문서에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구 상훈법은 제7조에서
"서훈대상자는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결정한다.", 제8조 제2항에서 "서훈을 취소하고 훈장 등을 환수하거나 훈장 패용을 금지하고자 할 경우에는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구 상훈법 제8조는 서훈취소의 요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고 그 절차에 관하여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서훈취소는 서훈수의 경우와는 달리 이미발생된 서훈대상자 등의 권리 등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관련 당사자에게 
미치는 불이익의 내용과 그 정도 등을 고려하면 사법심사의 필요성이 크다. 따라서 기본권의 보장 및 법치주의의 이념에 비추어 보면, 비록 서훈취소가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행하는 행위라고 하더라도 법원이 사법심사를 자제하여야 할 고도의 정치성을 띤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0. 12. 16. 선고 2010598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대판 2015. 4. 23. 2012두26920

헌법재판소는 위헌법률심판, 탄핵심판, 정당해산심판, 권한쟁의심판, 헌법소원심판의 권한을 갖는 헌법재판기관이다. 그러나 광의의 헌법재판개념에 포함되는모든 헌법재판이 
헌법재판소의 관할은 아니다. 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대법원이 이를 최종 심사할 권한을 갖고(헌법 제107조 제2항, 선거소송의 재판권은 법원이 갖는다(공직선거법 제222조, 제223조).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헌법재판의 핵심이 위헌법률심판인 점, 국민의 기본권을 실효성 있게 보장하는 헌법소원심판의 관할기관이 헌법재판소인 점을 감안하면 헌법재판관은 헌법재판소라고 해도 틀린말은 아니다.

헌법재판소가 국가최고기관이냐에 관하여 견해의 대립이 
있으나, 우리 헌법상권력분립의 원칙에 따라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 국회 · 대법원과 더불어 국가최고기관의 하나다.

입법례를 살펴보면 선거소송을 헌법재판소가 관장하도록 
하고 있는 국가는 오스트리아·프랑스가 있다. 
스위스 ㆍ이탈리아·스페인은 일반법원에서 선거소송을 
담당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선거의 효력은 연방하원의 
관장사항이고, 연방하원의 결정에 불복이 있는 경우 
연방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

한편 독일과 프랑스는 연방선거 혹은 전국 선거에서만 
위와 같은 헌법소송을 헌법재판소가 담당하고 있고, 
오스트리아는 지방선거까지 포함하고 있다.

헌법재판권을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에 분장시키고 있는 
우리 헌법의 취지를고려할 때, 선거소송을 반드시 
헌법재판소가 관장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논리는
헌법정책으로는 몰라도 헌법해석 관점에서는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위와 같은 논의는 국민투표에 관한 소송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미국 헌법은 1967년 수정 25조에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프랑스 헌법은 제7조에서 대통령이 직무수행 불능상태인지의 여부에 관한 결정은 헌법재판소가 하도록 하고 있다.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사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정치 문제로서 사법심사의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사법의 정치화를 지나치게 우려한 견해이다. 또 다른 헌법재판의 
한계를 설정하여 법치 외의 영역을 확대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물론 현행헌법 해석상 헌법재판소가 이에 
관한 결정권을 가질 수있다는 것은 아니다. 결국 헌법의 
개정을 통하여 명문화되어야 한다. 헌법재판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헌법재판소의 관장사항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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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은 둘 이상 당사자의 합치하는 의사표시를 요소로 
하는 법률행위를 말한다. 가령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토지를 이전하고 이에 대하여 매수인이매도인에게 
그 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매매계약을 들 수 있다. 
이 경우에두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서로 합치하고 있다. 
이와 구별되는 개념이 단독행위인데, 이는 당사자 일방의 
의사표시만을 요소로 하는 법률행위이다. 유언이 대표적인 예이다.

계약은 둘 이상 당사자의 합치하는 의사표시를 요소로 한다. 한편, 계약과구별되는 범주로 합동행위를 인정할 것인지 
문제된다. 이를 인정하는 견해에서는 계약을 구성하는 
복수의 의사표시가 대립적 · 교환적인 데 반하여, 
합동행위에서는 둘 이상의 의사표시의 합치가 요건이면서도 그것이 평행적 · 구심적이어서 각 당사자에게 동일한 
법률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한다. 합동행위의예로 드는 
사단법인설립 행위와 같은 행위에는 가령 매매와 같이 
재화교환을내용으로 하는 계약과 다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행위를 계약의 일반범주로부터 분리시켜야 할 만큼 특별하게 취급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 그러므로 합동행위의 개념은 부인되어야 하며, 사단법인설립행위 등도 계약에 속한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문제되는 개별법리를 조정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계약은 이를 구성하는 의사표시의 내용에 따라 광의로는 
물권계약, 혼인 · 협의이혼 · 입양과 같은 친족법상의 계약, 
상속재산분할의 합의와 같은 상속법상의 계약, 단체법상의 계약 등을 포괄한다. 또한 채권법에서 정하는 계약이라도, 
예를 들면 채권양도는 채무발생원인으로서의 계약이 아니라 오히려 이미 존재하는 채권 자체의 직접적 처분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서 그 성질이다르다(물권계약). 그런데 민법이 제3편 제2장에서 「계약」이라는 제목 아래정하는 것은 
채권의 발생을 내용으로 하는 채권계약으로서, 계약이란 
협의로는 이를 가리킨다.

전형계약이란 민법 제3편 제2장 제 2 절 내지 제15절
(계약각칙)에 규정되어 있는 15종의 계약을 포함하여 
상법 등의 법률에서 계약의 유형으로 선별되어 특별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는 계약을 말하고, 이에는 각각 법률이 
붙인 명칭이 있다는 의미에서 유명계약이라고한다.
그 밖의 계약유형을 비전형계약 또는 무명계약이라고 
부른다. 이 구분은 주로 계약에 적용되는 법규정의 발견과 
관련하여 의미를 가진다.

비전형계약 중에서 일정한 전형계약의 구성분자가 포함되어 있는 계약을특히 혼합계약(또는 혼성계약이라고 부른다. 
이에는 둘 이상의 전형계약의징표가 서로 섞여 있는 경우
(예를 들면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으면서 식사를
제공받는 계약에는 위임, 임대차, 매매 등의 요소가 혼합되어 있다. 또한 종속적인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방을 
사용하는 계약에는 고용, 사용대차의 요소가 혼합되어있다)도 있고, 전형계약의 구성분자와 전형계약에 속하지 않는 
요소가 섞여 있는 경우(가령 손님으로부터 팁을 받을 
기회를 제공받는 대가로 종속적인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계약에는 고용의 요소와 다른 요소가 혼합된다)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전형계약에 관한 각각의 규정이 
어느 한도에서 적용되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비전형 계약 중에는,비록 법률에서 독자적 계약유형으로 정하여져 있지는않지만, 거래실제에서 그 핵심내용이 
빈번하게 반복되어 체결되는 전형적 계약유형이 존재한다. 가령 신용카드계약, 팩토링계약, 자동판매기설치계약, 
방송출연계약, 출판계약, 광고계약, 프랜차이즈계약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거래전형적 계약에서는, 약관의 사용이나 거래관행의 이름으로 보다 객관적이고 통일적인 규율내용이 획득될 수 있어서, 법률에서 정하는 임의규정에 의한 규율의전단계를 이룬다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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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단은 맞닿는 것이기 때문에, ‘법현실주의‘경향과 결합한 급진적인 규범적 인식의 회의는 하나의 유사한 
여전히 전망 없는 막다른 골목(Sackgasse)에 다다르게 
하는 것이다. 

극단적 사례에서는 심지어 법률들은 그 추상성으로 인해 
이미 구체적인 인간들 사이의 사실관계에 적용되기 
위해서 인식 가능한 내용을 가지고 있는지 조차 의심되기도 한다. 

적용 가능한 것은 오히려 단지 하나의 특정 내용을 판결을 
통해 법문들에 귀속시키는 것이라고한다. 
물론 이러한 ‘귀속시킴‘(Zuschreibung)은 당연히 사실관계의 기술보다는 일반적이어야만 하는 단어들과 문장들을 
통해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III. 역사(주관)적 해석 

1. ‘주관적 해석목적 또는 ‘객관적 해석목적을 둘러싼 논쟁

애당초 별로 생산적이지 못한 이러한 논쟁은 오늘날 
본질적으로 극복되었다. 역사적 입법자의 (문제와 관련된)
 의도(Absicht des historischenGesetzgebers)를 
모색하는 것을 ‘주관적‘이라고 표시한다. 이에 반해 ‘객관적‘이라는 것은 법률에서 문제에 관련된 내용을 찾아내는 것을 말하는데, 그 내용은 우리가, 현재의 관계들에 대한 관점과 관련하여, 주의깊고 전문가적 판단으로 그 법률의 공포된 
법문으로부터 도출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가장 최선의 이해가능한 근거를 제시한다는 법적 과제를 충족시키려고 한다면-그리고 항상 그러해야만 한다-,
반드시 두개의 인식가능성을 끌어들여야 한다.

이 경우 구체적 문제 상황에 따라 어떤 경우는 그 중 
하나가, 어떤 경우는 다른 하나의 착안이 전면에 드러난다. 말하자면 하나의 ‘해석 목적‘ (Auslegungszil) 또는 
다른 하나의 해석 목적의 배타성 (Exklusivität)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남은 것은 사실상 단지 법적 방법들 중에 우선순위의 
문제라는 중요한 관점이다(조금 후에 이에 대해 다룬다). 
여기서는 단지 이정도만 언급해야하겠다. 왜냐하면 실제 
법적용(aktuelle Rechtsanwendung)이 문제되기 
때문에 현재의 법질서와 오늘날 법공동체에서 저마다 
가장최선의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해석이 모색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입법자의 역사적 의사에 움직일 수 없도록 
고착하는 것을 배제하는 것일 뿐, 그와 달리 상호 그 순위 
관계와 그 통합된 고려를통해서 상대화될 수 있는 다른 
해석방법들과 함께 작동했을 때의 그 중요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법규정(Rechuregel)은 단순히 언어적 요소들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고, 그 안에는 오히려 규범을 창설하는 
인간의 의사가 표현되기 때문에, 그리고 ‘객관적‘ 법조문도 맥락에서 빈번히 애매하거나 다의적이기 때문에, 그러한 
하나의 의사가 확정가능하고 각각의 문제들을 해결함에 
있어 도움이 되는 곳에서 입법자의 의사를 끌어들여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당연히 그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결코 항상 그런 경우인 것은 아니다.)

입법자의 의사를 찾기 위해서 (이미 보다 이전의 해석 단계를 통해 파악된 법률문장을 넘어서) 해석되어야 하는 
규범의 공포이전에 법상태(der Recheseuscand vor der Erlassung der auszulegenden Norm)가 종종 특별히 
시사하는 바가 많다. 왜냐하면 그 비교는 종종 무엇이 
변화되었는지를 빠르게 그리고 잘 인식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그것은 일반민법전 제578조 제2문에서 유언의 장소와 시간의 기재를 필요하지는 않지만 추천할 
만한 것으로 자격을 부여한 것은 단지 이와 관련하여 그 
이전의 불확실성에 관한 지식을 근거로 해서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단순한 역사적 해석은 그 법개념과 법원칙들의 의미에 
관한 입법자의 문제와 관련한 견해를 찾는 것이고, 
그것은 동시에 입법자가 문제와관련하여 가지는 의도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종종 효과가 있는 
역사적 목적론적 해석 (historisch-teleologische 
Auslegung)은 달리 말해 왜 또는 문제와 관련된 어떤 
이유들로 혹은 문제와 관련된 어떤 목적들을 위해 
그 규범이 공포되었는지에 관해 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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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법에서 특히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법적 안정성 
(certainty)이다. 사실은 모든 법 제도가 법적 안정성을 
중시한다. 그런데 대륙법에서는 그 정도가 아주 심해서, 
법적 안정성을 법 제도의 목적 자체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대륙법계 법률가들도 때로는 법적안정성을 어느 
정도 희생하더라도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 대륙법계 국가에서 무엇이든 변화를 주려할 
때 가장 흔하게 부딪히는 반론에서 주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법적 안정성이다. 이 법적안정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개혁입법이 좌절되는 사례가 무수히많다. 

대륙법계 국가에서 법적 안정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법관에 대한 
불신이 손꼽힌다.

대륙법 국가에서는 법관이 법을 제정하면 법적 안정성이 
침해된다고 생각한다. 대륙법 국가의 법적 안정성에 따르면 법률은 명확하고, 완전하며 흠이 없어야 한다. 또한 법률의 해석과 적용 역시 단순하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 

법적 안정성을 위해서 입법자는 기본권을 보장하는 명확한 입법을 해야 하고, 정부는 법에서 부여한 것이상의 재량권을 행사하면 안 되며, 판사는 해석을 통해 새로운 법을 만들면 안 된다.

법적 안정성은 영미법에서도 역시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하지만 대륙법과 비교해 중요한 차이가 있다.

첫째, 영미에서는 대륙법 국가들과는 다르게 법적 안정성을 강조할 때 그걸 원칙이나 도그마로 강조하지 않는다. 실용적인 의미로쓴다. 영미에서 말하는 법적 안정성은 사람들이 가급적이면 자신의권리나 의무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 어떤 행위를 할 때 그결과가 무엇이 될지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런 예측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정한다. 
법적 안정성이무조건 지켜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둘째, 대륙법은 관례를 법으로 인정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데 반해, 영미법은 종전의 판례를 법으로 인정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보장한다. 즉, 영미에서는 오랜 시간 쌓인 
판례가 구체적 사건에서법의 역할을 한다. 이렇게 쌓인 
판례는 법률과 함께 사람들에게 법이 무엇인지 말해주고, 
이런 판례를 따름으로써 법적 안정성이 확보된다. 
제정법만 있는 것보다는 법에 오랜 세월 쌓인 판례가 
추가되어야 법적 안정성이 강화된다고 본다. 
판례가 쌓이면 법을 바꾼다고 바로 결론이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반대로 대륙법에서는 앞에서 본 것처럼 판례가 법이 되는 
순간 법적 안정성이 침해된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영미법 국가 특히 미국은 법적 안정성을 경우에 따라 다른 가치와 충돌할 수밖에 없는 여러 가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법적 안정성을 강조하다 보면 법은 경직될 수밖에 없다. 법이 견고하면 사정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고 구체적 
사건에서 유연성을발휘하기 힘들다. 이처럼 영미법에서 
법적 안정성은 유연성과 길항하면서 서로에 대한 견제 
기능을 발휘한다. 반면에 대륙법에서는 안정성이 훨씬 더 
위에 있다. 유연성은 법적 안정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법관의 간섭을 받지 않는 견고한 법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된다.

이런 관점 차이는 형평법원에 대한 시각 차이로 연결된다. 
형평(equity)의 원칙이란 구체적 사건에서 법 적용으로 
인한 가혹함을 누그러뜨리고, 개별 사건에 고유한 사정을 
감안해서 재산 분배나유무죄 판단 등에 변화를 주는 원칙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분쟁을해결하는 데 있어서 법원이 
행사할 수 있는 재량권이 바로 형평권이다. 보통 법률은 
전형적인 분쟁 해결을 목적으로 제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실관계를 포섭하기 힘들다.
이런 이유로 비슷한 사건이라도 같은 법을 적용하면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사건을 담당하는 
판사에게 형평의 원칙에 따라 결정할 여지를 주면, 
형평법원은 구체적 타당성을 이념으로 하여 개별 사건에 
법 적용을 달리할 수 있다.

대륙법 전통에서 보면 판사에게 재량권을 주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침해하는 행위다. 이론상으로 대륙법에는 형평권이 없다. 혹시라도 개별 사건의 처리와 관련해서 판사에게 
재량권을 주려면 그점이 법률에 명시되어야 하고, 그 범위 
역시 법으로 정해야 한다.
과거에 이 문제에 대해서 많은 토론이 있었지만 오늘날까지도 압도적인 다수 견해는 법적 안정성의 관점에서 판사에게 형평권을 주는 것에 신중하자는 입장이다.

이처럼 대륙법에서는 법적 안정성을 위해 유연성을 
희생하는 데반해, 영미법에서는 둘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이런차이가 나는 이유는 앞서 본 
것처럼 각 법이 판사의 재량권을 다른시각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 바로 수백 년 
동안 영국에 존속했던 형평법원의 역사 때문이다.

노르만족은 헤이스팅스 전투(1066)에서 이기고 영국을 
점령한 다음 재빠르게 사법제도를 포함한 국정 전반의 
중앙집권화에 착수했다. 국왕법원을 만들고 국왕판사를 
두면서 봉건법원과 봉건제도를 대체해나갔다. 그 과정에서 국왕법원 판사들은 새로운 절차, 새로운 권리구제제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모든 영국 국민에게 적용되는 법률을 완성했는데, 그것이 바로 보통법(common law)이다. 영국의 보통법(common law)도 처음에는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법이었다. 구체적 사건에 꼭 맞는 
해답을 줄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저 
기계적으로 적용되는 규칙 모음집처럼 변하고 유연성을 
잃어갔다. 영국의 보통법(commonlaw)도 어느 순간부터는 형식적이고 획일적인 답밖에 주지 못하는법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보통법(common law)이 제시하는 해법에 만족하지 못한 국민들이 왕에게 직접 가서 사안에 대한 
재고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오늘날 행정부의 수반에게 
인정되는 사면권과 감형권처럼, 영국 왕은 국민들의 청원이 있는 경우 사법부의 결정과 다른 결정을 내릴 권한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왕 자신이 직접 청원을 받아서 사건을 처리하다가 나중에는 국왕의 최고 고문인 대법관(chancellor)에게 
그 일을 위임했다.
‘왕의 복심‘이라고 불리는 대법관은 법보다는 형평이나 
공평의 이념에 따라 사건을 해결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권한이 남용되거나법적 안정성을 해할 위험도 있었고, 
실제로 이를 문제 삼는 의견도많았다. 어떤 사람들은
 "영국에서 정의는 대법관의 발 사이즈에 따라 달라진다"
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하지만 법에서 제시하는 것과 
다른 내용의 권리구제를 요구하는 사건이 많아지면서 
별도의 법원이 필요하다는 점이 분명해졌고, 더 많은 인력이 필요했다. 일반법원과는 다른 법원이 제도화되기에 이른 
것이다. 새로운 절차법과실체법, 서류 양식 등이 개발되었다. 이렇게 형평법원이라는 제2의 법원이 생기고, 형평법이 
완성되었다. 이말은 대법관이 형평법원에서 법 원칙이 
아니라 형평의 원칙에 따라 사건을 본다는 뜻이다.

이처럼 영국에는 수백 년 동안 두 법원이 존재해왔다. 
영국의 보통법(common law)을 적용하는 일반법원과 
형평법을 적용하는 형평법원이 있었다. 형평법원은 보통법원이 제시한 해결책이 너무 가혹할 경우 개입해서 사안에 
적합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러다가 두 법원이 
하나로 통합되었으며, 그와 동시에 사건을 보는 두시각이 
하나의 법원으로 귀일했다. 즉, 지금 우리가 아는 영국의 
법원은 영국의 보통법(common law)과 형평법을 같이 
적용하는 법원인 것이다.

만약에 영국 역사에서 형평법원이 없었으면 어땠을까. 
만약 그랬다면 영국 법원이 대륙법계 국가의 법원과 같은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비교법 학자들은 생각한다. 
대륙법계 법원은 로마 이래로 형평법원처럼 법 적용을 
느슨하게 하거나 유연성을 발휘한다는 생각을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형평법원 덕에 법이 한발 물러서는 경우를
서구 세계가 비로소 처음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영국의형평법원 덕에 두 가지 새로운 제도가 
창안되었는데, 그게 바로 법관의 재량권과 징벌권(civil contempt power)이다.

재량권과 관련해서, 영미법계 판사들은 기본적으로 
형평의 원칙에 따라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 
즉, 사실관계별로 해법을 달리할수 있고, 구체적 정의의 
실현을 위해서 원칙에서 물러설 수 있으며,
사회 변화에 맞추어 법을 해석하거나 재해석할 수 있다. 
영미법계 판사들은 이런 재량권이 법적 안정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법적 안정성은 
선례구속의 원칙으로 해결하고, 구체적사건에서 선례를 
따를 것인지 아니면 선례와 다른 해결책을 제시할
것인지는 판사가 고민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입법권과 갈등을 일으킨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판사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이면서, 한편으로 재량권 행사를 통해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영미법계의 판사는 입법자가 제공한 상자안에 사건을
억지로 집어넣으려 하지 않는다. 
실정법을 적용하는 경우에도 그 실정법이 사례에 맞지 
않다면 법 자체를 사례에 맞게 비틀 수 있는 권한이 
판사에게 있다. 상자가 안 맞으면 상자를 고치지 내용물을 
고치지 않는다. 특히 그 상자가 실정법이 아니라 판례일 
경우에는 고치는 일이 훨씬 더 쉽다. 반면 대륙법에서는 
이런 일 자체가 불가능하다. 입법자가 준 상자에 사안이 
맞지 않으면 사안을 상자에 맞게 고치는 것 외에 다른 
도리가 없다.

형식적으로는 국회가 법률조항을 통해 판사를 제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법률조항이 너무 넓어서 판사가 
이 법률조항에 꽉 묶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신의성실의 원칙‘은 판사가 해석할 문제라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아닐지 몰라도 실제로는 구체적 사건에서 
판사가 무엇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부합하는지 정하면 된다.
이제 재판에 나가게 될 변호사 입장에서는 법이 무엇인지를 알기위해서 판례를 들춰야 한다. 거기에 판사가 생각해서 
정한 내용이기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관례 말고 법률조항 
자체를 보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법률조항에 쓰인 
글자라고 해봐야 ‘신의성실 밖에 없다. 실제로 입법자는 
관사에게 판결에 적용할 법률을 제공한것이 아니다. 
판사 스스로 법을 만들도록 위임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와 같은 ‘일반 조항을 통해서 판사에게 광범위한 재량권을 주는 방식은 대륙법계 국가에 익히 알려져 있다. 

재량권에 이어 형평법원이 영미법계 법원에 미친 
두 번째 영향은 징벌권의 확립에 있다. 징벌권이란 법원의 
작위명령과 부작위명령을 어기는 자를 처벌하는 권한이다. 기본적으로 법원은 어떤 일을하라고 명할 수도 있고,
하지 말라고 명할 수도 있다. 이를 어길 경우에는 처벌할 
권한도 있다. 영미법에서 이런 징벌권은 다양한 형태로 
실행된다. 

공항 근처에 살면서 너무 낮게 비행하는 비행기 때문에 
소음 피해를 받는 사람은 법원에 제소해서 비행기가 
어느 고도 이하로 비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판결을 얻어낼 
수 있다. 그리고 이 판결을 이행하지 않으면 법원은 비행기 
회사에 벌을 내린다. 토지 소유권을 넘기기로 해놓고 
이행하지 않는 피고에 대해서는 법원이 이행명령을 발하고 이를 어기면 징벌권을 행사한다. 사업장에서불법적으로 
피켓 시위를 하는 경우 중지 명령을 내리고 명령대로
따르지 않으면 노동조합에 벌을 내린다. 이는 전부 징벌권의 효과다. 영미법계 법원은 사인간의 분쟁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단을 가진 셈이다.

법원이 개인에게 어떤 행위를 하라고 혹은 하지 말라고 명한다음 그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징역을 보내거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대륙법 전통에 어긋난다. 법적 안정성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법원이 그 정도로 광범위한 권한을 갖는 데 대한 반감이 크다. 벌금이나 징역은 기본적으로 형사벌이지 
민사벌이 아니다. 법원의 명을어긴다고 해서 벌금이나 
징역을 부과하려면 적어도 법률에 적혀 있어야 한다. 
민사에서는 그런 징계를 할 수 없다.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판사가 굳이 그런 징벌권을 행사하지 않아도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믿는다. 대륙법에서 개인은 기본적으로 재산을 가지고 책임을 진다. 법률이 미리 정한 바에 
따라 금전 배상을 명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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