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쿠쿠 랜드
앤서니 도어 지음, 최세희 옮김 / 민음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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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이라는 소설로 퓰리처상을 받은 앤서니 도어의 최신작. “클라우드 쿠쿠랜드”. 제목이 신기했다. 뭐지? SF소설인가? 표지도 푸른 우주에 성이 떠있는 그림으로 되어있어 마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연상되어 흥미로웠다.

  책은 “안토니우스 디오게니스라는 작가가 쓴 클라우드 쿠쿠랜드”라는 아주 오래된 고서를 매개로 1400년대 콘스탄티노플에서 22세기 어느 근미래까지 이어지는 소설이다. 고서를 둘러싸고 각 시대 “안나와 오메이르, 지노와 렉스, 시모스”, 지노가 구했던 소녀 “레이첼 윌슨으로부터 콘스탄스”까지 이어지는.


1400년대 콘스탄티누스에서 고아였고 그저 어느 허드렛일만 하던 하녀 안나는 우연한 기회에 고대 그리스어를 배우게 된다. 그러던 중 언니 마리아를 구하기위해 시작했던, 수녀원의 고대문건 도둑질은 그녀를 <클라우드 쿠쿠랜드>라는 책에 닿게 했다. 그러던 중 그녀는 전쟁통에 그 파피루스를 가슴에 품고 도망친다. 그리고 입술이 터져서 태어나 악마라 불렸지만, 누구보다 성실했고, 자신의 수소들을 아꼈던 오메이르를 만난다.


그리고 1950년 한국 전쟁. 포로로 잡힌 지노는 늘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스러워했지만, 같은 포로수용소에서 만난 렉스에게 사랑을 느끼고, 그를 통해 고대 그리스어를 배운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후, 생사를 알 수 없었던 렉스를 다시 만났지만, 렉스는 이집트에서 파피루스를 연구하던 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현재, 노인이 된 지노는 우연히 알게되어, 자신이 번역한 <클라우드 쿠쿠랜드>를 아이들과 함께 연극을 공연할 계획을 세운다. 공공도서관에서.

하지만 이 무렵 자신의 사랑했던 친구를 지역 개발로 잃은 시모스는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사람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공공도서관을 폭파할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근미래. 콘스턴스는 황폐화 되어 더이상 인구가 살수없는 지구를 떠난 우주선에서 태어난 아이. 앞으로도 더 592년을 더 가야 정책 할 수 있는 지구와 비슷한 행성으로 가던 여정 중 기내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의해 아버지, 어머니와도 떨어져 격리된다.  콘스턴스는 1년 여의 격리생활을 통해 누구도 살아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클라우드 쿠쿠랜드>라는 책을 발견했지만, 슈퍼 컴퓨터이자 지구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시빌이 모르는 책이 있다는 사실을 이상하게 여기며 관련 정보를 모은다. 그러던 중 지금 타고 있는 우주선에 대한 정보를 통해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데....


수백년에 걸쳐 <클라우드 쿠쿠랜드>라는 책을 매개로 각 시대의 인물이 서로 얽혀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이 책은 읽는 내내 묘했다. 대체 고대에 쓰여진 누군가의 여정이 묘사된 <클라우드 쿠쿠랜드>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하지만 이 소설 속 분명한 한가지가 있었다. 주인공들이 살았던 각 시대는 혼란스러웠고, 힘들었음에도 이 고서 속 이야기가 그들에게 지금을 헤쳐갈 어떤 의지를 주었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겐 호기심이였고, 아이들이겐 웃음과 재미였고, 어떤 이이에겐 사명감이였고, 어떤 이에게 웃음 그 자체였다. 그 당나위였고, 물고기였고, 까마귀였던 이야기가 주는 매력, 그리고 그 고서 속에서도 주인공이 찾던 어떤 세계의 끝에서 드러나는 진실은 우리가 애타게 찾고 있지만, 결국 마지막에서야 알게되는 그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 가진것이 애타게 찾는 것보다 더 나은 법이다.” p.735


우리가 지금에도 고대 그리스의 비극을 읽고, 동굴이나 바위에 적힌 고대인들이 남긴 기록을 어떻게든 읽어내려는 것은 그 시대를 알고자함도 있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는지, 그것이 지금까지 전해지는 그 의미가 지금 우리에게 주는 깨달음과 감동을 전해주는지 알고 싶어서 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것들은 늘 무언가를 알게한다. 오래전에 쓰여진 이야기임에도 살아서 현재의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고전문학을 사랑하는지도.


 인간이 글자라는 발명품을 만들어낸 후부터 전해지는 것. 형태와 재질만 바뀌었을 뿐 고대의 책은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지금도 수많은 이야기들은 책이라는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럼 지금 우리는 책을 통해서 현재의 우리에게 또 후대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은 것일까. 그리고 그 속에 적힌 이야기가 주는 힘은 무엇일까라는 질문과 함께,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다시한번 쳐다보게하는 짙은 여운이 남는 소설이다.
 

“또는 누군가의 글에 인용된 한 줄짜리 문장이 전부 일 때면 사라진 나머지의 잠재력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 p.545


읽는내내 즐거웠던 책. Good! Good!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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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감정적인 사람입니다 - 이성을 넘어 다시 만나는 감정 회복의 인문학 서가명강 시리즈 30
신종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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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감정적인 사람입니다” 누군가 타인에게 이런말을 했다면, 그 말을 들은 타인에게 약간은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게 하는 말. “감정적인 사람” 이 책은 서가명강 시리즈 중의 하나로 감정에 대해 쓴 책이다. 우리에게 우리의 생존을 유지하게 해준 중요한 감정의 힘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설명한 책.
우리에게 감정이란 무엇일까.


책은 감정이라는 개념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감정은 정서와 감정으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호랑이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은 감정이고, 호랑이를 맞닥뜨렸을 때의 강렬한 두려움은 정서라고 한다. 감정 및 정서 모두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요소다. 저자는 호랑이를 보고 느끼는 공포와 두려움은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도망이라는 행동을 하게 하며, 또한 일반적인 호랑이에 대해 갖는 두려움 역시 생존조건이 된다. 이런 정서는 새로운 환경 접할 때, 불안을 가져오기도하지만,  또 다른 감정으로 놀람이나 감동이라는 정서 경험으로, 인간의 탐색활동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처럼 특정 환경에 놓였을 때, 인간 행동의 근간에는 인간의 감정이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이런 감정을 우리는 어떻게 나의 삶속에서 표현하고, 그 결과에 책임질 수 있을까? 우리는 우리가 가지는 모든 정서를 그대로 전부 표현하지는 않는다. 그 감정이 부정적일 때 때로는 참고, 때로는 회피하고, 때로는 그 감정을 달리 생각하면서 그 상황을 극복(?)한다. 그런 행위를 저자는 정서 조절 능력이라고 하는데, 이 예를 그 유명한 마시멜로 이야기를 통해 설명한다. 참고로 마시멜로 이야기는 단순히 아이의 인내력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유혹을 참아내기 위해 어떤 환경을 구성하고, 전략을 구성해야 하는지를 후속 연구를 통해 알 수 있음을 말한다. 결국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조절하는지 사회를 통해 훈련되어야 하는 것이라 설명한다.
 이 챕터에서 재밌던 점은 우리가 어른이 되면 나의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곧 어른의 태도임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특히 많이 없어지긴 했지만 남자의 경우) 이 방법은 우리의 부정적 정서를 해소하는데 있어 절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님을 설명하는 부분이였다.(참는게 능사가 아니다. 이런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은 마지막 챕터에~) 


 우리가 나타내는 정서는 개인과 집단으로 구분되는데, 어기서 공동체의 정서 중 부정적인 사례로 꼽히는 대표적인 것이 2차세계대전의 주범이였던 히틀러와 당시 독일인이다. 당시 히틀러와 독일인은 유태인 학살이라는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고, 전쟁 이후 많은 독일인이 그에 대한 죄책감을 갖는데, 실제 범죄에 가담하지 않았던 그 다음 세대의 독일 사람 역시 같은 죄책감을 갖는다는 점이다. 이것은 결국 사회 즉 해당 집단이 갖는 집단의 정서인 것. 하지만 이 집단의 정서 역시, 독일과 일본은 같은 가해국임에도 다른 정서를 갖는다. 일본은 가해국이면서 피해자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것. 내가 어떤 집단 속에 속하느냐에 따라 그 정서 역시 달라진다는 점은 놀라웠다. (911테러에 따른 집단의 분류에 따라 달라지는 감정 결과가 놀라웠다. 흠..)


집단의 정서에 있어 현재 우리 사회 속에서 부정적인 부분은 차별과 편견이다. ”나쁜 감정에 전염된 사회“ 챕터에서 설명하는데, 집단이 갖는 편견을 학습하여, 집단 내에서 개인이 현상이나 대상을 객관화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차별이나 편견이 해소되지지 않고 반대로 강화되는 결과를 낳게된다. 이민자에 대한 편견, 그 대상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그러했다. 이것은 우리가 어떤 특정 집단이 갖는 부정적 감정을 그대로 학습함으로써 나타나는 감정의 편향성이다. 그렇다면 그런 차별과 편견을 감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라는 파트에서는 얼마전에 읽었던 책 속에서 아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스스로 남의 신발을 신어보는 것”. 말그대로 시작은 내가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것, 그 다음은 상대에 대해 알려고 노력하는것이라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 부분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노력아닐까..싶은 생각이 드는 챕터.


이렇게 우리가 스스로 인간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감정에 대한 논의가 마지막 챕터이다. 이 챕터에서 재밌던 부분은 행복에 관한 부분인데, 더 큰것, 더 높은 것에서 추구하는 행복보다는일상의 즐거움, 작아보이는 일상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 행복 행동이라고 말한다. 소위 몇년 전부터 나오는 단어 소.확.행이 정말 우리에게 더 큰 행복을 주는 것이였다. (잘살고 있다는 건가..ㅎ)


우리는 감정적인 인간이다.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는 것. 그렇기에 내가 갖는 감정은 당연한 것이라는 말을 저자는 하고 있다. 다만, 그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고, 책임지며, 타인과 함께하는 사회 속에서 그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잘 나누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내 감정을 극단으로 몰고가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인간은 이성만을 가지고는 살수가 없다. 아마 그랬다면 인간은 멸종했겠지. 호모사피엔스는 사회화가 가능했기에 살아남은 종이였고, 앞으로도 그러기 위해서는 감정의 교류가 이성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것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냈으니까.


좋은 책. 추천!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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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
이재호 지음 / 고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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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물리학자가 추천하는 SF 소설인데 작가가 한국인이여서 더 궁금했던 소설이다. SF 소설인데 껍데기라..뭔가 철학적인데..(요전에 철학책을 읽어서 그런가...) 암튼 묘했다.

왜 껍데기지? 하면서 읽은 책이다.


먼 미래의 지구. 과거에 레이싱 선수였지만, 사고로 두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는 수현은 생물학자의 길로 들어서, 레몬제나호를 타고, 태양계 밖을 떠나 2년간 우주를 항해 중이다. 드디어 목적지의 부근에 도착했을 무렵 알지못하는 소행성과 충돌하였고, 중력 장치가 고장났다. 그 레몬제나호에는 바이오스피어3라는 프로젝트를 위해 필립이라는 침팬지가 타고 있었는데, 필립이 그녀의 담당이기에, 수현은 빠르게 필립을 찾았다. 다행히, 필립은 놀라긴 했지만 무사했다. 그리고 우주선의 상태를 동료들과 살피던 중, 알 수 없는 돌을 발견한다.  그 돌은 밝고 황홀한 빛을 내는 '아스틸베'라는 물질이였는데, 사실 크게 의심할 이상징후는 발견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충돌 이후, 우주선의 수리를 위해 잠시 항해를 멈췄던 순간부터, 순했던 필립에게서 이상한 징후들이 발견되고, 바이오스피어3의 식물들이 비정상으로 생장하기 시작한다. 또한 수현을 비롯한 동료들은 실버드림이라고 의심될만한 환각, 환시일지도 모르는 상태를 경험한다. 그것은 정말 환각이였을까.

 이후 동료 강민을 시작으로 한사람씩 죽어간다. 사람들은 수현이 필립으로 유전자 조작실험을 한것은 아닌지 의심을하고, 귀항을 결정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태가 되는데..


책 제목은 수현의 생각이다. 수현은 자신이 가진 한계 즉, 껍데기를 탈피하고자 이 프로젝트를 신청했고 여기까지 왔다. 그러다 맞닥뜨린 또 다른 고비, 바이오스피어3에 해당하는 식물들의 기이한 성장, 필립의 변화라는 또 다른 현상을 맞닥뜨리며, 그녀 스스로가 또 다른 무언가에 갖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태양계라는, 우리 인간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기준 같은 것.  그렇기에 미지의 것은 두렵고 낯설고, 떨궈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자체. 그런 그녀에게 아스틸베는 어쩌면 또 다른 그녀의 껍데기를 뚫고 나오게 할 하나의 매개체이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이 순간 그녀는 지구로의 귀환을 결정할 것인가. 아니면 또다른 세계속으로 들어갈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또다른 세계 속으로 들어가면, 그녀는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나라면 거의 확신컨데 귀환을 결정할 것이다. 지구엔 내가 꾸렸던 많은 것들이 있으니. 나는 그런 익숙한 것들을 더 선호하는 사람이니까. 아마도 나는 미지의 우주로 나가지도 않을 것 같긴 했다. (이 책의 등장인물 중 가장 짜증나지만, 리얼 현실에서 꼭 한명 있을것 같은 인물 닥터 션이 사실 나 같았다. 미지의 것에 두려움으로 이성을 잃는 인물 그래서 가장 이기적으로 변해버리는.. ㅠ....그러니까 나가질 말아야해..나같은 사람은..)

 하지만 수현과 동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자신들의 임무를 마치려한다. 맞닥뜨린 상황은 분명 위기였지만, 그들이 아스틸베를 만졌을 때의 느낌은 마냥 위험한 것은 아니였기에 그랬는지도... 경험하지 못한 무엇이였을 뿐.


수현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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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상 입문 - 데리다, 들뢰즈, 푸코에서 메이야수, 하먼, 라뤼엘까지 인생을 바꾸는 철학 Philos 시리즈 19
지바 마사야 지음, 김상운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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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상(철학)을 알고는 싶었다. 사실 철학 그 자체가 궁금하다. 참고로 비전공자이며, 이과다...

철학이라는 학문은 고대부터 존재했고, 철학에서 하나씩 수학, 과학등으로 분리가 된것으로 알고 있다. 아주 오랫동안 존재해왔던 철학에 관심이 생기긴 했으나, 늘 높은 진입장벽이 문제였다. 그런 철학에서도 포스트모더니즘부터는 굉장히 난해하고 어려워졌다는 말을 주변으로부터 많이 들은터라 감히,, 책을 읽어볼 생각조차 못했는데, "입문"서가 나왔기에 크게 심호흡을 하고 읽기 시작했다.

참고로 이책의 저자는 일본인이고, 일본에서는 현대철학을 프랑스에서 전개된 "포스트 구조주의"철학을 가리키기에, 이 책에서 언급되는 사상은 프랑스철학을 근간에 두었음을 저자는 초기부터 밝히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신기했던 부분은 어떤 것을 이해하는데 있어 그 기본은 단순화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야 이해가 쉬우니까. 하지만 현대철학을 배우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복잡한 것을 단순화 하지 않고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단순화 할 수 없는 현실의 어려움을 전보다 '높은 해상도'로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p.12


1,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질서를 만들고, 형태를 만들어 그 안에 사람들을 맞추기 시작했다. 모든것이 엉망이였고, 다시 시작해야 했기에 그러했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어떤 평균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필요했고, 그 틀에 맞도록 교육이 만들어지고, 그 기준에 맞춰 사람들은 미래를 꿈꿨다. 질서유지, 안심, 안전이 필요했던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현대 철학은 그것이 정말 옳은지에 대한 질문을 시작했다. 과도하게 관리되는 사회, 모든 사람이 유사한 생각, 보통의 생각이라고 믿는 것은 과연 옳은 것일까?에 대한 질문이 현대 사상의 시작이다.


책은 데리다, 들뢰즈, 푸코를 시작으로 한다.

첫번째 데리다. 데리다는 이항대립에 대해 플러스/마이너스 측면을 고려함에 있어, 마이너스라고 명명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책의 예시로는 어른은 결단력/우유부단 이라는 측면을 놓고 볼때, 어른이라면 반드시 결단력이 있어야한다는 현대의 보편화된 생각에서 우유부단은 왜 마이너스 측면으로 바라보는가?라는 것이다. 말그대로 케바케의 상황속에서 위 두 기준이 항상 플러스와 마이너스로 구분될 수 있는가?라는 측면에서 볼 때, 

"탈구축의 발생은 불필요한 타자를 배제하고, 자신이 흔들리지 않고 안정되고 싶다는 생각에 개입하는 것" p.49 

이라 말한다. 여기서 불필요한 타자는 우리가 가지는 이항대립의 논리이고, 이에 벗어나, 자기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라는 것이다. 이때, 자신이 내린 생각에 있어 미련은 결국 타자성에 대한 배려이며, 이런 미련을 의식함으로써, 우리가 생각의 발전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두번째 들뢰즈.들뢰즈는 <존재의 탈구축>을 이야기 한다. 들뢰즈의 사상은 "동일성 보다는 차이가 먼저"라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동일성은 원리로써 존재하며, 다방향 성으로 나열되는 어떠한 상태, 저자는 이것을 '가고정'이라 일컫는다. 현동적 상태에서 동일성은 모든 운동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이다. 

이런 들뢰즈의 사상에서 언급되는 것이 <리좀>인데, 이것은 곳곳으로 퍼져나가는 관계성을 의미하면서도, 곳곳에서 비의미적으로 절단되는 상태를 말한다. 모든 것이 연결됨과 동시에 모든 것이 무관함을 의미한다. 이 의미는 사람의 무절제 상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모든것이 관여만 하게 되면 감시나 지배로  변질될 위험이 있기에, 그것에 대한 균형으로 너무 관여하지 않는 것을 말할 필요도 있다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체성에서 벗어나는 '도주선' 이라고 불리며, 이것이 들뢰즈가 말하는 관리, 통제의 비판에서 나온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편이 푸코였다. 지금의 우리 사회도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쟁점에 있는 내용이였기에 그랬는지도. 푸코는 권력에 대해 논하는데, 권력은 지배자(나쁜놈)/피지배자(약한자)라는 의미를 가진 이항대립의 논리인데, 그것에 대해 푸코는 다음과 같이 그 논리를 흔든다.

"지배를 당하고 있는 우리는 사실 그저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배를 받는 것을 적극적으로 바라는' 구조가 있다" p.86

즉, 자기 순종화의 논리가 세상에 만연해 있으며, 싸워야 할 악을 지칭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들뢰즈의 언어로는 '도주선'을 긋기 어려우며, 그러한 시스템을 벗어나기가 매우 어려운 구조임을 설명한다. 이런 현상이 도래한 것은 규율 훈련, 즉 훈육을 통해서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벤담이 말했던 펜옵티콘을 예로 든다. 펜옵티콘은 나의 감시여부를 알수 없기에 스스로 자기 검열을 끊임없이 하게 만드는데, 이부분에서 나는 CCTV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누군가 보고 있다는 생각은 계속해서 나를 스스로 통제하게 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우리사회의 안전망은 과연 맞는 것일까? 라는 생각.

 그리고 나온 생명정치. 이 부분을 저자는 코로나19 상황속에서 백신을 예로 들고 있다. 백신을 천편일률적으로 접종하게 만드는 국가의 권력 행위. 이것에 반대를 용납하지 않는 국가와 시민다수. 지금의 사회는 규율훈련 + 생명정치로 이뤄져 있는데, 이런 사회가 과연 유토피아 인가. 아니면 이런 권력이 없어진 사회가 유토피아일까.


 이렇게 데리다, 들뢰즈, 푸코로 시작한 책은 이런 현대사상의 원류인 니체, 프로이드, 마르크스에 대해 설명한다. 이후, 현대사상을 정신분석적으로 좀더 심도 깊게 들어가 라캉, 르장드르를 설명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부분은 조금 많이 어려웠다.(정신분석학 쪽이 모호해서 였는지도..) 이후 현대사상을 만드는 방법에서 철학이 정치로 이어지는 과정, 결국 근본을 생각할 수 없다는 생각이 어떻게 파시즘으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나치 독일에 가담했던 철학자들이 왜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사상을 발표했는지를 아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이밖에도 저자가 말하는 "현대사상 읽기"에 관한 부분은 이해는 갔지만,,, 나는 읽기 어렵겠군..이라는 좌절을 안겨줬으며,(흑ㅠ)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마지막의 옮긴이의 말이였다. 옮긴이 역시 철학연구자이기에 본 책에서 빠진부분,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 논하고 있는데, 이부분을 읽으며 현대철학자도 정~말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어려운것을 각자의 사상으로 연구하고 말하는 이가 많다는 것에 한번 더 놀랐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꽤 좋았다. 어려운 철학을 철.알.못인 나를 그것도 현대철학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해줬다는 점에서 말이다. 히히. 입문서를 읽었으니, 책속에 나오는 저자들의 책에 도저언~!을 호기롭게 외쳐본다.(읽을 수 있겠지...ㅠ)


현대 철학을 알고 싶은 분은 추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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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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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제목을 보고서는 “시선”이  눈이가는 방향을 뜻하는 것인줄 알았는데, 책을 읽으며 “심시선”이라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웃었는지. 주변의 추천이 많았고, 정세랑 작가님 책이여 읽었다. 정세랑 작가님 책은 처음이였는데, 이 책 참 좋았다.


스토리는 심시선이라는 인물이 돌아가셨고, 그녀의 제사를 하와이에서 지내기로 한 자식들의 이야기와 시선의 이야기가 함께 흐른다. 하와이에 모인 자식들은 각자 어머니이자 할머니의 제사상에 올릴 무언가를 찾아 다닌다. 자신에게 뜻깊은것, 또는 할머니에게 뜻깊은 무엇을 찾기위해 하와이에 머물며 자신만의 무엇을 찾으면서 또 어머니를,  할머니를, 나를, 나의 자식을 생각한다.

그들은 모두 <시선으로부터,> 시작된 이들이다. 

심시선이라는 인물은 한국의 근대화가 한창이던 남녀의 차별이 존재했던 시절, 그 시절을 살았다. 독일에서 만난 남자의 가학적인 폭행을 견디다못해, 그를 떠났지만, 그는 보란듯이 자살을 한다. 이미 끝난 사이였음에도, 그녀 때문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그녀는 그가 그녀에게 행하는 또다른 폭행임을 알았지만, 모두 그녀를 욕한다. 그녀가 그의 모든 유산을 받았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그것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매체에 나가 자신의 말을 한다. 그의 죽음과 나는 아무 상관이 없음을 말했지만, 그녀의 말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삶을 산다. 그녀의 언어로, 그녀의 방식대로. 자식을 낳고, 아이들도 자유분방하게, 그녀처럼. 그리고 남녀의 차별을 두지 않고, 모두가 자신의 인생을 살게한다.


그런 자식들이 돌아가신 어머니 심시선씨를 기리는 방식 모두 특이했지만 따뜻했다. 그녀, 그들의 삶 역시 녹록치 않았지만, 어머니 시선으로부터 받은 유쾌함으로, 건강함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는 그들의 자식으로 이어진다. 

그들의 마음에는 어머니와의 이별이라는 슬픔이 깔려있지만, 그녀와 함께했던 그들의 삶은 행복했음을, 그래서 모두가 함께 나누는 이 시간이 또한 행복임을 그들은 안다.


나는 이 마음을 알 것 같았다. 특히 가장 마지막 부분을 읽으며 나 역시 돌아가신 분을 잊지 않고 늘 기억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7년전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주인공 심시선씨처럼 다이나믹한 삶을 사셨던 분은 아니였지만, 우리는 늘 모이면 할머니 이야기를 한다. 삶의 곳곳에서 할머니의 흔적을 찾고, 나눈다. 새로운 가족을 맞을 때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옷을 고를때도, 길을 가다가도, 늘 할머니와의 추억이 소환된다. 그것이 우리가 사랑했던 가족을 가장 건강하게 기억하는 방식이니까.

책속의 주인공들이 심시선 여사를 추억하듯이.



심시선 여사의 삶을 고난했지만, 그녀가 남긴 그녀의 글도, 그녀의 가계도. 모두 따뜻했다. 그러니까 그 가계가 끝나지 않길..


추천!


“할머니 덕에 중산층이 몰락하는 시대에 몰락하지 않을 수 있었죠. 행운이란 걸 알아요. 그래도 요즘 여자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걸 모조리 경제적인 이유로 설명할 수는 없어요. 공기가 따가워서 낳지 못하는거야. 자기가 당했던 일을 자기 자식이 당하는 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견딜 수가 없어서. 혼자서는 지켜줄 수 없다는 걸 아니까. 한국은 공기가 따가워요.”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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