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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감정적인 사람입니다 - 이성을 넘어 다시 만나는 감정 회복의 인문학 ㅣ 서가명강 시리즈 30
신종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6월
평점 :
“저, 감정적인 사람입니다” 누군가 타인에게 이런말을 했다면, 그 말을 들은 타인에게 약간은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게 하는 말. “감정적인 사람” 이 책은 서가명강 시리즈 중의 하나로 감정에 대해 쓴 책이다. 우리에게 우리의 생존을 유지하게 해준 중요한 감정의 힘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설명한 책.
우리에게 감정이란 무엇일까.
책은 감정이라는 개념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감정은 정서와 감정으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호랑이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은 감정이고, 호랑이를 맞닥뜨렸을 때의 강렬한 두려움은 정서라고 한다. 감정 및 정서 모두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요소다. 저자는 호랑이를 보고 느끼는 공포와 두려움은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도망이라는 행동을 하게 하며, 또한 일반적인 호랑이에 대해 갖는 두려움 역시 생존조건이 된다. 이런 정서는 새로운 환경 접할 때, 불안을 가져오기도하지만, 또 다른 감정으로 놀람이나 감동이라는 정서 경험으로, 인간의 탐색활동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처럼 특정 환경에 놓였을 때, 인간 행동의 근간에는 인간의 감정이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이런 감정을 우리는 어떻게 나의 삶속에서 표현하고, 그 결과에 책임질 수 있을까? 우리는 우리가 가지는 모든 정서를 그대로 전부 표현하지는 않는다. 그 감정이 부정적일 때 때로는 참고, 때로는 회피하고, 때로는 그 감정을 달리 생각하면서 그 상황을 극복(?)한다. 그런 행위를 저자는 정서 조절 능력이라고 하는데, 이 예를 그 유명한 마시멜로 이야기를 통해 설명한다. 참고로 마시멜로 이야기는 단순히 아이의 인내력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유혹을 참아내기 위해 어떤 환경을 구성하고, 전략을 구성해야 하는지를 후속 연구를 통해 알 수 있음을 말한다. 결국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조절하는지 사회를 통해 훈련되어야 하는 것이라 설명한다.
이 챕터에서 재밌던 점은 우리가 어른이 되면 나의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곧 어른의 태도임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특히 많이 없어지긴 했지만 남자의 경우) 이 방법은 우리의 부정적 정서를 해소하는데 있어 절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님을 설명하는 부분이였다.(참는게 능사가 아니다. 이런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은 마지막 챕터에~)
우리가 나타내는 정서는 개인과 집단으로 구분되는데, 어기서 공동체의 정서 중 부정적인 사례로 꼽히는 대표적인 것이 2차세계대전의 주범이였던 히틀러와 당시 독일인이다. 당시 히틀러와 독일인은 유태인 학살이라는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고, 전쟁 이후 많은 독일인이 그에 대한 죄책감을 갖는데, 실제 범죄에 가담하지 않았던 그 다음 세대의 독일 사람 역시 같은 죄책감을 갖는다는 점이다. 이것은 결국 사회 즉 해당 집단이 갖는 집단의 정서인 것. 하지만 이 집단의 정서 역시, 독일과 일본은 같은 가해국임에도 다른 정서를 갖는다. 일본은 가해국이면서 피해자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것. 내가 어떤 집단 속에 속하느냐에 따라 그 정서 역시 달라진다는 점은 놀라웠다. (911테러에 따른 집단의 분류에 따라 달라지는 감정 결과가 놀라웠다. 흠..)
집단의 정서에 있어 현재 우리 사회 속에서 부정적인 부분은 차별과 편견이다. ”나쁜 감정에 전염된 사회“ 챕터에서 설명하는데, 집단이 갖는 편견을 학습하여, 집단 내에서 개인이 현상이나 대상을 객관화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차별이나 편견이 해소되지지 않고 반대로 강화되는 결과를 낳게된다. 이민자에 대한 편견, 그 대상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그러했다. 이것은 우리가 어떤 특정 집단이 갖는 부정적 감정을 그대로 학습함으로써 나타나는 감정의 편향성이다. 그렇다면 그런 차별과 편견을 감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라는 파트에서는 얼마전에 읽었던 책 속에서 아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스스로 남의 신발을 신어보는 것”. 말그대로 시작은 내가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것, 그 다음은 상대에 대해 알려고 노력하는것이라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 부분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노력아닐까..싶은 생각이 드는 챕터.
이렇게 우리가 스스로 인간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감정에 대한 논의가 마지막 챕터이다. 이 챕터에서 재밌던 부분은 행복에 관한 부분인데, 더 큰것, 더 높은 것에서 추구하는 행복보다는일상의 즐거움, 작아보이는 일상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 행복 행동이라고 말한다. 소위 몇년 전부터 나오는 단어 소.확.행이 정말 우리에게 더 큰 행복을 주는 것이였다. (잘살고 있다는 건가..ㅎ)
우리는 감정적인 인간이다.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는 것. 그렇기에 내가 갖는 감정은 당연한 것이라는 말을 저자는 하고 있다. 다만, 그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고, 책임지며, 타인과 함께하는 사회 속에서 그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잘 나누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내 감정을 극단으로 몰고가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인간은 이성만을 가지고는 살수가 없다. 아마 그랬다면 인간은 멸종했겠지. 호모사피엔스는 사회화가 가능했기에 살아남은 종이였고, 앞으로도 그러기 위해서는 감정의 교류가 이성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것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냈으니까.
좋은 책. 추천!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