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맞은 장날입니다 - 전국 오일장에 담긴 맛있는 사계절 김진영의 장날 시리즈
김진영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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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맞은 장날입니다" 장날. 언제부터인가 듣지 못한 단어. 예전에는 가끔 장날이라고 열리는 시장을 보았던것 같은데, 어느덧 서울살이가 익숙해진 시점부터 듣지못한 단어다. 아는 지인이 이 책을 읽는 것을 보고, 뭔가 낯설지만 그리운 단어가 눈에 들어와 덥석 읽은 책.

 

책은 식품 MD를 하고 있는 저자가 근 20년동안 전국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얻은 장날 및 음식 노하우를~ 마구 풀어놓구 있다. 으흐흐. 책을 읽으며 배고픔을 느끼기는 처음이다.

재밌는 점은 장날이 열리는 지리적 위치가 아니라 계절별로 장날을 그리고 있다. 봄에는 어디 장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는지, 여름에는, 가을에는, 겨울에는.. 이런 식이다. 인생 거의 대부분을 서울에서 지낸 나로써는 사실 제철에 뭐가 먼지를 잘 모른다. 마늘쫑이 봄에 나온다는것 외에는 거의 대부분의 야채를 사시사철보고 있으니.. 그런데, 내가 보고 있는 야채는 정말... 빙산의 일각이였다. 낯선 이름의 야채들. 그 시기 그 고장에서 동네 어르신들에 의해 캐내어져 장날에 잠시 보이는 야채들. 전국으로 퍼질만큼의 재배가 되는것이 아니라 노지에서 산속에서 캐내어지는 야채. 

바다에서 잡히지만 서울에 왔을때는 이미 그 맛이 아닌 생선, 해산물들.

먹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해 맛있게 먹어보지 못한 제철 음식들. 꺄아..ㅠ

아... 이 나이 될때까지 우리 나라에서 나는 음식을 제대로 맛보지 못하다니.ㅠㅠ

새우젓도 잡히는 시기에 따라 구분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잡는 시기에 따라 잡는 새우도 달라진다는 것은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또한 새우젓의 숙성 시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것도. (또한 저자는 새우젓은 숙성시간이 쌓일 수록 맛있어진다고하니, 김장하시는 분들은 참고!)

 

꽃게는 수조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다가(어느 시장에서든, 그러니 타이밍이 중요함!)

수박은 꼭지가 싱싱한것 보다는 적당히 마른것이 당도가 높다는 것.

콩이 맛있는 고장에서는 우뭇가사리를 넣은 콩국을 꼭 아메리카노 대신 먹어보라는 팁( Aka. 우무리카노, 고령), 11월에는 해콩이 나오는 정읍에서 콩으로 만든 두부를 꼭 먹어 볼 것.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밤의 고장은 합천의 왕밤(왕밤 너무 좋아요!!꺄!). 진짜 달걀만한 사이즈!!

다래. 우리나라 토종키위. 잘 씻어서 껍질채 먹는데, 키위에 없는 산의 향기가 있다고 한다. 이곳은 철원! 가을이 일찍 오는 곳.

그리고 어느 장이든 식당에서 밥은 곁다리가 아니라 메인이라는 사실.

어느 장이든 가게되면 그곳 로컬푸드를 이용한 식당을 꼭 방문해볼것. (로컬푸드이기에 싱싱함은 기본이고, 서울에서 맛볼 수 없는 음식들이 있다는 팁!)

 

책을 읽으며, 계절별로 가봐야하는 장들을 열심히도 적었다. 돌돌이 시장가방 끌고, 나도 장터가서 몽땅 쓸어담아 올 태세로, 그 옆에는 꼭 갈꺼다!라는 다짐도 함께 썼다.

아는만큼 보이고, 아는만큼 먹는 곳이 장터인것 같으면서도, 문득 장날의 분위기에 이것저것 구경하며 휩쓸리다보면 뭔들 맛있겠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모르고 먹어도 맛있고, 알고 먹어도 맛있는 우리의 장날 음식들!

 

다만, 지방의 소멸이 사람이 모이는 장터에서조차 보인다는 글은 슬프면서도 섬뜩했다. 우리가 장날하며 떠올리는 그런 편안하고 구수함이 사라진다는 것은 뭔가 내가 알아온 것들이 사라지고 있기에, 어쩌면 그런 느낌을 글로만 보고 느낄수 있는 것이 되어버린다는 사실이.. 

그래서 저자는 고향세를 내고 있고, 고향세를 내는 동네로 가장먼저 소멸이 가까이 보이는 지역을 선택했다고 한다. (아.. 저는 고향세 처음 들었어요!) 경북 영양군과 전북 장수군. 고향세가 지방의 소멸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지연시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래서 더 좋은 대책이 나올 수 있을 때까지 모두가 함께했으면 하는 마음이라니, 나도 고향세가 무엇이고 어떻게 낼 수 있는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배고프게 했지만ㅠ, 재밌고, 유익했다. 

(바로 캔 고구마는 맛없단 사실을 처음 앎, 이것은 밤도 마찬가지..보름은 숙성을 해야한다고 함...)

 

추천 추천!

 

'인간의 욕심이 끝없이 내주던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긴 둑으로 갈랐다. 시장 끝에서 뒤돌아 가던 길, 상인의 말이 귀에 꽂혔다. "금빛 바다가 똥빛 바다가 되면서 내주는 것이 없소."'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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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이 있는 집
김진영 지음 / 엘릭시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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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예고를 보고 궁금해져 찾아보니 원작이 있다길래 후딱 읽은 책. 후딱 읽을 수밖에 없었다. 가독성이 와~ 책을 읽으며, 주란과 상은이 각각 누구일지 드라마를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ㅋ(내 예상이 맞았어~)


스포는 없으니 후기를 보시는 분은 마음편히 보시길.

남편과 시부모님의 강력한 추천으로 이사온 판교의 집. 주란은 집이 정리가 미처 되기도 전에 친구들의 아우성으로 친구를 집으로 초청했다. 그런데 친구들은 물론, 주란도 몇일 전부터 집 근처에서 나는 이상한 냄새로 머리가 곤두서 있다. 친구들은 동물의 사체가 있을 수도 있으니, 알아보라고 하지만, 주란은 무언가 꺼림직하다. 오고 싶지 않았던 집에다가, 집을 짓느라 진이 다 빠져있는 상태.

그리고 자꾸 옆집의 도우미같은 여자는 자꾸 주란의 집을 지켜본다. 뭔가 궁금하다는 듯. 

그리고 주란은 친구의 말처럼 부엌앞의 마당을 파보는데.. 

주란의 말에도 남편은 당신이 너무 예민하며, 과대망상이라고 치부해버린다. 그리고 두려운 집에 남편은 자신과 아들만 남겨둔채 밤낚시를 간다고 한다.


 상은은 임신중이다. 상은의 남편은 폭력적이다. 임신중인 상은에게 손을 대지는 않지만, 상은은 남편의 행동 하나하나에 움츠러든다. 상은의 말마다 비아냥대고, 상은을 무시한다. 상은은 남편이 밤낚시를 간다기에 근처의 자기 엄마의 집에 데려다 달라고 하지만, 남편은 그 말조차 비아냥 대며, 거칠게 군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듣는 남편의 부고.


상은과 주란의 이야기가 겹치고 겹치며 흘러가는 이야기는 주란의 망상이 정말 망상인 것인지, 상은이 죽은 남편의 흔적을 찾아가는 스토리는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 거짓을 말하는지를 계속해서 의심하게 하며 이야기가 섞여간다. 

주란이 마당에서 발견한 것은 과연 무엇이였을까. 

상은이 찾아간 남편의 흔적 속에서, 그녀의 남편이 협박하던 것의 진실은 무엇일까.

그녀들은 자신을, 또는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위해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인지.

모두에게 의심이, 또는 모두가 정상인 것은 생각에, 대체 누구야~ 하며 숨막히게 쫒게 만드는 책이다.


으. 여름에 딱인 스릴러.

걸어오다 보이는 어느 주택의 앞마당이 갑자기 스산하게 보인다. 비도 주룩주룩 오는데...


진짜 재미나다! 추천!!


"대문을 닫고 몸을 돌리자 누가 내 뒷머리를 잡고 늘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고개를 돌리면 마당에.." p.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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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토의 저항자들 - 유대인 여성 레지스탕스 투쟁기
주디 버탤리언 지음, 이진모 옮김 / 책과함께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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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토” 많이 들어본 소리인데,, 어디 지역 이름인가? 했는데, 책을 통해 “게토”는 유대인 거주지역을 의미했다.(많이 들었으면서도 정확한 의미는 처음 알았다..) 유대인 거주지역의 저항자들이라는 이 책은 나치 독일 시대에 유대인 저항자들 중에서도 특히 “유대인 여성”의 투쟁기를 그리고 있는 책이다.

 엄연한 피해자이고, 누구보다 나치로부터 유대인을 구하기 위해 투쟁했던 이들이면서도 여자이기에 묻혔던 이들의 이야기이다. 우리가 일제치하 여성독립운동가가 엄연히 있었음에도 잘 알지 못하는 것처럼. 그래서 나는 이 책이 궁금했다. 


책은 여러 여성들의 투쟁기를 그리고 있다. 여성이기에 더 참혹했지만, 여성이기에 어쩌면 더 잘 숨길 수 이었던 이점들을 이용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대인들을 탈출 시켰는지를 읽으며, 더 놀라웠던 점은 그들이 고작 10-20대 였다는 사실.

 레니아는 폴란드인으로 유대인이다. 나치의 폴란드 침공으로 유대인들의 고립이 시작되었을 때, 그녀의 가족은 그곳을 떠나야한다는 것을 알았다. 온갖 흉흉한 소문이 돌고, 먹을 것이 떨어져 더이상 그곳에 머물수가 없었다. 그리고 떠난 피난길은 위험천만의 여정이였다. 오빠들이 잡혀가고, 가족들이 뿔뿔히 흩어지는 과정속에서도 불구하고 그녀는 유대인 공동체를 위해 투쟁했다. 결국 거짓 신분증이 들통나 구속되었고, 고문을 당하면서도 그녀는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것을 부인해야했다. 인정하는 순간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으니까. 그녀는 자신이 폴란드인이며 기독교인이라 말했고, 유대인 억양을 숨긴체, 폴란드어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수용소에서도 유대인이라는 신분을 숨겼지만, 유대인들을 도왔고, 아픈 친구를 간호하고 숨겼다. (병걸린 수용자는 아우슈비츠로 보내진다는 사실을 알았으니까.)  그녀의 가장 친했던 친구가 죽었음에도 유대인이라는 것을 숨겼어야 했고, 카톨릭 식 장례로 그녀를 보내야 했다. 그런 그녀는  결국에는 수용소에 갖은 핍박과 고문을 당하다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때, 그녀는 언니 사라의 도움으로 수용소에서 도망쳐, 폴란드 국경을 넘었을 때, 그녀의 나이 고작 19이였다.


이 책 속에서 가장 신기하다할까, 놀랍다고 해야할까. 폴란드 인이면서 유대인인 그들은 스스로 유대인임을 숨겨야 했다. 같은 폴란드인들과 또 다른 취급을 받았으니. 그러면서 종교를 숨기기 위해 카톨릭인 척을 해야했고, 그러면서  독일에게는 파르튀잔이 아니고, 유대인이 아님을 증명해야 했다.  분명 한 사람인데, 무엇이 아님을 이토록 증명해야 하는 시대는 과연 무슨 시대인가.

 폴란드에 국적을 두고 사는 같은 폴란드인이며, 또한 그들은 독일 나치의 피해자 이면서도, 유대인을 외면했다. 어떤이는 게슈타포에게 그들을 밀고하기도 했고, 어떤 이는 나치의 눈을 피해 그들을 숨겨주기도 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외면했다. 그렇기에 유대인들에게 폴란드는 나치독일에게는 같은 피해자이면서도, 유대인이 아닌 폴란드인은  또다른 의미의 가해자이기도했다.  


 그녀들은 투쟁을 했다. 변장에 능하고, 여자이기애 할 수 없으리라 생각하는 것들을 해냈다. 무기를 운반하고, 게슈타포의 무기고를 습격하고, 투쟁단체에 무기를  제공하고, 아이들을 피신시키고, 누구도 도울 수 없었던 공동체에 음식을 대고, 나치의 선전으로 외부는 알 지 못했던 그들의 학살에 대한 진실을 알리고, 위험천만하지만 나치에 뇌물을 대고 갖힌 유대인들을 탈출 시키며, 나치 부대가 공동체를 몰살 시키려할 때, 무기를 이용해 실제 물리적으로 그들과 싸웠다. 

그리고 살아남았지만, 그들의 투쟁은 폄하되었고, 묻혔다. 누군가의 말은 정치적으로 이용되거나, 비난받았다. 거짓말쟁이라는 취급을 받으며.


살아남은 이들은 결국 생을 온전히 끝맺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생존자의 죄책감일 수도, 아니면 떠나보낸 이들에 대한 그리움 일지도. 실제로 생존했던 이들은 자식을 통해 이미 떠나보낸 가족의 대체품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상실된 관계p.592” 가 생존자들의 가족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같은 시기의 우리나라를 생각치 않을 수 없었다.  나치가 유대인여성에게 행했던 만행은 곧 우리나라의 위안부를 생각케했고, 레니아와 같은 투쟁여성에서는 우리나라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생각케했다. 

그러면서도 그 투쟁속에 죽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과연 이 시대는 무엇과 누구를 위한 전쟁이였는지를 계속해서 반문하게 한다. 끔찍했다.


책의 말미에 저자가 했던 말 ”증오는 우리의 가장 무서운 적입니다. p.640” 라는말이 깊이 와닿는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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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은 노래한다
엘리 라킨 지음, 김현수 옮김 / 문학사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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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뒤표지에 쓰여진 문구.

“아플 땐 나한테 기대. 우린 서로가 서로에게 기댈 수 있어야 해. 그게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야.” 라는 문구가 참 따뜻해서 읽게 된 책.


준비가 되지 않은 아니 어쩌면 망가진 이들에게 태어난 에이프릴.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 캠핑카에 자신을 방치하는 아버지. 그리고 그런 아버지와 사는 여자 아이린. 에이프릴은 어떤 어른도 의지할 수가 없었다. 오로지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의 마고아주머니를 빼고는. 그녀는 겨우 열여섯인데.

그녀는 아이린의 차를 훔쳐 그곳을 떠났다.

그리고 이타카의 캠핑장에 자리를 잡고, 그곳의 카페 데카당스에서 일자리를 구한다. 그들에게는 자신이 열아홉이라고 하고는. 

거기서 만난 칼리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에이프릴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줬고, 애덤은 그저 노숙자였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에이프릴에게 따뜻한 잠자리를 제공한다. 누군가의 친절은 언제난 보답을 요구한다 믿었으나, 그는 댓가없는 친절을 그녀에게 배풀고, 그런 애덤에게 그녀는 점차 의지하는데,

그렇게 부모에게서도 받지못했던 사랑과 안정을 이타카에서 알게된 에이프릴은 그 따뜻한 시간이 너무나 행복했으나, 칼리와의 관계를 오해한 로즈메리로 인해 그곳을 떠난다. 그녀는 미성년자 였고, 신분증을 위조했고, 그녀가 너무나도 사랑한 애덤과 칼리를 망칠 수 없었으니까.

 그렇게 떠난 에이프릴은 덜자랐던 저스틴을 만났고, 좋은 사람인 에단과 로버트를 만났고, 무엇보다 오롯이 자신에게 속한 맥스를 갖게된다.


이야기는 1,2,3장을 통해 에이프릴의 여정을 그리고 있지만, 누구보다 외로웠던 그녀는 그 여정 속에서 가장 소중했던 가족을 만들어간다. 스스로 좋아하는 노래를 하며, 상처로 가득했던 아이였지만, 그래서 타인의 상처를 보듬고,  위로할 줄 아는 어른으로 자라며, 그녀는 그녀만의 가족을 만들어간다. 여전히 때로는 훌쩍 떠나버리는 그녀지만,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그녀라는 매개를 통해 모이는 것을 보며, 아마도 에이프릴이 망가진 부모 밑에서도 스스로를 망가뜨리지 않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그녀만의 가족이 아니였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짧게 완벽한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들을 이렇게나 그리워할 수 있다는 게, 그리고 얼마 살지 못한 곳을 고향처럼 느낄 수 있다는게 신기하다는 이야기도 했다.” p.563


좋은 사람은 다른 좋은 사람을 만들어낸다는 것. 책을 보며, 나도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에이프릴이 그녀의 가족이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되는 삶을 살길 바란다.


Good!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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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숲 Untold Originals (언톨드 오리지널스)
천선란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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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란 작가님의 신작이 나왔고, 그 내용이 디스토피아를 그렸다기에 고민도 않고 선택한 책.

개인적으로 디스토피아를 좋아한다. 그냥 지금의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같아서.

이끼숲  책을 읽으며  역시 근미래 어쩌면 우리에게 벌써 온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의 지구. 더이상 지상에서 살 수 없었기에 지하로 내려가 스스로 갖혀지내는 인간의 이야기인지도.


책은 단편처럼 보이지만, 같은 배경의 다른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면서, 마지막엔 다시 모이는 연작소설이다.. 바다눈, 우주늪, 표제작인 이끼숲. 

모든 스토리의 배경에 있는 지하세계는 모든 인간이 노동을 해야하고, VA2X라는 약물을 먹어야한다. 먹지 않으면 환각, 환시를 보게되고, 그렇게 되면 정신재활원인지 교화소에 끌려가게 된다. 약때문인지, 환경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곳에서 재활을 받고 나온 이는 더이상 그 전의 그가 아니다. 그렇기에 모두들 밥을 먹지는 못해도 그 약은 꼭 사먹어야 한다. 또한 모든 인구는 산아제한 정책에 영향을 받으며, 그 규칙을 어기면 태어난 아기는 어디론가 보내진다. 알 수 없는 곳으로. 모든 인간은 생체인식 칩을 가지고 있기에 이 정책은 꽤나 강력하다.

그리고 모두는 지상으로 갈 수 없고, 그런 생각 자체가 정신 재활원에 가게되는 강력한 처벌이 따른다. 


<바다눈>은 모든 인간이 노동을 해야하는 곳에서 일하는 마르코와 은희. 하지만 더 나은 대접을 받고자 노동자의 일부가 시위에 참여하고, 마르코는 그들의 일을 대신하며 수당을 더 받는다. 그들은 꽤 오랫동안 시위를 하고도 결국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다. 다만 회사는 내년에는 더 많이 올려주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결국 회사는 도산하고, 새로 들어선 경영진은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이 이야기 속에서 마르코가 처한 딜레마. 이제 회사에 들어온 신입이지만 그는 선배들이 무엇을 위해 시위를 하는지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신입이라는 점, 그들의 시위로 꽤나 더해진 수당이 그가 시위에 참여 할지 말지를 자꾸 망설이게 한다. 그리고 돈이 너무나 필요했던 은희가 사라지고, 그는 자신이 그토록 좋아했던 은희의 목소리를 가상세계의 아바타에게서 듣는다.

지하세계의 시스템은 인간으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할 수 없게 만든다. 그 판단을 마르코는 은희의 목소리를 통해 깨닫지만, 이미 지나간 시간을 돌이킬 수 없었다. 마르코가 그걸 미리 알았던들 무언가를 할 수 있었을까.


<우주늪> 지하세계의 산하제한 정책 탓에 태어났지만 숨어 살아야했던 의조와 의주의 이야기. 부모의 선택으로인해 의조는 숨어야했고, 의주는 아니였다. 의조는 늘 고민한다. "왜 나였을까" 결국 의조는 그 이유가 없었음을 알게된다. 의조는 늘 의주를 환기구를 통해 따라다니며 그녀의 삶을 지켜본다. 나라면 어땠을까.하고 생각하며. 하지만 의조는 자신이 다니는 환기구를 통해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그녀만의 일을 하기위해 떠난다. 그렇다면 의조가 갖힌이였을까. 아니면 의주가 갖힌 이였을까.


표제막인 <이끼숲> 이 이야기에는 모두가 등장한다. 그리고 결국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였는지가 가장 명확하게 보이면서도, 과연 무엇을 구하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그 세상이 나은 세상이였는지는 의도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 유오의 위험을 눈치채고도 신고하지 못한 소마. 소마는 위험을 감지하고도 신고하지 못한 자신을 계속해서 친구를 잃을까봐였는지, 자신의 안위속에 숨은것인지를 놓고 괴로워한다. 그러던 소마는 선택한다. 친구 유오의 클론을 매고, 여러 친구들의 도움으로 그가 그토록보고싶어했던 온실을 보여주기 위해. 말이 무성했고, 실제 식물도 하늘의 별도 본적이 없는 이들이 찾은 온실은 그들이 상상하던 곳과 닮아있을까.


"구하고 싶은 소설"을 썼다는 작가의 말을 읽으며, 구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였다. 표제작인 이끼숲의 결말은 어쩌면 예상할 수 있었던 내용이면서도, 나에게 대입했을때, 과연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결말과 같았을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아마도 나는 '아니요'라고 말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바다눈>의 마르코를 이해할 수 있었고, 유오를 보낸 소마의 마음이 백분 이해가 가기도 했다. 그 이후의 발걸음은 글쎄. 하지만 누군가는 현실에서 한걸음을 떼야 했고, 그 한걸음이 또다른 한걸음을 만들어낸다면, 아마도 현실의 부조리함은 느리지만 없어져가겠지. 그게 마르코이고, 의조이고, 소마인지도. 그래서 모두를 구하게 될지도. 다만 누군가를 구하기위한 그 힘이 왜 늘 가장 소중했던 이를 잃고 나서 인지는. 그렇기에 그 세상이 정말 디스토피아인건지, 아니면 그러고도 나아갈수 없는 세상이 디스토피아인건지 모르겠다. 뭐든 다 슬프다. 그래도 이 소설은 그 이후의 한걸음이 있다는 것에서 희망을 찾아야 하는 걸까.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하는 소설은 늘 지금을 돌이키게 만든다.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세계니까. 지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갖힌 삶일까 아닐까. 정말 우리는 꼭 누군가를 잃고서야 나아갈 수 있는 것일까. 

정말 그런 세상은 오지 않길 바라며.


추천!


"자격이 되지 않는다고 정확하게 말해주고, 지상의 식물은 책에 나와 있는 것과 다르다는 걸 알려줬어야 했는데, 과거는 우주와 같아서 우리는 걸어 그곳에 갈 수 없고, 네가 꿈꾸는 아름다움은 만질 수 없는 별과 같아서 실체를 마주하기 위해 걸음을 내딛는 순간 실망만 가득한 거라는걸.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나무의 뿌리에라도 가닿으려던 그 애의 마음을 무엇으로 꺾을 수 있었을까 싶다."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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