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토의 저항자들 - 유대인 여성 레지스탕스 투쟁기
주디 버탤리언 지음, 이진모 옮김 / 책과함께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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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토” 많이 들어본 소리인데,, 어디 지역 이름인가? 했는데, 책을 통해 “게토”는 유대인 거주지역을 의미했다.(많이 들었으면서도 정확한 의미는 처음 알았다..) 유대인 거주지역의 저항자들이라는 이 책은 나치 독일 시대에 유대인 저항자들 중에서도 특히 “유대인 여성”의 투쟁기를 그리고 있는 책이다.

 엄연한 피해자이고, 누구보다 나치로부터 유대인을 구하기 위해 투쟁했던 이들이면서도 여자이기에 묻혔던 이들의 이야기이다. 우리가 일제치하 여성독립운동가가 엄연히 있었음에도 잘 알지 못하는 것처럼. 그래서 나는 이 책이 궁금했다. 


책은 여러 여성들의 투쟁기를 그리고 있다. 여성이기에 더 참혹했지만, 여성이기에 어쩌면 더 잘 숨길 수 이었던 이점들을 이용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대인들을 탈출 시켰는지를 읽으며, 더 놀라웠던 점은 그들이 고작 10-20대 였다는 사실.

 레니아는 폴란드인으로 유대인이다. 나치의 폴란드 침공으로 유대인들의 고립이 시작되었을 때, 그녀의 가족은 그곳을 떠나야한다는 것을 알았다. 온갖 흉흉한 소문이 돌고, 먹을 것이 떨어져 더이상 그곳에 머물수가 없었다. 그리고 떠난 피난길은 위험천만의 여정이였다. 오빠들이 잡혀가고, 가족들이 뿔뿔히 흩어지는 과정속에서도 불구하고 그녀는 유대인 공동체를 위해 투쟁했다. 결국 거짓 신분증이 들통나 구속되었고, 고문을 당하면서도 그녀는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것을 부인해야했다. 인정하는 순간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으니까. 그녀는 자신이 폴란드인이며 기독교인이라 말했고, 유대인 억양을 숨긴체, 폴란드어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수용소에서도 유대인이라는 신분을 숨겼지만, 유대인들을 도왔고, 아픈 친구를 간호하고 숨겼다. (병걸린 수용자는 아우슈비츠로 보내진다는 사실을 알았으니까.)  그녀의 가장 친했던 친구가 죽었음에도 유대인이라는 것을 숨겼어야 했고, 카톨릭 식 장례로 그녀를 보내야 했다. 그런 그녀는  결국에는 수용소에 갖은 핍박과 고문을 당하다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때, 그녀는 언니 사라의 도움으로 수용소에서 도망쳐, 폴란드 국경을 넘었을 때, 그녀의 나이 고작 19이였다.


이 책 속에서 가장 신기하다할까, 놀랍다고 해야할까. 폴란드 인이면서 유대인인 그들은 스스로 유대인임을 숨겨야 했다. 같은 폴란드인들과 또 다른 취급을 받았으니. 그러면서 종교를 숨기기 위해 카톨릭인 척을 해야했고, 그러면서  독일에게는 파르튀잔이 아니고, 유대인이 아님을 증명해야 했다.  분명 한 사람인데, 무엇이 아님을 이토록 증명해야 하는 시대는 과연 무슨 시대인가.

 폴란드에 국적을 두고 사는 같은 폴란드인이며, 또한 그들은 독일 나치의 피해자 이면서도, 유대인을 외면했다. 어떤이는 게슈타포에게 그들을 밀고하기도 했고, 어떤 이는 나치의 눈을 피해 그들을 숨겨주기도 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외면했다. 그렇기에 유대인들에게 폴란드는 나치독일에게는 같은 피해자이면서도, 유대인이 아닌 폴란드인은  또다른 의미의 가해자이기도했다.  


 그녀들은 투쟁을 했다. 변장에 능하고, 여자이기애 할 수 없으리라 생각하는 것들을 해냈다. 무기를 운반하고, 게슈타포의 무기고를 습격하고, 투쟁단체에 무기를  제공하고, 아이들을 피신시키고, 누구도 도울 수 없었던 공동체에 음식을 대고, 나치의 선전으로 외부는 알 지 못했던 그들의 학살에 대한 진실을 알리고, 위험천만하지만 나치에 뇌물을 대고 갖힌 유대인들을 탈출 시키며, 나치 부대가 공동체를 몰살 시키려할 때, 무기를 이용해 실제 물리적으로 그들과 싸웠다. 

그리고 살아남았지만, 그들의 투쟁은 폄하되었고, 묻혔다. 누군가의 말은 정치적으로 이용되거나, 비난받았다. 거짓말쟁이라는 취급을 받으며.


살아남은 이들은 결국 생을 온전히 끝맺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생존자의 죄책감일 수도, 아니면 떠나보낸 이들에 대한 그리움 일지도. 실제로 생존했던 이들은 자식을 통해 이미 떠나보낸 가족의 대체품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상실된 관계p.592” 가 생존자들의 가족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같은 시기의 우리나라를 생각치 않을 수 없었다.  나치가 유대인여성에게 행했던 만행은 곧 우리나라의 위안부를 생각케했고, 레니아와 같은 투쟁여성에서는 우리나라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생각케했다. 

그러면서도 그 투쟁속에 죽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과연 이 시대는 무엇과 누구를 위한 전쟁이였는지를 계속해서 반문하게 한다. 끔찍했다.


책의 말미에 저자가 했던 말 ”증오는 우리의 가장 무서운 적입니다. p.640” 라는말이 깊이 와닿는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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