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인 여자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푸른숲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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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표지에 강렬한 제목 “신을 죽인” 여자들. 그리고 소개 글의 “종교적 광신”이라는 표현이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종교적 광신이 포함된 스릴러는… 으스스한 맛에 겨울의 추위와 잘 어울린달까. 그리고 책을 읽은 오늘은 날이 흐려 더 책의 붉은 색이 눈에 띄는 날이였다.


리아의 동생 아나는 어느날 온몸이 잘린 채, 불에 탄 채로 발견되었다. 리아는 자신이 사랑했던 동생의 장례식날조차 종교에 매달리며, 종교적 행위를 강요하는 식구들을 견딜수가 없다. 대체 종교가 무엇이길래. 동생의 죽음 조차 막지 못한 종교가 대체. 그리고 강압적이고 억압적인 언니 카르멘, 광기에 가깝게 종교를 맹신하는 엄마를 떠난다. 유일하게 말이 통했던 아버지와 편지만 주고받는 상태로 30년이 흘렀다. 

그리고 언니 카르멘과 그녀의 남편 훌리안이 그녀를 찾아왔다. 그들의 아들 마테오가 사라졌고, 마테오가 마지막으로 카드를 결제한 곳이 리아의 서점이라면서.

그리고 그들은 아버지의 죽음을 알려준다. 분명 리아는 2주전까지 아버지와 편지를 나눴음에도, 편지의 어느 구절에서 조차 아버지가 암으로 투병중이였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과,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아버지를 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하지만 한편, 그녀를 찾아왔었다는 조카 마테오가 그녀 곁에서 오랜 동안 서성였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30년전의 시점.

리아, 마테오, 아나의 가장 친했던 친구 마르셀라, 훌리오, 카르멘의 시점에서 30년의 ‘그’ 사건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종교’를 믿지 않는다. 리아와 비슷하다. 무신론자. 하지만 종교가 주는 순기능을 부인하진 않지만, 그런 믿음이 굉장히 자의적(?)으로 해석되는 경우를 보면, 과연 수천년동안 이어져 내려온 ‘종교’의 ‘신’이 원하는 것은 그것이 였을까?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어짜피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이상 종교는 개인의 생각속에서만 존재하는 피상적인 무엇이긴하지만, 많은 이들이 같은 믿음을 가지는 데는 그만한 기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기준이 무시된채, 나만의 생각 속에 매몰된 종교는 더이상 종교가 아니고, 그 안의 신은 신이 아닌 것이라고 이 이야기는 말하고 있었다. 그 결과의 끔찍함은 조각난 불에 탄 시체 뿐만아니라 끝끝내 그 것이 옳다고 믿은 그의 생각을 포함한다.  사람만큼 잔인할 수 있는 존재가 있을까.


나는 무신론자 이기에 보통 우리가 도덕이라 일컫는 사회의 기준을 보지만, 나에게 종교가 있다면, 과연 나는 믿음이라는 미명하에 갖는 나의 생각을 나의 기준에 맞게만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돌아보게 만들 것 같은 이야기.


과연 아나의 죽음 뒤에 숨겨진 실체적 진실은 무엇일까.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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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선언 범우문고 88
마르크스.엥겔스 지음, 서석연 옮김 / 범우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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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유명한 책 

“하나의 유령이 지금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냉전시대에는 금서로 지정되어 있던 책. 

그냥 문득 읽어보고 싶어졌다. 읽고나서 후회했지만…(선언이라기에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읽었던 내 오판..) 책의 판본은 작고 얇았지만, 내용은 어려웠다. 아무래도 공산주의라는 이념을 ‘선언’으로 썼지만, 마르크스/엥겔스의 철학을 짦은 글 속에 녹여야했기에 그들의 사상이 압축적으로 들어있다보니, 내게는 꽤 어려웠다.


유령의 서문으로 시작해, “이제까지의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 투쟁의 역사다”로 시작하는 책은 프롤레탈리아가 왜 중심이 되어 공산주의자가 되어야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었다. 그것은 곧 그 시대가 가진 가장 부조리, 모든 것을 ‘돈’이라는 척도로 보는 부르주아지에 대한 경고이고, 다수의 프롤레타리아의 봉기를 촉진하는 것이였다.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 사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우리는 인간이 말그대로 어떻게 ‘쓰였는지’를 알고 있다. 그 시대의 서민의 생활을 돌아보자면, 왜 ‘공산당선언’이라는 글이 나올 수 밖에 없었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완전한 공산주의가 실패했다는 사실을 알고있다. 나는 그것을  인간의 재화에 대한 소유라는 욕망을 배제한 결과로 인한 것이다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만, 사실은 꽤 복잡한 사회역학에 의해서라고 들었다.(이 부분은 듣기했으나 잘 모르겠음..어려워..ㅠ)

다만, 이 선언문은 정말 잘 쓰여졌으나, 뭔가 선언이라는 미명하에 굉장히 강압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사적 소유에 대한 부정, 종교에 대한 부정, 재화에 대한 부정, 모든 것을 부정한다. 하지만, 인간에게 뿌리깊에 내려있는 사상 즉 종교, 욕망 등에 대한 많은 것들이 부정된 사회에서 옳다고 공정하다고 하지만, 모두가 같은 목표를 바라보는 사회는 과연 건강한 사회인 것일까?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던 노동자의 인권, 여성의 인권, 아동의 인권에 대해 언급되어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로써는 엄청나게 진보적이였다는 점에서는 인정!

 어쩌면 당시의 공산당 선언은 인권 선언이였는지도 모른다. 가장 핍박받고, 가장 말단에서 존재하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지만, 누구도 돌보지 않았던 이들을 대변하는 선언. 그것이 변질되어 역사 속의 공산주의 사회를 만들었지만,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말한 공산주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속의 그것과는 달랐다. 같은 이름이지만, 다른 체제같달까.


“계급 투쟁의 역사, 말하자면 착취 계급과 피 착취 계급, 지배 계급과 피지배 계급 사이의 투쟁의 역사 였다는 것, 이들 계급 투쟁의 역사는 진화의 한 게열을 형성하고 있으며 지금은 착취당하고 억압 당하는 계급-프롤레타리아트-이 착취하고 지배하는 계급-부르주아지-의 지배로부터의 자기 해방을 완수하는 것은, 동시에 모든 사회를 모든 착취, 억압, 계급 차이 및 계급 투쟁에서 영원히 해방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단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p. 113


우리 역사 속에서 공산주의는 사라졌지만,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남긴 유산은 자본주의 속에 녹아들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개인의 소유를 인정하지만, 이 사회가 모두가 함께 가야한다는 사실에는 많은 이들이 납득하고, 보호 받아야 할 누군가를 위한 제도에 기꺼이 동조하는 것이 그런 측면이 아닐까. 1970년대 미국의 소득세는 소득별로 달랐지만, 가장 최고 세율은 90%까지 육박했다고한다. 자본주의의 붕괴를 막기위해. 어쩔수 없는 극단의 경우였겠지만, 저 세금은 결국 그 시대 가장 약자의 삶을 지켜냈을테니말이다. 


읽어볼만한 글이다. 내게 어렵긴 했지만.


굿.


다시 찬찬히 한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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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전장 - 박경리 장편소설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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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님 소설이다. 오랫동안 장바구니에 담아뒀었는데, 어느샌가 "품절"이 떠버리고 말았다. 갑자기 읽어야겠다는 조바심이 들어 도서관을 통해 겨우 읽은 책.

책은 해방 이후부터 6.25까지의 시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6.25는 우리 한민족의 전쟁이였고, 그 이후 우리는 지금까지도 그 이념전쟁에서 해소되지 못했다. 왜그래야했을까. 책은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꽤나 양쪽에서 갖는 이념에 대한 괴리와, 그럼에도 살아내야했던 우리의 인간의 삶을 담고 있다.

좀 놀랐다. 박경리선생님이 이 책을 쓰셨던 당시는 '아마도' 아직은 냉전의 한가운데가 아니였나 싶은데, 이런 소설을 쓰셨다니. 박경리라는 대 작가였기에 가능했던 걸까.

남과 북 어느 한쪽을 옹호하지 않고, 꽤나 냉정하게 그려진 소설의 등장인물의 생각이 놀라웠기에.


책은 지영, 기훈, 가화를 통해 그려진다. 해방 이후에도 암암리에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안다. 그런 시절, 지영은 돈을 벌기 위해 북쪽과 가까운 마을 선생으로 간다. 결혼을 했고 아이도 있었지만, 누군가 기혼여성은 불리할 수 있다고 미혼인 척 하라는 조언을 하고, 그녀는 거짓말대신 결혼 했다는 사실을 함구한다. 

 그리고 터진 6.25. 북한군이 쳐들어왔다는 사실을 듣고, 지영은 근처 군부대의 도움으로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 때까지만해도, 지영에게 가족은 일종의 짐이였다. 그래서 '미혼' 행세를 하는 동안은 어쩌면 그녀는 그 현실을 정말 원했었는지도. 하지만, 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통해 지영은 가족을 돌아보게 된다. 그렇게 돌아온 가족 속에서 북한군 세상이 된 마을에서 남편 기석은 형을 따라 입당원서를 내지만, 그의 형인 기훈은 그가 가짜라며, 책망하며, 너는 입당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렇게 입단이 불발되던 차, 인천상륙작전으로 허를 찔린 북한군의 후퇴가 시작된다. 

그리고 형 기훈은 커뮤니스트로 자신의 신념을 따라 사랑하는 여자 가화를 두고, 전쟁에 나선다. 

 한편 국군과 미군으로 점령당한 마을은 그때부터 빨치산을 색출하고, 그 과장에서 누가 공산당인지에 대한 고발이 시작된다. 남편 기석은 입당원서를 냈다는 사실에 두려움에 떨며 숨어지냈지만, 결국 그 이유로 잡혀간다. 그리고 지영은 그 때부터 남편을 찾아, 가족을 돌보며 피난생활을 시작한다. 어쩔수 없이 가족을 돌봐야했고, 살아야했기에 가지 못했던 피난을,  남편을 찾아 전쟁을 피해 자식 둘과 시모를 데리고 떠난 피난생활이 시작된다.


 그리고 공산당의 후퇴에 밀리며 계속해서 이념과 개인의 감정 속에서 갈등을 반복하는 기훈. 그를 찾아나선 가화. 

기훈이 말하는 커뮤니스트 즉 공산당은 지금의 북한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자본주의에 대한 비난, 프롤레탈리아를 핍박하는 체제에 동조할 수 없는 기훈은 가화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과 자신이 지켜야 할 이념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며, 가화를 밀쳐내는 인물이다.

 지영이 지독하게 오롯이 개인과 가족의 삶에 집중하는 당시 인물을 대표한다면, 기훈은 이념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인물을 대표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계속되는 기훈의 커뮤니스트로써의 활동을 읽고 있자면, 나는 개인적으로 답답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너무,,, 이론적이랄까. 실제의 삶을 돌아보지 않는 그저 철학과 생각으로만 존재하는 어떤 뜬구름같은 생각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그것은 내가 결과를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기에 그런 생각을 하는지도...또한 이념이든 뭐든 간에 뭐든 사람이 있고서 사상이 있고 체제가 있는 것인데, 기훈의 생각속에 사람이 있지 않다는 점이 내게는 한편 불편함으로 다가왔는지도.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 자본가에 의한 임금노예나 공산주의 사회에 있어서 국가에 의한 빵의 노예가 뭐가 다르다는 겁니까? 인간의 상품화, 상품의 물신성을 막고 인간을 해방하려는 마르크시즘은 어디로 달아났다는 겁니까? 지금 프롤레타리아는 존재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동자는 존재하고 있습니가? 사회주의 실현의 목적은 인간 해방일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인간은 오 개년, 십 개년 계획과 사회주의 경쟁을 위한 수단으로 되고 말았단 말입니다. 절대주의와 뭐가 다르며 필연적으로 섹세녈리즘에 빠질 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 p.299


남편을 찾아, 전쟁을 피해 떠난 피난길 위에서의 지영, 자신의 신념을 찾아 떠난 기훈, 그를 따라 떠난 가화.  

우리는 대체 무엇을 위한 전쟁을 했던 것일까. 전쟁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죽음과 이별, 지금까지 한민족끼리의 대립하는 상처, 그것을 이용하는 정치집단 외 우리에게 무엇이 남았을까.


슬프다.


개인적으로 박경리 선생님의 책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토지도 아직은...안읽었음...-_-;;) 이렇게 역사적 사실에 대해 구체적인 선생님의 생각이 드러난 책은 처음인것 같아 읽는 내내 놀라웠다...

그리고 그 사실은 많이 슬펐다.


추천!

다시 출간부탁드립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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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 증명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7
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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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작가님의 소설. 나는 이런 책이 참 좋다. 끝사랑을 보여주는 책. 서로가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가득한 책. 그래서 슬픈 책. 이 책이 그랬다. 나 자신 조차 나를 믿기 어려운 세상 속에서 타인을 이토록 사랑할 수 있을까. 천년을. 만년을.

 

이 이야기는 구와 담의 이야기이다. 한 동네에서 자란 아이들의 이야기 서로가 각자의 아픔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서로의 아픔을 보듬었고, 서로를 그리워했던 이들의 이야기이다.

시작은 구의 죽음이다. 구의 죽음을 거슬러 올라 담과 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도박, 사채등으로 이미 무너진 가정속의 구. 부모님이 누구인지도 모른채 이모와 함께 사는 담. 둘은 동창이였다. 구는 사고만 치고, 담을 괴롭히던 학생이였지만, 담은 그런 구를 원망하지도 미워하지도 않는다. 힘들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시작된 사랑이였지만, 서로가 서로를 이토록 믿고 의지할 수 있을까. 한명은 지금의 환경 속에서 한발 딛고 나아갈 수 있었음에도 말이다. 

 

”행복하자고 같이 있자는게 아니야. 불행해도 괜찮으니까 같이 있자는 거지.“ p.159

 

남겨진 이에게 떠나간 이의 육체란 어떤 의미일까. 아니, 남겨진 이에게 떠나간 이의 모든 것은 곧 그 자신이다. 그러기에 담은 이모를 보내고도 이모와 함께 했던 모든 것들을 버리지 못했다. 염을하고, 장례를 치르는 것은 그저 의식일 뿐. 사랑했던 이를 보내야 하는 시간은 아주 한참 후에 찾아온다. 아니 보낸다는 표현보다, 그가 없는 공간 속에서도 그와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감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 그런 담에게 구의 죽음은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할까.

그 시간을 버텨내기 위해, 구를 기억하기위해 담이 치르는 장례가 나는 너무나 아팠다. 그녀는 그렇게 구와 함께 할 수 있었을까. 그녀를 지켜보는 구는 그럼에도 그녀가 천년을 더 살아 자신에게 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자신은 천년도, 만년도 살 수 있으니까.

 책은 담과 구의 이야기이지만, 그 이야기의 속에서 계속 이별이 보인다. 어쩌면 둘의 가장 평온한 시절 함께 했던 노마와의 이별. 담에게 구만큼이만 소중했던 이모와의 이별. 그 이별들 속에서도 서로를 슬프게 하지 않기 위해 떨어져 있는 순간 조차 그들은 서로를 생각한다.

서로가 있어 버텨낼 수 있는 시간이 였긴 하지만 나는 이별이라면 떠나는 쪽을 택하고 싶다. 남겨진 이의 슬픔은 정말 싫어서.  담의 ”이 몸에 갇혀있다“는 표현이 주는 그 어쩌지 못하는 그 감정이 나는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그 어쩌지 못하는 그 감정이 나는 정말 몸서리치게 싫다.

 

어쩌면 지독한 사랑일수도, 어쩌면 지독한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천년 만년가는 사랑 이야기. 현실 속에서 볼수 없는 마음이기에 이런 이야기에 더 빠져드는지도.

재밌다는 표현보다, 가슴 저리게 읽혔다고 말하고 싶다.

 

구와 담은 만났을까? 천년이 지나서. 만년이 지나서..

 

”동물의 힘은 유전된다. 유전된 힘으로 강한 놈이 약한 놈을 잡아 먹는다. 불과 도구 없이도, 다리와 턱뼈와 이빨만으로. 인간의 돈도 유전된다. 유전된 돈으로 돈 없는 자를 잡아먹는다. 돈이 없으면 살 수 있는 사람도 살지 못하고, 돈이 있으면 죽어 마땅한 사람도 기세 좋게 살아간다.“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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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사냥 스토리콜렉터 108
크리스 카터 지음, 서효령 옮김 / 북로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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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을 사냥한다라… 제목이 너무 직관적인데..라는 생각과 함께 읽은 책. 정확하진 않지만 어떤 책일지에 대한 느낌은 비교적 분명했지만, 그 분명함에도 지루하지 않고 흡입력이 대단한 스토리였다. 으흐. 겨울에 읽는 스릴러라.


참고로 이 책은 헌터 시리즈 중의 한권이고, 6번째 시리즈인 <악의 심장>의 속편이라고 한다. 헌터와 루시엔 폴터 사이의 일이 무엇일까가 읽는 내내 궁금했는데 끝가지 그들의 과거가 단편적인 것 외에는 밝혀지지 않고 끝나서 대체 뭐지하던 중, 마지막 저자의 글에서 그 단서를 찾았다.ㅋㅋㅋ 속편이라는 사실.


LAPD인 로버트 헌터와 상상 할 수 조차 없는 루시엔 폴터는 스텐포드의 동기였다. 가장 친한 사이였고, 따돌림 받던 헌터에게 루시엔은 든든한 버팀목이면서, 동료였다. 그랬던 그들이 지금은 가장 최악의 관계가 되었다. 누구도 탈출을 상상할 수 없는 곳에서 루시엔은 7명을 죽이고 탈옥을 했다. 그리고 헌터에게 전화를 걸어온다. 이제부터 ‘게임’을 시작할 것이라고,

그러니 잘 따라오라고, 메뚜기. 라면서.

그렇게 루시엔은 자신만의 사이코패스. 즉 살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며, 그것을 게임이라 부르고 헌터를 끌어드린다. 하지만 매번 그의 계획을 저지하지 못하고, 속수 무책으로 당한다. 대량살인, 엽기적이면서 너무나 끔찍한 살인 행태 등 경찰 누구도 그의 살인 계획을 감히 예측하지도 못하고, 그 자체도 찾아내지 못한다.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천재적인 사이코패스 였기에.

그는 오로지 복수를 위해 탈옥을 했고, 헌터의 가장 가까운 이를 향해 파고들며, 헌터를 가장 고통스럽게 만들기 위한 게획을 하나씩 실행해간다.


책을 읽고 있다보면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박사가 생각난다. 어떤 살인 패턴도 없고, 잡히기 전까지는 그가 누구인지도 모를 그럴 유령같은 살인마. 잡혀 모든 신상이 공개가 된 후에도 쫒는 사람은 분명하지만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현실에도 그런 살인마가 있다면, 아마도 우리는 그가 살인마라는 사실 조차 알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이 이토록 ‘악’에 근접할 수 있을까. 

이런 책을 읽다보면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운 존재라는 말은 정말 순도100% 진실이다. 


헌터는 루시엔을 어떻게 저지할까.

루시엔은 그의 계획대로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질 수 있을까. 

아무래도 둘의 과거를 알아야겠어...



"그들과 우리, 그러니까 사이코패스 말이야. 그 살인자들이 한 생명을... 또는 많은 생명을 앗아 간 후에 자기 자신과 화해하는 방법이지. 우리는 살인 행위를 현실에서 그다지 현실로 느껴지지 않는 것으로, 이를테면 이야기나 신문 기사 속 사건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바꿔.

... 중략....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상관없이 '우리'가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해. 이런 일을 충분히 되풀이하다 보면, 우리가 믿고 싶은 것을 믿기 때문에 결국은 선과 악이 모든 의미를 잃어버리는 지경에 이르게되지. 자, 어떠신가. 연방보안관 나리, 내 설명이 충분했나? 그게 오늘의 이 세상이야"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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