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럴 어린이작가정신 클래식 6
찰스 디킨스 지음, 박청호 엮음, 로베르토 인노센티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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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을 이제서야 읽었다. 말로만 듣던 노랭이 스쿠르지의 이야기. 스쿠르지가 노랭이의 대명사이긴 하지만, 왜인지, 그가 어떻게 개과천선 하게 되었는지는 잘 몰랐다. ㅋ 이 책을 안읽어봤기에. 마침 크리스마스에 눈에 띄었지만 새해가 되고서야 읽은 책. 왜 이 책이 이토록 유명한지 알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어린이 책이 아니라 40-50대의 어른 책이 여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인색한 노랭이 스크루지는 크리스마스에 동업자 말리를 보내고, 매년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냈다. 그러다 7년이 흐른 크리스마스. 여전히 크리스마스에 찾아오는 조카에게 냉랭하고, 누군가를 돕기 위해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이들을 내쫒고, 크리스마스에 쉼에도 불구하고 서기에게 나가는 임금이 아까운 노년의 할아버지. 그렇게 24일 업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간다. 그러다 죽은 말리를 만나고, 말리는 앞으로 찾아올 3명의 유령을 잘 기억하라는 말과 함께 다시 떠난다.

그렇게 스쿠르지를 찾아온 3명의 유령.

한명은 과거.

한명은 현재.

한명은 미래.

과거는 내가 무엇에 행복했고, 무엇을 바랬는지를.

현재는 내가 지금 놓치고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미래는 그래서 내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하루 저녁에 유령과 함께 했던 여행은 스크루지에게 말하고 있었다. 작은 것에도 기쁘고, 가족과 함께 해서 즐거웠던 나의 과거는 힘들고 가난했음에도 행복했으나, 현재는 나는 무엇에도 즐거움이 없다. 그래서 내가 놓아버린 행복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말한다. 그래서 그렇게 계속된 삶을 살았을 때 나의 미래는 지금보다 더 지독하게 어둡고 외로울 것임을.. 그러니 스쿠르지에게 행복의 가치가 돈과 같은 물질이 아닌 타인과 나누는 마음에 두기를 바라는 친구의 후회이지 않았을까. 그러니 너는 그렇게 살지 말라고, 아니면 더이상은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던 숨겨있던 스크루지의 진짜 속내이지는 않았을까. 


내가 이 책이 어린아이 책이 아니라 40-50대의 책이 되길 바랬는지는 이 책을 읽는 성인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가졌던 본래의 마음을 잊고, 너무나 현실적이 되어가는 나이가 40-50대니까. 과거도 미래도 생각하지 못할만큼 현실에 치이는 나이가 딱 그 나이쯤이라. 내가 잊고 사는것, 놓치고 사는 것을 돌아봐야할 나이이지 않나..싶은 생각이 들어서 였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스스로에게도 읽어주세요. 어제보다 행복한 내일을 만나기 위해서.


2023년 한해의 시작이다. 내가 너무 인색하지 않게, 힘들지만 여유를 가지고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한해가 되길. 그래도 모두가 웃는 시간이 2022년보다 1초라도 더 늘어나는 한해가 되길. 바래본다.


Good!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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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가 - 타인 지향적 삶과 이별하는 자기 돌봄의 인류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28
이현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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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 정말 궁금했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심한 현상아닌가. 타인의 눈을 쫒는것. 누군가 세워놓은 규칙아닌 규칙 속에 갖혀사는것. 왜 그럴까. 제목만으로 그 이유를 갑자기 알고 싶어졌다.

결론을 말하자면, 그 이유가 간단명료하진 않았다. 갈길이 멀었구나라는 한숨이 나왔지만 적어도 그 이유는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시작은 가족이였다. 우리가 가족이라 말하는 울타리, 그 자체가 어쩌면 욕망의 결과 였다는 사실이였다. 재밌었다. 생각해 본적 있는가? "정상가족"이라는 범위. 이 말 자체가 어쩌면 모순같았다. 정상가족이란 대체뭘까? 아버지, 어머니, 자식 2명으로 구성된 가족? 자식이 1명이면? 아버지나 어머니중 한명만 있다면? 그것은 비정상 가족일까? 결혼을 하지 않은 남녀가 아이를 낳아키운다면? 결혼을 하지 않은 남자 혹은 여자 혼자서 아이를 키운다면. 그건 비정상이라 불러야하는 것일까?

 우리가 말하는 핵가족의 형태는 근대이후 형성되었다고 한다. 급격한 근대화를 통해 사회가 발전하면서 남자는 바깥에서 돈을 벌어오고, 아내는 생산활동에서 벗어나 가족의 양육을 책임지는 역할로 말이다. 하지만 이 역시 일부 계층에서만 정해진 룰이였고, 노동자나 빈민 계급에서 여성은 가정 양육과 바깥의 생산활동에 종사해야 했다. 그러나 여성에게는 가정과 자식에게 헌신해야 한다는 이미지가 씌워지던 시기였다. 그러다 인구수 제한이 가해지며, 산아제한이라는 국가적 정책이 정해지고, 자식의 수가 줄어들며, 아이를 키우는 몫은 오로지 가족의 범주안에 속하게 되었다. 그러다 우리 사회가 IMF를 겪으며, 무한 경쟁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그런 사회 속에서 가족이라는 범주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오고, 가족이라는 범위가 해체되고 있는 것이 요즘이다. 그런 시대에 '정상가족'이라는 이데올로기를 말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대체 무엇일까? 

출산률 저하라는 위기에 처한 우리에게 '가족'의 정의는 과연 예전 그대로인것이 맞는 것일지를 생각해볼 때인 것이다. 출산율 저하를 가족이라는 범주안에서 해결해야만 하는 것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원인을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근대를 거치며 생격난 정상 가족이라는 이미지가 우리에게 씌워진 타인에 대한 시선의 시작이였다.


책을 읽고 있다보면, 우리가 가진 가족, 여성, 남성, 나이 등에 대한 편견이 지금 타인의 눈을 좆는 우리를 만들어냈음을 알 수 있었다. 근대에 형성된 가족이라는 범주안에서 형성된 남성의 역할, 여성의 역할, 그 자식이 나이 때에 맞게 이뤄야하는 것들, 그 범주 안에서 내가 나이마다 이뤄야하는 것들 등등. 몇살이되면 학교를 가고, 정규교육을 졸업해서 대학은 반드시가야하고 졸업하면 취업하고, 취업하고 나면 결혼을 하고, 결혼을 하면 아이 1-2명은 낳아야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을 돌보는 역할은 어떻게 누구에게 정해져야하고, 아이는 누구손에 커야하며, 30대가 되면 집을 장만해야하고 등등. 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는 이 성문화되진 않았지만 때때로 들려오는 저 소리들. 저기서 조금만 벗어나면 이상하거나 어디 모자란 사람이 되어버리는 사회. 왜 우리는 이런 숨막히는 절차에 따라 살아야하는 것일까? 내가 만든것도 내가 원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남부럽지 않은 삶'이라는 말. 그 말이 주는 의미가 딱 한국사회다. 왜 나의 삶을 말하면서 '남부럽지 않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는 것일까? 급격한 사회발전이 가져오는 부작용. 그것을 우리는 지금 겪고 있다. 모두의 목표가 같아진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이다. 가족 중심의 삶에서 물질 중심으로 넘어가는 지금, '남부럽지 않은 삶' 이 아니라면 최소한 남들처럼 사는 평범함이 목표가 되어버린 세상. 그 속에서 우리는 나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 주체성을 가지고 사는 삶이 아니라 타인의 눈에 맞춰진 나를 만들어가는 것이기에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도나 행복 지수가 최하위인 대한민국의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해야 우리는 이런 시선을 벗어나 오롯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그 시작은 다름을 틀린것이 아니라 다름으로 받아들이며, 다양한 사람의 다양한 삶에 대해 관용의 문화가 필요함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실패를 다음을 위한 발판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사회 안전망, 다름을 틀림으로 낙인찍지 않는 여유, 자신에 대한 믿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임을 저자는 말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포용이 우리에게 생겨날까?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렇게 나아갈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나의 시선을 좀더 여유롭게 만들기 위한 노력은 해봐야하지 않을까.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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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이시하라 니나 지음, 김혜숙 옮김, 박주홍 감수 / 성안당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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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몸에 큰 무리가 갔는지 면역력에 이상이 생겼다.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몇년째 걸리지 않았던 감기에 앓고, 눈에 이상이 생겨 안과에 갔더니 면역력 이상으로 생긴 결막염이라고 했다. 하.. 이게 불과 1-2주간에 나에게 닥친 일이였다. 그러다 문득 대체 왜. 면역력에 이상이 생긴것일까..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나의 생활 습관이나 식습관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닐까? 아는 의문이 들던차 읽게 된 책.


한장에 하나의 면역력 증진을 위한 팁으로 구성된 책은 읽고 있으며, 나를 돌아보니 총체적 난국이였다.ㅋ

아마 이 책을 읽는 분 대다수(?)가 그렇지 않을까?(나만 그러나.ㅠㅠ)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면역력을 기르는 가장 기본이니까.. 운동도 안하고, 먹는것도, 자는 것도 불규칙한 내게 나의 몸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좀 살라고, 쩝..


책에서 면역력 증진을 위해 말하는 사실 중 재밌던 점은 목욕부분이였다. 약 40도씨 정도의 물에서 10분정도 욕조목욕을 통해 체온을 올리는 것이 면역력에 좋은 습관이라는 것이였다.(탕 목욕이 힘들면 샤워만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낼수 있다고 되어 있기에..) 매일 샤워를 하는 나로써는 나도 하는데? 싶었는데, 중요한것은 40도씨라는 것. 42도정도만 되어도 뜨거운 물이라 우리 몸의 교감신경이 항진상태로 바뀌어, 흥분, 전투모드 바뀌어 수면에도 좋지 않고, 피로를 더 가중시킨다는 점이였다. 온도가 중요했다는 점.

흠. 그밖에도 생강홍차 한잔, 녹차한잔, 골고루 섭취하는 야채, 고기, 규칙적인 수면패턴, 그리고 무엇보다 소식. 으... 역시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려운 것들ㅠ

한번에 여러 증상이 겹쳐, 몸이 너덜너덜해져보니, 저런 습관들이 더 쉬워보이는 마법이 일어나는 것 같기도 하다. 해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몸의 면역력은 감소하는데, 그러다 아프니 아픈 동안의 체력도, 회복속도도 너무너무 느리다는것. 결국 아파서 고달픈 사람은 나라는 사실에 책속의 방법들을 하나하나 실천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했다. 새해의 다짐이 건강을 지키자!가 되는 나이가 되버리다니.ㅠ 


그리고 면역력은 감소하는 것도 문제지만 면역력이 과잉되어도 악영향이라는 점이다. 면역력 과잉의 형태가 알레르기 증상. 벌에쏘여 나타나는 아나필락시스도 그런 반응중 하나이며, 우리 몸에서 면역세포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발생하는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이 과도하게 발생하면 염증, 혈관막힘등의 증상이 나타날수도 있다니.. 모자람도 넘침도 없이 관리가 잘 되어야하는 것이 바로 면역력이라는 것. 


건강이라는 말에 느낌표(!)가 머리에 떠오르시는 분들. 이 책의 목차를 펼쳐 내가 지키고 있는 것은 몇개나 되는지 한번 세어보시길. 아마 다들 20%도 안되지 않을까..(건강에 뜨끔하시는 분들 중에서요..) 

책 속의 팁들을 딸 2022년보다 건강해집시다 2023년 우리모두! 화이팅!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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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페르시아어 수업
마리암 마지디 지음, 김도연.이선화 옮김 / 달콤한책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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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적힌 제목이지만, 웬지 표지의 글자가 아랍어체?로 보이는건 나뿐일까. 지인이 이 책이 궁금하다면서 아는 책이냐고 물어왔는데, 뭐지 하고 찾았다가 우연히 읽게된 책.

프랑스인이면서 아랍인인 저자가 쓴 소설이지만, 책을 읽는 내내 이 내용은 곧 저자의 성장소설임을 알 수 있었다.


한 여자아이의 시선으로 그 아이의 생각을 따라 쓰여진 책은 이란의 격동기에 이란을 떠나 프랑스로 망명온 부모님을 따라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는 이란인으로 하지만 이제는 새로 맞이해야할 또다른 조국 프랑스인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전세계에서 전쟁, 내란, 분쟁등으로 자신의 조국을 불가피하게 떠나야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각 나라마다 이민자, 망명자들과 꽤 오랜시간 골머리를 앓고 있는 요즘이다. 그런 우리에게 어쩔수 없이 자신의 나라를 떠나온 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그 나라에 동화되면서도, 자신이 살아온 뿌리를 잊지 못하는 것인지를 이 책은 아이의 눈으로 종알종알 이야기한다. 


자다가 누군가 체포되고, 끌려가 별것 아닌 죄목으로 감옥을 가고, 사형을 당하는 이란의 독재를 떠나 프랑스에 자리잡은 마리암의 가족, 마리암은 이란의 모든 것들이 그립지만, 아버지는 크로아상을 사오며, 이제 프랑스인 답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학교에 갔지만 자신과 다른 모습,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친구들 틈에서 부족한 프랑스어를 드러내고 싶지 않아 입을 다무는 마리암. 어눌한 프랑스어가곧 놀림감이 될것임을 알기에, 프랑스어가 자리잡아 말을하기 시작하지만, 여전히 음식은 프랑스가 이상하다. 이젠 음식을 먹지않는 마리암. 하지만 결국 적응을 시작한 마리암에게, 이제 프랑스인으로 살아가기 시작한 마리암에게 아버지는 페르시아어를 가르치려든다. 집에서는 프랑스어를 쓰지말고 페르시아어를 쓰라며, 그것이 너의 근본이라고,  하지만 마리암은 그런 아버지가 싫다. 왜 이제와서. 프랑스 인이라며, 왜 나에게 페르시아어를 강요하는가.

그러고 몇년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마리암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여전히 그리운 이란이면서, 프랑스어가 서툰 어머니는 친구들에게 부끄럽고, 이란에서 자신은 프랑스인이고, 프랑스에서 자신은 이란인인. 그녀 자신이 말이다.

그리고 성인이 된 마리암은 자신의 근원, 이란을 찾는다. 잊고 지냈던 것들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그러면서 그리웠던.


이 책은 이란인이면서 프랑스인인 마리암의 이야기이다. 그녀가 어떻게 스스로를 찾아가는지를 굉장히 무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게 통통튀는 아이의 시선으로 말한다. 책을 읽으며 나는 한국인으로, 어쩌면 책속에서는 프랑스인으로 이민자인 마리암을 바라보는 시선으로써 읽게된다. 내가 우리나라에 온 망명자를 이민자를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 그들이 타국의 문화에 동화되어 그 나라의 시민으로 살아가기위해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고민하는지를 말이다. 


사실 나도 우리의 것이 타국의 문화에 쓸려 변화하거나, 내가 알지 못하는 문화를 나의 나라에서 받아들이기는 사실 쉽지않다. 그런데, 그들은 쉽겠는가. 약자인데, 소수인데, 그럼에도 그들을 따뜻하게 바라보지 못하는 시선은 왜일까. 알려고 들지 않아서,,, 몰라서,, 글쎄.

이 책은 그런 나의 생각들을 계속해서 반추하게 한다.

추천.


 "다행히 지도교수는 특별반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다. 그녀는 여기서 문화의 개방성을 찾을 수 없고, 이민족 동화에 따른 리스크가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다른 문화와 영토, 정체성과 언어 등 프랑스와 다른 것은 전부를 거부하는 거라고 비판했다. 지도교수는 이런 시스템들이 언젠가는 진정한 포용과 교류의 배경이 되기를 희망했다.
 교수의 강의를 들으며, 나는 내가 광범위한 세탁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의 다름을 숨겨야 했고, 이어서 그 다름을 완전히 지우는 과정을 따라야 했던 것이다. 
 프랑스에 처음 온 아이는 오 분간 자기소개를 하고나서 곧바로 정체성을 완전히 지우는 과정에 들어간다. 첫 오 분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의 '근원'에 대해 말 할 수 있는 기회이다. '세탁' 과정을 마치고 나면 정규반으로 돌아갈 수 있다. 언어새내기든 언어세척이든, 결국 같은 거였다. " p.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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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 쾌락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7
에피쿠로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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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 쾌락주의>만큼 우리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학파가 있었을까?! 옮긴이 역시 에피쿠로스가 이야기했던 의미가 우리말에서 부정적인 뉘앙스가 있는"쾌락"의 의미는 아니였다고, 그래서 잘못된 번역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에피쿠로스가 활동할 당시에도 "쾌락"이 우리가 알고 있는 "쾌락"의 의미는 아니라고 말할 정도 였으니, 어쩌면 오역이 아닐수도. 그냥 그의 말을 이해를 잘 못한거지.ㅋ 그래서 궁금했다. 에피쿠로스가 말한 쾌락은 대체 무엇이였을까?!


에피쿠로스는 방대한 저작물을 남겼지만, 남아있는것은 얼마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그의 저작물을 모아, 옮겨놓은 책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놀랐던것은 철학자이줄 알았던 에피쿠로스가 현 시대를 살았다면 과학자였겠구나 싶을만큼 자연학에 대한 저작물을 많이 남겼다는 것이다.   역자가 정리해놓은 당시의 철학의 계보를 읽고 있자니 그의 저작물에 이해가 가는 바이기도 했다. 탈레스에서 시작한 유물론적 철학관이 계속해서 여러 사람을 통해 다양한 분파로 나뉘며 신의 영역이라고 믿었던 것이 점차 자연학으로 설명하려는 움직임으로 전환되고 있었다.

이런 철학적 논조는 소크라테스를 전후로 자연학을 통해 증명하려했던 것들을 인간 이성, 지성을 통해 추론하려는 논리적 움직임이 시작된다. 하지만 아테네의 몰락과 각종 전쟁 등으로 혼란에 빠진 시기로 혼란기에 접어들며, 그런 철학적 흐름은 개인주의적이고 실존주의적인 철학을 필요로했고 그때 등장한 것이 에피쿠로스 였다.


에피쿠로스 서신의 시작은 헤로도토스에 보내는 것이다. 이 서신을 통해 그가 왜 자연학을 연구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자연현상에 대해 면밀히 연구함으로써 우리가 불필요한 오해나 엉뚱한 곳으로 빠져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리적 사고에 근거하지 않는 사고는 근거없는 두려움과 혼란과 괴로움을 낳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보편적이고 중요한 원리를 앎으로써, 이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우리 내면에 평정심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연구하는 지식은 평정심을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과학자가 아니라 철학자셨던 걸까….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는 아타락시아 평정심을 기본으로 한다. 이 때 쾌락은 먹고 마시고, 애욕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맑은 정신으로 이성적으로 추론하여 선택과 회피의 근거를 찾고, 잘못된 생각을 몰아내는 것을 말한다. 그 시작은 사려깊음을 기본으로하며, 그것은 곧 이성적인 사고를 따라 행동하는 것을 말하고, 그것은 곧 평정심을 의미한다고 그는 말한다. 그렇기에 그의 삶은 곧 신과 같은 삶이며,
"불멸의 선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필요의 존재와 다르지 않기 때문 p.116" 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이런 서신 속에서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인간의 혼에 대해서도 설명한다는 것이다. 혼의 상실등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읽고있자면 조금 우습기도 하지만 그것을 자연학으로 설명함으로써 그런 부분조차 인간의 지성과 이성으로써 이해하려 했다는 점에서 과거보다 훨씬 더 과학적으로 발전된 지금의 인류보다 더 이성적이여서 놀랐다.  지금을 살고계셨다면 천상 과학자셨을듯 싶어서ㅋ

또한 다른 한편 에피쿠로스의 글을 읽으며 놀라웠던 것은 그가 말하는 것이 꼭 우리가 말했던 "카르페디엠"의 의미와 맞다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는 것, 그것이 곧 우리의 미래와 맞닿아있다고 말하는 의미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그 말이 지금까지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 여전히 인간이 말하는 현재의 행복에 대한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했다. 그의 쾌락에 대한 사상은 대단히 도덕적이면서도 개인적인 부분에 집중되어 있다. 타인을 이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어울어지는 도덕적인 삶이면서, 나의 평정심, 나의 쾌락에 보다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시 그토록 유행했던 사상이였는가 싶게, 그리고 현재에도 그의 사상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되돌아 보게 만드는게 싶게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있어 중요한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수 있을까. 방점은 현재다. 읽어볼만한 책이다. Good!


"내일을 가장 적게 필요로 하는 사람이 가장 기쁜 마음으로 내일을 맞을 수 있다."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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