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개정판)
공지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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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자편인 <공지영>작가님의 책을 먼저 읽었다.
주인공 나는 어느날 아버지의 부탁으로 일본작가의 통역을 맡는다. 일본어 통역은 거의 하고있지 않지만, 아버지의 부탁으로 나가게 된 공항. 작가의 마중을 위해서 였는데,, 그곳에서 그를 만났다. 이상하게 “비창”이 내 귓가를 멤돌던 그날에.
준고. 일본에서 공부하던 22살에 만난 사람. 너무나 사랑했던 사람. 그는 자신의 인생을 꾸리기위해, 그리고 나와 살기위해 많은 일을 하면서 버텨냈었고, 나는 그런 그를 믿고 의지하던 시절이였다. 그리고, 나 역시 일본인 남자와 동거를 한다는 사실을 집에 알릴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가, 아버지가 어떻게 나오실지 알고 있었으니까.
제대로 된 끝맺음도 없이 헤어졌던 그남자가 29살 내 눈앞에 다시 나타났다.

영화나 드라마속의 사랑은 수많은 역경과 반대를 이겨내고 이뤄진다. 하지만 이 소설속의 나와 준고의 사랑은 그냥 우리가 하고 있는 사랑 같달까. 다만 한국인 여자와 일본인 남자의 이야기. 근현대사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면서도, 현재를 살기에 애써 이사람은 아니라는 마음으로 한켠 불안함을 안고 하는 사랑. 그래서 29살 ‘홍‘이 보는 준고는 22살의 ’홍‘이 남겨놓은 미련이기도, 그래서 식지않은 사랑이기도, 그래서 자신을 15년째 바라보는 민준에게 ’미안함‘으로 남는 사랑이기도 했다. ’홍‘이 마냥 준고에게 자신의 마음을 열어보이길 바라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홍‘이 이해가 가기도 해 아팠다.

 아직은 여자의 마음만 들여다 본 상태. 남자는 그때 ’홍‘을 왜 잡지 못했는지, 왜 ’홍‘의 불안을 알지 못했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홍‘을 보기 위해 다시 돌아온 남자.

그남자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굿.

“불을 끄려는데 어둠 속에서 아직도 켜 놓은 커피메이커의 빨간빛이 보였다. 나느 신발을 벗고 들어가 그것을 껐다. 그러자 완벽하고 조용한 어둠이 집 안을 가득 채웠다.”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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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고래별 1~5 - 전5권 - 경성의 인어공주
나윤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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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의 부제를 보고 알았다. 1권을 읽기도 전부터. 아.. 이만화 나를 엄청 울리겠구나. 6권까지 정주행하면서도 짐작했지만, 6권을 보면서는 꺼이꺼이 울었다. 어린애처럼.

시절이 마음아팠고,
사람이 마음아팠고,
신념이 마음아팠고,
사랑이 마음 아팠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토록 슬프게 끝나는 시절이라니. 

의현은 왜 수아를 인어공주같다했을까. 의현은 그 결말을 알고 있었음에도.
해수는 수아의 목소리를 앗아갔지만, 
그녀의 마음을 지켜주었고,
그녀를 지켜냈다.
건은 연경을 사모하여 그녀의 신념과 그녀의 아이까지 품었지만, 연경의 동생은 누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이였던 나라와 동지를 저버렸다. 하지만 누가 그를 탓할 수 있을까.
나라가, 시절이 그를 그리 만들었는데...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늘 아프다.

수아를 인어공주라 칭했지만, 어쩌면 수아는 인어공주는 아니였는지도 모른다. 의현 대신 선택한 일이였지만, 의현은 수아에게 그 마음을 내주었고, 그를 사랑했던 수아 역시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선택한 일이였으니까. 


의현은 처음만났던 그곳에서 수아를 만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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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4 - 끝없는 밤
손보미 외 지음 / 북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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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처음 이효석문학상 작품을 읽고, 꽤나 여운이 오래 남았다. 그래서 올해서 PICK!
올해는 뭐랄까... 모호한 느낌. 모호하지만 익숙한 오묘함을 주는 작품들이였다.

대상인 손보미 작가님의 "끝없는 밤"
남편과의 요트 장면을 시작으로, 어느날 문득 데려온 강아지 공기, 공기와의 이별, 그리고 공기를 만나고 잃는 과정에 있었던 수의사. 그리고 그와의 일탈. 다시 돌아온 요트.  불투명한 미래, 혼란스러운 현재, 의심스러운 과거. 뭐하나 딱 떨어지는 사실 없이 희뿌연 무언가를 휘적이는 느낌을 주는 이야기였다.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어느것 하나 믿을 수 없는 느낌이랄까. 사실 과거는 명확한 사실이지만, 그것을 기억하는 것은 저마다 제각각이다. 다들 자신의 입장에서 무언가를 더 기억하고 잊기도 하니까. 그 과거 속에 아픈 상실이 있다면 더 그러할 것이다. 지나고 보면 그것이 정말 진실이였을까 싶은.
손보미 작가님의 "끝없는 밤"은 우리가 살아온 사실에 대해 우리가 잊은것, 기억하는 것, 그리고 잊고 싶지 않은 것등을 말하고 있는 듯 했다.
자선작인 "천생연분" 역시 그러했다. 이 작품은 시간과 상실에 대한 모호함이라기보다 입장에서 오는 모호함이랄까. 각자의 기억과 추억은 입장속에서 서로 다른 부분을 기억하며, 그것을 다시 재조합해 새로운 사실을 만들어 내는 법이니까. 과연 그의 아들은 추후 그날을 어떻게 기억할까. 싶은 생각을 하게 한 책.

손보미 작가님의 글을 읽고 있다보면, 우리가 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상상일까를 자꾸 생각하게 했다. 내가 보고 있는 이 것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존재한다고 믿는 것일까. 내가 기억하고 추억하는 것은 정말 있었던 사실일까 아닐까.
그러다 문득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무엇이 중요할까 싶은 생각이 든다. 어짜피 나는 결국 내가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 기억할테니. 그러다 누가 아니라고 하면 그래,, 아니면 그만이지뭐. 하고 말지. 하는 생각.. ㅎㅎ


그리고 우수작품상 중 "허리케인 나이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곧 계급을 나타내는 현실을 날카롭게 짚고 있는 작품이기에 인상에 깊게 남았다. 꽤나 아팠으니까.
가진이의 여유, 가지지 못한 이의 박탈. 그것은 장소, 물건, 생각 그 무엇도 같은 시대 같은 공간을 살았음에도 서로 일치할 수 없는 두 사람의 간극을 보여준다. 그래서 박탈로 인한 일탈을 꾸짖지 못하고 등두드려 위로 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했으니까.

그 밖에도 가짜와 진짜. 누가 그것의 기준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싶었던 "혼모노", 아버지의 장례식을 통해 힘들었던 아버지의 과거를 이토록 유쾌하게 그릴 수 있을까 싶었던 "그 개와 혁명" 그리고 젠더성과 소위 타인의 인정욕구에 대한 갈망을 보여준 "리틀 프라이드", 그리고 타인을 받아 들이는 것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정말 담담하게 그린 이야기 "담담"

어느 하나 콱 와닿지 않는 이야기가 없을 정도로 읽는 내내 빠져들었던 작품들이다. 
역시. 다들 내공이 장난이 아니시고나.
작가님들의 수상을 축하드리며, 다시 내년을 기다리게 만드는 책.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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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리얼리즘 - 대안은 없는가, 2판
마크 피셔 지음, 박진철 옮김 / 리시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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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언급하는 말을 듣고 얇고 책의표지가 만화(?) 같은 느낌을 주기에 쉽게 생각하고 읽다가,, 어려워 죽..ㅠ

저자가 말하고자하는 바가 어렴풋이 이해가 가는 정도? 였음을 미리 밝힌다. 이토록 내게 어려웠음에도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저자가 말하는 바가 얉은 이해해도 꽤나 소름끼쳤기 때문이였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이라는 표현. 자본주의가 현실화 되어 있는 지금 자본주의의 폐해와 그럼에도 우리가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 그렇게 되어버린 구조 등에 대해 책은 설명하고 있다. 

“자본주의 리얼리즘은 문화의 생산뿐아니라 노동과 교육의 규제도 조건으로 지어며, 나아가 사고와 행동을 제약하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작용한다. p.36”

 나는 이전에 미국 대통령이 다음 대통령에게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말을 했다는 일화를 들으며 그치. 문제는 경제지.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말 역시 자본주의라는 체제 안에서 내게 학습된 결과 였음을 알았다.
 정치 역시 경제에 묶여버린 현실이다. 무엇이든 효율, 경제성을 따지는 것이 요즘이며, 기업에서 효율을 내기위해 하는 모든 행위는 옳으나, 그것이 주는 문제나 개인의 피해 등을 언급하는 행위는 개인의 문제이며, 더 나아가 공산주의자 등으로 몰아가는 행위. 또한 해결하기 어렵거나 외면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는 개인의 이슈로 돌려버리는 요즘.  대체 우리는 무엇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케 했다.
 
 자본주의라는 체제가 모든것을 삼켜버린다. 역사도 정치도 개인도. “돈”이라는 현실의 이익 앞에 꿈꾸는 유토피아 조차 현실의 ‘부’일뿐,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과 목표를 제시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끔직했고,
더 나은 미래가 그저 돈을 더 가지는 것이라는 사실. 지금의 현실을 생각해보면 그렇다.

1900년대 초반 공장노동자들의 삶과 지금이 과연 다를까.
기술의 발전은 다른 형태의 공장노동자의 삶을 만들어냈을 뿐, 그때는 공장에서 퇴근 없이 일했다면, 지금은 24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것 뿐. 오죽하면 카카오톡으로 퇴근 이후 업무지시를 하지 못하게 하자는 법안을 만들자는 말이 나왔을까.  자율성을 보장하며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통해 더 수평적인 업무환경을 조장한다는 미명하에 더 많은 아웃소싱과 비정규직 인력을 만들어낸 현실.
정말 모두가 ‘효율’이라는 말하나에 정말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톱니바퀴가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저자가 짚고 있는 이런 자본주의의 문제에 대해 우리는 정말 무엇이 원인이고 이것을 타계해 나갈 방법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고 있는가? 우리의 생각이 왜 더 뻗어가지 못하는 지에 대한 사회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읽다보면, 정말 이토록 촘촘한 감옥에서 나갈 방법이 있을까…싶다..ㅠ 
어려운 책이지만, 읽어볼만하다. 30%정도 겨~우 이해하면서도 꽤나 소름끼쳤으니까.
다시 한번 더 읽어봐야겠네.

추천.

“그러나 언제나 미국 전체 인구의 4분의 1정도는 자본가가 자신의 미래를 가져가는 것보다 정부가 자기 돈을 가져갈까 봐 끝없이 전전긍긍하는 우매한 인종주의적 호모포비아입니다.”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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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데이비드 켑 지음, 임재희 옮김 / 문학세계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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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전기가 사라진 세상. "통제 불능으로 변한 세상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  잠깐 생각해봐도 끔찍하다.. 그런 상상조차 끔찍한 이 스릴러를 쓴  작가는 쥬라기 공원의 저자 데이비드 켑이다. 쥬라기 공원을 쓰신 분이 상상하는 전기 없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전기의 노예로 살고있는 지금 이 현실이 무너진 세상이라.

1800년대 태양 폭팔로 인해 전자기장에 문제가 있었고, 이것은 150년마다 반복된다. 1800년대야 전기가 주요 에너지원이 아니였기에 상관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럼 지금 태양의 폭팔로 전세계에서 전기가 사라지고, 복구되기 까지는 수개월 아니 수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런 사실을 전제로  오빠인 폴과 여동생 오드리의 두 시점으로 이야기가 흐른다.

오빠 폴은 사업으로 성공해서 부자다. 그런 폴은 전기가 사라질 세상을 대비하여 현금을 충분히 확보했고, 살고 있는 곳에 벙커와 보디가드, 요리사 등등을 고용하여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반면 동생 오드리는 평범한 사업을 하고, 방금 남편과 이혼했다. 남편이 데려왔던 아들 스캇은 오드리와 살기를 원했기에 스캇과 단 둘이 일리노이드 오로라에 산다. 그런 세상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평범한 소시민이다.

태양의 폭팔로 전기가 끊겼다.
폴은 대비했던 바와같이 좋은 집에서 그와 함께하는 이들과 함께 보디가드의 경호를 받으며 지낸다. 하지만 동생 오드리가 걱정된 그는 믿을 만한 브래디에게 25만달러 현금을 전달한다. 하지만 오드리는 그 돈을 받길 원하지 않고, 브래디는 돈을 전달하던 밤 오드리의 집에서 머물다 그 돈을 훔치러온 오드리의 전남편에게 살해당한다.


전기가 끊긴 세상에서 우리를 홀로 살아남을 수가 없다.
오빠 폴은 돈으로 사람과 유대를 샀고, 그리고 통제에 의해 커뮤니티를 유지한다. 
하지만 오드리는 이웃 노먼을 찾아 노먼의 도움과 마을 사람들과 함께 커뮤니티를 꾸려 농사를 짓고, 물을 구하는 등 하루하루 현실을 맞닥뜨리며 살아간다. 어긋나기만 했던 스캇 역시 오드리와 함께 했고, 스캇의 여자친구 셀레스트역시 함께다.


약탈을 보디가드를 통해 막아내려는 폴. 어느정도의 약탈을 감수하면서도 모두가 함께 살아가기를 원하는 오드리. 제정신이기 힘든 이런 혼돈 속에서 무엇이 생존에 더 유리할까.
사실 오드리가 삶 또한 순탄하지만은 않다. 사회의 가장 기본정의가 무너진 카오스의 세상속에 만반의 대비도 소용없고, 그렇다고 현실에 적응하는 것 역시 쉽지않다. 
이 책을 잃으며 문득 전혀 다른 이야기이지만 <눈먼자들의 도시>라는 소설이 생각났다. 모든 이의 삶이 이전과 완연히 다른 세상 속에서 인간다움이란 무엇이며, 사람간의 유대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하는 측면에서는 비슷해서 였을까.

그래도 하나는 분명하다.
모든 것이 다 멈춰버린 사회 속에서도 인간의 유대란 빛나는 것이고, 그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
그리고 이 또한 살아내진다는 것.

"얘야,
사람들과 대화해.
이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은 세상에 없다고 약속할 수 있다." p.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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