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에 관한 뒤늦은 기록 - 별이 된 아이들 263명, 그 이름을 부르다
류이근 외 지음 / 시대의창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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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이 왜 나의 서점 장바구니에 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 누군가의 추천이였겠지. 문득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첫 페이지를 열어 읽어가는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들의 기록은 너무나 끔찍했다.

더 끔찍한 것은 여전히 아동학대는 진행 중이라는 것....(빚이나 여러 사정상의 이유로 주소이전 없이 계속해서 이사를 다니는 경우, 주민등록이 말소되어 추적도 힘들다고 한다..) 설사 밝혀진다 한들 국가 개입이 이뤄지기까지 너무나 오랜시간이 걸린다는 점, 개입 자체가 또다른 사건 사고를 낳을 수도 있기에 해당 가정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조심스럽다는 점이였다. 그 조심스러움이 당연하면서도, 구체적인 행동이 일어나기 전까지 아이들은 여전히 그 가정의 가장 약자로써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며, 그것이 곧 아이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조심스러워야하는지,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는 책을 통해서;;

다수의 아동 학대는 친 부모에 의해 일어난다.그 비율이 83%다... 계부나 계모,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서 발생한 학대의 비율보다 월등 높다는 점이 꽤나 불편한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아동학대에 관련된 뉴스는 보육기관이나 계부계모등에 의해 일어난 것들만 이슈화 된다. 모든 부모들이 불편해하기에 뉴스화 하지 않는다고하니,,,, 
아동학대의 배경에는 경제적 빈곤인 경우가 가장 크다고 한다.경제적 문제가 발생하니 부부간 불화로 인한 우울증, 스트레스 증가가 결국은 그 가정의 가장 약자에게로 향한다. 폭력 뿐 아니라, 부모의 현실 도피로 인한 아동방임도 포함한다.

13세의 아이가 7.5킬로그램인 상태로 사망했다.
엄마는 우는 아이를 막대기로 때렸다. 아이는 넘어져 다리뼈가 부러졌고, 엄마는 아이를 눞혀 놓은 뒤 나은 이후에도 걷는 연습을 시키지 않았다. 돈도 의지도 없었다.
아이는 하루 한끼의 식사도 겨우 제공받고, 1년에 한번정도만 씻겼다. 그렇게 5살에 침대에 누워지내기 시작해 13세에 사망했다.
어떻게 이렇게..
그런데 더 경악스러운 점은 그런 부모가 동생에게는 끔찍했다는 것. 책도 많이 읽어주고, 키와 체격도 보통의 아이들과 같았다. 그집의 냉장고에는 먹을 것이 채워져있었다. 가득.
결국 엄마는 감옥에 갔고, 아빠와 동생은 현재 함께 거주하고 있다. 저자는 아이아버지와 인터뷰를 하고자했으나, 결국 하지 못했다. 아버지도 법원에서 형량을 받았으나 집행유예로 형은 살지 않았다. 
대체 왜.. 무엇이..어떤 심리였을까.

"'방임을 방임으로 인식하지 못한' , 즉 아이를 저렇게 버려두면 안된 다는 인식이 부족하고, 이렇게 디기까지 사회로부터 단절된 한 가족의 행태로 인해 아동의 사망을 불러온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마디로 빈곤과 무지 그리고 사회적 고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p.138

책은 아동학대 그 자체에 대해서도 말하지만, 아동학대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인식을 바꿔야 하는지도 말한다. 왜 병원이 유치원이 어린이집이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도 말이다. 현재의 이익때문에 때로는 친분 때문에...학대의 신호를 외면해버린 어른들. 그리고 아이는 죽었다. 아버지의 폭행으로. 그리고 동생의 이상행동을 본 주위 지인은 그제서야 신고했다. 동생은 지켜야겠기에.. 그제서야 죽은 언니 대신 폭행당하던 동생은 아버지로부터 분리될 수 있었다. 



아동학대는 그저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분법적 접근으로 다가갈 문제가 아님을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가해자를 감싸는 것이 아니라, 아동학대가 일어나는 환경에 대한 분석을 통해,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인지, 만약에 그런일이 일어났다면 초반에 어떻게 접근하고, 아이와 부모를 위해 최선의 방침은 무엇인지에 대한 점진적이고 촘촘한 국가 지원망이 필요하다. 또한 해당 가정에 아이가 한명이 아닐수도 있기에 다른 형제자매들에게 필요한 대책 등을 포함한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은 단순히 부모, 보육기관 뿐 아니라 아이가 살아가는 이웃 전체가 함께여야 한다는 것.

"한 아이를 키우는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의 의미가 다른 의미로 다시금 생각나는 책이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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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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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제목이 주는 의미를.

책은 현재의 화자인 경하와 인선을 통해 4.19부터 광주5.18, 제주4.3까지를 말한다. 그저 국사교과서에서만 듣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겪었고, 기억했던 이들에서 그 다음 세대로, 또 다음 세대로.

 제주에 휘몰아친 절멸의 광기가 지나가고 살아남은 이의 이야기. 살아남아 잃어버린 가족을 놓을 수 없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작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작별 할 수 없는.


인선의 어머니와 아버지.
할머니 같은 엄마의 입에서 인선으로 전해지고, 인선이 나에게 전해주는.
그저 하나의 역사적 사건인 것만이 아니라, 그 일로 인해 수많은 이들이 이유도 모른채 집단 학살을 당했다. 그리고 아무렇게나 버려졌다. 내 가족이. 내 친구가. 그리고 내가.

”젖먹이 아기도?
절멸이 목적이었으니까.
무엇을 절멸해?
빨갱이들을.“ p.220

사람들에게는 잊혀졌지만, 살아남았지만 그 시간 속에 갖혀 잊히지도, 잊을 수도 없는 시간을 사는 가족들에게는 여전히 그때는 지금이다. 
그래서 5월의 그날에 대한 글을 썼던 나는 어쩌면 고작 악몽에 시달리지만, 내가 결국 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 모르는 경계에 서고서야, 제주의 그날을 나는 오롯이 체득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유도 모른채 죽어가야했던 고통을,
감옥에서 알지 못하는 것들로 인해 고문받으면서도, 내 아픔보다 젖먹이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절규를 잊을 수 없다는 이의 고통을, 
가족을 잃고도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어 평생을 찾아다녀야 하는 이의 고통을 말이다.
폭설이 몰아치는 제주. 하지만 고요함에 묻혀버린 그날을 말이다.
제주도에 내리는 눈은 아름답지만, 어쩌면 누구도 들어주지 않던 많은 이들의 울음을 덮어버린 차가운 현실과 닳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아이의 빰에서 녹지 않는 그 눈이 문득 소름끼치던 순간이였다.

나도 그 때의 참상을 사진으로 본적이 있다. 말그대로 시체들이 쌓여있는 구덩이 앞에서 망연자실 서있는 여인의 모습이 찍힌 사진이였다. 책을 읽는 내내 그 사진이 떠올랐다. 그 사진속 여자분이 인선의 어머니 같아서,, 그때는 그냥 사진 한장이였는데, 지금은 왜 이리 생생한 현실로 다가오는지..

결국 그토록 찾아헤매던 삼촌의 뼈조각 하나라도 찾는다면, 그건 안도일까 절망일까.
아주 희박한 확률로 살아남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라도 버티는 시간이 나은걸까 아닌걸까.
모르겠다. 왜 이런 어느것도 한치 더 나은 것이 없는 시간을 버텨야하는 일이 우리 안에서 일어난 것인지. 

인선의 어머니에게는 "작별하지 못한 시간"이였지만, 우리에게는 "작별하지 않는 시간"이다.  

제목이 주는 느낌이 달라졌다. 책을 읽기전에는 이 제목이 슬펐지만, 책을 읽고나니 결연해진다.

"작별하지 않는다."

'그날 똑똑히 알았다는 거야, 죽으면 사람의 몸이 차가워진다는 걸. 맨빰에 눈이 쌓이고 피 어린 살엄음이 낀다는 걸.'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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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색환시행
온다 리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시공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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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제목이지 싶은 느낌이 드는 책. 저자가 온다 리쿠이기에 읽었다. 아는 지인이 저자의 책인 <꿀벌과 천둥>을 엄청 추천했던 기억이 있어.
무슨 제목일까 싶기도했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먹색....이라는것 외에는 무슨 뜻이지 싶다. 여전히. 스릴러 인가 싶었던 이야기는 한 인간의 일생,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그들의 인생을 말하고 있었다. 아. 뭐지 이 묘함은.

제작을 시도 할 때마다 의문스런 이유로 관계자(배우포함)들이 죽어가는 대본 <밤이 끝나는 곳>. 여러번 제작 논의가 될때마다 사고가 있어 무산되었고, 마지막에는 고즈에의 남편 마사하루의 전 처가 그 책의 각색을 마치고 자살을 했다.

그리고 그 작품에 관여되어 있던 사람들이 모두 크루즈에 모였다. 그 이야기를 하기위해. 
 그들은 그곳에서 그 책을 썼던 원 저자 메시아이 아즈사의 이야기로 시작 한다. 그리고 그 문제의 원작.  <밤이 끝나는 곳>도 함께.
하지만 원 저자를 만났던 이들모두 아즈사의 정확한 모습을 기억하지 못하며,
각자가 기억하는 어렴풋한 그녀의 모습이나 말그대로 카더라~만을 말할 뿐이다. 
그녀는 이중인격이였나,,,
아니면 그녀는 한사람이 아니라 두사람이였나,,,
아니면 그녀는 그'녀'가 아니였던 건가,,
현재 그녀는 살아 있는지,,,
많은 에피소드들이 쏟아지지만 무엇하나 정확한 것들은 없다.
말그대로 카더라일뿐.
심지어, <밤이 끝나는 곳>의 줄거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이 이야기의 가장 중심에 있는 <밤이 끝나는 곳>의 내용도 모호하게 보인다. 소설도, 소설의 저자도 모호한 배경이라..
뭔가 디스토피아를 읽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 책에서 명확한 이야기는 이 크루즈에 타고 있던 이들에 관한 것이다.  각자가 어떻게 이 작품과 얽혔는지를 바탕으로, 이전에 미스테리하게 죽어간 이들의 죽음에 대해 파헤쳐가는 과정이다. 다만 이 추론 과정이 정확한 사실관계를 통해 죽음을 수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영화, 연극 이런 공인으로써의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의 관계, 그들의 감정 등을 <밤이 끝나는 곳>이라는 작품과 맞물려 그 때 그들의 심리를 이해하며 풀어가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인지 소설을 읽고 있다보면 책에 얽힌 저주의 시작을 밝히는 스릴러같았다가 어느 순간 크루즈의 폐쇠적 공간을 무대로하는 각자의 이야기를 연극화 한건가.. 싶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 인지 나중에 "막이 내렸습니다"라는 자막이 등장하며 반전이 등장할 것 같은 느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소설을 읽는 내내 계속... 마지막을 들춰보고 싶게 했달까.(참느라 고생했음을 밝힌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 대해서는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이야.
허구에 대해, 영화에 대해 계속 얘기할 수 있다니. 몇 시간씩, 며칠씩 다 큰 어른들이 진지하게 말이야.
좋아, 아주 좋아.
나는 행복하다네. 허구의 연회, 만세" p.514


 
온다 리쿠라는 작가가 쓰는 소설이 이런 것인가. 굉장히 낯선 경험을 하게 한 소설. 
 
오호라.
아즈사는 진짜 누굴까.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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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강지나 지음 / 돌베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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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도 가슴아픈 책이다. 그리고 제목을 계속해서 곱씹게 만든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이 책은 교사인 저자가 실제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쓰여진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이런 모습이 고작 10대이고, 20대인가 싶을 정도로 아이들은 어른이 였다. 그 모습 그 자체가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안쓰러웠다. 왜 고작 10대가 20대가 이토록 철이 들어야하는 사회인가 싶어서.

조부모 시절부터 가난해서, 어쩌면 그 이전부터..
부모의 잘못으로 가난해서,
아이들은 방치되고 외면당했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말그대로 돈을 벌기 시작한 소희, 영성, 지현, 연우, 수정, 현석, 우빈, 혜주.
벌어도 벌어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 이지만, 그래도 가족을 지키기위해 오늘을 버티는 아이들.

모 드라마의 대사처럼 어쩌면 가족이 가장 큰 가해자임에도, 그 가족을 돌보기 위해 오늘도 생활전선에 뛰어드는 아이들은 그런 부모로 부터, 가족으로부터의 독립에 죄책감을 갖는다. 사실을 읽고 있는 나로써는 그 죄책감에 왜?! 넌 할만큼 했잖아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아이들이 그런 사회력, 생활력을 버티고 지탱해온 근간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보통의 가족이라는 울타리인지 모른다는 저자의 글을보며, 어찌이리 가슴아픈지.

제대로 된 어른을 만나지 못하고,
어디까지 수용하고 거절할지를 배우지도 못한채,
부모로부터 거절당하고,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아이들은,
모든 잘못을 스스로에게 덮어씌운다. 그래서 부모로부터 되물림된 가난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채, 그 굴레속에 갖혀버린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가족과의 관계또한 어느정도는 정리하고 살아야한다는 것 자체에 죄책감을 가지며 떠나지 못하고 말이다.

"경제학자로서 평생 불평등과 빈곤 문제를 연구해온 아마티아 센은 <자유로서의 발전>에서 빈곤은 단순히 재화의 부족이 아니라 자유로인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려는 역량의 박탈이라고 설명했다." p.38


이런 환경속에서도 스스로의 처지를 잘 인지하고 받아들여, 직접 지자체나 학교를 통해 받을 수 있는 도움이나 지원을 받아 학교를 다니고, 가정을 지켜내고,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아이들이 스스로의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그 사실이 불편했다. 그것도 어른이 아니라 아이가.... 

없는 것보다는 나은 지원을 받으면서도 끊임없이 단기 알바를 통해 생활비, 학비, 용등 등을 모아야 했고, 그런 가난을 이해못하는 친구들의 뒷담화 또한 그럴수 있다는 생각으로 넘기는 모습이 고작 20살 언저리의 일상이라는 것 역시.. 눈을 질끈 감게 한다.

물론 현재를 딛고 일어서는 아이들도 있지만, 아마 대다수는 그 가난을 되물림하고 있는 어른이 될지도 모른다. 수저수저 하는 세상이니.
젊어서하는 고생은 사서도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따위의 말들은 이미 조롱거리인 지금 어쩌면 이제 가난은 한때 지나가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되어버렸는지도. 

온 마을이 아이한명을 키운다는 속담은 여전히 유효하다. 적어도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그들이 가지고 사는 환경에 관계없이 동등한 기회는 가져볼 수 있는 세상은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몰랐다면 알아야 하고, 안다면 외면해서는 안 될 목소리가 도착했다." - 장일호, 시사IN 기자


언제쯤이 되어야 이 책 제목에 "가난한"이라는 전제가 빠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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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특별판)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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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보고 궁금해진 원작. 생각보다 두꺼운 두께에 놀랐고, 책 속 독일이름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꽤나 필요했었다는 사실은 안비밀. 예전에는 외국작가들의 소설을 읽는데 크게 무리가 없었는데, 요즘은 왜이렇게 외국 소설 속 등장인물의 이름을 인지하는데 오래걸리는지ㅠ 아. 슬프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책으로 보면, 사실 지루함이 없잖아 있다. 영상이 워낙 속도감 있게 뽑는 측면이 있어서 그런지도. 그런데 이 책은 읽는 내내 그 지루함이 없었다. 이 두꺼운 책이 이토록 스피디하게 진행되다니.

10년의 감옥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토비(토비아스). 그를 마중나온건 나탈리(현 나디야) 였다. 10년의 시간만큼 변한 나디야는 더이상 선머슴 같은 친구의 모습이 아니였다. 배우인만큼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의 나디야. 토비는 나디야가 자신의 집에서 머무르라는 제안을 거절하고, 부모님이 살던 동네로 간다. 모두가 자신을 살인자라 손가락질 하는 그곳으로. 
맞다. 토비는 자신의 친구 로라와 스테파니를 살해한 혐의로 10년형을 받고 복역하고 출소한 것이다. 자신과 친했던 로라,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스테파니. 토비는 정말 기억이 나질 않는다. 정말 내가 죽였을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말했지만 모든 증거는 토비를 향했고, 토비는 결국 10년형을 받고 만기출소를 한 상태. 
토비는 여전히 궁금했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속에서 내가 정말 사람을 죽였을까. 그 진실을 알기위해 토비는 돌아온다. 그리고 이어지는 사건들. 그리고 10여년동안 찾을 수 없었던 로라의 시체가 발견되고, 꼬리에 꼬리를 물며 밝혀지는 진실들.

이 소설을 읽으며 든 첫번째 생각은 역시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것.  인간이라는 존재가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하면, 얼마나 잔인해지는지를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달까. 
그럼에도 모든 사실에 눈닫고 귀닫아버린 어른과, 그럼에도 결국 친구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끝내 외면하지 못한 아이들(사실 성인이 된 아이들이긴 하지만).

재밌다.

“대부분의 사람은 스스로 내리기 힘든 결정을 대신해주고 그들의 보잘 것 없는 인생을 대신 책임져주는 사람이 나타나면 아주 좋아합니다. 전체 그림을 보고 필요할 때 조치를 취하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납니다.” p.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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