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도망자의 고백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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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전작은 보지 않았지만, 지인이 이 작가의 전작이 너무 좋았다며, 신간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하기에 읽었다. "어느 도망자의 고백" 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스릴러인가.. 여름이면 스릴러지.하는 생각으로 읽은 책인데,, 스릴러는 아니였다. 스토리는 잘 읽혔지만, 묵직한 주제를 말하는 소설이였다. 


뺑소니를 두둔하는 건 아님을 먼저 밝힌다. 만약 당신이 아주 어둡고 비가 많이 오는 늦은 밤, 운전을 하고 가다가 뭔가를 쳤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을 먼저할까?!

 주인공 쇼타는 늦은 밤 여자친구 아야카의 문자를 받고 음주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사람을 차로 쳤다. 하지만 그는 사람이 아니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두려웠던 그는 다음날 81세의 기미코씨가 뺑소니로 사망했다는 기사를 찾았고, 그는 곧 체포, 재판으로 4년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수감되었다. 

그리고 그가 석방되어 나오던 날, 자신의 부모님이 이혼을 했고, 누나는 원하는 사람과 결혼예정이였으나 자신의 사건으로 파혼을 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의 어머니는 그의 성을 어머니의 성으로 바꾸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말을했지만, 그는 그의 이름 그대로를 유지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한다. 그는 대학에 나오지도 못했고, 전과도 있기에 일용직을 전전한다.

한편 쇼타로 인해 사고당한 기미코씨의 남편 노리씨는 쇼타의 석방만을 기다린다. 그리고 쇼타의 석방 이후, 쇼타가 사는 맨숀으로 이사를 온다. 하지만 치매를 앓고 있기에 왜 이사를 했고, 쇼타가 누구인지를 자꾸 잊는다.


스토리는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어머니의 성으로 변경함으로써, 타인에게 자신의 전과기록을 숨길 수 있지만 그는 이름을 유지한다. 하지만 일용직을 전전할 수 밖에 없기에 친구였던 이들의 삶과 비교되는 자신의 삶을 괴로워하며,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길(범죄)을 기웃거리기도 한다. 실수였다는 자기변명을 하면서도, 자신들로 인한 가족들의 불행에 고통스럽고, 자신이 지은 죄로 인해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면서도, 피해자의 가족들은 찾아가지 못한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였지만, 일어난 일에 대해, 철저하게 가해자와 피해자 및 그들을 둘러싼 이들의 복잡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느 한쪽에게 섣불리 끼어들어 뭐라 할 수 없는. 스스로가 평생에 걸려 풀어야할 아주 어려운 숙제를 푸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쇼타는 알고 있다. 지은 죄의 무게를. 본인이 자신 가족이 자신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지만, 진짜 고통속에 있는 이가 누구인지를 말이다. 아마도 진짜 자신의 죄에 대해 용서를 빌어야 하는 이를 찾아가기란 굉장한 용기를 필요로 할 것이다. 내가 벌인 죄와 직면하는 일일테니. 

그것은 아마도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 사고 이후로 오롯한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그들 또한 그 일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한걸음이 얼마나 무거울지. 그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지 조차 생각 할 수 없을 정도로.


책을 읽는 내내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떤 입장에도 서고 싶지 않다. 

소설을 읽다보면 문득 나라면,, 이라는 상상을 해볼 때가 있는데, 그 상상을 하기가 너무나도 두려웠다. 스릴러도 아닌데 말이다. 소설이면서 사실 같았고, 그래서 더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작가는 우리 인간이 동물과 다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를 말하고 있다.


쇼타는 용기를 냈을까. 노리씨는 왜 쇼타의 집으로 이사를 갔을까. 


"앞으로 만날 일이 없을 테니 지금 말할게. 우리 가족은 너 때문에 불행해졌어. 그런데 가장 불행한 건 우리도, 더욱이 너도 아니야" p.225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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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이해 - 세계는 어떻게 다르고, 왜 비슷한가?, 해외지역연구 입문
이윤.도경수 지음 / 창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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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정학을 기본으로 한 문화, 경제등을 이야기하는 책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궁금했다. 지리가 대체 왜?! 지정학적 위치가 주는 각 나라의 문화, 경제, 정치적 측면이 어떻게 다르고 유사한지가 궁금해서 읽은 책이다.


책을 읽고난 나의 결론은 꼭 지리가 각 나라가 가지는 문화적 특징에 보편적인 공통점을 보여주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지정학이라는 위치가 가지는 물리적 제한을 넘어서 전 세계는 이미 세계화의 추세로 들어선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정학이라는 위치로 인해 지형, 기후에 따라 식생이 다르고, 식생의 보급이 얼마나 안정적인가에 따라 경제, 사회의 발전속도도 달라진 측면도 있다. 유럽과 아프리카의 발전이 그러했다. 그런 속도의 차이로인해, 대항해 시대에 들어서, 강대국에 의한 식민지로 들어서면서, 타국의 문화가 자국의 문화에 스며들면서 변경되어 지금까지도 이어진 측면도 큰 영향이 있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지리"라는 물리적위치에 따른 것은 뭐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만큼 각 나라의 문화는 일차적 요인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없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간 역사의 시간동안 축적되어 온 우리의 문명이 어떻게 간단하게 정해지게는가라는 생각이 퍼뜩 드는 순간이였다.ㅋ


각 나라별 음식문화는 역시 그나라가 주식으로 삼은 음식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한중일은 다 쌀을 주식으로 하면서도, 젓가락의 길이가 다르다. 그전에 동남아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수식문화는 그 나라에서 먹는 쌀의 품종으로 인함이다. 우리나라의 쌀과 달리 동남아의 쌀 품종은 '인디카'로 가볍고 끈기가 약해 먹을 때 흐트러지기에 수저를 이용하기 보다 쌀을 꽁꽁 뭉쳐 먹기 위해 수식문화가 발달되었다. 한중일의 젓가락의 차이는 중국은 탁자가 둥글고 커서 먼 거리의 음식을 먹기위해 길게, 그리고 기름진 음식을 먹기 편하게 끝니 뭉툭하다. 반면 일본은 육류보다 생선을 주로 먹기에 짧고 뾰족하게하다. 우리는 탕문화가 발달되어있기에 뜨거운 국이나 탕에 이용하기 위해 중일과 다르게 나무 젓가락 보다 금속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으로 발전되었다고하니, 유사문화권에서도 이렇게 달랐다. 이렇듯 유사지역에서도 지역적 특징과 문화적 특징이 결합하여, 서로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금속 젓가락 사용으로 인해 한국인의 손기술이 타국에 비해 더 정밀하여, 반도체나 전자의 위치에서는 세계 경쟁력의 우위에 있다는 것은 그런 우리 문화의 특성이 반영된 효과이다.)


이밖에도 각 지리적 위치에 따른 나라의 차이로는 인도가 없는 미국, 미국의 학생들이 몰고다니는 픽업트럭의 의미, 미국에서 총기가 의미하는 것, 일본의 수백만가지의 종교, 왜 한국은 카페가 많은 지 등등을 읽다보면 놀라웠다. 그냥 당연하게 보이던 것들의 재발견 이랄까! 꼭 지리적 위치가 아니라, 문화적 특수성에 의해 뿌리는 같은 유럽과 미국이지만 직장이라는 곳의 환경을 정 반대의 의미로 보는 것(완전 반대다!) 미국과 한국의 화장실 구조의 차이(이부분은 북미권에서 화장실을 겪으며 정말 난감하긴 했다..) 등을 알 수 있다. 


세계화에 따라 우리는 많은 국가와 연을 맺고, 살아간다. 꼭 외국을 나가지 않아도, 한국 내에도 다양한 외국인들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기에 타국의 문화에 대한 이해는 필요하다. 당장 TV만 틀어도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보이지 않는가. 이 책은 그런 타 국과 우리의 문화의 차이가 어떻게 생겨났고, 왜 다른지를 왜 또는 비슷한지를 이해하게 하는 책이다. 물론 타국의 문화라고 무조건적 이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왜 생겨났는지는 이해하지만, 그 문화는 여전히 다르다기보다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제도 자체는 그럴 수 있다하지만, 그 제도로 인한 인간의 차별은 잘못되었다.  하지만 그 근원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책은 재밌기도 했지만, 신기했다.

무엇이 다르고 비슷할까! 알고싶은 분들께 추천! 추천!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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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1592 - 동아시아 질서를 바꾼 삼국 전쟁의 시작
KBS <임진왜란 1592> 제작팀 지음, 양선비 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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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사실 1592년에 일어났다는 사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의 전국시대를 끝내고 내부 혼란을 잠재우고자 정명가도를 내세우며 일으킨 전쟁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구체적인 사실을 아는 것이 없었다. 이순신 장군님이 활약하셨다는 것 외에는.

책의 제목을 보고 정말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 임진왜란이라는 역사적 사실하나만으로도 책 한권이 나올 정도라면 대체 그 전쟁에는 무엇이 있었던 것일까라는 궁금증에 책을 읽었다. <KBS 임진왜란 1592> 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읽었다. 소감부터 말하자면, 읽는 내내 화가 치밀었고, 전쟁이라는 현실속에서 누구보다 지옥을 살았던 그 시대의 선조들의 삶은 슬펐다. 

 

임진왜란은 일본의 전국시대를 끝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야욕의 끝판왕이였던 셈이다. 유럽의 대항해시대와 함께 열린 금과 은에 대한 욕심이 일본열도까지 흘러들어, 일본의 어마한 은광에서 캐내어진 은과 교환된 조총은 일본 무기의 발전을 가져왔고, 그 무기는 임진왜란에서 엄청난 화력으로 우리에게 향했다. 조선은 건국이래 큰 전쟁이 없었기에, 전쟁에 대비해 만들었던 제승방략 체제는 시작부터 총체적 난국이였고, 일본은 20만 대군에, 잘 훈련된 병사들이였기에 시작부터 패배는 어쩌면 당연했다.

 다만 전쟁의 후반부로 갈수록 일본과 첨예하게 대립했던 것으로보아 마냥 뒤쳐짐은 아니였으나, 시작은 그러했다. 일본군은 20일만에 한양을 정복했으나, 이미 당시 왕이였던 선조는 도망갔고(참 화가나는 사건이지만, 어쩌면 신의 한수였는지도..) 이순신 장군이 우리의 수군을 지켰다는 것, 그리고 의병의 존재는 임진왜란을 또다른 형국으로 끌고갔다. 

 

 당시 명은 조선을 믿을 수 없어 섣불리 원군을 파병할 수 없었고, 명 자체도 내전이 있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러다 밀려오는 일본의 병력과 조선의 요청 등으로 명군을 지원했으나, 너무 자신했던 터에 그들은 대패하였고, 그것이 지리멸렬한 강화 협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과정속에서 일본 못지않게 우리 나라에 패악을 부렸던 이는 명나라 군이였다. 명목상 구원군으로 들어왔고, 자신의 나라에서 보급되지 않는 물량을 조선에서 빼앗는 것은 물론, 군량을 담당하던 하급 관리인 명군이 우리나라의 종2품 고관의 곤장을 때리는 일이 벌어질 정도였으니, 민간에 행한 패악이야 말해 뭐하겠는가.  이렇듯 임진왜란은 전쟁을 일으킨 일본, 대상이 된 명나라 틈바구니에서 조선열도만 고초의 한가운데 있었다.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의 활약으로 일본은 군량미등의 지원이 끊겼고, 명나라는 방어를 우선으로 하기에 지리멸렬한 시간이 계속되던 중,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사망으로 전쟁은 사실상 종결된다. 그 이후 삼국의 변화를 읽고 있자니, 광해군 시대 광해군의 북방외교에 그토록 반대하며, 당시 양반이 명나라에 했던 그 무조건적인 충정이 이해가 되기도했다. 임진왜란 시 명의 지원, 이 지원이 조선이 명에 보내는 충성에 의해 가능했다는 점이 그러했다. 그러니 그들은 명이 아닌 오랑캐와의 외교가 웬말이였겠는가. 사실 병자호란의 원인이 되었던 그 사대의 예가 역사적 사실 중에서 짜증이 나는 부분이였는데, 임진왜란과 맞물려 보니 그들의 맹목적인 충성이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했다. (옳다는 것이 아니다!)

 그밖에도 명의 멸망, 청의 등장, 도쿠가와 이에아스의 에도막부의 시작인 일본의 변화 등 임진왜란은 그저 한번 일어났던 전쟁이 아니였다. 동아시아 3국의 체제를 바꿔버린 전쟁이였다. 이 조그만 나라 한반도는 왜이리 시끄러웠던 것인지. 임진왜란은 단순한 침략 전쟁이 아니였던 것이다. 

 

여전히 우리는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위치, 유일한 분단국가, 신 냉전 대립의 중심에 있다. 그때는 없었던 미국도 포함해서. 우리의 전쟁은 정말 끝난걸까...?

지금의 대한민국이 임진왜란으로부터 무엇을 알아야할지를 생각케하는 책이다.

전쟁은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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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의 자본론 - 자본은 인간을 해방할 수 있는가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이재유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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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의 자본론, 냉전시대의 한창이던 시기,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금서였다. 사회주의 사상의 가장 근간이 되는 책이였으니까. 그 시기가 지나고,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지면서, 문득 이 책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마르크스가 직접 쓴 자본론의 1차저작물을 읽고싶었으나, 국부론을 읽은 후, 내가 이해할 책이 아님을 깨닫고 자본론은 그냥 포기했었드랬다. 어짜피 이해도 못할 꺼 읽어뭐해..하면서. 그러다 EBS에서 자본론의 2차 저작물의 출간 소식에 얼른 읽은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시나 개인적으로 나에겐 이 책도 어려웠다. 흑.ㅠ


책은 마르크스의 사상으로 시작한다. 그래서 인지 이 책을 읽다보면, 내가 알고있던 자본론은 경제서인줄 알았는데, 철학서인가..하는 생각이 들었고, 결론은 마르크스는 철학자이면서 경제학자이다.라는 것.(나만 이제 알았던 건가..ㅠ)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말할 때, 마르크스는 자본을 어찌 보았는가?!라는 점인데, 여기서 마르크스는 자본을 물신적인 특성과 정신적인 특성 모두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두 특징이 모두 결합된 자본은 그 안에서 모순되며, 대립하는 관계를 가지는 그래서 변증법적 관계에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마르크스 사상은 변증법적 유물론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한다. 

자본론은 총 3권이다. 1권만 마르크스가 직접 출판했고, 2,3권은 마르크스 사후 엥겔스가 출간했다. 

1권은 자본주의의 생산과정에 대한 분석, 2권은 자본이 잉여가치를 생산하고 실현하기 위한 유통 과정, 3권은 산업자본, 상업자본, 금융자본, 토지 지대의 연관관계를 분석하는데, 3권에서 각 자본을 가진 계급이 노동자 계급을 착취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1,2권의 설명을 들을 때는, 대체 왜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라는 자본주의의 정반대의 서있는 인물로 그려진 것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3권을 보며 알 수 있었다. 계급 투쟁, 노동자 계급의 해방을 선언했던 그의 사상이 3권에 녹아있었다. 


자본론은 이론서만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상에 대한 실천만을 촉구하는 사상서만도 아니다. 자본주의에 대한 이론과 설명을통해, 자본주의의 문제점, 그 사상속에 녹아있는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을 구분함으로써, 피지배계급이 어떻게 착취당하는지를 설명함으로써 자본주의에 문제를 말하고있는 책이다. 하지만 자본론을 다 읽어본 사람도 아니고, 마르크스의 책을 전체 읽어본 사람도 아닌 나로써는 이 책이 어떻게 자본주의와 대립하는 사상서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왜냐면,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살고 있지만 오롯한 100% 자본주의 체제는 아니다. 어느 정도 사회주의가 섞여있는 자본주의다. 최저임금, 기본연금 등과 같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및 청년지원, 영유아등 어린아이에 대한 지원 등등과 같은 국가 복지 및 노동자를 위한 노동법 등 역시 사회주의의 한 면면 이다. 이렇듯 현 체제에대한 문제점을 말하고, 그 부분을 수정하여 더 나은 체제로 만든 발판이되는 책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사실상 북유럽 국가는 자유 민주주의를 택하면서도 경제적 측면은 사회주의 색체가 강한 나라들 아닌가. (사실 냉전시대의 공산주의 사회주의가 진정한 사회주의였다고 생각치 않는다. 그저 일당 독제였을뿐.)


자본주의 사회에서 신이 되어버린 자본에 대해 애덤스미스는 무엇을 간과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역시 마르크스가 간과한 것 역시 같지 않았을까. 그냥 둘다 보고싶은 것만을 봤다는 느낌이랄까. 둘다 사람을 너무 믿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의 사회를 보고 있어도 역시 사람으로 돌아온다. 정치는 모든 이가 조화롭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체제를 구축하는 역할을 하지만, 어떤 정치를 원하는지는 국민의 손에 달려있다. 다만, 두 거장 모두 '나'만 잘사는 것을 말하고 있지 않다는 점. '모두'가 잘사는 경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했다. 그 방법이 달랐을 뿐. 어려웠지만 자본론에서 꼬집고 있는 문제를 지금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보고 있다는 점에서는 슬프다.


"인간은 언제쯤 자본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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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사이먼 싱 지음, 박병철 옮김 / 영림카디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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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랫동안 내 장바구니 안에 있던 책이다. 아마도 책의 저자 사이먼 싱에 관심이 생겼을때, 읽어봐야지 했던것 같은데, 이제서야 읽다니...  

나는 수학, 과학이 너무 싫어서 문과를 선택했고, 수포자로 졸업했고, 여전히 수학과 과학을 참... 어려워하는 사람 중 하나다.(딱히 접할 일은 없지만.. 그래도..)

그래서 이 책을 시작할 때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다.. 아.. 수학. 이 책을 과연 내가 이해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페르마의 정리에 대해 풀이하는 책이 아니다. 아주 오래전 피타고라스부터, 페르마를 거쳐, 그 페르마라는 분이 정리했다는 수식을 증명하기 위한 여러 수학자들을 거쳐, 끝내 그 정리를 증명해낸 와일즈까지 모든 위대한 수학자들의 이야기이다. 물론 책 중간중간에 수식이나 문제가 등장하지만, 딱히 그 문제나 수식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책의 흐름이 끝기지는 않는다.(개인적으로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으로 하는 말이니 믿어도 좋다!ㅋ)


책은 피타고라스부터 시작한다. 졸업한지 백만년이 지났지만 피타고라스정리는 기억하고 있다. 피타고라스는 수학자이면서 철학자였고, 그가 정리한 피타고라스 정리를 보고 페르마는 다음의 정리를 남겼다.

X^n + Y^n = Z^n (n이 3이상의 정수일때, 이를 만족하는 X, Y, Z의 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는 본인은 이 정리를 증명하였으나, 한 페이지에 기술하기 힘듦으로 기록하지 않는다...고만 남겼다한다..(야속한 냥반..) 그래서 이 정리가 참인지 거짓인지 수세기 동안 위대한 수학들이 도전했고, 일부는 정말 일부의 성공을했지만 완전한 증명을 해내진 못했다. (위대한 수학자중의 하나인 오일러가 n이 3인경우에 대해 증명하였다.)

책을 읽으며, 내가 수학이 싫었던 이유가 떠올랐다. 수학을 풀다가 어느 순간 딱 막혀버리는 순간, 그 해결방안이 보이지 않을 때의 답답함이 너무 싫었다. 그런데 책 속의 수학자들은 그 방안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또 다른 방법을 찾고, 시도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길을 걷는 그 자체를 애정한다는 사실이 내게는 너무 놀라웠다. 나는 '답' 그 자체만을 원하지만, 수학자들은 그 답을 찾아가는 길, 그 과정부터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이였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대한 증명을 해 낸 앤드류 와일즈는 11살때 페르마의 정리를 접하고, 그 증명을 해낼때까지 수십년을 그 문제를 놓지 않았고, 도전했고, 성공했다. 40살이 넘어서 말이다.

 

오일러의 일부의 증명과 같은 성공, 튜링 이후 등장한 컴퓨터에 의해 500이하의 정수에 대해서 증명했고, 그 정수의 크기는 1000, 10000과 같이 커졌지만, 이것은 증명이 아닌 그저 이해해 지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수학자들은 알고 있었다. 모든 수를 다 계산할 수는 없으니까. 이런 정리와 유사한 오일러 추론인 다음의 방정식은

X^4 + Y^4 + Z^4 = W^4 (본 방정식을 참으로 만드는 정수 X,Y,Z,W의 해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사실이라고 믿었으나(왜? 그 수를 발견하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1988년 하버드의 노엄킬스가 그 정수를 찾아냈다. (어마무시한 숫자..) 그러니 증명을 끝내기 전까지 수학자들에게는 컴퓨터를 이용한 대입방법은 그 답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일본의 1960년대 발표한 <다니야마 -시무라의 추론>이 발표되고(이 스토리는 슬펐다..), 1984년에 독일의 조그만 마을에서 열린 학회에서 프라이는 페르마의 정리를 약간의 변형하여, <다니야마-시무라의 추론>과 함께 엮었다. <다니야마-시무라의 추론>이 참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참이라는 것이 증명 되는 발상을 한 것이다. 물론 그가 세운 추론에 오류가 있었으나, 해당 발표를 본 세계의 모든 수학자들이 그 오류를 해결하기에 나섰고, 쉽진 않았지만,버클리의 켄 리벳 교수가 그 간극을 매워주었다. 이제 <다니야마-시무라의 추론>을 증명하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또한 자동으로 증명되는 단계에 이르른 것이다. 와.우.

하지만 그 길도 쉽지는 않은 것. 많은 이들이 수십년동안 <다니야마-시무라의 추론>에 매달렸지만 증명하지 못했고, 그것을 앤드루 와일즈가 해낸것이다. 혼자서 7년의 연구, 발표한 논문에 오류가 있어, 다시 1년을. 말이다.


 하나의 수학문제를 풀어내는 시간이였다. 많은 수학자들이 발견하고, 증명해낸 많은 수식의 바톤을 와일즈가 이어받아, 결승점까지 이어지는 책의 스토리는 정말 경이로웠다. 한 개인만의 승리라기 보단, 수많은 이들의 승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학이라는 학문자체가 없었던 고대부터, 수학 그 자체가 천대받았던 중세를 거쳐, 과학의 한 수단 또는 전쟁의 수단으로 이용당했던 근세를 거쳐 현대까지. 그 긴 시간속에서 수학자들은 자신들의 세계를 굳건히 지키고, 노력하고, 용기있게 도전해 오면서 오늘에 이른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이들의 역사를 말한다. 여전히 증명되지 못한 정리에 대해 많은 이들이 여전히 도전하고 있고, 와일즈는 현대 수학을 이용해 증명해낸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페르마가 살았던 그 시대의 수학으로 증명하고자하는 이들의 도전도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페르마가 자신이 증명했다고하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내딛는 한 발. 그 한 발걸음을 내딛는 수학자들의 이야기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겐 그저 벅찬 감동이였다.

그들의 도전에 끝없는 박수를 보낸다.


"자네들은 너무 성급한 판단을 내린거야. 스코틀랜드에는 적어도 몸의 한쪽 면 이상의 면적에 검은 털이 나있는 양이 적어도 한 마리 이상 방복되고 있는 들판이 적어도 하나 이상 존재한다. 이래야 말이 되는거라구!"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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