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어스 - 기만의 시대, 허위사실과 표현의 자유 Philos 시리즈 17
캐스 선스타인 지음, 김도원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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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의 시대, 허위사실과 표현의 자유“라는 부제. 가짜뉴스를 또는 개인 SNS를 통해 이뤄지는 비방을 어떻게 봐야하는지가 궁금했던 요즘. 이 책의 부제가 눈에 들어왔다. 

어디까지가 표현의 자유이고, 어디까지가 허용되어야하는지.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하에 아니면 말고식으로 마구 불어대는 나팔수들로 인해 나오는 피해자들에 대한 대책은 도대체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책의 저자는 미국인이다. 미국은 수정헌법 1조에 의거 표현의 자유를 (내가 생각하기에) 최대한의 범위로 허용하는 나라가 아닌가 싶다. 대표적인 사건이 “뉴욕 타임즈 대 설리번 사건”인데 흑인 인권운동에 대한 광고를 개재했던 뉴욕타임즈에 설리번이라는 인물이 명예훼손소송을 제기했던 사건이다. 흑인 인권이 탄압받고 있다는 사례에 대해 경찰이 언급되었고, 그 광고에 자신의 이름이 명시되진 않았으나, 경찰이라는 단어가 곧 경찰을 관리감독하는 자신을 지칭하는 단어이니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하지만 미 법원은 이 표현이 보도상의 오류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 외에 실제적 악의를 가지고, 진실을 무시한 결과라는 것을 피해자가 증명하지 않는한 이 보도는 헌법아래 보호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이 사건은 1960년도의 일이다. 이 판결 이후 언론사가 명예훼손에서 패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하니, 그 사건만 놓고 봤을 때는 맞는 판단일 수 있었으나, 그 이후의 사건들을 놓고 본다면 말그대로 언론사에 면죄부를 준 셈이였다. 


시대는 계속해서 변하고 있고, 언론사로 거의 한정되었던 미디어 플랫폼이 계속해서 다변화되어가며 뉴미디어 플랫폼으로 넘어오는 요즘도 과연 저 법의 결론은 유효한가?! 

어디까지가 표현의 자유로 볼것이고, 만약 그 표현이 거짓이라면 고 그 피해가 누구에게, 어디에서, 언제, 그 범위가 미치는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를  우리는 좀더 촘촘하게 따져봐야한다. 

 그리고 결과를 반드시 법을 통하기 보다는 민간단체에서 특히  미디어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사업자가 먼저 면밀한 분석을 통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법적인 제재가 촘촘해지는 것은 좋으나, 범용적이고 강력하 제제효과를 갖는 수단이다. 그렇기에 위험할 수 있다. 모든 개개인에게 맞춰질수 없는 규칙이기에 그렇다.

또한 이런 수단이 강력해질 수록 진실을 말하는 입도 닫히기 마련이다. 끊임없는 자기검열이 되어야 하기에 그렇다. 나쁜입을 막기 위해 모두의 입이 닫히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내내 참 어려웠다. 내용이 어렵다기 보단, 과연 가능한가? 인간의 마음을 의도를 정확하게 캐치해 낼 수 있는가? 그렇다고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하에 모든것이 허용되었을 때 우리가 갖는 피해는 결국 민주주의의 붕괴로 나타날 수 도 있다.


“정리하자면, 필요한 것은 최적의 위축효과이다. 허위와 진실 모두에 어던 일이 일어나는지를 고려해 딱 맞는 수준의 억제력을 찾는 것이다.” p.115


가능할까? 그 최적이라는 기준은 어떻게 찾아가야할까? 그런 정보를 접하는 개개인의 판단을 날카롭게 중립적으로 가져가는것이 과연 가능할까?(이 부분역시 책을 통해 그닥 가능성이 없음을 알았다. 이 부분에서 왜 내가 정칙적으로 다른 상대의 이야기를 믿지않게 되는지를 알 수 있었다…메타인지적 근시안, 진실편향, 집단 극단화…)


그렇다면 허위, 가짜, 비방을 어떻게 막아내야 하는가? 이 부분에서 #금지보다는 반론 이라는 챕터가 등장한다. 어떤 가짜뉴스가 등장했을때, 그것을 금지하는 것보다는 그 것에 대해 반론하라는 것이다. 금지는 그 표현에 대해 사람들이 더 집착하게 끔 만들 수 있기 때문인데, 그들을 막는 것이 아니라, 설득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말은 너무 .. 유토피아적이다. 이것이 모든 케이스의 거짓말에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고, 피해자가 일일이 그 것에 대해 반론을 한다는 것이 가능한가!


 정치에서 보이는 비방, 가짜뉴스를 통해 시민들은 분열되고, 편향된 정보만을 더욱더 믿는 시대가 되었고, 누군가의 아니면 말고식 가짜 개인방송으로 누군가는 목숨을 끊었다. 딥페이스 기술로 인해 하지도 않은 일, 하지도 않은 소리가 버젓이 그사람의 과실로 드러나기도 한다. 거짓말인지 알고도 했던 말은 그 말을 믿는 사람들에 의해 진실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거짓은 진실보다 더 빠르게 사람들 속으로 스며든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할 수 없는 정확한 기준을 가질 수 없는 이 말들에 대하여, 저자는 다섯가지 방안을 말한다. 경고와 공지, 손해배상액의 조정, 명백한 명예훼손에 대한 삭제 및 수정권리 인정, 인터넷상 통지후 삭제, 명예훼손에 대한 발언은 SNS상노출빈도 조절이다. 

하지만, 이 역시 부족하다. 인터넷이라는 환경은 한번 잘못된 정보가 노출이되면 삭제되지 않기에 그렇다. 역시나 명확히 이렇게 해야한다는 결론을 낼 수 없는 문제다. 


아마도 저자는 그렇기에 모두에게 말한다. 스피커, 리스너, 두 관계를 잇는 플랫폼. 그리고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우리가 말하고 듣는 모든 것에 대해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가를 생각하고 말하고 받아들이라고.

최악의 거짓말에 현혹되지 말고, 거짓 스피커의 입을 어떻게 닫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생각하라고.


어렵다.

하지만 꼭 생각해볼 이슈다. 누군가가 아니라, 모두가.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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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는 뇌 - 미국 최고의 신경과학자가 전하는 기억력의 비밀
리처드 레스탁 지음, 윤혜영 옮김 / 유노라이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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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는뇌" 어느덧 중년으로 들어선 나는 이제 단어를 잊기 시작한다.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중 하나가.. "그거 있잖아. 그거" 그러면 내 주위 사람들도 비슷한 나이다보니 "어.. 그래 그거. 알아 그냥 넘어가" 라고 말한다. 대체 "그거"는 무얼까. 나는 왜 자꾸 명사를 잊는 걸까. 특히 고유명사. 이름 같은것들.. 이러다 치매오는거 아냐.. 싶은 두려움이 간혹 엄습하는 요즘 이 책의 제목이 눈에 꽂혔다. <늙지 않는 뇌>


책은 뇌가 정말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기보단, 뇌를 늙게 하지 않는 방법을 말해주고 있다.  기억력 강화훈련법과 같이 오래토록 기억해야 할 것을 기억하는 방법 등을 말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우리가 왜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지를 말하는데, 그 부분을 읽다보면 안심이 된달까....  내가 말하는 "그거"는 결국 나의 뇌가 수십년간 받아들여온 정보의 부작용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총량이 이미 많이 쌓였기에, 그 기억에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추적해내기까지가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는 것. 그것은 뇌가 늙어 퇴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나이를 들어 정보의 총량 증가로 인함이라는 것이다. 진짜일까.ㅠ  (그래도 웬지 전문가의 이야기라 안심하는 중..) 그래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것들은 강화훈련을 통해 소위 기억의 강도를 높여야 하는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망각이라는 것을 두려워 할 필요도 없음 역시 말한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로 셰레셰프스키라는 남자가 등장하는데, 그는 거의 대부분의 모든 정보를 기억하고 살아왔다. 그는 기억을 하는 방식이 굉장히 독특했다. 스스로 노력을 하기도했지만, 주위 공감각적인 부분을 활용하거나, 색상 또는 그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을 통해 창의적으로 모든것을 기억했다. 아무튼 그는 살아가는 대부분의 것들을 기억했으나, 결국 그는 매우 불행했다. 그 기억력이 그를 고통스럽게 했고, 그는 기억하는 모든 것을 잊고자 노력했으나, 실패했고, 결국 술을 마셨고, 그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하니, 모든 것을 기억하는 것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님을, 결국 중요한 것 즉 내가 기억하고자하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더 필요함을 본 일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그것엔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사실 그 노력이 재미있는것이, 우리가 중고등학교시절 암기를 위해했던 행위들과도 관계가 있었다. 기억해야하는 사실에 음악을 입히던지, 특정 단어나 색깔 등을 연관지어 기억한다든지하는 행위들이 책에도 언급되는 것을 보며, 중고등학교에 그렇게 외웠던 몇가지가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는 것을 보면 정말 동서고금을 막론하는 방법이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달까. 


 우리의 기억은 우리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미래를 잃는것이다. 우리의 창의력 역시 우리의 기억과 맞물린다. 새로움이라는 것 역시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만드는 미래는 우리 과거의 기억을 통해 학습한 것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데, 그 과거를 잃는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는 셈인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치매는 과거를 잃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잃는 것이라는 김영하작가의 말이 떠올랐다.) 꼭 치매가 아니고서라도, 일과성기억상실증이나 배회증은 주변에서 꽤 흔하게 발생하는 일시적인 기억상실인데, 이 경우 그 시간동안 그 사람이 잃는 것은 모든 것이다. 그가 잃은 그 일시의 순간 그는 가족조차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럴 경우 해당 사람이 받는 불안함의 강도는 매우 높아지는데, 기억력의 모든 체계가 일시적으로 붕괴되는 현상이라고 하니, 생각만으로도 두려워지기는 한다. 진짜...모든 것이 낯선 느낌이라니...


이 책을 읽다보면 늙어가는 뇌에 대한 책이아니라, 점점 더 현명해지는 뇌를 우리가 제대로 다루고 있지 못하기에, 그 뇌를 제대로 사용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뇌가 과거, 현재,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주고 있는지를 통해 "뇌"를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목적>을 심어주고 있달까!

흥미로웠고, 노력해야 할 부분을 콕 짚어주기에 개인적으로는 유익했다.(노력은 결국 내 몫 ㅠ)


재밌다아!


"목표는 과거와 미래를 전반적으로 꿰뚫어 보는 통찰력과 사회 체제를 통합적으로 형성하는 것이다. 예리한 관찰력으로 과거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을 통합하지 못한다면, 이와 마찬가지로 예리한 관찰력으로 미래를 보는 사람들의 생각도 통합하기가 매우 어렵과 힘들수 있다" p.308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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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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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김연수 작가님의 두번째 책이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미래가 평범하다. 이말은 현재를 돌이켜 과거에서 지금을 생각할 때 할 수 있는 말인데,, 신기한 제목이네. 싶어서 읽은 책. 단편으로 구성되어있고, 책 제목의 단편은 가장 처음에 나온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라는 단편은 진짜 너무 독특한데, 돌이키면 제목 그대로 평범한 모호한 의미로 다가왔다.


세번의 생이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생, 그리고 지금을 끝으로 다시 과거로 살아가는 생. 그리고 다시 그 과거에서 지금으로 살아오는 생. 첫번재와 마지막 생은 같은 삶이지만 다르다. 미래를 알고 있으니까. 살아갈 미래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그러면서도 현재의 내가 잊고 살던 과거의 기쁨을 기억하는 삶을 살아간다. 같지만 살아가는 나의 감정은 다른 삶. 현재를 돌이켜 알지 못하는 미래를 상상할때 우리는 낙관보다는 비관을 먼저 생각한다. 지금의 상황이 좋지 않을 수록 더더욱.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를 돌이켜 살았던 삶은 그저 평범했다. 나쁜일도 있고, 좋은일도 있었지만 대체로 심심한 일상을 살아왔다. 20세기에도 21세기에도. 

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살아간 삶. 다시 그 행복했던 순간에서 끝을 향하는 삶. 같은 시간이라고 그 시간의 의미가  같을 수 있을까?

3번의 생이 서로 다른 생이 아니라, 그저 시간에 따른 우리의 같은 삶인데, 이토록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줄이야. 책을 읽는 내내 묘했다. 묘하면서 익숙했고, 그러면서도 그 다름이 우리가 놓치고 살고있는 미래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은 슬펐다. 


다른 단편들 역시 삶을 이야기한다. 가장 힘든 시간에 바다를 놓고 생각했던 서로 다른 여자의 세컨드 윈드. 죽을만큼 힘든시간 속에서 불어온 바람이 지금의 시간을 만들어준 <난주의 바다앞에서>  

아버지의 치매로 인한 어떠한 범죄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볼까. 그녀는 왜 불을 질렀을까. 그녀에게 불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타인의 마음을 오롯이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면 타인을 이해하고 싶은 나를 이해하려는 것일까.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이 우리의 삶에는 어떤 의미인 것일까를 말하는 <진주의 결말>.

그저 지나치듯 들렀던 일본의 술집에서 건냈던 CD한장이 누군가의 삶의 끝에서 살아갈 이유를 주었을때, 나의 시간과 그의 시간은 무슨 의미였을까. 같은 시간을 보내고도 누군가의 기억은 잊혀졌고, 누군가의 기억은 십수년이 지나고도 또렷함을 유지하는 시간은 현재의 시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것인지..를 말하는 <다만 한사람을 기억하네>.

서로 다른 시간속에서 자신의 삶을 찾는 바르바라의 삶은 시간을 통해 타인에게 어떤 의미를 남기는가를 말하는 <다시, 2100년의 바르바라에게>.


책의 단편들은 삶을 말한다. 과거를 통해서, 미래를 통해서, 현재를 통해서. 각 시간속에서 삶이 내게주는 의미, 타인에게 주는 의미. 그 의미는 곧 시간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평범한 현재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것 같았다. 제목과 이토록 잘 맞는 소설을 그것도 서로 다른 단편이 말이다. 같은 시간을 보내고도 모두에게 다른 시간이지만, 우리는 그 시간을 살아왔다. 그렇듯 미래의 시간 역시 살아갈 시간이고,, 그 삶은 생각하는 것보다는 무난히 살아온 현재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것. 그러니, 내게도 불어오는 세컨드 윈드를 느끼려면 우리도 그 시간을 살아봐야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는 것 아닐까.

밝고 희밍찬  진짜 소설같은 해피엔딩의 미래라기보다 가장 현실적인 미래를 담담히 말하는 저자의 소설에 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묘하다.


20년후에 나는 지금을 어떻게 기억할까?! 나의 삶의 마지막에서 나는 그 시간들을 어떻게 기억할까. 궁금하지만, 결국 그 기억은 지금의 내가 살아갈 미래임을 지금 생각하는 것이 진짜 묘한 기분이다. 좋은 기분이여야할까?! 나쁜 기분이여야할까?!


Good.


“나의삶이 나의 삶으로 끝난다면야 이 인생은 탄생이라는 절정에서 시작해 차츰 죽음이라는 암흑 속으로 몰락하는 과정이 되겠지. 사실, 인생에 그런 일면이 없지는 않아.“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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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
에르난 디아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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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신화, 그에 대한 인간의 열망,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서로다른 이들의 생각. 무엇이 진실인가라는 소개글을 보고 나는 돈이라는 신화를 바라보는 인간의 욕망을 그린 소설인줄 알았다. 그래서 궁금했고, 읽었다.

오와! 제대로 속았구나. 아니면 나도 내가 읽고 싶은 것으로 책의 소개글을 본것일까? 속았지만 놀라웠고, 재밌었다.


첫번째 이야기 "채권". 미국 금융시장에서 제대로 성공해 일반인은 꿈꾸지도 못할 부를 얻은 벤자민. 그는 아내 헬렌과 결혼을 했다. 그런 헬런이 알지못하는 정신질환에 시달리다 죽는다. 

두번째 이야기 "나의 인생" 베너라는 인물의 할아버지 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베너집안의 부의 축적 과정을 그리며, 그의 성공신화를 그린다. 그리고 그의 아내 밀드레드. 그의 아내는 오로지 돈만을 알던 베너와 달리 음악과 책을 좋아하고, 타인과 교류할 줄 아는 아내였으니, 그 역시 알지못하는 병을 얻어 사망한다. 

뭐지? 미국에 성공하는 금융업자의 아내는 다 죽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무렵 세번째, 파르덴자의 회고록이 등장한다. 그리고 마지막 화자의 일기.

이 소설은 미국 금융업계의 전설적인 인물 하나를 놓고, 서로 다른 시각으로 그의 모습에 대해 말한다. 첫번째는 그에 대한 소설, 두번째는 그 자신의 이야기, 세번째는 그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의 요구에 맞게 변주된 또다른 사실, 그리고 등장한 진실. 그래서 제목의 의미를 마지막을 읽으며 깨닫게 된다.


이 4편의 이야기를 읽고 있다보면, 결국 진실은 파헤치는 자에 의해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가진자에 의해서 쓰여진 것이 진실이 되어버린 것인지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역자가 밝혔든 "역사는 강자에 의해 쓰여진 것"이라는 말에 절대적 공감이 드는 바이다. 과거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전부 진실일 수는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그 것은 어떠한 밝혀진 무엇에 대해 누군가의 해석이 포함된 것일테니. 그 해석을 누가 하는지, 누가 더 큰 목소리로 주장했는지 따라 다수는 그것을 사실이라고 믿고, 그것은 역사가 된다. 파르덴자가 미국 최고 금융자본가인 베너가 원하는 모습의 밀드레드를 그렸고, 결국은 베너 자신도 파르덴자가 그렸던 아내를 자신의 진짜 아내라고 믿었던 것처럼 말이다.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이가 있다해도, 베너의 권력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한챕터씩 읽어나가며, 가지는 궁금증이, 한챕터씩 읽어나가며 풀린다. 하지만 결국 그 진실을 아는 이는 독자인 우리 뿐이다. (책 속의 세계에 어떤 영향력도 끼칠수 없는 우리만... 쉿!) 


누군가가 나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ㅋㅌ내가 아는 나, 타인이보는 나, 나의 기록을 통해 나를 보는 누군가의 나. 무엇이 진짜 나를 말해줄 수 있을까? 이 셋중에 진실한 나는 있을까?!

재밌다!


Good!


"이 점만은 마르크스의 생각이 맞았어. 돈은 공상적인 상품이야, 돈은 먹을 수도, 입을 수도 없지만 세상의 모든 음식과 옷을 나타내지. 그래서 돈이 허구라는 거야. 바로 그 점 때문에 돈은 우리가 다른 모든 상품의 가치를 매기는 척도가 된다."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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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 스타벅스 건물주
전재욱.김무연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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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은 스타벅스 건물주” 내가 이책을 읽게된 것은 오로지 제목 때문이였다. 이토록 솔직한 제목이 있다니.ㅋ 책을 다 읽고 서평을 쓰는 지금 나는 스타벅스에 있다. 어느 순간부터 스타벅스는 우리의 일상속으로 들어왔다. 일전에는 도심에만 있던 스타벅스가 일반 생활권으로 들어오더니 지방(DT점)에서도 심심찮게 보인다. 

 스타벅스가 유치된 건물은 주변 건물 시세보다 비싸고, 유명 연예인들이 스타벅스를 유치하고 판 건물의 시세차익은 그저 평범한 일반인인 나로써는 입이 떡 벌어지는 금액이다. 그런 스타벅스. 하느님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흔하게 들리는 요즘 그 건물주보다 위에 있다는 스타벅스는 대체 어떻게 위치를 선정하는 것일까?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딱 그게 궁금했다.


책은 저자가 스타벅스가 위치한 건물의 등기(무려 2450여장) 를 모두 발급받아 분석한 것을 시작으로 한다. 책을 다 읽고 난 나의 소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가 어느 위치에 지점을 내고 싶어하는지는 잘..모르겠다. 이미 서울에는 내가 눈돌리는 모든 곳에 스타벅스가 위치하고 있고, 지방은 잘 모르니…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알 수 있을지도.

하지만 스타벅스가 어떻게 입점위치를 정하고, 어떤 방식으로 계약을 하는지는  알 수 있었다. (사실 이 부분은 일반 자영업자는 임대인에게 언감생심인듯 보여 씁쓸하긴 했다.)


 스타벅스는 스스로 건물주가 되기보다는 거의 대부분의 매장을 임대해서 쓴다. 그러기에 스타벅스 입점에 많은 건물주들이 그토록 열을 올리는 것이겠지만. 그래서 스타벅스 입점을 원하는 건물주가 직접 스타벅스에 제안을 한다. 그러면 ‘국정원 뺨치는 점포개발팀’과의 면담이 잡힌다.(사실 면담을 하기 까지도 하늘의 별따기)  점포개발팀과 협상을 하는 과정을 넘고 나면 말그대로 입점인데, 그 과정이 사실 만만찮다. 어떤 조건을 임대인이 스타벅스에 내어줄수 있는가, 깐깐한 그들의 요구를 다 맞춰줄 수 있는가. 사실 책에서는 협상이라고 적고 있지만, 읽는 내가 느끼기에는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맞춰주는 것이 상당했다. 입출입구, 화장실, 임대차계약 조건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장기 렌트가 된다면 건물주 입장에서는 더할나위없는 임차인이기도 하니... 뭐 내가 보이엔 그사세..랄까… 

그만큼 개인이 스타벅스가 원하는 위치의 건물을 매입하고, 그들과 컨텍해 입점하기까지가 하늘의 별따기 이니, 이미 성공적으로 유치된 건물을 매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하나.. 금액에 입이 떡…벌어지는 건 안비밀.


재밌던 점은 스타벅스 내에 화장실은 다수가 스타벅스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주가 관리한다고 한다. 그래서 스타벅스는 화장실이 1개(남녀공용)이거나 더러울 경우 입점을 취소하기도 한다니 오.. 장시간 머무르는 고객을 위한 그들의 방침이라는 말에 좀 낯설기도 했다. 요즘 저가커피를 비롯 다수의 카페는 회전률을 중요시 여기는데(거의 테이크 아웃을 고려한 판매전력을 가지고 있기에 더..) 장시간 고객을 위한 편의성이라니.. 그래서 최근의 스타벅스는 매장의 크기도 고려대상이라고 한다. 줄이는 것이 아니라 매장의 크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 (DT점의영향이 있긴하지만..)


스타벅스라는 회사를 분석한 것이아니라, 우리나라의 특성에 딱 맞는 스타벅스가 찾는 부동산에 관련된 요 요상한 책은 내가 스타벅스 건물주가 될수..(있을까..?ㅎ)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심심찮게 들리는 스타벅스 건물주의 모호함을 긁어주는 책이다. 

문득 내가 앉아있는 이 스타벅스(상가 안)의 주인은 어떤 조건으로 이 지점을 유치했을까. 아. 부럽다아~ㅎ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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