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트
에르난 디아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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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신화, 그에 대한 인간의 열망,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서로다른 이들의 생각. 무엇이 진실인가라는 소개글을 보고 나는 돈이라는 신화를 바라보는 인간의 욕망을 그린 소설인줄 알았다. 그래서 궁금했고, 읽었다.

오와! 제대로 속았구나. 아니면 나도 내가 읽고 싶은 것으로 책의 소개글을 본것일까? 속았지만 놀라웠고, 재밌었다.


첫번째 이야기 "채권". 미국 금융시장에서 제대로 성공해 일반인은 꿈꾸지도 못할 부를 얻은 벤자민. 그는 아내 헬렌과 결혼을 했다. 그런 헬런이 알지못하는 정신질환에 시달리다 죽는다. 

두번째 이야기 "나의 인생" 베너라는 인물의 할아버지 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베너집안의 부의 축적 과정을 그리며, 그의 성공신화를 그린다. 그리고 그의 아내 밀드레드. 그의 아내는 오로지 돈만을 알던 베너와 달리 음악과 책을 좋아하고, 타인과 교류할 줄 아는 아내였으니, 그 역시 알지못하는 병을 얻어 사망한다. 

뭐지? 미국에 성공하는 금융업자의 아내는 다 죽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무렵 세번째, 파르덴자의 회고록이 등장한다. 그리고 마지막 화자의 일기.

이 소설은 미국 금융업계의 전설적인 인물 하나를 놓고, 서로 다른 시각으로 그의 모습에 대해 말한다. 첫번째는 그에 대한 소설, 두번째는 그 자신의 이야기, 세번째는 그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의 요구에 맞게 변주된 또다른 사실, 그리고 등장한 진실. 그래서 제목의 의미를 마지막을 읽으며 깨닫게 된다.


이 4편의 이야기를 읽고 있다보면, 결국 진실은 파헤치는 자에 의해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가진자에 의해서 쓰여진 것이 진실이 되어버린 것인지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역자가 밝혔든 "역사는 강자에 의해 쓰여진 것"이라는 말에 절대적 공감이 드는 바이다. 과거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전부 진실일 수는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그 것은 어떠한 밝혀진 무엇에 대해 누군가의 해석이 포함된 것일테니. 그 해석을 누가 하는지, 누가 더 큰 목소리로 주장했는지 따라 다수는 그것을 사실이라고 믿고, 그것은 역사가 된다. 파르덴자가 미국 최고 금융자본가인 베너가 원하는 모습의 밀드레드를 그렸고, 결국은 베너 자신도 파르덴자가 그렸던 아내를 자신의 진짜 아내라고 믿었던 것처럼 말이다.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이가 있다해도, 베너의 권력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한챕터씩 읽어나가며, 가지는 궁금증이, 한챕터씩 읽어나가며 풀린다. 하지만 결국 그 진실을 아는 이는 독자인 우리 뿐이다. (책 속의 세계에 어떤 영향력도 끼칠수 없는 우리만... 쉿!) 


누군가가 나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ㅋㅌ내가 아는 나, 타인이보는 나, 나의 기록을 통해 나를 보는 누군가의 나. 무엇이 진짜 나를 말해줄 수 있을까? 이 셋중에 진실한 나는 있을까?!

재밌다!


Good!


"이 점만은 마르크스의 생각이 맞았어. 돈은 공상적인 상품이야, 돈은 먹을 수도, 입을 수도 없지만 세상의 모든 음식과 옷을 나타내지. 그래서 돈이 허구라는 거야. 바로 그 점 때문에 돈은 우리가 다른 모든 상품의 가치를 매기는 척도가 된다."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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