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에 감사해
김혜자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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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류는 잘 보지 않는데, 지인이 너무 괜찮다며 추천해준 책. 개인적으로 배우 “김혜자”라는 분을 좋아하기도 하고, 브라운관에 비친 모습 외에는 이분에 대해 아는바도 없고 해서 궁금해 읽은 책이다.


책은 배우 김혜자님께서 자신이 했던 작품, 그리고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책 중간중간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하자민 주는 저자가 연기자로써 살아왔던 그 기간동안의 이야기이다. 책속에 나오는 모든 작품을 다 보지는 못했다.물론 저자의 초창기 작품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이니 제외하더라도, 2000년대 이후 작품 중에서도 못본 작품은 꽤 되었지만, 책을 읽으며 그중 마더라는 작품은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엄마 김혜자의 또 다른 측면이, 그리고 “엄마”라는 자리가 보여주는 비틀린 단면을 나타내는 작품같아서.(유명한 작품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너무 어두워보여서 자꾸 미뤄뒀었달까..)


책은 제목에서 나타나듯 그녀가 그녀의 생을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순간순간을 감사하며 살아냈는지를 그려내고 있었다. 한 분야에서 인정받은 사람의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 작품 하나하나 말그대로 온힘을 다해 빠져들어 연기해음을 알 수 있었다. 최근에 <한동일의 공부법 수업>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곳에서 공부하는 노동자로 살았던 말그대로 공부의 끝판왕을 봤는데, 여기선 연기의 끝판왕을 본 느낌이랄까.

이분 역시 보통의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 지금의 김혜자라는 연기자가 된 것이라는 사실이 너무나도 빛나보였다. 그녀의 출연작 <눈이 부시게>의 제목처럼.


“사실 나는 언제나 신인입니다. 그 역을 처음 맡아서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매번 맡은 역마다 처음 사는 인생이니까” p.70


책을 읽으며 좀 놀라웠던 부분은 언제나 작가와 배우의 관계에서 작가는 배우의 연기를 들여다보고, 그의 연기속에 자신의 글이 어떻게 녹아들어가는지를 보는 역할이라 생각했는데, 배우 역시 작가를 연구한다고 하는 부분이였다. 작가의 생각이 무엇인지, 왜 이런 대사를 썼는지, 그래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대본 속에서 열심히 들여다본다고. 그렇구나. 작가의 생각을 아는 것도 연기 속에 녹아들어가는 것이구나…


또다른 부분은 디어마이 프렌즈에서 맡은 역중 저자가 정말 힘들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만큼 말을 쏟아내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장면이 3분동안의 독백이였다고 한다. 연기자로써 정말 힘들어겠구나 싶었는데, 은희경 작가는 그 대사를 쓰면서 기절했었다고 하니 보는 이가 그 배역의 그녀가 쏟아내는 대사에 그 고난함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었던 것은 진정으로 써내려갔던 작가와 온 힘을 다해 그 배역을 연기했던 배우가 있어서 가능했었다는 것을 알게 했다. 한 회 60분 방송되는 드라마에 약 3분 남짓 장면이였음에도 여전히 나의 기억에 이토록 깊게 박혀있는 그 장면이 책을 읽는동안 머리속에 재생되는듯했다.


우리 할머니도 좋아하셨고, 우리 엄마도 좋아하시는 배우. 그리고 나도 좋아하는 배우. 우리 집 3대가 모두 아는 이분이 오래오래 건강하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건강하세요.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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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일의 공부법 수업 - 인생의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특별한 수업 수업 시리즈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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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일>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분의 <라틴어 수업>을 너무 인상깊게 봤던 터라.. <라틴어 수업>제목에 진짜 라틴어 가르치는 책인줄 알았다며, 책 제목 잘못 지었다는 지인이 그 책을 읽고서는 너무 좋은 책이라 추천해서 읽고는 정말 푹 빠져들었던 책이였다. 저자의 목소리도 말투도 모르지만, 그냥 그 책처럼 말씀하실 것 같았다.  그런 저자의 <공부법 수업>이라니. 로마로타나의 903번째 변호사이고, 한국인 최초이자, 동양인에서도 거의 없는 변호사이시니. 이분의 공부법이란 어떤 것일까 궁금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취업했을 때, 공부를 안해도 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너무 기뻤던 사람인지라.ㅋ


책은 저자의 유학생활, 로마로타나의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그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교수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는 요즘까지. 그 힘들고 힘들었던 시간속에서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공부하며 그 시간들을 버텨나갔는지를 기록한 에세이이다. 대체로 나는 이런 책을 읽으면, 이뤘기에 그 시간들이 버틸만 했다는 식의 글로 읽혀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지금에서 돌이켜 그 시간을 그렸다기보다, 그 시간 속에서 저자의 생각과 감정이 있어 읽는 내내 힘들었고, 숨이 찼다.

그만큼 저자가 공부하는 방식 그 자체가 그러했다. 처음부터 '공부하는 노동자'로 자신을 규정하고 했던 저자는 공부의 시작은 '나를 엄격하게 아는 것'이라 말한다. '실제의 나'와 '내가 평가하는 나'사이의 간극을 정확하게 알아야한다는 것. (사실 이게 제일...어렵다기보다 하기싫은것 아닐까..) 그리고 그다음은 공부에 대한 의지를 결국 습관으로 만드는 것. 하루도 빠짐없이 해야하는 습관.  '인이 박히다'라는 말이 나올만큼 말이다.(이 부분에서 시시포스의 벌에 대한 그림이 나오는데, 순간 섬뜩했다...) 

"발레리나 강수진 씨는 '지금까지 제가 가진 모든 성공담, 주변의 찬사는 모두 <일상적 반복이 빚어낸 위대한 선물>이에요' 라고 말했죠." p.107


저자가 변호사 시험을 준비할 때, 어떻게 준비했냐고 많이들 물어봤다고 한다. 저자는 100퍼센트를 준비한 가운데 20퍼센트를 발휘해서 좋은 성적을 받고, 합격했다고 대답했다 했는데, 그 대답에 20퍼센트를 준비하고 60-70을 바랬던 내가 어찌그리 부끄러웠는지.

수많은 양서들이 가득한 글라렛 수도원 지하도서관의 각종 고문서, 단행본, 신간 등등 법학과 관련된 서적 속에서 그토록 행복했다는 저자는 정말 공부가 그의 전부였고, 그가 가장 노력했던 일이면서 가장 잘하고 싶은 일이였고, 그래서 그와 관련된 모든것들에 감사했던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정말 저자가 말한 정체성 그대로로 살아온 분이였다는 것.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지금 어쩌면 이분 못지 않게 공부하는 학생들이 자신이 무엇을 공부하고, 무엇을 위해 하고 있는지를 아는게 먼저여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저 주입식으로 지식만 우겨넣는 것이 아니라, 자기 효능감을 향상시켜가며 스스로 공부를 하는 이유를 찾아가야하는데..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저자는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서로 배워가며 선한마음으로 해가는 행위라고 했지만, 지금 대한민국에서 학생들에게 시키는 공부란 좋은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벌기위한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에 더 힘든것 아닐까싶었다. 그래서 졸업하고나면 더이상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는 행복한 어른만이 나오는 시대이지 않나? 나처럼...(나만 그런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읽혔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뜨끔했고, 지금을 돌이켜보면 또 많이 아쉬웠다. 나의 그 시절이. 그러면서 지금도 내가 할 수 있는, 어쩌면 해야하는 공부가 있음을 알게도 했다.

늘. 뭔가를 얻어가게 하는 저자의 책이다.

굿.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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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없는 사랑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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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없는 사랑"이라는 제목에 김영하작가님 북클럽 선정도서이기도 했고, 로맨스가 읽고 싶어 읽은 책이다. (북클럽 선정도서 였지만, 북클럽 방송은 보지 않았기에...) 근데,, 로맨스라는 나의 예상은 그대로 뒤집히면서도,, 제목 그대로의 "견딜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일 줄이야...


주인공 조는 사랑하는 사람인 클래리사와 함께떡갈나무 아래서 피크닉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다 조가 갑자기 뛰기 시작한다. 멀리 기구에 아이 혼자 남고, 기구를 고정시키기 위해 내렸던 아버지는 갑자기 부는 강풍에 다리가 매달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 였던것. 그것을 본 여섯명의 남자기 기구를 향해 달렸고, 기구에 달린 줄을 잡음으로써 기구가 날라가는 것을 겨우 막았다. 그러다 다시 언덕에 부는 광풍. 더이상은 무리라고 느낀 한사람이 줄을 놓았고, 그렇게 기구는 날라가기 시작한다. 조도 4미터정도 떠올랐을 때, 줄을 놓았지만, 끝내 줄을 놓지 않았던 의사 로건은 기구와 함께 떠올라, 힘이 다 떨어졌을 200미터 상공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사망했다. 그를 보기위해 다가간 조, 그때 나타난 패리는 그를 만지지 말라며, 자신과 함께 기도하자고 말한다. 당신은 기도가 필요한것 같다며. 경찰이 오고, 시신을 수습하고, 진술을 하고 조와 클래리사는 그곳을 뜬다. 조는 잊을 수가 없다. 그날의 일이. 모두가 서로 줄을 놓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그게 나였는지. 아니였는지. 알 수가 없다.

클래리사는 그를 위로하고, 함께 잠들지만, 갑자기 울린 전화 한통. 당신 감정을 이해한다며,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누군가. 그는 그냥 전화를 끊었고, 클래리사에게 잘못걸린 전화라 둘러댄다. 그리고 시작된 일들.


기구 사건을 읽으며, 연대감? 인간이 가지는 이타성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인가???  기구를 놓아버린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사람에 대한 "견딜 수 없는" 사랑이 만들어낸 광기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었던 이 이야기는 나를 알 수 없는 곳으로 이끌고 갔다. 나도 심지어 조가 미친것 아닐까? 그 기구 사건에 대한 죄책감으로? 그가 만들어낸 환상에 대한 것이 아닐까 싶을 만큼 그는 광적으로 그를 두려워했다. 

함께 사는 클래리사조차 의심할만큼. 그는 그에게 말은 걸었지만 물리적 위해는 가하지 않았고, 말도 안되는 괴변으로 그에게 다가갔지만, 그것을 강요하지는 않는듯 보였다. 다만 자신의 사랑에 대해 말할뿐.(사실 이게 강요였지. 집착이였고) 그렇게 누구에게도 자신의 괴로움을 증명할 길이 없어 더 미쳐가는 듯한 조. 

견딜 수 없는 사랑의 제목은 말그대로 사랑을 받는 이가 "견딜 수 없는" 사랑을 받았을 때 그것이 한 인간에게 어떤 공포와 광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위로받을 수 없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 초창기 "스토커 법"이 제정될 당시 사랑이 죄는 아니지 않냐는 사람들의 말이, 그 받는 사람이 견딜 수 없을 만큼의 사랑은 곧 죄임을 그것은 사랑이 아닌 집착이 만들어낸 광기임을 알기까지 우리는 참 오랜 시간을 들였고, 많은 피해자들이 생겨나고서야 그 위험성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직접적인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공권력의 개입이 최소화 되는 요즘도 그 범위가 이해되는 바이나, 여전히 내가 그 상황이라면 정말 미칠만큼의 공포속에 살아야 한다는 사실은 정말 생각만으로도 두렵고 끔찍하다.

이언 매큐언이 1997년에 이 책을 썼다고 하니, 책 속의 인물들의 생각이 왜 그랬었는지가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했다.


이언 매큐언의 책은 처음이지만 기구 사건을 바탕으로 이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가의 힘이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놀라웠다. 기구 사건만으로도 생각이 많았는데, 이후의 스토리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기에. 더.

"사랑"이라는 제목에 로맨스물인줄 알고 봤는데, 스릴러일 줄이야.

하지만 내가 컨트롤하지 못하는 감정은 타인에게 폭력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알게한 책.


굿굿.


"이곳들이 내가 짊어진 십자가의 길이었다"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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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 예술을 들일 때, 니체 - 허무의 늪에서 삶의 자극제를 찾는 철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32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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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의 늪에서 삶의 자극제를 찾는“이라는 부제가 달린 서가명강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니체의 초기작인 <비극의 탄생>에서 삶의 허무를 극복하는 예술의 힘에 대해 말하는 책이다. 니체의 초기작임에도 어려운 책이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는데, 그 책에서 말하는 니체의 말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다만 내게는 조금 어려워다는 점을 밝힌다.ㅎ)


<비극의 탄생>은 니체가 28살에 쓴 작품으로 쇼펜하우어와 바그너의 사상이 많이 녹아있으나, 그 사상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상 속에서 니체만의 새로운 해석으로 이뤄진 책이라고 한다..

두 사상의 차이는 쇼펜하우어는 고통으로 가득찬 현재의 삶에 예술이 휴식을 제공한다고 말했지만, 니체는 예술은 그런 삶을 승화시켜 그 다음 단계로 나아게하는 힘을 준다고 말한다. 또한 쇼펜하우어는 삶의 고통은 현재의 부족과 결핍으로 인함이라고 하지만, 니체는 현재의 삶의 풍요로움과 충만으로 가득차있기에 그것을 해소하지 못하기에 고통이라 말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둘의 말을 현재에 대입한다면 나는 감히 둘다 맞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풍요로움으로 가득찬 사회속에서 느끼는 상대적 빈곤이 고통이면서, 사회속 풍요로움을 내가 온전히 소비하지 못하는 것 또한 고통이지 않는가…싶은 생각이랄까. 어쨌든 이러나 저러나 삶은 고통이구나..싶은 생각이 들게한다.. (하.. 허무주의로 가는건가..)


 니체는 고통의 해소를 위해 디오니소스적 삶을 말한다.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와 세밀레의 아들로 헤라에 속은 세밀레가 죽을 때, 제우스가 세밀레의 뱃속 아이를 꺼내 자신의 허벅지에 넣어키운 신이다. 한마디로 비극속에서 태어난 강한 생명력의 신인 셈. 그러면서 술의 신이기도 한다. 비극과 술은 원래 궁합이 좋았던 건가..

 니체가 말하는 ’디오니소스적 황홀경‘이라 불리는 음악적 멜로디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망각하며, 도취된 상태가 될때,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잊고 스스로에게 빠져든다. 그런 상태일 때 우리는 우리의 고통을 잊는다. 니체에게 예술이란 그런 것이였다. 그렇기에 말이나 글보다 그림이나 음악과 같이 어떤 것으로 표현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그 자체로 빠져들어갈 수 있는 것이랄까. 그것을 설명하려는 순간 그 황홀경에서 빠져나오게 되니까. 니체가 이 책을 쓸 당시 바그너의 음악에 빠져있었다니, 니체 스스로가 가지는 고통을 잊게해주는 음악이 바그너였나보군.. 싶어 취미가 고상하셨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내용이기도 했다.ㅋ


결국 예술을 통해 현재의 고통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니체의 말을 읽으며, 결국 그가 말했던 ”어린아이“같은 삶과 이어지는 것인가 싶기도 했다. 허무주의를 극복하고 즐기는 삶이 되어야한다는. 다만 초인같은 삶에 대한 부분은 이 책에 등장하진 않지만, 결국 삶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게속해서 투쟁하여 자신의 욕망을 실현해야 하는 삶으로 나폴레옹과 카이사르를 말하는 부분에서는 여전히 나는 좀 불편했달까. 그들도 결국은 정복자였고 권력자였는데, 그들의 삶이 이상적인 삶이라니. 쩝.


다만, 나의 욕망이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타인과 나를 비교해 갖는 욕망이 아닌 스스로가 원하는 목표를 향해 가는 삶은 진짜 이성적인 삶이 아닐까.싶었다. 니체는 비교를 통해 갖는 욕망을 이루는 삶도 선한 것이라 봤지만,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갖는 욕망은 결코 충족되기 힘들지 않을까. 그럼 그 삶은 끊임없는 고통일텐데, 니체에게 이상적인 삶일지 몰라도 그 개인에게는 행복한 삶은 아니지 싶어서. 



재밌던 부분은 니체는 욕망을 금기시 하는 불교, 그리스도교등의 철학은 인간을 허약하게 만든다고 하며, 그것을 ”노인을 위한 철학“이라 했다. 건강하기만 하면 되는. 고통을 두려워하는. ㅋㅋㅋ 왜 이말이 그렇게 찔렸는지.. 건강하게 사는게 얼마나 중요한데! 싶은 반발이 들었달까. 뭐 어린아이 같은 삶이 궁극의 목표였던 분이니까.. 그게 정신만 말하는건 아니였구나…


고통으로 가득찬 삶속에서 인간에게 예술이란 어떤 것인가. 그리고 그 예술은 인간에게 어떤 자극제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니체의 사상을 설명해주는 책이다. 

모든 것을  죄다~ 단순하게만 생각하는 내게 조금 어려웠지만, 28살 니체가 바라본 예술의 의미, 인간에 대한 생각을 조금 엿볼 수 있었다.ㅎ


굿!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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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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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책이 김훈 작가님을 통해 “하얼빈”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때부터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이번달 15일 광복절날 문득 생각이 났다. 그리고 읽기 시작한 책.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서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하고 여순에서 사형당해 돌아가신 역사적 사실은 우리모두 아는 바이다. 그 이야기에 김훈 작가님의 이야기가 덧입혀진 소설. 읽으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어디까지가 소설적 요소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나는 아마도 책 속 이야기가 사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토히로부미가 조선이라는 나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를 시작으로 보여지는 책은 시작부터 화가 났다. 아마도 피해국의 입장에서 바라보기 때문이겠지 싶다가도 책 속 이토의 생각은 서양의 제국주의 시각과 어쩜 그리 닮아있었는지 놀라울 정도 였다. 미개했던 나라에 자신들이 들어옴으로써 깨치는 계기를 주었다는 그 말도 안되는.

그런 이토를 안중근 의사는 죽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토라는 사람을 죽임으로써 그로인한 작용을 없애야겠다 다짐한다. 그리고 아내의 뱃속에 있는 셋째도 보지 못한채 하얼빈으로 떠난다. 이토의 순방 시 그를 저격하기 위해.

우리는 안중근 의사에 대한 역사적 사실만을 알 뿐이다. 그분이 가졌던 고뇌를 알 지 못한다. 하지만 책속에서는 그 분이 사람을 죽인다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되묻고 있음을, 특히나 천주교 신자였던 사람으로써 살생이라는 것에 대해 종교에서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으로써, 문중의 장남으로써, 한 사람의 남편으로써, 세 아이의 아버지로써의 고뇌가 책 속에서조차 다 표현되어 있지는 않지만,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이토의 저격 이후에도 할일 했다는 의연함, 일본 미조부치의 취조에도 이토의 저격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비굴하지 않고, 할말을 하는 안중근 의사와 우덕순 열사. 특히나 안중근 의사와 우덕순 열사의 심문부분을 읽고 있자면 아마도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쓰신 내용이겠지만, 군더더기가 없다. 그분들의 의도는 명확했다. 어떤 변명도 없다. 어찌 이리 곧을 수 있단 말인가. 그저 놀라울 따름.

일본 형사조차 더 깊이 심문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깊이로 내려가면 그들이 더 말려들것을 알기에.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종교에 대해 다시 생각케했다. 물론 종교가 가지는 가장 기본의 의미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내가 생각하는 종교란 가장 넓은 의미의 선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중근 의사의 요청을 그토록 단번에 거절할 수 있다니. 물론 사제인 빌렘신부님은 그럼에도 안중근 의사를 찾으셨긴했지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책 속 특히 뮈텔주교라는 사람의 사상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가 가졌던 사상이라는 것이 일본이 우리나라에 침략을 정당화 했던 그 사상과 별만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하기야 서양이 제국주의로 나설 때, 가장 먼저 파견한 것이 선교사들이였고, 그 이후 무기를 앞세워 들어왔던 것을 생각하면 그 시대 사람의 생각은 그저 원인을 무시한 결과만을 놓고 판단하는 것이였던가 싶은 씁쓸함이 들었다.  그들의 나라가 벌린 제국주의적 행위에 대해서는 반성이 없고, 그들에 대항하여 벌리는 그나라 사람들의 행위에 눈살을 찌푸리는 종교인이라. 글쎄. 


우리의 가장 아픈 역사중 하나이고, 이번 광복절 대통령 연설을 들으며 경악했던 나로써는 하얼빈이라는 소설이 더 가슴아프게 다가왔다. 그 시대의 안중근이, 우덕순이 현시대를 살았으면 평범한 30대를 살아 40대를 맞았을텐데,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는 고뇌를 가지지도 않았을 텐데.하는 슬픔.


되풀이 되지 말아야할 역사이고, 그래서 더 그시대를 부릅뜨고 봐야한다 생각한다.


강력!!! 추천.


“코레아 후라” p.167


“질문이 답변을 누르지 못했다. 질문과 답변이 부딪쳐서 부서졌고, 사건의 내용을 일정한 방향으로 엮어나가지 못했다. 답변이 질문 위에 올라탈 기세였다. 피고인은 자신에게 불리한 지술을 힘주어 말했다. 진술은 유불리를 떠나 있었다.”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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