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에 감사해
김혜자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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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류는 잘 보지 않는데, 지인이 너무 괜찮다며 추천해준 책. 개인적으로 배우 “김혜자”라는 분을 좋아하기도 하고, 브라운관에 비친 모습 외에는 이분에 대해 아는바도 없고 해서 궁금해 읽은 책이다.


책은 배우 김혜자님께서 자신이 했던 작품, 그리고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책 중간중간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하자민 주는 저자가 연기자로써 살아왔던 그 기간동안의 이야기이다. 책속에 나오는 모든 작품을 다 보지는 못했다.물론 저자의 초창기 작품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이니 제외하더라도, 2000년대 이후 작품 중에서도 못본 작품은 꽤 되었지만, 책을 읽으며 그중 마더라는 작품은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엄마 김혜자의 또 다른 측면이, 그리고 “엄마”라는 자리가 보여주는 비틀린 단면을 나타내는 작품같아서.(유명한 작품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너무 어두워보여서 자꾸 미뤄뒀었달까..)


책은 제목에서 나타나듯 그녀가 그녀의 생을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순간순간을 감사하며 살아냈는지를 그려내고 있었다. 한 분야에서 인정받은 사람의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 작품 하나하나 말그대로 온힘을 다해 빠져들어 연기해음을 알 수 있었다. 최근에 <한동일의 공부법 수업>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곳에서 공부하는 노동자로 살았던 말그대로 공부의 끝판왕을 봤는데, 여기선 연기의 끝판왕을 본 느낌이랄까.

이분 역시 보통의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 지금의 김혜자라는 연기자가 된 것이라는 사실이 너무나도 빛나보였다. 그녀의 출연작 <눈이 부시게>의 제목처럼.


“사실 나는 언제나 신인입니다. 그 역을 처음 맡아서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매번 맡은 역마다 처음 사는 인생이니까” p.70


책을 읽으며 좀 놀라웠던 부분은 언제나 작가와 배우의 관계에서 작가는 배우의 연기를 들여다보고, 그의 연기속에 자신의 글이 어떻게 녹아들어가는지를 보는 역할이라 생각했는데, 배우 역시 작가를 연구한다고 하는 부분이였다. 작가의 생각이 무엇인지, 왜 이런 대사를 썼는지, 그래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대본 속에서 열심히 들여다본다고. 그렇구나. 작가의 생각을 아는 것도 연기 속에 녹아들어가는 것이구나…


또다른 부분은 디어마이 프렌즈에서 맡은 역중 저자가 정말 힘들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만큼 말을 쏟아내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장면이 3분동안의 독백이였다고 한다. 연기자로써 정말 힘들어겠구나 싶었는데, 은희경 작가는 그 대사를 쓰면서 기절했었다고 하니 보는 이가 그 배역의 그녀가 쏟아내는 대사에 그 고난함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었던 것은 진정으로 써내려갔던 작가와 온 힘을 다해 그 배역을 연기했던 배우가 있어서 가능했었다는 것을 알게 했다. 한 회 60분 방송되는 드라마에 약 3분 남짓 장면이였음에도 여전히 나의 기억에 이토록 깊게 박혀있는 그 장면이 책을 읽는동안 머리속에 재생되는듯했다.


우리 할머니도 좋아하셨고, 우리 엄마도 좋아하시는 배우. 그리고 나도 좋아하는 배우. 우리 집 3대가 모두 아는 이분이 오래오래 건강하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건강하세요.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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