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인 현대지성 클래식 52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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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카뮈의 대표작은 “이방인”, “페스트”인데, 왜 이책을 먼저 읽었는지는.. 반항인. 카뮈가 저자라는 것과 오직 제목에 끌렸다. “반항인” 사춘기도 아닌데, 왜 이 제목에 끌렸을까.. ㅠㅠ아.. 후회한다.. 겁나 어려웠다. 내용의 10%도 이해하지 못한듯. 참고로 이 책은 소설이 아니다. (읽고 싶은 분들 참고..)

반항인.
카뮈는 인간에 대해 “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로 설명한다. 
책의 제목인 <반항인>에 대한 설명으로시작하여, 형이상학적, 역사적, 예술적, 정오의 사상의 주제로 나눠 말하고 있다.
다른 어떤 주제보다 인상적이였던 점은 마르크스의 공산주의에 대한 카뮈의 주장이였다.(사실 다른 주장은 이해가 잘 안되서..ㅠ)  마르크스의 사회주의가 실패한 여러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마르크스의 사회주의가 유토피아가 되지 못했던 이유를 카뮈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모든 수단을 통제하고자 했던 유토피아는 그 자신이 수단으로 전락했고, 목적 중에서도 가장 피비린내나는 목적을 위해 이용되었다. 생산의 끊임없는 발전이 혁명을 위해 자본주의 체제를 파괴하지는 못했다. 그것은 권력이라는 낯짝을 가진 우상을 위해 부즈주아사회와 함께 혁명사회를 파괴했다.” p. 321

사회주의는 목적을 위한 수단의 실패였다. 잘못된 수단이 결국 잘못된 목적으로 귀결되었달까. 그것은 과학적이지도 않았고, 지극히 교조적이고, 결정론적인 성격이였다고. 미래를 예언하였기에.(이 부분을 읽으며, 그들이 만들었던 사회주의가 결국 그들이 그토록 배척했던 종교의 형상을 띄고 있었던 이유인가. 싶었다.)

카뮈의 반항인은 아주 오래전 있던 광고를 떠올리게 한다. “모두가 예!라고 할때 아니요!라고 말하는 사람”이라는 카피가 있던 광고. 물론 패러디가 많이 나오긴 했으나, 반항인이라는 사람은 결국 아닌건 아니다라고 말하고 예는 예다라고 말하는 비판적 인간을 지향하고 있단 것. 그렇기에 인간이 지켜야할 존엄? 가치?에 대해 삶을 영속해야 햐는 이유에 조차 왜?라고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을 죽음으로써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것이다. 그것이 종교에서 순교자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실 종교에서 조차 아닌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니. 

재밌던 부분은 <반항과 예술>에서 현대 사회의 소위 ”관종“, ”인스타 속의 삶”에 대한 우리의 군상을 말하고 있다는 점이였다. 카뮈가 이 책을 지금 쓴건가.. 싶을 정도로.
“ 여기서 그토록 많은 인간이 타인의 삶에 품는 불행한 부러뭄이 탄생한다. 타인의 삶을 외부에서 들여다 볼 때, 사람들은 실제로는 그 삶에 없으나 관찰자에게는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일관성과 통일 성을 발견한다. 관찰자는 타인들의 삶의 능선만을 볼 뿐, 그 삶을 좀먹는 세부를 인식하지 못한다.” p.378
타인의 삶과 타인들의 눈길로부터 반항하는 삶, 그래서 타인들로 부터 벗어나는 삶에 대한 자기 주체에 대해 말하고 있다.

카뮈의 책도 어려웠지만, 카뮈가 말하고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것 같으면서도, 그 중간 어디쯤을 찾는것. 더 나아가고 덜 나아가는 것의 그 중간 어디쯤을 찾는 것이 참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카뮈가 말한 프랑스 시민혁명을 통해서도 우리는 알 수 있다. 내가 반항하고자하는 것. 즉 부조리에 대한 반항으로 택해야할 수단, 그리고 그 수단을 통해 이뤄갈 나의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 그것은 결코 폭력적이여서도 안되고, 타인을 해하여서도 안된다. 
무언가에 사로잡히는 순간.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될 수 없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수없이 봐왔음에도, 무언가에 사로잡히는 순간 망각한다. 그것은 반항인의 삶이 아닌것.

“그의 유일한 미덕은 암흑에 빠져도 암흑의 어지로운 현기증에 굴복하지 않으며, 악의 사실에 묶여도 집요하게 선을 향해 나아가는데 있다.” p.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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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지음 / 열림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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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이 생태학을 공부하신 최재천 교수님이 곤충에 대해 설명하는 책인 줄 알았다. 알고보니 교수님께서 다니신 강연을 모아놓은 책. 그래서 인지 읽고 있다보면 교수님의 육성이 들리는 것 같은 착각 아닌 착각이 들었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손잡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 상에서 호모사피엔스만큼 철저하게 타인을 배제하는 종이 없다고 한다. 호모 사피엔스를 제외한 동물과 식물은 수천만년 동안 공존을 통해 살아왔다. 흰개미와 속이 빈 트럼핏나무의 공존. 속이 빈 트럼핏나무에 흰개미가 자리를 잡아 살아가면서, 흰개미는 나무를 외부의 곤충들로 부터 보호해 주고, 나무는 빈 속에서 흰 개미군락이 살아갈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해 주는등 그들은 공존의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호모사피엔스는 어떠한가. (완전 무법자가 따로 없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모든 것들을 파괴하며, 자연을 통제나 이용의 대상으로만 본다. 하지만 교수님은 우리가 이제 이 모든 것들을 공존, 공생의 대상으로 시선을 바꿈으로써 호모 사피엔스로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호모 심비우스(공생)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지구의 생명의 주기로 보건데, 인간의 생존은 짧으면 30만년 쯤 길다면 70만년쯤 더 생존할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기간동안 우리가 자연과 공존하지 않는다면, 말그대로 처절한 생존을 전쟁을 치르며 힘겹게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사실 나는 이번 여름을 겪으며, 기후변화를 어느 해보다 더 실감했다. 여름이 거의 5개월 이상이 지속되는 것을 보며 두려웠고, 어느 순간 시원하게 바뀐 날씨를 보면서도 시원해서 좋다기보다, 자연의 변화가 어쩜 이리 서늘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이 책의 글이 좀더 직관적으로 느껴졌다.

 최재천 교수님의 책을 읽으며, 우리가 개미보다도 사회성을 갖춘 역사가 짧고, 현재 우리의 고도로 발달된 상태의 건축물보다도 개미가 지은 건축물이 더 정교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심지어 가우디의 건물은 여름에 더운데, 우리가 한낯 미물이라 부르는 개미가 지은 건축물은 여름에도 시원하다고하니 그저 놀랠 노자.
그러니 개미는 미물이 아니다. 어쩌면 그들이 보기엔 우리가 미물일지도. 호모 심비우스를 말씀하시는 교수님의 가르침이 콱하고 박힌다. 우리가 고작 몇만년전에 시작한 농사를 개미는 이미 수십만년전에 시작했다니.. (개미가 농사를 짓는 다는 사실에 다시한번 와.)

인간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우리가 얼마나 오만한 존재인지.
그렇기에 우리가 어떤 자세가 되어야 하는지.
새삼 알게하는 책.

그리고 무엇보다 재밌다.
알지 못했던 세계를 교수님의 육성으로 보는 느낌이랄까.

굿.


"의자에 비유해볼게요. 사람들에게 똑가은 의자를 나눠주고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건 공정이 아니에요. 공평이죠. 모두에게 똑같이 의자를 나눠줬으니까요. 키 작은 사람에게 높은 의자를 줘야 그게 진정 공정하고 따뜻한 사회인겁니다."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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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산가옥의 유령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4
조예은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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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그리고 표지부터 뭔가 스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조예은 작가의 신작. 개인적으로 조예은 작가의 책을 좋아한다. 한국 소설에서 보기힘든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힘이 굉장한 작가님. 그런 작가님이 "유령"을 가지고 왔다.

"적산가옥의 뜻은 '적이 산집'이다" p.11

외증조모가 살던 집을 유산으로 받은 나는 일본에서 살던 중 그곳의 유리천장을 깨지 못하고, 외증조모의 유산을 정리하라는 엄마의 연락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외증조모는 이 적산가옥에서 50년을 살았고, 그녀의 죽음은 미스테리 했다. 걷지도 못하는 혼자 아무도 열쇠를 가지고 있지 않아, 열지 못하는 별채에서 죽어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설치된 CCTV의 영상은 누가 뭐랄것도 없이 기이했다.

그런 외증조모가 돌아가시고 10년이 지난 어느날 나는 그런 적산가옥을 분위기 있는 카페로 변경해 장사를 하려 한다.
그리고 적산가옥의 리모델링을 하기위해, 그리고 외증조모의 유언, 즉 1년을 그곳에서 살아야 한다는 유언을 지키기 위해 돌아와 그곳에서 살던 중 이상한 환영을 보기 시작한다.
그 이후 나는 잠을 잘 자지도 못하고, 이상한 환청을 듣기도, 환영을 보기도, 때로는 찢어질듯한 통증 속에서 점점 예민해지고 피폐해져 간다. 그런 나를 남자친구는 걱정스러워하는데..


외증조모의 죽음을 시작으로 이 이야기는 이 집의 나와 나의 외증조모의 시대를 오가며 적산가옥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 씩 펼쳐보인다.
 그곳에 살던 온몸에 자해 흔적이 가득한 소년, 해부된 잉어, 쥐, 비릿한 냄새, 피의 흔적, 피웅덩이..
나의 외증조모 시대에도, 나의 현재에도 별채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단어들...냄새, 소리, 통증.
  잔인한 묘사들이 나로하여금 이 책을 흐린 눈으로 읽게 만들기도 하지만, 결코 눈을 뗄 수는 없다.
 현재를 사는 나에게 수십년전 소년의 환영과, 외증조모의 환영은 대체 무슨의미를 가지며, 대체 왜 인걸까.

"고작 내가 타인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 수 있는 건 글이 유일할 테다" p.208 

라는 작가님의 말에 "성공하셨어요!"라고 말하고 싶은 책.ㅋ

재미나다. 으흐. 역시 내스타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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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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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책. 고등학교 때 양귀자 작가님의 책을 꽤나 많이 읽었다. <천년의 사랑>,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책들. 그 당시 알았던 이 책이 여전히 스테디 셀러에 올라있다는 것을 보았다. 오호라…꽤나 오랫동안 묵혔다 이제서야 읽었다.


<모순> 이토록 피상적인 책 제목이라니. 인생은 모순 투성이라는 말은 정말 사는 동안 수도없이 들어왔다. 근데 뭐가..? 싶다가 맞어.. 싶었던 말.
이 책을 읽으면서는 왜 모순일까…싶었는데, 마지막을 읽고서야, 아…. 싶었다.
 
주인공 안진진은 타인이 보기엔 불우하지만, 스스로를 보기엔 그닥 불우하진 않아보이는(?) 사람이다. 알콜중독의 아버지와 억척스러운 어머니. 
어머니와 쌍둥이 자매인 이모는 모든 것을 계획대로 사는 이모부를 만나 풍족한 삶을 누리며 산다. 같은 날 태어나, 같은 날 결혼한 두 자매의 타인의 눈으로 보기엔 정 반대의 삶.

 진진의 아버지가 술을 먹고 패악을 부릴때면 어머니는 진진과 진우를 이모네 맡겼고, 아버지가 잠들면 새벽에 진진과 진우를 데려와 학교를 보내고 시장에서 양말을 팔았다. 
그런 진진은 대학을 가고 학비를 늘 걱정해야했고, 그래서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직업전선으로 나갔다. 그런 진진은 현재 직장을 다니면서 김장우와 나영규를 두고 결혼을 저울질이다. 가난하고, 계획도 없지만 그런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장우,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모든 것을 계획대로 사는 영규.
책을 읽어갈 수록 장우는 진진의 아버지를, 영규는 이모부를 닮았다. (개인적으로 둘다 전혀 다른 의미로 숨막히게 한다..)
 
 이모네 딸 주리는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공부중이다. 그런 주리는 진진에게 결혼은 사랑이라 말하지만, 진진은 결혼은 상호 이해관계라 말한다. 주리의 말을 듣고 있지만, 악의는 없지만 말하는 상대에 대한 몰이해로 점쳐지는 폭력같은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

98년도의 책인만큼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결혼 적령기. 당시의 결혼이라는 개념에 대한 사회적 이해 등. 양귀자 작가님이 이 책을 2024년에 쓰셨다면 어떤 모습일까 싶은 생각드는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그런 점등을 차치하고서라도 분명 그때도 지금도 변하지 않는 생각은 있다.
누구나 동경할 것같은 이모의 삶과 그 반대의 진진 엄마의 삶이 그랬다. 
하지만 작가님은 누군가의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 이것이 정답처럼 보이지만, 때로 그 정답을 맞춘이는 이것이 오답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 삶이다 라고.
 
그래서 책 제목이 모순이였음을.
책을 덮으며 알았다.
하지만 누군가 너에게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이냐 묻는다면, 중년의 나는 청년의 나와 다른 선택을 할 것 같아서. 나의 인생 안에서 조차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답이 바뀔 수 있으니까. 
정답은 한 개인에게 조차 정답일 수도 오답일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이 책이 그토록 오랫동안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나부다. 이런 생각을 하게하니까.

25살 진진은 엄마의 나이가 되었을때, 어떤 생각을 할까. 


”진모의 행동을 꾸짖는 천사의 얼굴은 엄격했다. 그건 옳은 말이었다. 졸개들과 더불어 연적의 뒤통수를 몽둥이로 갈겨대는 짓 따위는 해서는 안 될 일임이 분명했다. 그렇지만 나라면 주리처럼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삶은 그렇게 간단히 말해지는 것이 아님을 정녕 주리는 모르고 있는 것일까. 인생이란 때때로 우리로 하여금 기꺼이 악을 선택하게 만들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모순과 손잡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주리는 정말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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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나 지금이나 진모처럼 갈치를 탐하는 식성이 아닌 탓에 내가 이 모두에게 관대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장부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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