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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산가옥의 유령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4
조예은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6월
평점 :
제목부터, 그리고 표지부터 뭔가 스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조예은 작가의 신작. 개인적으로 조예은 작가의 책을 좋아한다. 한국 소설에서 보기힘든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힘이 굉장한 작가님. 그런 작가님이 "유령"을 가지고 왔다.
"적산가옥의 뜻은 '적이 산집'이다" p.11
외증조모가 살던 집을 유산으로 받은 나는 일본에서 살던 중 그곳의 유리천장을 깨지 못하고, 외증조모의 유산을 정리하라는 엄마의 연락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외증조모는 이 적산가옥에서 50년을 살았고, 그녀의 죽음은 미스테리 했다. 걷지도 못하는 혼자 아무도 열쇠를 가지고 있지 않아, 열지 못하는 별채에서 죽어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설치된 CCTV의 영상은 누가 뭐랄것도 없이 기이했다.
그런 외증조모가 돌아가시고 10년이 지난 어느날 나는 그런 적산가옥을 분위기 있는 카페로 변경해 장사를 하려 한다.
그리고 적산가옥의 리모델링을 하기위해, 그리고 외증조모의 유언, 즉 1년을 그곳에서 살아야 한다는 유언을 지키기 위해 돌아와 그곳에서 살던 중 이상한 환영을 보기 시작한다.
그 이후 나는 잠을 잘 자지도 못하고, 이상한 환청을 듣기도, 환영을 보기도, 때로는 찢어질듯한 통증 속에서 점점 예민해지고 피폐해져 간다. 그런 나를 남자친구는 걱정스러워하는데..
외증조모의 죽음을 시작으로 이 이야기는 이 집의 나와 나의 외증조모의 시대를 오가며 적산가옥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 씩 펼쳐보인다.
그곳에 살던 온몸에 자해 흔적이 가득한 소년, 해부된 잉어, 쥐, 비릿한 냄새, 피의 흔적, 피웅덩이..
나의 외증조모 시대에도, 나의 현재에도 별채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단어들...냄새, 소리, 통증.
잔인한 묘사들이 나로하여금 이 책을 흐린 눈으로 읽게 만들기도 하지만, 결코 눈을 뗄 수는 없다.
현재를 사는 나에게 수십년전 소년의 환영과, 외증조모의 환영은 대체 무슨의미를 가지며, 대체 왜 인걸까.
"고작 내가 타인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 수 있는 건 글이 유일할 테다" p.208
라는 작가님의 말에 "성공하셨어요!"라고 말하고 싶은 책.ㅋ
재미나다. 으흐. 역시 내스타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