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코스모스>를 읽을 때 오류를 찾아내겠다는 태도로 읽지 마십시오. 칼 쎄이건이라는 지식인에게 온전히 감정을 이입해서 읽으십시오. 그래야 공부가 됩니다. 그래야 그 사람처럼 타인의 감정이입을 끌어내는 글을 쓸 수 있게 됩니다. 이유는 자명합니다. 타인의 글을 읽으면서 공감을 느낄 능력이 없다면, 타인이 공감을 느낄 수 있는 글을 쓸 수 없기 때문이지요. p.37


인지혁명의 핵심은 언어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생각이나 감정이 먼저고 언어는 그것을 표현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어는 단순한 수단이 아닙니다.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는데 필요한 조건이기도 합니다. 언어가 없으면 생각 자체를 할 수가 없어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스스로 인지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감정을 느끼는 데도 언어가 필요합니다. 분노, 사랑, 연민, 복수심, 어떤 것이든 마음속에 어떤 감정이 일어날 때 그게 뭔지 인식하려면 그 감정을 나타내는 말을 알아야 하니까요. p.65



보수주의는 상층계급의 특징이기 때문에 품위가 있는 반면, 혁신은 하층계급의 현상이기 때문에 저속하다. 사람들로 하여금 모든 사회적 혁신을 외면하게 만드는 그 본능적 반발과 비난의 가장 단순한 요소는 사물의 본질적 비속성(vulgarity)에 대한 이 관념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자가 대변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옳다는 것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 그 혁신자는 교제하기에는 불쾌한 인물이며 무릇 그와 접촉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p. 59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 8장 중>


공부는 인간으로서 의미 있게 살아가려고 하는 겁니다.(...) 공부의 근본은 인생의 의미를 만들고 찾는 데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읽고 공부를 할 때, 내가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결정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것들을 찾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많이 인쇄된 책이 기독교 성경이라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누구나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을 거기에서 찾을 수 있거든요.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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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하나는 거짓말 (니트 에디션) (3종 중 1종 랜덤)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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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작가님의 책은 처음인데, 이 책을 4월 1일 만우절에 시작하게 될 줄이야. 참고로 만우절인줄 몰랐다. 한참을 읽고서야 오늘이 만우절이구나 묘하네. 싶었다.
이책은 3명의 주인공이 등장하고, 그들은 어떤 줄 하나로 각자가 얽혀있다.
무엇이 거짓말일까.
그걸 찾기전에 책을 읽으며, 나는 안나카레리나 법칙이라 불리는 그 구절이 생각났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각자가 각기다른 사정을 끌어안고 있지만, 타인이 보기엔 평범하거나 그 찰나가 그저 부러움으로 보이는 그런 순간들.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중이고, 엄마는 감옥에 있어, 이모네 살고 있는 채운. 그 곁을 지키는 뭉치.
엄마가 돌아가신 후, 새아빠와 함께사는 지우. 지우는 만화를 연재한다.
언제부터인가 누군가의 손을 잡으면 그의 죽음을 보게된 지우. 그래서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는 아이.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무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모두는 가장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겪었다. 어떤 이의 죽음은 안도를 주었고, 어떤 이의 죽음은 죄책감을 남겼다. 어떤 이의 죽음은 머무를곳 없는 방황을 남겼고,
비밀은 거짓말일까. 아니면 말하지 못한 진실일까. 말하지 못한 것이면 거짓일까.
조금씩은 비밀을 안고사는 우리는 타인의 비밀을 알고 싶어한다. 그것이 꼭 뭐라도 되는마냥. 하지만 이 책속의 주인공들은 그 어떤 선들을 넘지 않는다. 지우가 가장 아끼던 용식을 맡길 때에도 왜인지 묻지 않는 아이. 
아버지의 손을 잡아달라던 채운의 부탁에도 그 이상을 묻지 않는 아이.

누군가의 깊은 속내를 가십거리로 만들지 않는 주인공들의 진중함에 놀라우면서도, 그들이 죽음을 감내해 오던 그 시간들을 이토록 담담하게 그려내는 작가의 글에 새삼 슬펐다.
가장 참기 힘든 순간 속에서도 엄마와 채운의 귓속말이 그저 부러웠던 아이.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그저 친구에게 부탁했던 그 일이 미안해, 그림을 그리는 친구의 손을 잡고, 그 손이 근사하다 말해주는 아이. 


이중 하나는 거짓말.
사실 이들에게 그 모든 것이 거짓이라해도,
서로에게 빛일 수 있으면,
살아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아이들에게,

어깨 한번 톡톡 쳐주고 싶은 소설.

"한번은 네가, 또 한번은 내가 서로를 번갈아 구해준 것뿐 이야. 그 사실을 잊지 말렴"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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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호르몬 - 비만과의 전쟁에서 발견한 질병 해방과 노화 종말의 서막
조영민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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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슈퍼” 호르몬이라는 제목을 듣고서는 우리몸에 흐르는 호르몬에 전반에 대한 설명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몸에 1000개가 넘는 호르몬이 있고, 그중 기저가 정확히 밝혀진것은 100가지 남짓이라는 글을 어디선가 보았고, 그 밝혀진 호르몬들의 조절을 통해 각종 기저질환들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보다~라고 막연히 생각하며 펼쳐든 이 책은 정확히 말하자면 그 수많은 호르몬중 GLP-1 수용체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지금 ”슈퍼“라는 제목에 단연코 동의한다. 와.우.

일론머스크가 쏘아올린 다이어트 약. 그 약이 이 책의 시작이다. 일론머스가 언급한 마운자로의 오젬픽이 바로 GLP-1호르몬을 기반으로 한 약이다. GLP-1은우리몸의 소장 상피세포중 일부로, 위장관 내분비 세포에 분비되어 혈당, 식욕, 장 등에 작용하여 소위 건강에 관련된 모든 곳에 동작한다. (완전 만능이다.)
처음에는 당뇨병 약제로 개발이 되었다가 각종 부작용으로 다량, 장기 사용이 되지 못했으나, 용량을 늘려도 부작용이 더 커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과 놀라운 체중감량 효과로 다이어트 약으로 개발이 되었다. 기존의 다이어트약은 각종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체중의 5% 내외의 감소효과를 보였으나 이 약은 20%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인다. (비만과 관련된 각종 수술과 유사한 효과이다.)  거기에 당뇨가 있다면 혈당 안정성도 크게 개선된다니 놀라울 따름.

GLP-1은 당뇨나 비만에만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내진 않는다. 대사질환 중 하나인 고지혈증에도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내며 당뇨병 환자의 3분의 1이 가지는 심혈관 질환의 개선에도 동작한다. 이정도면 대사질환에는 거의 만능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다만 이런 GLP-1의동작 기전이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다고 한다. 또한 이 호르몬은 콩팥병 (당뇨병성 신장질환)에도 도움을 주며, 당연히 비만을 치료하는 약이다보니, 지방간의 치료에도 의미를 가진다.
더 놀라웠던 점은 신경계질환(파킨슨, 치매)에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니 놀랍다. 이 부분은 현재 연구가 진행중이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이런 신경계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하는데, 아직은 인간연구가 진행되진 않았으나, 모두가 두려워하는 질환의 치료에 그 길이 열린것 아닌가. (GLP-1이 이런 신경계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아, 아마 이런 질환의 기저에 공통된 무언가가 있다는 저자의 말은 정말 맞아보임…)

여기까지만 읽어도 GLP-1은 슈퍼 호르몬이 맞다.. 그렇다면 이 호르몬을 이용한 약들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일단 현재 나와있는 약들은 GLP-1의 반감기가 짧다는 것이다. 경구용약이든 주사제든 2-3시간이면 그 약의 효능이 떨어진다는 것. 공복혈당, 식후혈당등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식전에 해당 약을 복용하거나 주사제를 맞아야하는데 일상에서 그런 습관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등이 있다. 이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긴하나 부작용이 있긴 있는 셈.

그렇다면 이런 GLP-1 호르몬이 우리몸에 많이 만들어지게 하면 어떨까? 기본적인 유전자 치료를 의미하는 것이다. 사실 여기까지 진행중이라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오로지 먹을 때만 GLP-1이발현될수 있도록, 그리고 보다 복합적으로 보다 정교하게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그래서 체중조절 및 우리가 가지는 각종 만성질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까지도 연구중이라고하니 어쩌면 우리 다음세대에서는 당뇨, 고지혈증, 비만같은 질환은 사라지고 없지 않을까?

그럼에도 이런 슈퍼 호르몬을 이용한 치료제가 나온다해도 저자는 결국 인간의 의지가 이런 약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빼놓지 않고 이야기한다. 약만으로 도움을 얻기보다는 나의 마음챙김을 통해 명상, 내가 나를 억제 하겠다는 의지가 그에 못지 않은 치료효과를 나타내고 있음을 말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이런 호르몬을 이용하여 만성 대사질환, 불치병등을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주사용 뿐 아니라 경구용까지 폭넓게 개발중이다.
어쩌면 이 모든 질병의 근원에 있는 노화(어느 책에서는 노화도 질병이라고 하던데)도 포함이다. 현재는 노화를 더디게 진행시키는 방법은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것인데, GLP-1호르몬이 미치는 효과를 보자면 가능하지 않을까. 소위 말하는 저속노화 말이다. 정말 인간이 대폭적으로 늘어난 수명연장을 보게될지도.

흥미롭다. 인간의 몸에 호르몬 하나가 이토록 많은 효과를 나타내다니. 정말 슈퍼 호르몬인셈.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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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벌의 정석 -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의 과학
마틴 기발라 지음, 김노경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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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냐.. 이제 운동을 해야 한다는 압박의 마지노선에 와있는 나를 발견했으니까. 하지만 운동은 어찌되었든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행위다. 집과 직장간 출퇴근 거리가 상당한 나로써는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 출퇴근시간, 거기에 집안일을 신경쓰다보면 실제로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진짜..일까.ㅠ) 그럼에도 운동을 해야 한다면 수면시간을 줄여야 할 판인데,,, 모든 스트레스를 잠으로 푸는 나로써는 고작 6시간의 수면시간까지 줄여 운동을 해야 하나 싶은 회의감이 일때 쯤 이 책을 만났다.

“인터벌” 인터벌 운동은 요즘 TV에서도 많이 나오긴 하는데 정말 저게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문인지 의심이 드는 내게 ‘단연코‘ 효과가 있음을 증명해주는 책이 이 책이다. 저자의 글에 따르면 효과가 보다 높음을 말하고 있다.
운동선수들의 예가 있긴 하지만 나와 같은 일반인들의 예를 통해 근육량, 심혈관 질환 등의 개선 효과를 보였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 책은 강도높은 인터벌 운동의 효과에 대해 과학적인 증명을 시작으로 한다. 인터벌 운동의 시작은 생각보다 오래전이다. 1950년에 캐나다의 공군 군사들의 훈련에서 그 증명이 시작되었다. 보통의 정기적인 체력 단련이 힘든 환경에 맞춰 시작한 고강도 인터벌 운동은 그들의 체력을 증진시켰을 뿐 아니라, 일반의 운동보다도 효과가 더 높았음을 증명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강도’다. 당시 수행했던 운동이 지금에서는 권장되지 않는 것도 있으나, 당시에는 꽤나 파격적이였다. 상식을 깨는 체력증진행위였으니까. 그것도 군대에서 말이다. 

그런 시작으로 저자는 인터벌 운동의 진행과정과 그에 따른 효과를 설명하는데, ‘강도‘가 중요하긴 하지만, 모든 운동은 개인에 맞춰서 이뤄져야 함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모두에게 ’초강력’ 인터벌 운동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휴,, 다행.ㅎ) 
그렇다면 이런 인터벌 운동이 운동의 가이드라인에 포함되도 괜찮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현재 권고안이 인터벌 운동을 포함하기에는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한다. ㅎ 이부분이 꽤나 인상적. 즉 인터벌운동은 고강도 운동과 운동 사이에 회복시간을 포함하는지 여부가 있다는 것. 실제 회복시간은 운동시간인가?의 논란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벌 운동에 회복시간은 운동시간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 시간이 고강도 운동에 대한 효과를 가져오는 중요한 시간이니까. ㅎ 

이런 인터벌 운동을 우리가 오래토록 하기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운동이든 인터벌 운동이든 꾸준함이 필요한건 사실. 사실 이 부분은 어떤 운동이든 상관없이 모든 운동에 해당하는 파트라는 생각이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운동 시간이다. “이른 아침에 시작하라”라는 말. 아침에 눈뜨기가 제일 힘든데.ㅠ 하지만 저자는 가장 의지력이 높은 시간이라는 말이… 진짜.. 그럴리가 하는 의심이 들었으니.. 뭐가되었든 의지력이 가장 높은 시간을 운동 시간이라고 정하라하니.. 언제일까.. ㅋ

그리고 등장하는 인터벌 운동의 종류들.
최대 운동시간이 30분 이내이다. 이 사실에 인상적이였으나,ㅋㅋㅋ 강도가 중요하다. 젊고 건강한 사람을 기준으로 숨이 끝까지 차는 강도라는 점이 중요하다. 그 강도까지 최대한으로 움직이고, 쉬고, 다시 그 강도까지를 반복하는 세트가 이어진다. 이런 강도높은 운동은 우리에게 필요한 연료창고인 미토콘드리아의 증가를 가져온다. 이 증감은 ‘고‘강도가 높아질수록 드라마틱해진다. 아.. 무섭다.

이쯤 이 책을 읽다보니 그럼 운동효과를 내는 약은 왜 개발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과학적 설명을 읽고있다보면 더 그러했다. 이런 나의 질문이 일때쯤 저자 역시 같은 질문을 던지지만, 아직까지 의학계에서 말하는 것은 단순한 약 한알의 효과보다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운동의 강점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운동을 대체하는 약은 없다는 것. 운동이 가져오는 효과는 체력적, 정신적 측면 등 우리 삶이 보다 전반적인 부분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그것이 결론이였다. 어떤 형태로든 운동을 해라!라는 결론. 다만 운동에 투자할 물리적 시간의 절대적 부족을 인터벌 운동은 해결할 수 있고, 그 효과가 일반적 운동의 효과와 유사함을(사실 보다 효과적!) 설명하고 있다.

아.. 나로써는 좋은 핑계를 잃었다.ㅠㅠ(시간 없다는 핑계 좋았는데. 흑)
시작하자 운동.
인터벌 운동의 1세트를 시작으로 해봐야겠다!
여러 운동 패턴을 한번 더 유심히 읽어봐야겠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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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개와 혁명 - 2025년 제48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예소연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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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여러 수상작품집을 잘 읽는 편이기는 하나 이상문학상은 두번째다. 처음 읽었던 이상문학상이 내게 꽤나 어려웠던 관계로 두번째 읽기까지 시간이 꽤나 걸렸다. 예소연 작가님의 "그 개와 혁명"에 대해 누군가 "광장 이후의 삶"을 그린 작품이라기에 웬지 지금의 시의성과 잘 맞아들어가는 느낌이 들어 읽게 되었다.
ㅎㅎ 읽고나서 작년도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이였다는 사실을 알게되긴 했지만..

"그 개와 혁명"을 대상으로 선정된 것은 심사위원 전원의 일치가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작품이 좋았고, 지금의 시의성과 맞아들어간듯 했다. 심사위원님들의 평을 보면 그러했다. 나는 이 책에서 말하는 아버지 세대의 NL이나 PD가 무슨 뜻인지 정확히는 모른다. (심사평에서 정확히 알았음..)  아버지는 아버지 세대가 갖는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물이고, 딸은 그런 아버지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는 동안 보이는 딸의 모습은 그럼에도 우리에게 가족이란 어떤 것인지를 돌아보게한다. 성식이형이라는 인물이 말하는 아버지. 아버지는 자신이 가졌던 생각을 가족을 위해 접었다. 광장위에 서있던 아버지가 광장 밖으로 나온것이다. 그럼에도 그 사실이 미안해 성식이 형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가 보내온 편지를 읽는다. 
그리고 그와 성식이 형을 잇는 딸의 모습은 어쩌면 이념의식에 사로잡힌 기성세대에게 지금의 세대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듯 했다. 더 이상 그 시간 속에 매몰되지 않고 살아야 하는 사실을 꽤나 유머스럽게 보여주는 구나. 그 시절을 이해하면서도, 묻히지 않도록.

"나는 차장님이 그래서 좋았다. 요즘 애들, 옛날 애들 가리지 않고 맞춰가는 그 유도리가 진짜 멋으로 느껴졌다. 그러니까, 나 같은 요즘 애들은 똑딱 핀을 만들면서 무언가를 도모할 거리는 없었지만, 그래도 뜻이라는 게 있었다.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뜻, 의지, 그런 것들. 비록 미적지근할지언정, 중요한 건 분명히 그런게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p.31

누군가에겐 한없이 무거운 것을 이토록 유머스럽게 표현해 내는 작품이라니.

문지혁 작가님의 "허리케인 나이트" 이건 웬지 나를 보는 듯했다. 어떻게든 까치발 들고 자식 하나만큼은 성공시켜 보겠다고 보낸 학교에서 "무엇도 잃어버릴 수 없는" 피터를 만난 나의 이야기.  그리고 낯선 땅에서 허리케인에 침수된 집을 들어가지고 못하고 갈 곳 없는 내게 그런 태풍이 있었던가 싶었던 장소로 데려가는 피터. 그리고 한낯 꿈이였던가 싶었던 밤을 지나 만난 아침의 피터.
계급의 차이가 여실히 보여지는 이 소설은 뭔가 내 마음을 콕콕 찌르는 느낌이다. 뭐라 말할 수 없는. 이것이 나의 자격지심이라면 자격지심이겠지. 무엇도 잃어버릴수 없는 피터의 롤렉스를 가지고 있는 내가. 가지고 있지만 착용할 수 없고, 잃어버렸지만 잃어버린 것이 없는 그 간극. 절대 좁혀질 수 없는 그 간극의 차이. 그래서 피터의 흠을 찾아내려는 나의 모습에 한편 시원하기도, 나의 이런 쪼잔함에 짜증이 나기도 한. 
아, 어떻게 이렇게 간질거리는 불편함을 이토록 시원하게 쓰셨을까나. 

그리고 최민우 작가님의 구아나.
굉장히 인상적이였다. 사귄지 1년쯤 된 도윤과 해영이 같이 살기 시작한 장소에 해영의 오빠 해준이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일. 도윤과 해영은 자신들이 원하는일을 하면 말그대로 근근히 살아간다. 그런 곳에 성공한 오빠 해준이 방문하며, 둘은 그를 맞기위한 준비를 한다.  집안의 전등을 바꾸고, 도배를 하면서. 살기 부족한 곳이 아니였음에 집안을 꾸미기 시작하며 누추해 보이는 집이 사뭇 부끄럽다. 그곳에 해준이 찾아오며 던지는 말들에 느껴지는 불편함. 그리고 가족사진을 찍을 때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떠난 해준.
사실 이 소설속에 빌런은 없다. 해준은 해준의 입장에서 할말을 했고, 의견을 구한 것일 뿐이다.
타인의 눈을 쫒는 모습. 타인의 욕망을 내가 욕망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지금의 현대인을 보게한다. 도윤과 해영을 통해. 하지만 둘은 작은 다툼이후에 스스로를 돌아본다. 나의 삶을. 다른 이의 삶을 통해 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그대로. 그리고 문고리를 함께 바꿔가는 모습이 어쩜이리 싱그러워 보이는지. 

김기태 작가님의 "일렉트릭 픽션", 서장원 작가님의 "리틀 프라이드", 정기현 작가님의 "슬픈 마음이 있는 사람" 모두 좋았다. 뭔가 마음을 툭툭 치는 작품들이였다. 현대인들의 모습을, 우리가 알고 있지만 표현할 수 없었던 감정을 유려하게 표현해낸 작품들이 있다는 사실에 읽는 내내 숨이 가쁠 정도로 말이다. 

진짜 모든 작품들 전부 다
추천.

"기쁨을 먼저 말하자면 이건 잘 갖춰진 순환 시스템이 아닐까 하는 것인데요. 책이라는 말로 통칭되기는 하지만 책은 장르도 형식도 무척 다양하기 때문에 이쪽을 읽는데 피로해지면 바로 다른 쪽으로 떠나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떠난 곳에서도 너무 오래 머무를 순 없으니 곧 돌아오게 됩니다."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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