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 (리커버, 영화표지)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책을 다 읽고서 제목이 궁금해졌다. 왜 파과일까. 파과는 무슨 뜻일까?
네이버 사전을 보니 상반된 의미의 두 뜻이 보였다. 16세의 소녀와 64세의 남자? 둘 중 무엇을 뜻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16세의 소녀는 짧은 찰나이면서, 64세의 남자는 웬지 이 책의 조각을 떠올리게 했다.

60세가 넘은 퇴물 방역업자 조각. 평생을 한 일만 하던 그녀는 이제 회사에서 퇴물취급을 받는다. 고만고만한 업무를 처리하며 살던 중 같은 회사 출신의 ‘투우‘ 왠지 모르게 그녀에게 적의?를 갖고 있는 젋은 방역업자.
자신의 스승 ’류‘로부터 받은 가르침이 퇴색하던 어느날 그녀는 실수를 저지르고, 매번 방문하던 병원에서 자신을 치료하던 장선생 대신 강선생의 도움을 받는다. 협박인지 부탁인지 모를 그녀의 말에 그는 기꺼이 알겠다라고 답을 하고, 그 자신도 ‘딸‘로 인해 이일을 하고 있다는 말에 조각은 그의 고난한 얼굴을 보게 된다.
그리고 알게 된 강선생의 가족과 딸.
방역업자로써 무엇에도 관심을 두지 않던 그녀의 눈빛이 그의 가족을 향해 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면서도, 그 눈빛을 거둘 수가 없는데,

그리고 강선생의 딸이 사라졌다.

왜 나이든 킬러여야 했을까? 작가님은 왜 나이든 킬러를 주인공으로 했었을까. 젊은 킬러도 충분히 연민을 가질 수 있는 설정이 가능했을텐데. 왜였을까라는 물음표를 띄우며 읽은 이 책은. 결국 마지막에서 뱉는 그녀의 한마디에서 알 것 같았다.(그 한마디가 스포가 될것 같아서 책에서 보시길.ㅎ)
자신의 단한번의 실수를 품어주지 않았던 가족을 떠나 그저 내 한 몸 먹고살 길만 있으면 되었던 그녀를 속였던 이에게서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나온 그녀를 ’류‘는 방역업자로 키웠다. 오로지 ’류‘만을 위해 살았던 그녀는 그의 어떤 것에도 한치의 의심도 없었고, ‘류‘의 가르침대로만 살아왔다.
그런 노년의 그녀에게 ’강’은 어쩌면 자신이 누리지 못하고 살아왔던 어떤 그리움 같은 것이였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올리던 방어조차 걷어버릴 젋은 날의 ‘류‘였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이라기보단 지켜내지 못했던 무엇.
그래서 이 책에서 유일한 실명으로 나오는 ‘강’선생의 딸 해니.

그리고 ’투우’. 조각 스스로가 만든 결과이자, 조각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게 했던 인물. 빌런인것 같은 이 인물에게 조차 연민의 눈길을 가게하는 이 이야기가 가지는 놀라움인것 같다. ’투우’ 역시 끝내 ‘조각’앞에 서지만,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조각에게 더 큰 분노를 느낀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에서야 자신을 알아본 조각에게 위안을 받는 것은 가족의 죽음을 보고서 평생을 쫒은 이에게 자신이 one of them이 아니라 The one이 되었다는 인정이였던 걸까.

이 책에서 유일한 이름을 갖는 인물 ‘해나’는 조각이 갖지 못한 유년시절이면서, 평생을 방역업자로만 살았던 조각에게 유일하게 지켜야 할 무엇이다. 그녀가 평생을 가질 수 없었던, 그래서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일 그녀의 연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토록 강렬한 것이겠지.

” 단지 동전이 바닥났을 뿐인데 조각은 지금껏 형태를 유지해온 자신의 남루한 삶 전체를 비워나가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p.295

재밌고 흥미로운 책.
이제 영화를 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왜 아무것도 하기 싫을까 - 나도 모르게 방전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뇌과학 처방전
배종빈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제목만으로도.
아. 정말 시간이 갈수록 나이를 먹어갈 수록 하기 싫은 일은 늘어가고, 나는 왜 무언가를 결정하고 움직여야만 하는 위치에 놓이는 것인지 요즘 들어 작은 결정조차 회피하고 싶어지는 욕망!에 사로잡히기에 더 그러했다.

이 책은 그런 “무기력”, “회피”, “우울증”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왜?!우리가 그런 상황에 놓이는지에 대한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해결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아마도 이런 상황까지 갔다면 정확히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사항이기에 그런듯 하다.

우리가 ”왜“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황에 놓여지는 지는 다양하지만 결국 다수는 스트레스와 관계가 있다. 스트레스에는 여러 요인이 있으며, 개인마다 다른 상황이 있지만 결국은 완벽주의적 성향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들(성적, 성과 등등) 그로인해 발생하는 우울증, 무기력, 중독등이 있다.
또한 저자가 말하길, 우리의 뇌가 어떤 위험상황이에 노출되엇을 때 그것을 회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한다. 말그대로 위험 회피를 통해 일단은 상황을 벗어남으로써 얻는 보상이 있기에 그렇다고,(나는 정상이였어!) 다만 그런 상황들이 모이고 쌓여, 오는 상황은 결국 내가 또 처리해야할 일들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은 뭐 말해뭐하랴.. ㅠ
사실 무기력이라는 것은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한 결과라는 것이다. 나의 의지 박약이 가져온 결과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것은 치료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요인을 파악하지 않은 채로 의지만으로 무기력감을 극복하려고 하는 것은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로 차를 운전하는 것처럼 몸과 마음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p.33

그리고 무기력으로 인해 내가 무엇도 할 수 없을 때 중독은 더 빠르게 나를 파고든다. (개인적으로 이 챕터가 가장 두려웠다.) 왜냐고? 저자의 말대로 예전의 중독은 돈을 지급해야 했으니까. 무엇이 되었든 중독으로 빠져들기 위해선 경제적 댓가가 있어야했다. 하지만 지금은 간단한 손놀림 만으로도 우리는 중독에 빠져든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폰을 통한 게임, SNS, 동영상 등등. 내가 중독되었다는 위화감 조차 없이 빠져드는 것. 무엇을 잃고 있는지 조차 인식하기쉽지 않다. 이 책의 소제목 처럼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 채 중독되어 가는”이라는 말이 주는 의미가 뭔지 조금은 아는 나이가 되었기에 그럴까.

하지만 무기력은 결국 나의 지금 상황을 캐치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다시 리셋할 수 있는 또다른 상황일 수도 있다는 저자의 말에 조금은 위로를 받는다. 그 상황 자체는 나에게 생긴 최악이지만, 내 몸이 내 뇌가 나의 최악에서 벗어나라고 주는 신호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꼭 우울증과같은 병이 아닐 수도 있다. 갑상선, 알레르기(면역체계이상), 안과적 질환 등등 다양한 원인이 또한 무기력을 증상으로 나타내기도 한다니..

무기력이라는 상황은 사실 벗어나기 힘들다. 의학적 치료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우울증 치료후에도 무기력 증상이 동반되어 완전히 치료되지 않으면 재발의 위험성이 높다하니 결국은 나의 평소 생활 습관이 중요해지는 순간이다.
어쩌면 무기력은 그만큼 그가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다. 무엇을 하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방증이니까, 적어도 나로인해, 내가 의지박약이라 그렇다는 자기 비판은 그만하자. 누군가 나를 그런 시선으로 본다면 그 사람을 멀리하자. 그리고 정말 나를 돌아봐야 할 시간임을 알아야 한다. 다만 나를 그 상황까지 몰아가지 않도록 스스로를 다독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 뭐든 예방이 제일이지뭐..
가장 당연한 말이면서, 우리는 이말을 기억하고 있지 않다는걸 책을 읽으며 다시 되세긴다.
”정신과 신체가 조화롭게 건강하다면 무기력은 여러분의 삶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 p.262

우리모두 화이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
알프레드 랜싱 지음, 유혜경 옮김 / 뜨인돌 / 200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섀클턴”이라는 인물을 TV에서 처음 듣고 참 궁금했다. 어떤 사람이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남극 탐험중에 빙하에 의해 배가 좌초되고 살아돌아온 스토리. 정도로만 알고 읽었다.

1900년대 초반 탐험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영국이 남극점을 다녀갔을 때, 이미 그곳은 노르웨이 탐험가 아문센이 다녀간 후였다.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입은 영국에서 섀클턴이 남극횡단 탐험을 계획한것.
자금은 정부와 여러 단체를 통해 모금을 했지만, 횡단은 작은일이 아니였다. 섀클턴은 탐험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익 및 상업적 소유권을 담보로 자금을 마련, 탐험에 같이 할 인원을 모집했다. 항해사 및 선원, 목수, 요리사, 의사 등등 여러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을 모집하여, 1914년 10월 드디어 출항.

사실 나는 남극의 탐험이 이리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뭐 탐험의 ㅌ 모르는 사람이니까..) 남극은 빙하로 이루어진 대륙이다. 그러니 남극을 횡단하기 위해서는 표류하는 빙하를 뚫고 가야 하는것. 그렇기에 배 자체도 어마어마한 두께의 빙하로부터의 위험에 보호가능한 배여야 했다. 배 이름은 인듀어런스호. 그럼에도 빙하는 만만치 않았다.

빙하의 움직임에 맞춰 더디게 나아갔지만, 계속해서 파도와 바람에 움직이는 부빙군의 틈바구니 사이에서 배는 빠져나오지도 버티지도 못했다. 배에 들어찬 바닷물을 펌프를 이용해 계속해서 퍼내고, 물막이를 쌓아댔지만 그들은 배를 포기해야만 했다.

긔고 시작된 생존의 여정.
그것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였다. 게속해서 움직이는 빙하위에서 그것이 아무리 두껍다한들 언제 부서질지 모른다. 그렇기에 빙하위에서 버틸수 있는 시간도 한게가 있는것. 그들은 육지를 찾아야했다.
인듀어런스호 안에서 음식을 최대한 챙겼지만, 대다수의 음식은 버려야했다. 이제부터는 살아남기 위한 전쟁만 남은셈.
그렇다면 보통 인간의 가장 바닥의 욕망이 드러난다. 생존. 하지만 그들은 그런 생존을 함께 이겨나가야 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심지어 섀클턴이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말이다. 그들의 대장을 욕할지언정, 믿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부분이 가장 놀라웠다.

그렇게 시작된 생존을 위한 여정에서 결국 잠시 머무를수 있는 바다위 무인도 엘리펀트섬을 찾아 정박했지만, 누군가는 진짜 육지로 가 배와 인원을 구해와야 했다. 살지, 죽을지모르는 저 바다로 누군가는 나가야하는 것.
여기서 섀클턴이라는 인물의 진가가 드러난다.
뒤로 숨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는 사람. 가장 앞에 선두로 서는 마치 퍼스트펭귄 같았다. 그렇게 배를 타고 말그대로 딱 죽기 직전 육지에 도착했지만, 도착한 곳에는 구해줄 누구도 없었다. 반대편으로 넘어가야하는것. 배를 타고 갈 수 없기에 누구도 넘지 못했던 얼음산을 통해 구조요청을 하러가는 섀클턴.

그리고 엘리펀트섬에서 새클턴이 오기를 기다리는 다른 이들. 오로지 나를 믿고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다시 배를 찾고 구조대를 꾸려 떠난다. 그런 시간들은 짧게 언급되고 있지만, 사실 나는 이 부분도 놀라웠다. 다시 배를 타고 그곳으로 갈 용기가 있을 수 있을까? 그만큼 그들의 생존은 두렵고, 무섭고, 끔찍했다.

이 책은 한사람의 생존에 대한 표류기가 아니다. 인간애에 대한 책이다. 누군가를 신뢰하기에 보내는 믿음. 그리고 그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마음. 그런 것들이 그들의 항해를 단 한사람의 사망자 없이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았을까. 2년이다. 항해를 시작해서 배를 버리고, 생존을 위해 표류했고, 모든 이가 무사히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 생과 사의 두려움 속에서도 타인을 배려한 사람들과 그들의 대장 이야기는 어쩌면 서로에 대한 불신과 혐오로 가득찬 우리에게 ‘정신차려!‘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주축이 되는 섀클턴이라는 인물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던 일이지만.

“남극 바다의 맹위에 노출된 황량한 해안에서 겨우 발을 디딜 만한 보잘것 없는 땅. 하지만 상관 없었다. 그들은 어쨌든 육지에 올라와 있었다. 497일만에 처음으로 그들은 육지를 밟은 것이다. 단단하고 가라앉지 않으며 움직이지도 않는 축복의 땅을.” p.2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허송세월
김훈 지음 / 나남출판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날, 산소 정리를 마치고 돌아와서 나는 더 이상 아버지 어머니의 제사나 차례를 모시지 않기로 작정했다.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혼백을 땅에 의한 결박, 핏줄에 의한 결박, 모든 인연에 의한 결박, 한 솥에 먹은 밥에 의한 결박에서 풀어드리기로 했다. 이것이 이제 늙은 나의 마지막 예절이고, 어려서는 부모 속 썩이고 자라서도 변변치 못했던 아들이 부모에게 드리는 가장 좋은 자유의 선물일 것이다. (…)
그러하되, 이미 40년 전에 혼백이 떠나간 유골을 놓고 이제와서 무네, 공이네, 선물이네 하는 나의 말은 유골의 침묵 앞에서 객쩍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이라는 제목만으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읽다보니, 이 이야기 속의 인물들이 읽히지 않는다. 얼마만큼의 심연을 이해할 수 있어야 이 인물들이 오롯이 읽힐까.

미국에 입양되었던 카밀라는 엄마 앤이 죽어가며 해준 친모의 편지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한국에서 나를 찾던 가족의 편지를 찢어버린 엄마 앤에게. 앤은 나를 잃을까 두려웠다지만, '나'는 나와 닮은 가족이 궁금했다. 그렇게 찾은 전남.
그곳에서 나는 엄마 지은의 흔적을 찾는다. 찾는 과정이 지지부진할 무렵 엄마를 아는 이가 나타나 엄마 학교의 교장에게 다시 물어보라 전한다.
그 시대착오적 여성상에 대해 말하던 교장에게.
그가 시키는 대로 교장을 다시 찾아 문의했을 때, 교장은 엄마를 찾는 일을 멈추라한다. 이것은 경고라며,
그리고 마주한 엄마의 과거는 충격적이였다.

여기서부터는 인물들의 의식의 흐름을 쫒는다. 카밀라, 한국이름 희재의 시점이기도, 엄마 지은의 시점이기도, 엄마 친구 정희이기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흩어진 이야기들은 마치 작가가 한사람 한사람의 시점 모두를 설명하고, 그들의 말을 잇는것은 독자가 되길 바란 듯한 느낌을 준다. 뭔가 조각만을 부여잡은 채 퍼즐판을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또는 자신의 가족을 찾는 카밀라의 심정이 이러할까. 이어 붙이지도, 어느 것도 속시원히 말해주지 않는, 흩뿌려진 점들사이를 이어가며 도형을 맞춰가는 느낌.

"진실은 매력적인 추녀의 얼굴 같은 것이라 끔찍한 게 분명한데도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욕망이 든다면, 그건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증거다. 누구도 자기 인생의 관광객이 될 수는 없잖아요?" p. 91

엄마 지은의 이야기는 지은의 아버지로 거슬러 올라가고, 그 아버지는 엄마의 친구 정희 아버지의 이야기로 다시 거스른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였던 그 시절은 서로에게 상처가 되었고, 그것은 지은에게 겨눠지는 칼이 되었다. 그리고 칼이 휘둘려질 때, 어른들은 눈을 감았다. 자신들의 삶을 위해.
그리고 지금도 그 사실을 숨긴다. 여전히 자신들을 위해. 이유가 있었으나,당시 가장 여렸던 이가 희생양이 되었다. 누구도 이해해주지 않았고, 지켜주지 않았지만, 어쩌면 카밀라가, 아니 희재가 그들 사이의 날개가 되어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었을까.

"바다가 파도의 일이라면, 너를 기억하는건 나의 일이다."

엄마의 진실 앞에서 모두가 엄마를 외면했기에 잊을 수 없는 심연을 지닌 사람들을 만난 희재는 어떤 생각일까.
우리는 자신의 심연에 함몰되어 타인의 심연을 들여다 볼 의지라도 가졌는가.
슬프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