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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를 만나다 - 구토 나는 세상, 혐오의 시대
백숭기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4월
평점 :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구토 나는 세상, 혐오의 시대"라는 부제가 눈에 띄었다. 사르트르 하면 막연히 어려운데, 싶었지만 부재가 나를 읽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계속해서 모든 것이 양극단으로 가고 있는 지금, 사르트르의 철학은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이 있는가.
참고로 나는 구토라는 책을 읽어보진 못했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같은...그런 느낌..ㅎ
그래서인지 저자가 철학에 대한 막연한 어려움이나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누구나 사르트르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썼다는 이 책이 나는 반가웠다.
하루하루 살아가던 현실에 지겨움을 느끼던 청년P가 사르트르 살롱의 카드를 받아, 사르트르 살롱을 찾는다. 뭔가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신사에게 질문을 던지며, 그를 통해 사르트르의 철학을 배워간다.
저자가 말한 "휴머니즘"의 철학을.
청년P는 현실의 어지러움과 어려움에 대해 토로하며, 자신이 루저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신사는 청년 P가 루저가 아닌 "내던져진 존재"라 말한다. 그저 우리는 모두 우연히 태어난 존재라는 것. 그러니 흔들리는 당신은 결코 승자도 패자도 아니라는 것이다.
불명확하고 불안전한 존재. 그것이 우리이며, 사르트르는 이것을 "구토"로 표현한다고. 그러니 당신의 혼란스러움은 당연한 것이라고.
이렇게 사르트르 살롱은 시작된다.
"지옥, 그것은 타인이다." p.65
모두가 "내던져진 존재"인데, 누구는 명확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나는 왜 그렇지 못하는 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다른 이와 나의 비교. 그래서 내가 더 루저같이 느껴지는 지금 이 부분에서 사르트르는 "지옥, 그것은 타인이다"라 한다. 그런 우리에게 가장 지옥은 타인의 시선 속에 갖힌 나라는 것이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며, 그 안에 갖혀버린 내가 곧 지옥인 것이다. 그럼 사회라는 환경 안에서 타인과 함께, 끊임없이 누군가와 나의 우위를 비교해야하는 지금. 우리는 그렇다면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나는 내가 나인 존재가 아니다. 그리고 내가 아닌 존재가 나다" p. 113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이면서, 나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는 존재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즉자존재로 태어나 대자존재로 향하는 것. 이말은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로 태어났으나, 나에대해 탐구하며 나아가는 존재라는 것이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선택에서 만들어진 존재이지만,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내가 또 다른 선택을 하며 만들어가는 나이기에 지금과는 다른 나인 것이다.
"인간은 그가 가진 것의 총합이 아니라 그가 가지지 않은 것, 그가 가질 수 있는 것의 총체다" p.128
이 말은 타인의 시선 속에 갖힌 내가 곧 미래의 나는 아니라는 위로를 사르트르는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 그런 생각에 매몰되지 말라고, 당신은 당신의 선택에 또 바뀔 수 있다고, 그러니 그 무엇보다 너 자신을 제대로 보는 대자존재로써 나아가라고 말이다.
이런 사르트르의 말이 가장 인상 깊었던 챕터가 노예와 주인의 관계를 규정하는 부분이 였다. 주인이 있어 노예가 있는 것이 아니라, 노예를 통해 주인이라는 존재가 생겨나는 것이라는 그의 말은 진짜 발상의 전환 같은 신선함이였다. "독립적인 자의식"이 있는 사람만이 그 관계에서 진정한 주인의 입장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환경이나 사회의 제도 안에서 나를 규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나는 나만이 만들어 나갈 수 있기에, 누구도 나를 규정하게 두지 말라는 사르트르의 말은 죽음과도 맞닿아 있었다.
"죽은 자로 있는 것은 산 자의 먹잇감이 되는 일이다." p.224
"내던져진 존재"로써 죽음, 그 죽음 중에서도 자살은 나의 선택 중 하나 일 것이라고 사르트르는 생각하지 않았을까? 했지만 사르트르는 죽음은 대자존재인 인간이 즉자존재로써 남는 행위가 죽음으로 보았다. 그렇기에 더 이상 선택할 수 없는 인간은 산자의 즉 타자의 처분에 맡겨진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인간은 죽음이 아닌 선택하는 존재여야 한다고 말한다. 니체는 자살조차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했는데,, 실존주의 철학자여서 그런 걸까. 살아있는 존재 로써의 인간에 더 의미를 두었던 것일까.
이 밖에도 인간에게 신이라는 존재는 어떤 의미인지, 타자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나는 즉 대타존재로써의 나는 어떤 생각을 가져야하는지 등을 읽고 있다보면, 저자가 말한 "휴머니즘"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그는 그가 말한 대로 참여하는 지성인으로써 "참여는 행동이지 말이 아니다" p.270 살았다. 그래서 그의 철학이 더 빛나는 지도.. 앙가주망, 그것이 또한 독보적인 철학자로 이끌었다.
사랑에서 역시 "사랑하는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p.245 라는 말로 계약 결혼이지만 아내 보부아르와의 계약을 지켰다.
사르트르의 철학은 오롯한 나를 향해있었고, 또한 타인과 함께하는 관계 속의 나에 대해서도 말한다. 그안에 사랑이 있고, 종교가 있고, 사회가 있었다.
다만, 정말 타인이나 환경에 휘둘리지 않는 오롯한 나를 찾아가는 선택과, 대타존재로써 살아가는 나를 위한 선택. 그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 어디쯤을 만들어가는 것이 정말 어려운 건데,, 싶은 두려움도 들게했다.
그럼에도 그는 정말 사람을 사랑하는 철학자였음을 알게 된 책.
<구토>를 시작할 때다!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