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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는 도시 - 세상 모든 사랑은 실루엣이 없다
신경진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7월
평점 :
"결혼하지 않는 도시" 제목이 생경하면서도 낯설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와 읽게된 책이다. 책은 세대간을 지나오면서의 결혼이라는 가치관을 말하고 있지만, 나 스스로도 나의 10대와 20대와 30대의 시간을 지나면서 결혼과 연애에 대한 가치관이 변했음을 이 책을 통해 떠올렸다.
책의 시작은 하욱과 영임, 그리고 정우와 태윤, 은희의 관계, 그리고 한나로 이어지며, 우리 시대가 어떤 변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를 말한다.
"사정이 어찌됐든 그녀에겐 아이가 필요했다. 결혼은 종족번식과 재산 유지를 위한 수단에 불과했으니까. 그녀는 고통을 감내하며 남편을 받아들였다." p. 24
하욱과 영임의 시대는 사랑이 없이도 결혼을 해야했고, 그래서 자식은 당연했던 시대였다. 그래서 영임은 갖지 못하는 자식에 대한 목마름으로 어찌하지 못했기에 남편 형의 아이를 입양했다. 그 아이가 목숨보다 소중했으나, 자신의 임신을 통해 그 아이는 버려졌다. 오로지 내 핏줄. 내 새끼.
"그녀는 화목한 가정을 원했다. 남편과 아내, 아이들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가정 말이다." p. 206
그리고 정우. 그저그런 집안에서 똑똑함으로 서울 최고대학에 최고성적으로 입학해, 소위 강남, 압구정 키즈들과 관계를 가졌으나, 그 속에서 어울리지 못하고, 자신과 웬지 닮은 태윤이라는 여성을 사랑하나, 그녀는 그를 떠나고, 그에게 안정감을 주는 은희와의 동거를 시작한다. 은희의 안정된 사랑에도 돌아온 태윤을 어쩌지 못하는 정우.
"결혼 제도는 분명 기형적인 모습으로 진화했다. ..중략.. 결혼이 일부일처제를 지키는 방패막이라는 구태의연한 논리만으로는 부족하다. 혼란스러웠다." p.143
그리고 한나. 사랑하는 이와 안정된 사랑을 통해 결혼을 꿈꾸나 그 자신의 엄마로 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남자친구를 떠나보내고, 자신의 소신을 선택해 회사를 그만두었으나, 결국 돈이라는 말그대로 현실을 깨닫고, 약간의 돈을 가지고 세계를 여행하며, 나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인물.
간단히 소개했으나, 책속의 인물들의 사랑을 읽으며, "사랑의 완성은 결혼"이라는 말이 불과 십수년전에 유행했던 말이라는 것이 무색해질 만큼 우리의 생각이 변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세대나 개인의 생각에 따른 가치관의 차이는 어쩌지 못하는 것이 책에도 그려지지만, 결국 나 개인이생각이 더 중요해지는 요즘 결혼에 대한 생각의 변화는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변해가는 가치관에 가족이라는 형태도, 그 구성원의 모습도 변해가고있다. 나와 다르니 이상하고 틀린것이 아니라, 다름을 다름 그 자체 받아들여줘야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는것 아닐까.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똑같은 모습을 하고 사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사랑이나 결혼을 전통, 기준, 이런 것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만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가족이라는 관계 또한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에 그것이 사회 통념으로, 타인의 시선으로 인해 강제로 만들어졌을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것 또한 자신이고, 약자인 아이들이 될 것이다.
사람의 관계는 그 관계속에서 상대 구성원에서 상처가 되지 않아야하며, 각자 스스로 행복하고 만족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가족의 또다른 형태가 되는거 아닐까. 재미있고, 가볍게 읽히는 스토리이지만, 변해가는 시대를 나는 어찌보고 있는가! 다시 생각한다. Good!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