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딸들, 여성 혐오의 역사 -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편견
잭 홀런드 지음, 김하늘 옮김 / ㅁ(미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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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혐오의 역사"라는 제목을 보고 읽었다. 성불평등이 아니라 왜 "여성 혐오"라는 제목을 붙였을까. 저자 잭 홀런드는 기원전 몇세기전쯤부터 그 혐오의 역사를 시작한다. 왜 혐오가 시작되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문헌을 바탕으로 그리스 시대부터 여성이 인간으로 대접받지 못했던 시기부터가 책의 시작이다.  과연 그 혐오의 시작을 찾을 수 있을까?

"생물학적 차원부터 정치적 차원까지 남녀가 서로 관계를 맺는 모든 분야에서 제각기 여성혐오를 설명하는 이론을 내놓았다. 모두 경멸의 중심에는 여성이 잠재적으로 자신과 다르며 위협적일 수 있다고 여기는 남성의 두려움이 있다고 추정한다. 여성 혐오의 역사는 남성이 자신과 여성이 실제로 다른 점 혹은 다르다고 여기는 점에 집착해왔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남성에게 여성은 최조의 '타자'다. 인간은 타자로 지정한 부류의 사람을 희생양으로 만들곤 하는 우려스러운 경향이 있다. 그리고 다른 인종, 종교, 계급이 존재하기 전부터 남자와 여자가 있었다." p. 322


책은 그리스시대의 여성부터 현대까지를 말한다. 어떻게, 언제 시작되었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그리스 시대의 여성은 사람이 아니라 남자의 소유물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였다. 사람을 소유할 수 있었던 시대이므로 여성은 노예의 위치와 같았다. 그렇게 그리스 시대를 거쳐 로마시대가 되고, 기독교가 등장하면서 혐오는 보다 복잡한 양상을 띄게된다.  그리스 로마 초기시대에는 남아선호사상에 강했기에 태어난 여아의 다수가 태어나자마자 죽어야했고, 여자는 아이를 낳다가 또는 낙태 시술을 받다가 죽는 경우가 빈번했다. 하지만 기독교는 종교적으로 낙태나 영아살해를 금지시켰기에 여성 지지자들이 많았으나, 그 교리를 들여다보면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위치로 보지는 않는다. 사도바울의 말을 보면, 여성은 남자의 몸에서 나왔기에 남자에 종속된 존재라는 것, 여성은 필요악과도 같은 존재로 취급되었다. 종교적으로 남녀모두에게 금욕적인 삶을 강요했고, 그 중에서도 여성의 순결을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는 여성이 순결을 잃는다는 것은 그 여성이 어떤 취급을 당해도 보호받을 수단이 없기에 죽음과 같은 의미였다. 남성의 욕망을 누르기 위해 여성의 정숙함이 강조되어 화장, 보석 등과 같은 꾸밈은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교리에서는 여성이 그 자체로 혐오의 대항은 아니였으나, 남성이 자신과 벌이는 고뇌와 사투속에서 여성을 혐오의 대상으로 바라보게된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중세부터 근세까지 여성은 굉장히 순결한 이미지로써 추앙받는 경우(마리아)도 있으나 거의 다수는 혐오의 대상이였고, 그 혐오의 끝판왕(?)이 바로 마녀사냥의 형태로 나타났다.악령과 성교를 한다는 여성을 사냥한다. 악령의 실체는 뭔지도 모르겠으나 신고가 있으면 여성을 잡아다 온갖 방법으로 고문하고 불태워죽인다. 그 여성에 대한 변호를 하는 것조차 사탄으로 규정되고, 여성이 누가봐도 무죄로 보이지만 무죄로 판정내리는 순간 그 판사도 사탄이되기에 누구도 여성에 대한 변론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죽어간 여성의 수는 수십만일 것이라 추정한다고 한다. 이런 여성에 대한 혐오의 모습은 2차세계대전 히틀러까지 이어지고, 직접적인 살해는 없으나 익명성 뒤에서 여성을 혐오의 대상으로 보는 현재도 계속 되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자신의 욕망을 자신이 다스리는 방식이 아니라, 타자화된 이성의 탓으로 돌려온 역사임을 알게되었다. 결국 나의 욕망을 내가 다스리는 법을 배워야하는데, 그것을 타인의 탓으로 돌리며 나의 잘못이 아니라는 자기 변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중학교때인가 짧은 치마나 소매없는 옷인가를 입고 다니면 남성으로 하여금 성욕을 일으켜 범죄로 이어질수 있기에 경범죄로 처벌한다는 기사가 난적이 있다.(정확하지는 않음..오래전이라..) 그때 그 기사에 대해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했다. 남자고 여자고 자신의 욕구는 자신이 다스리게 가르쳐야 하는것을 옷을 소위 야하게 입었다고 처벌하는 이런 멍청한 법이 어디있냐는 것이다. 그럼 겨울에는 성범죄가 없냐고 말씀하시며 이말은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당신이 담을 낮게 만들어 도둑이 든것이니 당신탓이요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것이였다. 


 현대에서도 같은 상황을 보는것을 보면 나아지고 있는 역사인가 싶다.

 내가 컨트롤해야 할 것들을 하지 못하는 탓을 타인에게 뒤집어 씌우고 있다. 그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고, 같은 목적을 가진 이들이 뭉치기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아마 남녀간의 논쟁은 인류가 끝날때까지 계속되지 않을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태초부터 여자와 남자는 서로 나뉜 상태로 태어났고,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서로의 성이 되어볼 수도 없다. 어린아이가 늙어 노인이 될수 있기에 세대간 갈등은 인간이 살면서 겪어야 하는 삶이기에 이해의 폭이 보다 넓을 수 있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로써의 삶이 어떤지는 서로가 머리로는 알아도 가슴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운 일이기에 말이다.

 어쩌면 인간은 정말 나약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성, 종교, 인종등에 대한 차별의 결과로 타인의 혐오로써 드러나는것 그 자체가 나의 나약함을 드러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타자화된 대상의 혐오로 나약함을 감추고 우월감을 드러내는 사실이 더이상이 인간의 역사에 기록되지 않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앞으로의 미래는 이런 내용을 현실 속에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로써만 알기를 바라는 세상이 오길.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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