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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어떻게 전쟁을 기억하는가 - 에펠탑에서 콜로세움까지
이상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7월
평점 :
"건축은 어떻게 전쟁을 기억하는가" 라는 제목을 보며, 건축이 전쟁의 상흔을 어떻게 보여주는지를 말하는 책인지 알았는데, 책을 읽다보니 나오는 건축은 다수가 전쟁이 목적이였던 건축물임을 알면서, 새삼 그나마 덜 위태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는 사실을 되새겼다. 여전히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여전히 발생 하고 있지만, 전세계적 전쟁은 없기에 "그나마 덜 위태로움"이다.
책에서 말하는 건축물은 유럽사를 배경으로하는 건축물이다. 프랑스를 시작으로 독일,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를 통해 보여지는 전쟁사는 유럽이 과연 평화로웠던 시기가 있었는가 싶게 정말 대단한 전쟁이력을 자랑한다. 특히 프랑스, 독일, 영국이 EU라는 연방을(영국이 탈퇴는했지만) 만들어 지내는것을 보면 과거의 그 치열했던 전쟁들이 왜 있었어야 했는가를 생각케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개선문은 말그대로 전쟁의 승전을 기념하기 위한 건축이고, 프랑스와 영국의 박물관은 전쟁으로인해 타 국가들에서 수탈하고 약탈한 전리품을 기념하기 위함이며, 궁전은 자국의 건재함과 위용을, 요새는 수많은 전쟁을 통해 타국으로부터의 침략을 막기위한 용도 등등 다수의 유명하다싶은 건축물들의 목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개선문편을 읽고있다보면, 이스타문명의 모아이석상이 떠올랐다. 부족의 건재함을 나타내기 위한 수단으로 세워졌을 것이라 추측하는 모아이석상이 중세판 개선문이랄까. 그나마 문명의 붕괴로까지 이어지지 않고, 지금은 반전의 상징물이자 같은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쓰인다니 인간이 느리지만 정말 나아가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나 영국등에서 약탈해간 문화재를 돌려주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역시 불편하다. 자신들이 가지고있어서 보존되었다는 등의 말도안되는 위선은 정말! 아직도 반성이 덜된 것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읔!
건축이라는 것 자체가 배제의 상징이며, 타자로부터 나의 우월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다른 책에서 읽었는데, 전쟁과 관련된 건축물의 다수가 그 말과 정말 딱! 맞는다는 생각이든다.
하지만 1.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독일의 경우 그 전쟁을 일으킨 주범으로써 전쟁과 관련된 건축을 복원하지 않고 그 자체로 남겨두기도 했다. 후손에게 전쟁이 나타내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하려는 의도이다. 이점을 보면서 비록 전범국가이지만, 그들이 얼마나 잘못된 과거를 숨기지 않고 후손에게 알리고자하는지, 그 것이 결국 자신과 주변국의 평화에 얼마나 중요한 것을 나타내는지를 읽으며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결이 다르지만 우리는 과거의 커다란 사건에 대해 얼른 덮고, 잊으려는 성향이 강하다.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만 그때뿐임을 본다. 관련 추모탑이나 기념관이라도 세우려치면 사고발생한 곳이 아니라 가장 구석진 곳,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밀려나는것을 보면서 우리도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어두운 과거는 잊혀지면 안된다. 그것이 전쟁이든 사고든. 기억해야 같은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게 극복해야 앞으로 한걸음 나아갈 수 있다.
앞으로는 전쟁을 상기시키는 건축이 더 이상 없길 바라며!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