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의 마지막 숨 - 우리를 둘러싼 공기의 비밀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 이라는 제목에 몇년 전에 알쓸신잡에서 정재승 박사님의 이순신장군의 숨결 에피소드가 생각이 났다. 신기한걸 계산하는 분이 계시네... 했는데 이 책은 저자 샘 킨이 기체에 관한 과학 및 역사 이야기를 쓴 책이다.  완전한 문과 출신에 졸업한지 백만년 전이라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기체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여러 역사적 에피소드가 함께 있어 흥미로웠다.


책의 시작은 곧 지구의 시작이다. 빅뱅을 지구의 시작이라고 가정하는 지금 그 시작은 수소다. 초신성의 폭팔로 수소가스바다에 소용돌이가 생겨나고, 중력이 가스 물질을 한데로 뭉치면서 태양이 생겨났고, 나머지 가스물질로 행성들이 생겨났다.  우리의 시작은 기체였다. 이말을 저자는 "우리의 전생은 기체이다 p.36"라고 말한다. 그래서 전생을 알아내기 힘든것일까..ㅋ

그렇게 태어난 지구에 소행성의 충돌, 태양의 영향 등등으로 대기가 생겨나고, 산소가 생겨나고 물이 생겨나면서 생명이 시작되었다. 그렇다면 인간이 이렇게 폭팔적으로 늘어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원인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것은 질소를 이용한 비료의 개발이 그 원인중 하나라고 한다. 하버와 보슈는 질소에서 암모니아를 만들어냈고, 그 공법은 현재에도 널리 사용되며, 전세계 식량 생산의 '절반'을 재배하는데 쓰인다니, 만약 그가 만들어내지 못했다면, 현재는 현재인구의 절반정도 밖에 살지 못했을것이라니, 말그대로 허공에서 필요를 만들어낸 셈이다. 하지만 이 비료를 만들어낸 사람이 독가스를 만들어, 1차 세계대전에 사용하기도했다니, 이걸 뭐라해야할지..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기체인 산소, 산소는 미토콘드리아가 포도당 같은 당을 분해해 에너지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며, 만약 산소가 없다면 에너지원을 구할수 없기에 살수 없는 것이다. 이런 산소는 라부아지에에 의해 발표 되었다.(프리스틀리와 누가 먼저인지에 대한 논쟁은 있다)  라부아지에는 프랑스 혁명이 있던 당시의 인물이였는 조세 징수 업무를 맡고 있다가, 파리 하층민의 증오를 샀던 관계로 단두대에서 처형당했다. 하지만 과학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던 인물이였기에 그의 죽음을 두고 지금하던 연구를 마무리하기위해 처형을 연기해달라했다던지, 자신의 목이 잘리고 얼마나 더 살아있었는지를 체크해달라는 요구를 했다는 둥의 여러 이야기가 돌았다고하니, 사실이든 아니든 그는 진정한 과학자였다.


그리고 다음 챕터를 읽다가 나는 현재에 태어났음을 진심으로 감사했다. 마취가스.

외과적 수술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마취. 마취가스가 발견되기 전까지 수술실은 고통에 울부짖고 그 고통에 토하고 몸부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절할때까지 출혈을 일으키거나, 머리를 망치로 치거나 하는 등의 방법이 난무했다고하니.... (세상에 읽는 동안 소름이..) 그러다 웰스라는 인물이 이산화이질소를 통해 사람들이 정신이 완전히 나가 돌아다니는 동안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것을 의료에 적용하기로 한다. 웰스는 모턴을 통해 청중이 지켜보는 중에 어떤 학생에게 이산화이질소를 통해 청년을 마취시키고 이를 뽑는 실험을 한것이다. 청년이 이를 뽑을 때 신음소리를 내는 바람에 그 실험은 무시당했지만, 청년은 사실 그 사실을 기억해 내지 못했다. 웰스는 낙심했으나 모턴은 에테르를 통한 마취가스의 연구를 계속했고, 외과의와 함께 페인트공의 수술을 완전하게 해냈다. 물론 모턴은 과학자가 아니였기에 정확한 연구를 통해 발견된 것은 아니였으나, 일단 고통없이 수술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물론 이 또한 누가 먼저냐의 논쟁은 있다. 


그리고 나오는 인간사의 암흑. 폭탄. 

나이트로글리세린을 통해 폭탄을 만들어낸 노벨. 그가 발명한 다이너마이트는 광업과 건설에 이용되었으나, 잘못 이용한경우는 수십명이 사망할 수 있는 위험 물건이였다.  그는 일생을 나이트로글리세린을 다루면서, 나이트로글리세린의 증기를 들이마셔 평생을 두통으로 고생했다. 나이트로글리세린이 몸속에서 대사되면 일산화질소가 생기고, 그것은 머리의 혈관을 팽창시키는 역할을 했기에 당연한 현상이였다. 그리고 지금 우리를 떨게하는 핵폭탄, 원자력.


"요오드 131과 스트론듐-90" 현재 공기중 농도는 0 ppm(여러분이 운이 좋다면) p.310


핵폭탄은 폭팔하면서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방출되며, 폭탄 칩샷거리 안의 모든 것들을 기화시킨다. 기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온도가 수 천도로 치솟음으로인해 해당 증기 내부의 원자들이 돌아다니고, 그것은 플라즈마라는 새로운 물질 상태로 제멋대로  떠다닌다. 폭탄에 대한 실험을 본 오펜하이머는 "나는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는 문구를 떠올렸다한다. 핵폭탄의 위험은 그 폭탄이 주는 위력이 아니라, 그 후유증일 것이다. 원자력발전소의 폭팔로 체르노빌은 여전히 사람이 살수 없는 곳이다. 그로인한 후유증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낙진을 맞은 생태계는 그 자체가 오염이 되었고, 그것은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 사람에게 쌓이고, 그것은 다음 세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기체는 기구, 증기기관, 냉장고, 컴퓨터 등등 인간의 삶에 가장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인간 그 자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폭탄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아직까지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날씨, 그리고 여전히 미지의 세계인 우주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하고 있고, 지구에서 가장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살아가는 생명체를 발견하기도 한다.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으로의 이주로 환경을 파악하는데 있어 해당 행성의 대기 상태가 가장 먼저이다. 대기가 인간이 살기 적합한지 여부. 한모금의 숨을 들이켰을때, 그 숨이 우리의 폐를 녹여버릴수도, 마비시켜버릴 수도 있기에 기체는 우리의 삶에 있어 가장 인지하기 어렵지만, 그것의 상실은 가장 빠르게 인지 할 수 있다. 언젠가 태양이 빠르게 팽창해 폭팔하는 순간 우리는 재가 아닌 기체 상태로 돌아갈 것이다. "기체에서 시작해 기체로 돌아간다"  어쩌면 우리가 변한 기체가  떠다니다가 또 다른 생명체의 기반이 될수도 있다. 우리의 숨은 우리 이전에 살았던 이들의 숨을 그들의 역사를 마시고 내쉼으로써 우리의 자손들에게 넘겨진다. 신기하다. 기체를 이용한 과학을 보면서 역사를 알고, 아주 먼 미래를 생각한다. 문득 우리의 몸속에 또 다른 생명체의 뭔가가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감염병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조 지무쇼 지음, 서수지 옮김, 와키무라 고헤이 감수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감염병" 코로나19 "시대"를 지내고 있는 우리에게 어떤 단어보다 실감나게 다가오는 단어다.

이 책은 "세계사를 바꾼"이라는 제목이 붙을만큼 여러 감염병이 지금까지 우리의 세계사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대체 병과 역사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라는 궁금함에 읽은 책이지만, 읽고난 후는 후. 한숨이 나왔다. 결국 인간의 욕심이였고, 탐욕이 만들어낸 재앙이였으니까.


세계사에서 굵직하게 이름을 남긴 총 10가지 감염병과 역사적 상관관계를 설명한다. 시작은 페스트. 쥐의 벼룩을 통해 전염되는 페스트는 우리말로 흑사병이라고 불린다.  죽어가는 사람의 시체가 흑빛으로 변한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는데, 흑사병은 13-14세기에 유럽인구의 1/3을 사망에 이르게했고, 그로인해 절대적인 노동인구의 감소로 시민계급의 향상으로 르네상스의 기반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신기하게도 병을 이겨내야할 많은 정보 또는 믿음(성경)의 필요성으로 금속활자의 발명과 지식혁명의 근간이 되기도 했다니 이걸 좋았다고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흑사병에 의해 죽어가는 이들에게 교회나 성직자는 어떤 효과도 없었고, 그럼에도 그걸 이용해 돈을 벌려했던 부패했던 종교에 대한 실망감이 종교개혁의 시작의 원인이 되었다. (이부분은 지금 코로나 19를 지내면서, 신께서 내린 형벌이라는니, 신이 보호해 우리는 걸리지 않는다느니..하는 말이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사람 참 안변하는구나 하는 한심함에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헤혀..)


스페인독감은 1차세계대전 당시 많은 병사들의 목숨을 앗아감으로인해, 전쟁을 장기화 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참고로 "스페인"독감이 스페인에서 시작된것은 아니라는 사실.... 처음알았다. 콜레라는 감염 원인이 밝혀지면서 상하수도공사를 통해 도시의 식수를 비롯 위생에 대한 관리가 시작되는 원인이 되었다고 하니,  비위생에서 시작된 병이 인구의 수명증가의 가장 큰 근원이 되었던 상하수도의 시작이였다니점이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이 든다. 산업혁명이 만들어냈고,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국가전염병으로 관리되고 있는 결핵. 유럽이 미국을 점령하면서 당시 원주민들을 거의 몰살시켰던 병 천연두. 유일하게 전세계적으로 관리되어 없어진 병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시 천연두를 이용해 실제로 캐나다일대의 부족을 몰살시키기위해 일부러 천연두가 묻은 물건을 나눠주기도했다니 최초의 세균무기라고 해야하나.. 하... 

이밖에도 아프리카등지에서는 여전히 위험한 말라리아, 황열병등은 모기라는 매개체를 통해 인간에게 전염되는 병이기에 백신을 통해 관리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난하기에 맞을 수 없어 몇몇 나라에서는 여전히 위 병으로 죽어가는 이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감염병은 당시의 적군이던 아군이던 공평하게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말한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돈을 가진사람이냐 아니냐. 국가가 국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감염병이 미치는 정도가 다르다. 거기에도 계급이 있다는 것이 보이는 요즘이다. 인간의 욕심에 의해 대부분 시작되었고 퍼졌다. 농업혁명을 필두로 인간이 모여살고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도시화 되어 지금에 이르렀기에 감염병이 퍼지기에 최적화(?)된 환경을 가진 지금 우리가 감염병을 어떻게 바라봐야할지를 다시 생각한다. 나를 통해 타인을 생각하고 타인을 생각하는만큼 우리보다 조금은 힘들게 사는 나라도 한번쯤 돌아보면서, 코로나19로 인간에게 자연을 뺐겼던 동물들이 나타나는 호수가를 돌아보며, 우리가 무엇을 얻기위해 무엇을 버렸는지, 돌아보지 않았는지를 생각해볼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감염병의 역사가 궁금해서 읽었지만, 인간의 욕심에 안타까움이 남는다.

저자의 말처럼 "과거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니 과거의 실수를 제대로 보고, 우리는 미래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의 유서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손화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슈타인 가아더의 신작이라는 글 하나에 선택해서 본 책. 저자의 가장 유명항 소피의 세계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유명 저자의 신작이라는 글과 함께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밤의 유서" 죽음과 맞닿아있는 두 단어. 밤과 유서.


책은 일인칭 시점으로 알버트가 근위축증이라는 시한부를 선고받고 인생을 돌아보며 남긴 글이다. 크게 두부분으로 나뉘는데 "숲속의 오두막"을 둘러싸고 알버트와 에이린의 함께 하는 삶. 그리고 마지막을 혼자 준비하는 알버트의 글이다. 내용은 알버트의 인생. 에이린과 함께해 크리스티안을 낳고 유네를 만나고 손녀 사라까지 그의 삶을 이야기하는 부분과 시한부를 선고받아, 그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삶의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지 않아 죽음을 결심해 유서를 작성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죽음을 앞두고 인생을 돌아보며, 그는 그녀와 시작을 함께했고 둘의 위태로움을 이겨했던 장소인 오두막에서 그가 미처 하지 못했던 말을 방명록에 남긴다. 삶을 정리하며 그는 지금의 그를 둘러싼 모든 것들의 인연을 수많은 우연의 산물이며, 로또 1등과 같은 행운이였다고 말한다. 빅뱅의 순간부터 어느것 하나 조금이라도 어긋났다면 지금의 지구는 그는 그녀는 없었을 것이나, 그 모든 시간이 만들어낸 우연의 산물이 그와 그녀를 있게했고, 크리스티안, 유네, 사라를 만들었고 그들의 오두막에 있게했다. 그렇기에 그는 모든 것에 감사하지만, 몇달 남지않은 시간을 죽어가는 자신의 몸에 묶여 불명예스러운 삶을 살아가기보다, 본인의 의지로 삶을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마지막을 타인의 도움으로 끝내야 한다는 사실에 비참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그러다 그는 불연듯 깨닫는다. 그 자신의 마지막이 에이린과 그의 가족들에게 어떤것일지. 그가 이렇게 가고 나면 그녀는 그녀의 가족은 어떤 심정일지를.  죽음을 앞두고 '나'에서 '나의 당신'의 감정을 생각한다. 사실 이 부분에서 좀 놀랐다고 해야할까. 타자이지만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들은 사실 나의 죽음이든 당신의 죽음이든 죽음이라는 주제를 놓고 볼때, 자신의 감정에 매몰되기 마련이다. 나의 죽음이라면 나에. 당신의 죽음이라면 당신을 잃는 나에. 개인적으로 아직 나의 죽음을 겪어보진 않았기에(그러니까 이렇게 책을 읽고 감상을 쓰고 있으니..) 가장 가까웠던 나의 할머니의 죽음을 겪으면서 나는 할머니께서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할머니와의 이별로 인한 나의 슬픔에 빠져있었으니까. 하지만 할머니가 가시고 한참 후에야 그 마지막을 함께 많은 이야기를 시간을 나눠보지 못했다는 깊은 아쉬움과 슬픔이 남았다. 책을 읽으며, 그 시간에 아쉬움이 다시 떠올랐다.


나의 경험은 에이린이 바라보는 알버트의 죽음이지만, 저자는 나의 죽음 두고 나와 당신의 시간이 어떤 의미인지를 톺아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지나는 순간은 비극일지 모르나, 지나온 인생은 희극이였듯, 가까운이의 마지막을 나의 마지막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또한 관계를 함께하는 시간속에서 겪어내야 하는 것임을 말이다. 에이린의 경우도 수십년을 함께해온 알버트와의 이별을 어떻게 겪어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책은 담담하게 또 짦은 이야기로 쓰였지만, 책에 해설을 달아주신 강신주님의 말처럼 다시 한번 더 읽게 만든다. 화자의 입장으로 당신의 입장으로.


여운이 깊게 남는 책이다. 그 시간이 적절할 것이라고 강신주님은 썼지만, '나'의 입장에서는 그럴지 모르나, '당신'의 입장에서의 마지막은 여전히 모자르고, 오지 않았으면 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완전한 이별은 참 어렵고 슬프다.


"한 때 우리는 좋은 날이나 나쁜 날이나 항상 함께하겠다고 서약한 적이 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니 우리에겐 좋은 날 뿐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에게 다가 올지도 모르는 나쁜 날을 맞아들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그 나쁜 날 중에서도 무언가 좋은 점을 발견해 낼 수 있지 않을까?" p.170


강력추천!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본 체력 - 어떤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돈의 방정식
닥터마빈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본체력" 자본과 체력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이 제목인 책. 앵? 싶어서 읽었다. 작년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유가가 하락하고 코스닥, 코스피가 바닥을 치다가 작년 여름부터 끝도 없이 오르던 주가. 전세계적으로 비트코인의 말그대로 떡상. 이게 뭐지 뭐지 하면서 너도나도 주식광풍과 코인광풍에 몰아치던 때 나는 생각했다. 대체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지?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 되어갔지만, 이게 대체 무슨상황인지를 알수가 없었다. 이 책을 통해 그 이유를 알았다. 나는 그냥 자본체력이 없었던 사람이다. 그런 광풍에 휩쓸려 뭔가를 해야 했다는 것이 아니라, 경제의 흐름, 시장의 흐름을 읽고 준비해야하고 주의해야하는 것들을 볼수 있는 지식이 전~혀 없었다는 의미다. 이 책은 그런 나와같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책은 자본체력을 위한 준비, 단련, 멀리보기 크게 3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준비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를 나 스스로에게 묻는것으로 시작한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내가 부자라고 생각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것은 변하지 않는 기준인 것인가, 그렇다면 나는 부자가 되기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그 준비과정에 내 소득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하고 있고, 그 소득을 나는 어떻게 관리하는가, 준비는 말그대로 나의 자산과 그 관리를 제대로 돌아보는것이 그 시작인 것이다. 이 챕터에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내가 경제에 대해 이 나라 경제의 근간인 자본주의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본적이 없다는 것이다. 초중고에서는 경제의 역사나 주식이나 채권이 무엇인지 뭐 이런 원론적인 것만 배웠지, 지금 현실에서 이 자금의 흐름이 왜 이렇게 일어나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지식을 제대로 배워본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부분은 지금의 아이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나와같이 부모도 제대로 모르니 지금 나의 아이들에게 제대로된 경제개념을 갖게 하는것이 그토록 어려워 진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단련챕터는 부동산, 주식, 주식외의 투자재로 불리는 금, 비트코인등에 대한 설명이다. 무엇에 투자해라라는 것이아니라, 돈의 흐름을 읽는 법, 주식, 채권, 부동산이 어떻게 얽혀있는지, 그 근본인 자본의 생태계는 대체로 어떤 흐름을 타고 있는지를 과거 일본, 미국, 한국(IMF) 때를 통해 지금은 어떻게 봐야 하는지 수많은 경제 기사속에서 어떤 맥락을 봐야하는지를 설명한다. 책을 읽으며 새삼 되새긴 사실은 부동산과 주식은 다르다는것이다. 부동산은 필수재와 투자재 모두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부동산에 접근하는 방식과 주식에 접근하는 방식은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다주택자라면 부동산도 투자재의 목적이 훨씬 크겠지만 나와같은 소시민에게 부동산은 어떤 측면을 더 강하게 보고, 나에 맞는 곳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필수재니 무조건 영끌하라는 것은 아니고, 접근 방식이 다르니 보는 관점도 달라진다는 점이다. 물론 이 책을 토대로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태생은 거품을 가져올 수 밖에 없는 양상을 띤다는 점, 그리고 그것을 시장과 국가, 중앙은행이 어떻게 조이고 풀어주는지, 그 지표가 되는 것들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국채의 흐름이 이렇게 돌아가는것인지를 처음알았다는..(자본체력이 바닥..ㅠ)


그렇다면 이런 준비와 단련을 통해 멀리보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4차산업혁명을 통한 핀테크의 도래, 비트코인과 같은 전자 화폐의 등장. 이런 화폐를 스타벅스는, 페이스북은 어떻게 규제와 금융권을 피해 자기만의 생태계를 꾸리고 있는지, 그리고 이런 기술의 발전이 기존 금융 시장을 어떻게 흔드는지에 대한 저자의 의견이 더해져 우리의 시선이 어디까지 뻗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팁이 있다. 아. 어렵다. 이제 눈떴는데, 달려야하는 상황이라니.


하지만 세상에 '한방'은 없다. 금융자본이 노동자본의 증식보다 빨라진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지금까지 몰랐다고 앞으로도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결국 내가 열심히 일해도 내 자본은 줄어들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노동소득이 자본소득과 함께 간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이미 벌어진 격차에 그것 또한 쉬운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열심히 버는 돈으로 나는 내 미래 설계를 어떻게 할것인가? 시간을 들여 돈을 벌것인가, 돈을 들여 시간을 벌것인가. 


공부할것이 많다. 숙제를 한아름 받아든 느낌이지만, 노력하는 만큼 건강(?)해질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Good!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것도 없다 - 카르멘 라포렛 탄생 100주년 기념판
카르멘 라포렛 지음, 김수진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페인의 <호밀밭의 파수꾼>이라고 불리는 책이고, 스페인 최고 권위 <나달문학상> 1회 수상작이라는 소개 글을 보고 주저없이 읽기시작한 책.(이런거 또 못참지...)

책은 주인공 안드레아의 1인칭 시점으로 그려진다. 안드레아가 대학공부를 위해 바르셀로나의 할머니 댁으로 이사오는 것을 시작한다. 스페인 내전으로 피폐해진 바르셀로나의 모습이 이 집을 통해 투영되는데, 안드레아가 처음 이집에 대한 느낌을 말하는 부분에서 얼핏 엿볼수 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온통 거미줄이 쳐지고 다 깨어져나가 한쪽 날개만 천장 밑에 대롱대롱 매달린 전등 갓 아래 달랑 한 개 남아 있는 희미한 백열 전구와 그 빛을 받아 어슴푸레 모습을 드러낸 현관이었다"  p.21


오래도록 이어진 내전으로 피폐해버린 큰삼촌과 그 전쟁통에 큰삼촌과 결혼한 외숙모, 큰 삼촌은 분노의 감정조절이 되지 않는 인물로, 매번 집안에서 아내를 폭행하고, 모두에게 폭언을 일삼으며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런 삼촌옆에서 그래도 참아내는 외숙모는 어떨때는 어른의 모습을 어떨때는 철없는 아이의 모습을 하는 인물. 

 그리고 작은 삼촌은 오래된 내전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펼쳐보일 기회조차 갖지 못했고, 그런 환경에 그저 너무 익숙해져버린 덜 자란 어른의 모습이다.  형의 아내를, 안드레아의 친구에게 지분되고,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예술가인지를 그저 주위의 인물들에게 인정받고자하는 어른 아이.

 젊은 세대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만을 강요하고, 타인과 잘 어울리지도 못하는 인물 안드레아의 이모. 이 인물이 초기 안드레아를 가장 크게 옭아매는 인물 중 하나이다. 자신의 가치관을 끊임없이 타인에게 강요하고, 그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타인을 모두 적으로 간주하는 모든 인물과의 관계에서 벽을 쌓는 사람. 

 이런 가족 구성원 모두 정상적인 어른의 모습은 한명도 없었다. 이 가족을 통해 오래된 전쟁과 전쟁으로 인한 가난, 불안함이 어떻게 사람을 바닥으로 내려앉히는지를 볼 수 있었다.


<호밀밭의 파수꾼>에서는 주인공 콜필드의 방황이였다면, 이 책은 반대로 안드레아의 시선으로 보이는 나머지 인물들의 방황이다. 주인공이 아닌 관찰자와 같은 모습이랄까. 

"어차피 내 인생의 끝이 막다른 골목이라면, 인생을 굳이 힘겹게 뛰어갈 필요가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이들은 인생을 향유하기 위해 태어나고, 또 어떤 이들은 죽도록 일하기 위해 태어나고, 또 어떤 이들은 그저 인생을 지켜보기 위해 태어나는가보다. 나라는 사람은 그 관조자 역할을, 그것도 아주 미미한 역할을 하도록 타고난 것 같았다." p.370

 이런 암흑같은 주인공의 시선에서 유일하게 밝은 빛으로 그려지는 친구 에디가 있다. 에디와의 관계속에서 안드레아는 자신의 환경과 전혀 다른 그녀의 가족과의 관계를 통해 때론 이질감을 느끼면서도, 에디와 헤이메와의 관계속에서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은 그녀의 삼촌들과 할머니가 겪었던 시대와는 다른 시대를 살아갈 당시 젊은이들의 희망같이 보여지기도 했다. 그녀 또한 그녀의 가족을 떠나 또다른 환경에서의 새출발을 그리면서 끝나는 이 책은 내전을 온몸으로 겪어내야 했던 세대와 그 다음 세대의 차이, 그리고 그 다음 세대가 바라보는 미래를 어렴풋이 상상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 내전을 겪어야했던 세대는 결국 그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대비되어 그려지기도 한다.


<호밀밭의 파수꾼> 콜필드는 십대의 휘몰아치는 방황을 그리면서도, 내부에는 동생 피비의 안녕과 자신의 모습을 자기 내면에서 찾아가고 있다면, <아무것도 없다>는 주인공 이전 세대의 방황하는 모습 속에서 안드레아가 자신만의 내면을 찾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스무살을 갓 넘긴 안드레아의 모습은 작은 삼촌의 말한마디에 흔들리고, 이모의 구속에 속박당해 복종하면서도 그녀의 생각과 색깔을 변하지도, 주변의 생각에 물들지도 않는다.가장 가까운 가족,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흔들들리는 단계는 있으나, 그속에서도 자신을 잃지않고, 그녀만의 생각을 정립하는 것을 보면서, 이십대의 시작이 멋져 보이기도 했다.


그녀의 새로운 시작이 바르셀로나의 첫날 밤과는 다른,

더 밝은 밤의 마드리드를 안드레아가 만나길 바라며.

"이 계단을 처음 오를 때 가졌던 새 삶에 대한 가슴 떨리는 희망과 열망이 기억났다. 그런데 지금 나는 1년 전에 막연히 알기를 바랐던 충만한 인생과 기쁨, 심오한 관심, 사랑, 그 무엇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채 다시 떠나는 것이었다" p.485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