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하나로 가슴 뛰는 세계를 만나다 - 세계 최고 교육기관을 만든 서른 살 청년의 열정을 현실로 만드는 법
애덤 브라운 지음, 이은선 옮김 / 북하우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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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이 책에서 본 작가의 모습은 사회사업가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청년기업가로서의 모습이 더 많이 보인다. 아마도 사회사업에 임하는 그의 자세가 기업가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작가가 어떤 모임에서 비영리단체라는 말이 적힌 자신의 명함을 내밀자 명함을 받은 상대편의 태도가 달라지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비영리'라는 말 대신 '목적지향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상대방의 태도가 달라지고 먼저 기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는 것이다.

 

기업가에게는 '비영리'라는 어감이 그렇게 들리는구나 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런 이름을 쓰는 단체는 항상 뭔가를 요구하는 입장에 있으니까 언제나 기부를 요구받는 기업가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좋아보일 리가 없을 것 같다.

 

작가는 '약속의 연필'이라는 단체를 하나의 기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기업처럼 이 단체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교육이고, 그 다음은 직원의 복지이다. 소규모의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우리나라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여건을 생각하면 부러운 면이다.

 

처음 '약속의 연필'은 소규모의 개인후원에서 시작했다. 작가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기부금을 달라고 손을 내미는 행동이 부끄러웠던 것이다. 하지만 기부금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직원들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기부금을 요청하는 일도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이후 직원들의 규모와 후원자들의 질문이나 요구에 즉각 반응할 수 있는 홈페이지 등 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이후에는 여러 기업들과 연계한 사업들을 진행하게 된다. 바로 이런 것들에서 월가에서 일한 그의 경력이 잘 발휘된다. 개인후원자로부터 소액기부금을 지원받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약속의 연필'이라는 단체를 알리고, 기업들로부터는 '약속의 연필'이라는 단체를 활용하는 것이 기업이미지를 좋게 해줄 거라는 확신을 주는 것이다.

 

아직 영세한 규모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비영리단체 운영자들이 이 책을 읽어보면 생각하는 바가 많을 것 같다. 비영리단체를 하나의 기업으로 꾸려나간다는 생각은 하지 못할 테니까. 물론 우리나라에도 월드비전 같은 세계적인 비영리단체 등이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에 큰 성공을 거둔 단체는 없었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소규모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안목을 심어 줄 수 있는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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