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역사 - 고대편 1, 최초의 이야기부터 상나라의 몰락까지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이광일 옮김 / 이론과실천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고대사든 어떤 역사든 역사란 끊임없는 전쟁의 연속체란 생각이 든다. 최초의 문명인 수메르 문명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쟁을 통해서 역사가 시작되고 마무리되는 느낌이다. 국가간의 전면전이든 부족 내부의 갈등이든 이 전쟁이 위대한 인물을 만들고 역사에 길이 남을 악인을 만들고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기도 한다. 인간의 역사는 전쟁을 통한 뭉침과 흩어짐의 역사가 아닐까 싶다. 

  페르시아만 위쪽의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 강 사이의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문명이라 이름 붙일 수 있는 최최의 문명 수메르 문명이 시작된다. 물론 이 책도 고대사를 다루고 있는 만큼 바로 이 수메르 문명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성경을 통해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의 원형일지도 모를 수메르의 홍수에서는 신화와 역사의 연관성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수메르인과 섞여 살던 셈족이 아브람의 지도 아래 그들의 신인 야훼가 약속한 땅을 향해 이동을 시작하면서 그 지역에 다양하게 전해지는 홍수 신화가 성경으로 이주해 들어갔는지도 모를 일이다. 또 이 지역에서는 최초의 영웅 서사시인 길가메시 서사시의 주인공 길가메시가 역사 속에 우뚝 등장한다.

  수메르 지역에서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고대 인도의 모헨조다로, 하라파 문명을 만날 수 있다. 지금의 인도 아리안계 문명과는 다른 고대 인도의 토착문명으로 기계 도시라 할만큼 규격화된 양식이 존재하던 문명이었다가 어느 순간 인도에서 사라지게 된다. 그 후 지금 인도인의 선조인 인도 아리안계가 중앙 아시아에서 인더스 강을 거쳐 수세기에 걸쳐 인도 전역으로 퍼져나간다. 그 과정에서 정복자인 인도아리안계의 서사시 리그베다가 전승되고 카스트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더 멀리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황하의 양사오 문화, 중국의 신화의 첫 임금인 복희씨, 신농, 황제(黃帝)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요, 순 그리고 전설과 역사가 뒤섞인 왕국인 하 왕조를 세운 우임금을 만날 수 있다. 그 후 실증적인 자료가 남아 있는 상 왕조가 시작되는 중국을 볼 수 있다. 상 왕조는 하의 마지막 임금인 걸(걸은 잔악하고 사악하며 주색잡기에 빠진 임금으로 표현된다.)을 내쫓은 탕(올바른 정치를 펴는 정의의 모델로 후대에 알려 진다.)에 의해 시작된다. 

  이제 다시 서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그러면 이집트 신화와 역사의 복합물인 전갈왕이 등장하고 이집트 최초의 인간 왕으로 나르메르가 역사에 등장한다. 그 후 이집트는 무수한 왕조 동안 번영을 구가하다가(그 사이 약 150년 동안 서셈족인 힉소스에 의해 점령당하기도 한다.)B.C.300년 무렵 알렉산더의 부하 장군이었던 프톨레마이오스에 의해 점령당해 그리스계 왕들의 지배를 받게 된다. 그 유명한 클레오파트라 역시 그리스계이다.  

  여기서 B.C.1700년대의 지중해로 눈을 돌리면 미노스 왕의 전설이 남아 있는 크레타섬이 눈에 띈다. 그 후 크레타는 세력이 점점 약해지고 그리스 본토에 있는 미케네가 세력을 얻게 되고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대표하는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전성기를 맞게 된다. 그리스의 도시 국가들은 지중해 곳곳에 식민지를 건설하면서 세력을 뻗어간다. 하지만 후발 주자인 로마에 의해 차례차례 영토를 내어주게 되고 그리스의 문화는 로마 문화로 흡수된다. 공화정을 바탕으로 출발한 로마는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 마케도니아, 그리스와의 전쟁에 승리하면서 지중해를 장악하기 시작하고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이집트와 브리타니아(영국)의 일부, 소아시아 지역까지 제국을 넓혀간다. 그 사이 공화정은 허울 좋은 이름만 남게 되고 황제나 다름없는 권력을 가진 인물들이 나서서 제국은 더 확장되고 콘스탄티누수 황제(이 책의 2부는 여기서 끝이 난다.)에 이르게 된다. 

  중국은 상나라 이후 수많은 나라들로 분열되었다가 강력한 진시황제에 의해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루게 되나 곧 한나라에 의해 멸망하게 된다. 그 후 한나라도 수명을 다하고 위, 촉, 오의 삼국시대로 접어 들게 된다.중국의 역사는 동양의 순환적 세계관을 그대로 볼 수 있다. 한 왕조가 타락하면 하늘의 명을 받은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고 이 세계가 또 다시 타락하면 그 때 또 다른 영웅이 나타나 하늘의 명을 받들어 새로운 세상을 연다. 이렇게 인간의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이다.  

   몇백만 년 전의 원시 인류에서 출발한 인간의 역사 중에서 문명이라 이름 붙일 수 있는 인간의 역사를 5천년에서 만년 정도로 본다면 지금 우리의 역사는 문명의 최정점에 있는 것일까 혹은 시작에 불과한 것일까.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인간의 역사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동양적 세계관에 따르면 인간의 문명이 최정점에 달했을 때 오히려 문명은 쇠퇴하고 타락이 정도를 넘어서면 인간의 역사는 끝이 나고 새로운 종의 역사가 시작되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