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의 저자는 무심코 음식에 넣는 설탕 한 스푼에 얼마나 큰 역사의 소용돌이가 들어가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수천 년 전 인도에서 시작된 설탕 정제 기술이 영국의 차 문화를 꽃피우고 더 나아가 제국의 흥망과 대규모 인구 이동을 촉발하는 거대한 나비효과를 일으켰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대항해시대의 서막은 미지의 세계를 향한 인간의 위대한 도전으로 낭만화되곤 한다. 하지만 그 거대한 배들이 사실은 막대한 부를 향한 유럽 열강의 끝없는 탐욕 때문이었다. 그 중심에는 바로 설탕이 있었다. 유럽에서는 재배할 수 없는 사탕수수를 얻기 위해, 포르투갈,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이 앞다투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의 섬들을 식민지로 삼고 거대한 플랜테이션 농장을 건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