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있다 2
제인도 지음 / 반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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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있다 2

제인도

반타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누가 있다>를 읽으며 <파묘> <곡성> 같은 영화를 보며 느꼈던 한국형 오컬트의 매력을 집약적으로 볼 수 있었다. 특히 2권에서는 본격적인 퇴마 이야기로 들어가면서 장르적 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릇된 욕망으로 악귀를 불러내고 신이 되려는 존재와 이를 막으려는 인간들의 사투를 볼 수 있다.

버틴다고 버텨지나, 운명이고 팔자인 것을.

본문 중에서

운명과 업보라는 동양적인 세계관과 선과 악의 대결을 확실히 볼 수 있다. 악귀는 늘 신이 되려하지만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것을 모른다. 그래서 귀가 되고 신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2권에서는 주인공 소희가 상속받은 서울의 상가 건물로 이사하면서 본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된다.

벽지 뒤에 숨겨져 있던 무수한 노란 부적이나 친절한 이웃 같았던 건물 관리인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소희는 가족이 아니라 제물이 된 것과 마찬가지였다. 수십 년간 모르고 살았으니 가족이 아니라는 논리는 피로 이어진 관계라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이렇게 오래전부터 은밀하게 공모했다니. 그것도 고모와 사촌이라는 사람들이.

본문중에서

가족, 사촌이라는 핏줄이 파놓은 함정에서 소희를 구원한 것은 결국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타인들이었다. 위태로운 소희의 모습을 보고 도움을 준 혜리나 여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 도진까지. <누가, 있다>에서는 가장 이기적인 존재도 인간이지만 기꺼이 타인을 구원하는 존재 또한 인간임을 보여주며 이야기의 균형을 맞춰준다.

간절하게 바라지 않으면 신은 아무것도 들어주지 않아. 그걸 이 잡귀가 아주 잘 알고 있구나.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갔어.

본문 중에서

주인 공인 소희가 좀 더 약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반대로 쉽게 사람을 믿고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교차로 들었다. 과연 소희는 가족이라는 업을 벗어날 수 있을까. 늦여름의 마지막 무더위를 날려버릴 책을 찾는다면 <누가, 있다>를 추천한다.


#누가있다 #제인도 #오컬트소설 #공포스릴러 #K오컬트 #책리뷰 #소설추천 #신내림 #가족괴담 #밤샘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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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있다 1
제인도 지음 / 반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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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있다 1

제인도

반타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누가, 있다>가 보여주는 공포는 갑자기 튀어나와 놀라게 하는 유치한 종류의 공포가 아니다. 깊은 무의식 속에 잠재된 원초적인 두려움, 금기를 건드렸을 때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오래된 믿음에서 비롯된다. 사소한 욕심으로 고모의 유품인 놋그릇을 건드린 순간, '동티'라는 저주는 봉인에서 풀려난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나지 않는다. 눈앞에 있는 이 사람들이 진짜 내 사촌인 걸까?

본문 중에서

주인공은 어느 날 존재조차 몰랐던 고모의 부고와 함께 막대한 유산을 가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유산을 나누기 위해 모인 낯선 사촌들과 함께 고모의 시골집에 발을 들이면서 모든 것이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낡고 외딴 시골집이라는 고전적인 공간이 주는 폐쇄감과 처음 보는 사촌들 사이에서 흐르는 미묘한 긴장감과 탐욕이 공포의 시작이 된다.

주변에 볼거리가 없으니 펜션도 못해. 그리고 뭘 하려고만 하면 동네 어른들이 들고 일어나 한마디씩 한다니까.

본문중에서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진짜 무서운 것은 귀신이나 저주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피를 나눈 관계라는 것이 때로는 가장 질기고 잔인한 족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한 인물들 사이에서 주인공 소희는 주구를 믿고 의지해야 할지 알 수 없는 혼란에 빠진다.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아. 나 너무 무서워.

본문 중에서

K-오컬트는 익숙한만큼 공포가 더 크게 다오는 것 같다. 신내림, 명두, 동티, 굿과 같은 무속 신앙의 요소가 이야기의 핵심 서사와 유기적으로 합쳐지면서 더 깊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작가가 그만큼 자료 조사를 섬세하게 한 흔적이 느껴진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강렬한 흡입력으로 1권을 다 읽게 만든다. 미스터리와 스릴러, 오컬트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다. 거침없이 읽으며 등골이 서늘해졌지만 <누가, 있다> 2권이 더욱 기다려진다.


#누가있다 #제인도 #K오컬트 #공포소설 #미스터리소설 #무속신앙 #책추천 #여름밤 #파묘 #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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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으른입니다, 게으른 - 갓생에 굴하지 않는 자기 존중 에세이
김보 지음 / 북라이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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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으른입니다, 게으른

김보

북라이프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갓생을 외치는 새상의 속도에 맞추려 발버둥 치다 보면 어느 새 번아웃이 찾아오고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될까'하는 자책에 빠진 적이 자주 있다. 저자는 그동안 부정적으로만 여겼던 '게으름'을 인간의 자연스러운 기질로 재해석 해준다. 책을 읽으면서 내 머릿속을 들여다본 듯한 문장에 뜨끔했다.

사실 몰입에 있어 진짜 중요한 것은 크기보다 빈도다.

본문 중에서

게으름을 권태형, 회피형, 산만형, 합리화형, 무기력형의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해준다. 시작은 거창하지만 금세 싫증 내는 내 모습은 권태형이고, 마감 직전에야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모습에서는 회피형을 발견했다. 나의 안 좋은 부분이라 생각했던 행동들에 이름을 붙였더니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큰 매력은 저자의 경험이 녹아든 에세이와 함께 실린 '게으른툰'이다. 텍스트가 주는 논리적인 위로와 그림이 주는 직관적인 위로가 만나서 굳어있던 내 마음이 말랑말랑해진 것 같다.

핑계는 중요한 단서다. 나도 모르는 나의 내면을 알아내기 위한 단서.

본문중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수많은 조언 중 대부분은 '더 열심히'나 '그냥 해'이다. 그러나 그런 말들이 나에게는 무력감만을 줄 뿐이었다. 이 책에서 성공은 단순히 노력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운과 환경 같은 통제 불가능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인것을 알려준다.

저자는 아주 뛰어나지는 않더라도 구색은 갖춘 정도, 무리 없이 납득 가능한 최소 합의점만으로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충분한 몫을 해낼 수 있다고 격려해준다.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이 아닌 나만의 가치에 집중하고 나만의 리듬대로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

자기효능감이란 혼날 때보다는 신날 때 더 많이 생긴다.

본문 중에서

나이는 이미 어른인데 여전히 모든 것이 서툴고 불완전하게 느껴질 떄가 있다. 저자는 이런 어른을 '으른'이라고 칭한다. 완전체 어른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성숙기의 단계라고. 미완성의 존재이기에 실수할 수 있고, 게으를 수 있으며, 잠시 쉬어가도 괜찮은 것이다. 때로는 느슨해져야 더 잘 해낼 수 있고 잠시 멈춰야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조언에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으른입니다게으른 #김보 #에세이추천 #갓생 #번아웃 #게으름 #자기계발 #책추천 #서평 #드로우앤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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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문학에 길을 묻다
최재운 지음 / 데이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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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문학에 길을 묻다

최재운

데이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인공지능은 너무 익숙해져서 일상에 공기처럼 느껴질 정도다 처음에는 먼 미래의 기술이나 나와는 상관없는 공학자들의 영역이라 생각했다. 이번에 나온 제미나이가 그린 그림과 합성 실력에 놀라고 수려한 문장에 두 번 놀라면서 불안감이 생겼다.

<AI, 인문학에 길을 묻다>는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공학적 지식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이라는 것을 깨닫게 도와준다. AI의 발전은 더 정교한 알고리즘과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는 공학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AI는 인간이 남긴 역사와 문학, 철학, 예술을 교과서 삼아 배우고 성장한다.

인공지능이란, 인간이 그렇게 행동한다면 총명하다고 인정받을 방식을 기계가 구현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그렇다면 인간은 기계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책 속에서 언급된 게임 속 인공지능이 스스로 문화를 만들고 종교적 믿음까지 발전시킨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AI의 관점을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명시적으로 가르치지 않은 인류의 행동 양식과 상상력, 모순과 편견도 흡수해서 자신들의 세계관을 구축한다.

AI는 인간의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인공지능이 편향된 결과를 내놓을 때 우리는 기계의 오류를 탓하지만 사실 그것은 기계에 학습된 인간 사회의 편견과 차별이 그대로 투영된 결과다. 기술을 통해 미래를 보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의 현재와 과거를 직시하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큰 힘인것 같다.


진리는 실수에서 나오지만, 혼돈에서는 결코 나오지 않는다.

본문중에서

이 책은 <공각기동대>나 <매트릭스>같은 SF 작품들을 꺼내서 기술과 인간의 경계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이끌어낸다. 한때는 먼 미래의 상상력으로만 치부했던 이야기들이 이제는 가까운 미래 같다. 인문학은 인류가 수천 년에 걸쳐 축적해온 '인간'에 대한 가장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다.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지만, 그 이면에서 벌어지는 인건 침해는 과거의 그것과 너무나도 닮아 있다.

본문 중에서

AI가 내 일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은 내 가치를 증명해야한다는 조바심을 느끼게 했다. 기술의 파도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이 코딩 능력이 아니라 질문하는 능력, 공감하는 마음, 방향을 제시하는 통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국 AI 시대에 나의 경쟁력은 인간으로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확신을 얻었다.

#AI #인문학 #철학 #미래 #인공지능 #인간다움 #과학기술 #SF #책추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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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전쟁 - 새로운 세계 질서를 결정할 미중 패권 전쟁의 본질과 미래
이철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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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전쟁

이철

페이지2북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며칠 전 있었던 한미정상회담이 무사히 끝나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뉴스를 지켜보다 마음 졸였던 것이 나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중국과의 관계를 어덯게 풀어가야 할지, 또 다른 거대한 산이 버티고 있다는 것에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이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제 정세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걸까. <다시 시작된 전쟁>은 트럼프라는 한 인물의 돌발 행동으로만 여겼던 미중 관세 전쟁이 사실은 거대한 시대적 전환의 서막이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복잡하게 얽힌 국제 정세에 머리가 아팠다면 이 책이 지금 가장 필요한 지도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가 채권 시장의 변동에 굴복한 것은 트럼프의 무대포식 정책이 사실은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음을 상기시켰다.

본문 중에서

트럼프라는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 일으킨 폭풍이 아니라 숨어 있던 미국이 등장했다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됐다.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그 어떤 동맹국에도 상식 밖의 관세를 부과하는 새로운 미국이 출현한 것이다. 트럼프의 과격한 정책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미국인들의 모습을 통해서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기 한복판에 서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글로벌 패권을 위한 지정학적 전략이 아니라 철저히 미국 국내 경제를 살리기 위한 탈세계화 정책의 연장선이다. 무역 적자와 재정 적자라는 쌍둥이 적자를 해소하고 해외로 나간 공장을 다시 미국으로 불러들여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에너지 수입이 막힌다면 중국은 국가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여겨져왔다.

본문중에서

이런 미국의 거센 압박에도 중국은 굴복하지 않았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부과 조치가 발효되는 그 시각에 맞춰 보복 관세를 발표하는 단호함을 보였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내순환 경제'를 준비하며 미국과의 디커플링에 대비해왔기 때문이다. 중국의 단호함은 철저한 준비에서 비롯된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트럼프는 약달러를 원하지만 베센트는 강달러를 이야기해야 하는 모순, 이것이 바로 지금 미국이 당면한 문제를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이 주는 큰 깨달음은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편에 설 것인가?'라는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순간 우리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영원히 잃어버리게 될 거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제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개의 축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제 3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다.

최근의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러시아 같은 국가들과도 협력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전략적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에 깊이 공감했다. CPTPP같은 다자간 협력 체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EU 등과 힘을 합친다면 미중 양쪽 모두에게 무시할 수 없는 목소리를 내는 거대한 경제 블록도 형성할 수 있다. 자원도, 내수 시장도 없는 우리가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은 이러한 연대를 통해서 협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앞으로 한국만의 항로를 개척해 나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미중전쟁 #다시시작된전쟁 #국제정세 #트럼프 #시진핑 #경제서평 #한국의미래 #제3의길 #미중패권경쟁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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