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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
엄기호 지음 / 창비 / 2016년 11월
평점 :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
엄기호
예전 조선시대에는 왕을 끌어내리기 위해 신하들이 난을 일으키거나 전쟁을 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처럼 전 국민이 들고 일어서서 한 나라의 대통령을 비난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임진왜란의 '선조'를 무능함의 일순위로 꼽기는 하지만 지금처럼 꼭두각시 노릇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의 사람들은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말하고 있다. 고작 10년의 통치기간에 이렇게 썩어빠진 세상이 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비리는 파고 또 파고 한도 끝도 없이 나오고 있다. 어떤 사람은 차라리 전쟁이 나서 모든 것을 잃고 나야
세상이 다시 공평해질 것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세월호 사건 이후로 사람들은 패배감을 맛보았고 무기력에 빠져버렸다.
메르스가 대한민국에 들어왔을 때에는 모두를 불신하고, 병원, 정부, 심지어는 이웃사촌 까지 믿지 못하게 되었다.
메르스 이전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도 그렇다. 국가에서 국민을 지키기 위해 나서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의 횡포를 그저 묵인하고만 있다.
사람을 통치하는 데 가장 유용한 방법이 무력한 자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이러이러한 힘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무기력에 빠지면 그 다음에는 할 줄 아는 게 없어진다. 무기력하게 만다는 것이야말로 사람을 다르시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한국이 지배계급은 말과 글의 힘을 박살내고 무기력을 통해 통치한다.
-175p
이미 한국은 청소년부터 장년층까지 빈곤과 무기력에 허덕이며 살고 있다. 삼포세대를 넘어 N포세대까지
무기력의 끝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자식을 낳는다고 해도 그 무기력은 계속 반복 될 것이다.
혼자만 잘 살면 되는 세상이 과연 민주주의일까? 공동체 생활을 통해서 반만년의 역사를 이룬 나라가
무기력에 대한민국이 무너지기 전에 무기력 리셋버튼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