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할 자유
이재구 지음 / 아마존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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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오랜만에 시간가는 줄 모르는 소설을 읽었다. <포기할 자유>는 폭력, 침묵, 분노, 체념이 반복되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장편소설이다. 한국 현대사 속에서 흔히 지나쳐혼 인물들의 내면을 끈질기게 파고들며 살아남은 자들의 죄책감과 살아야만 했던 자들의 절박함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작품은 주인공인 형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형제 간의 얽히고 설킨 원망과 희생의 기억 속에서 점점 말이 없고 감정이 메마른 사람으로 변해간다. 형제는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입히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하나의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발버둥친다.

이 소설은 가족과 돈 중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지 끊임없이 묻는다.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남의 땅을 빼앗고 공동체의 몰락을 막기 위해 짐승처럼 일하거나 말없이 떠난다. 모든 것이 가족을 위한 선택이라는 이름 아래 이루어지지만 결국 그 선택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되묻게 만든다. 가족은 보호망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잔인한 감옥이 되기도 한다.

가족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인가 하는 장면들이 있는데 이런 장면들은 저자의 문체가 담담하기에 더욱 깊에 와닿는다. 이 책에서 돈은 생계수단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를 결정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돈은 가난한 이들에게만 문제가 아니다. 가난이 누군가의 자유를 빼앗고 포기를 강요하는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더 비극적이다. 돈 때문에 무너지는 관계, 돈 앞에서 작아지는 사람들, 돈을 지키기 위해 포기했던 모든 것들을 냉정하게 보여준다. 현재까지도 소중한 가족 보다는 그저 돈만 외치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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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뇌 - 저절로 돈을 쌓는 상위 1퍼센트 부자들의 뇌 사용법
모기 겐이치로 지음, 오시연 옮김, 양은우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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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부자의 뇌는 선택 가능하다

부자는 타고나는 것일까? <부자의 뇌>에서는 뇌는 훈련할 수 있기 때문에 반복된 사고와 행동을 통해서 새로운 회로를 만들 수 있다고 알려준다. 부자의 뇌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 재능이 부족하거나 환경이 나빴던 것이 아니면 지금부터라도 부자의 뇌를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책에 의하면 돈에 대한 감정의 부의 흐름을 결정짓는다고 한다. 뇌는 생존을 우선시 하기 때문에 낯선 것을 위협으로 인식한다.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기를 원하면서도 실제로는 돈에 대한 불편한 감정들- 두려움, 죄책감, 무가치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감정은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뇌가 부를 회피하게 만든다. 돈은 좋은 것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시켜야 한다. 돈에 대해 긍정적인 질문을 반복하거나 부자처럼 말하는 습관 들이기도 좋은 것 같다.

위협이 아닌 기회를 먼저 보기

부자의 뇌와 가난한 뇌의 차이는 위기 상황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같은 사건을 놓고도 부자는 기회를 찾고 가난한 뇌는 생존의 위협을 먼저 감지한다. 부자의 뇌는 미래와 인간관계에 집중하고 가난한 뇌는 눈앞의 쾌락과 욕구를 해소하는 소비를 즐긴다. 100만 원의 저축을 가진 사람은 100만 원 어치의 위험밖에 감당하지 못한다. 반면 1000만원을 가진 사람은 1000만 원어치의 불확실성에 도전할 수 있다. 나는 돈을 개인적인 문제로만 생각했다. 부자들은 누군가를 축하할 때,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식사를 살때, 인맥을 위한 선물을 할 때도 돈을 움직이는 법을 안다. 돈은 나 혼자만 움켜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 속에서 돌고 돌아서 다시 나에게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베푸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 투자라는 것이다.

투자는 수학이 아니라 인간학

뇌는 생각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환경 속에서 감각적으로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체득하며 행동을 배웠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이건 될 것 같다 또는 위험할 거 같다는 판단은 숫자 분석에서 오는 게 아니라 뇌와 감정 과거 경험과 환경이 함께 만들어내는 통합적 반응이다. 그래서 투자는 수학이 아니라 인간학이라고 책에서는 말한다. 나는 분석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판단의 감정적 기반이 흔들렸기 때문에 투자에 실패했던 것이다. 돈이 없다고 도전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타고난 자본보다 중요한 것은 뇌가 가진 가능성이다. 무언가를 꾸준히 배우고, 익히고, 베풀고, 도전하면서 내 뇌를 부자의 뇌로 훈련시킬 수 있다면 나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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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길을 묻다 - 경영의 신 마쓰시타 고노스케에게
마쓰시타 고노스케 지음, 김정환 옮김, PHP종합연구소 기획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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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경영자들의 생각

'경영의 길을 묻다'는 경영자들의 머리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경영자들이 어떤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어떤 고민을 안은 채 매일 살아가는지 알려준다. 말 그대로 앞에서 끌어가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그들이 감당해야 하는 무게와 책임이 얼마나 큰지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겉으로 보기엔 단호한 판단을 내리는 리더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질문하고 끝없이 되묻고 외로움과 불안을 견뎌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나는 기업을 운영하거나 팀을 이끄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경영자들을 이해해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은 기업 운영 이야기뿐만 아니라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결국 핵심은 사람이다

경영자들이 어떤 태도로 문제를 마주하고 어떤 철학으로 결정을 내리는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고 나 역시 내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일하는 태도, 관계, 소비와 시간 관리에 있어서도 결국 나만의 경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크게 와닿은 부분은 사람에 대한 태도였다. 수치를 올리는 일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돌보는 일이 더 어렵고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특히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진짜 이유에 대한 이야기는 오래 기억에 남았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존중받고 있는 느낌, 회사에 의미 있는 존재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이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진리를 '경영의 길을 묻다'에서 들려준다. 내가 지나온 회사에서도 회사를 떠나는 사람의 대부분은 회사에서 존중해주지 않았기 때문인것 같다.

정답보다 중요한 '나만의 기준'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완벽한 정답이란 없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상황은 늘 변하고 같은 선택이 다른 결과를 낳기도 한다. 결국 무엇이 중요한가 보다는 나는 어떤 가치를 믿고 있는가라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을 통해 나만의 기준이 있다면 결과가 어떻든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어떤 철학을 갖고 선택하고 있을까? 다른 사람의 성공기를 읽으며 나에게도 질문을 해봤다.

이 책이 무엇보다도 좋았던 점은 설명하거나 가르치려 하기보다 저자가 독자인 나에게 직접 말을 해주는 듯한 톤으로 쓰여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더 깊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경영은 거창한 단어일지도 모르지만 누구나 자신의 삶을 운영하고 이끌어가는 사람이다. 인생선배가 조용히 옆에 앉아 대화하기를 원한다면 이 책이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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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75년
데니스 애들러 지음, 엄성수 옮김 / 잇담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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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브랜드, 페라리

<페라리 75년>은 브랜드의 역사를 이야기 하면서 사람, 철학, 미학의 역사를 함께 다룬다. 표지에서부터 붉은색의 페라리와 시대별로 배치된 고화질의 사진들이 눈에 강렬하게 들어온다. 책이라는 평면적인 매체가 어떻게 이렇게 생동감 있게 다가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사진과 텍스트의 조화가 훌륭하다. 마치 페라리 박물관에 있는 기분으로 책을 펼쳐 볼 수 있었다. 책에서는 엔초 페라리의 삶과 철학을 읽을 수 있다. 그의 이름은 자동차 역사에서 전설처럼 여겨지지만 처음부터 영웅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레이싱 드라이버로 경력을 시작했고 알파 로메오에서 경험을 쌓은 뒤에야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페라리는 단지 성능 좋은 차를 만들려 한 것이 아니라 가슴을 울리는 차를 만들고 싶어했다.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종종 효율성과 수익성을 우선시 하게 되지만 엔초 페라리는 열정과 감성을 브랜드의 중심에 두었다. 그것이 지금까지 페라리가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라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술은 복제할 수 있어도 철학은 모방할 수 없다는 말이 다시 떠올랐다.

트랙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기록

책은 연대기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시대를 대표하는 모델들을 따라가다 보면 페라리라는 브랜드가 어떻게 변화하고 진화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각 시대마다 페라리의 디자인이 시대의 미감을 어떻게 반영했는지를 볼 수 있다. 최근 모델로 갈 수록 하이브리드, 전기화 등 환경과 기술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레이싱에 있다. 페라리의 역사는 레이싱과 뗄 수가 없다. F1, 데이토나 등 세계적인 레이스에서 페라리는 승리와 패배를 경험하면서 성장했다. 책 속에는 당시의 사진을 통해 레이싱은 기업이 기술을 뽐내는 무대가 아니라 사람들의 땀과 집념이 녹아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혁신, 열정, 아름다움

<페라리 75년>을 보고 나서 생각이 든 것은 돈이 아니라 기업의 존재 이유에 대한 것이었다. 현대 사회는 흔히 기업을 이윤 창출의 도구로만 본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 느꼈다. 진정 오래가는 기업은 단지 돈을 잘 버는 회사가 아니라 브랜드에 철학을 담고 있는 곳이라는 것을. 페라리는 75년 동안 수많은 위기를 겪었지만 기술, 디자인, 철학의 축을 놓지 않았다. 수익은 결과였지 목표가 아니었다. 단기 성과에 휘둘리는 기업들과 달리 페라리는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 포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기업이었다. 돈은 의미의 결과물일 뿐 출발점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페라리를 보고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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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지리 교과서 속 세계 분쟁 이야기 - 통합사회의 필수 ‘지리’가 알려 주는 세계 경제와 정치, 역사, 문화 그리고 분쟁! 십 대를 위한 인문학
한병관 외 지음 / 팜파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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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분쟁을 해석하는 신선한 시각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최근 인도-파키스탄 등 뉴스에서는 정치나 경제적 이유를 중심으로 분석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책은 지리적 관점에서 세계 분쟁을 풀어낸다. 처음에는 지리로 분쟁을 설명한다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는데 책을 읽을 수록 대부분의 갈등이 지리적 요인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국가 간의 충돌이 아니라 지형, 기후, 자원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갈등을 유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자원 전쟁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세계 분쟁이 발생하는 장소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왜 러시아에게 그렇게 중요할까? 러시아가 굳이 전쟁까지 감행하며 우크라이나를 장악하려는 이유는 단순한 정치 욕심이 아니라 그 지역이 러시아의 안보와 경제에 직결된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적인 곡창지대이며 흑해로 연결된 해상 루트를 갖고 있다. 또 지정학적으로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군사적 완충지대 역할을 해왔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 역시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종교와 민족 갈등으로 일어난 분쟁 같지만 지리적 요소를 고려하면 또 다른 그림이 보인다. 팔레스타인 지역은 중동에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요충지이자 종교적으로도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성지가 겹쳐 있는 곳이다. 콩고 민주공화국은 다이아몬드, 코발트, 희토류 등 희귀한 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하지만 여러 무장 단체와 외국 기업들이 이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충돌하면서 내전이 계속 되고 자원의 이익은 국민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이처럼 자원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분쟁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한반도는 자원이랄 것이 없으니 차라리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세계 분쟁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책

이 책을 읽고 나서 뉴스를 보니 전쟁이 났다라는 소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지리적 배경과 구조적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프랑스에서 왜 테러가 자주 발생할까하는 생각만 있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프랑스의 식민지 역사, 북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의 차별, 도시 구조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지리는 단순한 지도 읽기가 아니라 세계를 해석하는 강력한 도구이다. 책을 덮고 난 후 구글 맵을 열어보게 되었다. 단순한 국가의 위치가 아니라 그 나라가 가진 지정학적 특성과 분쟁의 원인을 고민해보게 되었다. 국제 뉴스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고 세계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 좀 더 명확하게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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