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세계 분쟁이 발생하는 장소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왜 러시아에게 그렇게 중요할까? 러시아가 굳이 전쟁까지 감행하며 우크라이나를 장악하려는 이유는 단순한 정치 욕심이 아니라 그 지역이 러시아의 안보와 경제에 직결된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적인 곡창지대이며 흑해로 연결된 해상 루트를 갖고 있다. 또 지정학적으로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군사적 완충지대 역할을 해왔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 역시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종교와 민족 갈등으로 일어난 분쟁 같지만 지리적 요소를 고려하면 또 다른 그림이 보인다. 팔레스타인 지역은 중동에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요충지이자 종교적으로도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성지가 겹쳐 있는 곳이다. 콩고 민주공화국은 다이아몬드, 코발트, 희토류 등 희귀한 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하지만 여러 무장 단체와 외국 기업들이 이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충돌하면서 내전이 계속 되고 자원의 이익은 국민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이처럼 자원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분쟁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한반도는 자원이랄 것이 없으니 차라리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