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전 시집 : 진달래꽃, 초혼 - 한글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시인
김소월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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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사랑의 기록처럼

김소월의 시는 한 편 한편이 김소월의 내면을 통과한 감정의 결정체인것 같다. 이 책은 지금껏 잘 알려진 대표작뿐만 아니라 그동안 소개 되지 않았던 소월의 미발표 미수록된 시도 모여있다. 진달래꽃이나 초혼은 교과서 속에서 만났지만 이번 시집에서 다시 읽으니 사람 사이의 떠남, 기다림, 끝내 닿지 못하는 마음에 대한 기록인 것 같다. 소월은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억압 속에서 민족의 언어와 정서를 지키려 했다. 소월의 시가 특별한 이유는 개인의 감정을 넘어서 그 시대 사람들이 공유하던 상실감, 슬픔, 절망 그럼에도 버티려는 마음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진달래꽃, 초혼 같은 대표작은 슬픈 사랑을 노래하는 동시에 한국적인 정조를 가장 아름답게 형상화한 시로 평가받는다.

감정의 끝자락

소월의 시를 읽다보면 우리말이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글의 부드럽고도 깊은 정서가 시 안에서 유려하게 살아난다. 진달래꽃의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라는 문장은 시대를 뛰어넘는 미학을 담고 있다. 이 말은 어떤 번역도 어떤 현대어도 대신할 수 없다. 소월의 시는 억지스런 수사없이 문장의 리듬과 여백 속에 감정을 스며들게 했다. 한국어가 가진 정서적 표현력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 같다. 김소월이 남긴 시는 백 년 전의 언어인데도 오늘의 감정과 맞닿아 있다. 그 이유는 사람의 본질적인 감정은 변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지금

개인적으로 나는 소월의 시 중에서도 산유화를 가장 좋아한다. '산에는 꽃 피네 / 꽃이 피네 '라는 구절에 담긴 감정의 결은 헤아릴 수록 더 깊은 것 같다. 저만치 피어있는 산의 꽃처럼 나 역시 어떤 날엔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 듯한 고요 속에 머무를 때가 있다. 김소월의 시집을 읽으며 나는 왜 소월이 시대를 넘어 사랑받는 시인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시를 어렵게만 느끼는 사람에게도 소월의 시는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이 시집을 읽는 사람마다 마음에 남는 시 한 편쯤은 꼭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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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강사의 기술 - AI시대의 프로강사 시크릿
박조은 지음 / 라온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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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강사에게 실용적인 지침서

강의는 지식 전달뿐 아니라 청중의 마음을 움직이고 참여를 이끌어내야 하는 작업니다. 이 책은 강의 주제를 선정하는 법부터 스토리라인을 짜는 법, 학습자 유형에 맞춘 맞춤형 강의 구성까지 단계별로 세심하게 알려준다. 강사에게 강의는 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구조와 준비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직장인이라도 가끔 사내 발표나 외부 미팅에서 종종 말을 해야 할 일이 생긴다. 그럴 때마다 늘 어딘가 어설프다느 는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왜 그랬는지를 알 수 있었다. 잘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고 무대 위에 오르기 전까지 치밀하게 설계되어야 하며 그것이 초격차를 만드는 핵심이라는 것이다.

디지털 도구는 강사의 무기

전업 강사는 아니지만 회사 외부에서 강의 제안을 받거나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이 책이 가이드가 되줄 것이다. 이 책은 실전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팁이 가득하고 강사로서의 실무 감각을 미리 익히게 해준다. 책에서는 챗GPT와 쓰레드, 캔바 등 디지털 도구들을 강의 기획과 운영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자세히 알려준다. 사실 이런 도구들은 주변에서 다들 좋다고 하지만 막상 강의에 어떻게 활용할지 막막할 때가 많았다. 이 책은 도구를 설명해주고 강사 입장에서 어떻게 전략적으로 써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직장인이면서 시간과 자원이 부족한 나 같은 사람에게는 디지털 도구가 곧 나의 확장된 두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 콘텐츠를 자동화 하고 기록하고 복습까지 관리할 수 있다면 강사로서의 부담이 훨씬 줄어들 것이다.

브랜딩이 강사의 생존력

강사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나를 어떻게 보여줄지 어떻게 기억되게 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쓰레드를 활용한 콘텐츠 브랜딩, SNS 운영 전략, 포트폴리오 관리법 등은 지금 당장 나도 실천해보고 싶은 부분이었다. 직장인은 개인 브랜드에 소홀하기 쉬운데 강사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브랜딩을 통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야 한다. 강의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알려지지 않으면 사라지기 마련이다. 이책은 그런 현실을 정면으로 이야기하며 강사라는 꿈을 더 구체적이고 전략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다. 실제 강의 현장에서 통하는 실전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하고 강사라는 직업을 진지하게 준비한다면 초격차 강사를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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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노래 - 의사 약사 모녀의 남북 story
김찬숙.이하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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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의료의 최전선에서

<엄마의 노래>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넘어서 20세기 한반도의 피비린내 나는 근현대를 온몸으로 견뎌낸 여성들의 삶을 담고 있다. 1부의 주인공인 어머니는 일제시대와 6.25 전쟁까지 직접 겪고 조선인민군에 입대하고 소련까지 가서 수련을 한 의료인이었다. 그녀가 적어둔 북한의 의료 시스템은 심각하게 문제가 있는 상태였다. 동물실험이 아니라 사람을 상대로 실험을 하기까지 하니 북한의 의료는 낙후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철저히 무시하는 체제 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북한의 공산주의 체제에 믿고 따랐던 사람들이 점점 목소리를 잃어가고 눈빛이 메말라가는 장면은 너무 씁쓸하고 안타까웠다.

세뇌되는 아이들

남조선에서 태어난 부모를 둔 아이들은 그 이유만으로 끝없이 차별받고 배제됐다고 한다. 북한의 붕괴는 외부의 공격이 아니라 내부의 불공정과 차별, 억압이 쌓이고 쌓여 스스로 무너지는 과정이라고 보인다. 2부인 딸의 시점에서 딸은 태어나면서부터 김일성 원수님의 노래를 부르고 우상 숭배를 훈련한다. 학교에서는 김일성 부자에 대해 세뇌를 하고 충성운동이라는 말로 청소를 하고 꽃바구니를 바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북한은 통제 사회일 뿐만 아니라 세뇌 사회라는 점을 실감했다. 누군가를 숭배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는 사람의 사유를 뺴앗고 선택지를 제거한 채 살아가게 만든다. 아이들은 비판적 사고를 배우기 전에 충성을 강요받고 자기 목소리를 내기도 전에 혁명사상을 주입받는다.

끝나지 않은 노래

무너진 체제 속에서도 어머니는 딸을 위해, 가족의 생계를 위해 현장으로, 병원으로 전쟁터로 돌아간다. 엄마와 딸은 엄마와 엄마로, 할머니와 엄마가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지금도 북한에 남아있는 어머니들, 딸들, 가족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누군가는 지금도 그 체제 안에서 살아가고 있고 누군가는 아직도 자유라는 단어조차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을 것이다. 어머니는 북한에서도 손녀에게 남한의 자장가를 들려준다. 조용하게 그러나 끈질기게 이어진 그 노래는 자신의 뿌리를 기억하라는 간절한 마음의 전언이었다. 너무나 조용하지만 강하게 마음을 울리는 이 노래는 끝나지 않았다. <엄마의 노래>는 기록되어야 할 이야기이고 널리 읽혀야 할 에세이다. 지금을 살아가는 나에게 묵직한 울림을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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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마음 - 도시는 어떻게 시민을 환대할 수 있는가
김승수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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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책

도시라고 하면 아파트 값, 학군, 교통편 같은 실용적인 요소를 떠올릴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은 도시를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도와준다. 도시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품는 그릇이며 삶의 방식과 공동체의 철학을 담아내는 살아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려준다. 책을 읽으며 내가 사는 도시를 떠올려봤다. 편리한 동네는 맞지만 과연 이곳이 사람의 온기를 담고 있을까? 골목과 벤치 하나에도 도시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던 전주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도시는 물리적인 설계나 정책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관계, 기억, 정서가 모여서 완성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말이 아닌 실천으로

처음에는 전직 시장이 쓴 책이라고 해서 좀 딱딱하지 않을까하는 예상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정치인의 자서전이 아니라 도시를 사랑한 사람의 에세이와 같았다. 저자는 말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로 도시 곳곳에서 실천해온 다양한 프로젝트를 보여준다. 폐허처럼 버려졌던 공간을 아이들이 뛰노는 놀이터로, 거리의 빈 공간을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문화공간으로 바꿔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도시 행정을 이렇게 감성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전주는 몇 년 전 한 번 다녀온 적이 있다. 한옥마을도 좋았고 음식도 맛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도시에 여유와 따뜻함이 묻어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주는 그저 큰 도서관을 세운 것이 아니라 도시 전역에 다양한 콘셉트의 도서관을 만들었다. 책을 읽기 위한 공간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플랫폼으로서의 도서관을 어떻게 구현했는지를 눈으로 보고 그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도시를 보는 관점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좋은 도시의 기준은 교통이 편리하고 병원과 학원이 가깝고 아파트 시세가 꾸준히 오르는 곳이 좋은 도시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도시의 마음'을 읽고 난 후 그 기준이 바뀌었다. 진짜 좋은 도시는 삶의 질을 높여주는 도시,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도시, 마음이 치유되는 도시라는 것을 처음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소개한 연화정 도서관은 덕진공원 연못 위에 자리잡은 전통 한옥으로 지어져 있다. 창 너머로 연꽃이 펼쳐지는 풍경 속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다. 자연, 건축, 독서가 조화를 이루는 장소라서 마음이 잔잔해지는 것 같다. 전주라는 도시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무조건 전주로 여행을 가야하는 이유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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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새의 일일 - 이 망할 게으름이 나를 구원할 거야
큐새 지음 / 비에이블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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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에도 나름의 성실함이 있다

아침부터 뭘 제대로 해낸 것도 없는데 괜히 기운만 빠지고 자책감만 늘어나는 날이 많았다. 이 책은 일러스트레이터 큐새의 무기력한 하루를 담은 에세이툰이다. 어제도 대충 살았고 오늘도 대충 살고 있지만 내일부터는 진짜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다짐을 수십 번 반복한다. 다들 열심히 살아가는 시대에 이렇게 대놓고 게으른 일기를 보며 웃게 되는건 어쩌면 나도 매일 자책하며 살아서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매력은 평범한 하루를 유쾌하게 풀어낸다는 점이다. 아무 일도 하지않았다고 생각한 하루가 사실은 꽤 많은 감정과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망가진 하루도 괜찮다

사실 나도 엄청 게으른 편이다. 다이어리를 사기만 하고 제대로 쓴 적은 별로 없다. 미룬 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지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밤이 된다. 이책을 읽으며 놀란 것은 이런 일상에 누군가가 이름을 붙이고 그림으로 남기고 공감을 산다는 사실이었다.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고 저자는 그것을 따뜻하고 유쾌하고 보여준다. 내일은 또 오니까 오늘은 대충 살아도 된다며 위로하길래 진짜 대충 살았는데 내일은 안왔다. 또 오늘이다 라는 것을 보면 그렇게 대충 산 오늘이 쌓여서 인생이 된 것인가보다.

오늘도 충분히 살아냈다

이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것은 무기력함을 부정하지 않는 태도였다. 큐새는 무기력한 하루를 우습게 그리면서도 진심 어린 시선을 잃지 않는다. 저자는 자신을 조롱하거나 자책하지 않는다. 그냥 게으른 게 아니라 삶을 감당하기 벅차서 멈춘 순간들이라는 걸 알기 떄문이다. 무엇인가를 이루지 못한 하루, 미루기만 하다 끝난 하루도 어딘가 기록될 수 있다는 위로를 받았다. 덕분에 오랜만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기분을 느꼈다. 나는 여전히 게으르지만 그 게으름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안다. 살아있는 것 자체가 이미 충분히 성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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