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연대기
리디아 유크나비치 지음, 임슬애 옮김 / 문학사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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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독서 후 남기는 리얼 서평입니다



리는 삶을 살아가며 자주 이런 말을 듣곤 합니다. "정상적인 정신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내면의 왜곡을 지닌 채 살아간다는 이 말에, 깊은 진정성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내면의 뒤틀림은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생의 초기에 마주친 충격적인 사건들, 특히 지워지지 않는 고통스러운 경험들이 마음 깊숙이 상흔을 남기며, 그 상처를 방어하려는 몸부림 속에서 비틀린 심리적 구조가 생겨난다고 생각합니다.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정서적으로 건강한 부모에게서 자란 사람은 비교적 단단한 심리적 기반을 갖고 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반복되는 학대나 방임, 트라우마를 경험한 부모의 자녀는 또 다른 고통과 상처를 물려받을 확률이 높죠. 『물의 연대기』는 바로 이와 같은 심리적 유산을 온몸으로 감당해낸 저자의 삶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리디아 유크나비치. 그녀는 단순히 ‘불행한 환경’이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극단적인 가정에서 성장했습니다. 아버지의 성적 학대와 폭력, 어머니의 우울과 무관심이 공존하는 그곳은, 말 그대로 안전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었죠. 어쩌면 부모가 아이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참혹한 형태의 상처들이 한데 얽혀 있는 가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절망 속에서 ‘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을 재구성해 나갑니다. 『물의 연대기』는 자전적인 서사와 문학적 상상력이 교차하는 형식 속에서, 그녀의 삶을 섬세하면서도 단단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성실한 직업인처럼 보였던 아버지는 실상 매우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인물이었습니다. 수영이라는 활동조차도 그녀에게는 강요된 선택이었습니다. 장학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가혹하게 비난받았던 경험, 자전거를 배우는 순간마저도 위협적인 방식으로 지배되었던 기억은, 독자들에게 강렬한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자라난 중장년층 독자들에게는, 비슷한 맥락의 억압과 훈육을 떠올리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춘기 시절, 저자는 부모의 냉혹한 양육 방식을 견디기 위해 약물과 알코올에 의지하게 됩니다. 도파민에 지배된 쾌락 추구는 잠시나마 고통을 덮어주는 도피처였지만, 결국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음을 스스로 깨닫게 되죠. 연인 필립과의 관계에서도, 그녀의 상처는 성적 취향이라는 형태로 드러납니다. 그녀의 삶은 언제나 상처와 쾌락 사이에서 팽팽하게 흔들리며 위태롭게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녀를 구원한 것은 물, 정확히 말하면 수영이었습니다. 물속에서 느끼는 무중력의 감각, 숨을 멈추고 자신과 마주하는 고요한 순간들, 그리고 부력에 몸을 맡긴 채 존재 자체를 느끼는 경험은 그녀에게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수영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그녀에게는 감정의 해방이자 자아의 회복 과정이었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후,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바로 '글쓰기의 힘'이었습니다. 리디아 유크나비치는 글이라는 도구를 통해 자신의 파편화된 삶을 다시 엮고, 그 속에서 스스로를 치유해 갑니다. 그녀에게 글쓰기는 단순한 자기표현이 아니라, 과거를 직면하고 해석하며 다시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었습니다.

『물의 연대기』는 단순한 고백록을 넘어, 상처의 기록이며 동시에 회복의 여정입니다. 그리고 그 여정은 독자에게도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많은 상처를 대물림하며 살아가는가. 우리는 그 고통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에게는 어떤 세상을 물려줄 수 있을까.

이 책은 우리가 품고 살아가는 내면의 왜곡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그것을 들여다보며 정면으로 마주할 필요성을 환기시켜줍니다. 결국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심리적 상흔을 품고 살아가지만, 그 아픔을 어떻게 마주하고 돌볼 것인지에 따라 삶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의 연대기』는 그 여정을 진지하게 탐색하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는 작품입니다.

#물의연대기, #리디아유크나비치, #문학사상,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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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픽사 베스트 컬렉션 : 코코 Coco - 국내 유일 전체 대본 수록! Disney·Pixar Best Collection 시리즈
라이언 박 해설 / 길벗이지톡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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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보다 효율적으로, 그리고 실제적인 소통 능력을 중심으로 익히려면 어떤 접근이 가장 효과적일까요? 대부분은 어학원 수강, 문법 중심의 교재 학습, 단어 암기 등을 먼저 떠올리곤 합니다. 그러나 언어 교육 분야의 전문가들, 그리고 실제로 영어권 문화 속에서 생활해본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영어를 가장 빠르게 체화하는 길은,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보는 것이다.”라고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특히 국내에서 태어나고 자란 학습자가 영어권 현지에서 장기간 생활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해외 유학이나 체류가 항상 가능한 선택지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 바로 미디어를 활용한 몰입형 학습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디즈니 시리즈는 매우 이상적인 언어 학습 교재로 떠오릅니다. 디즈니 작품은 대체로 명확하고 감정이 살아 있는 회화체 영어로 구성되어 있어, 학습자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구어체 표현과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어휘를 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야기의 흐름이 명확하고 주제의식이 뚜렷하여, 언어와 문화를 함께 체화하기에 적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요.

이 점을 일찍이 간파한 길벗출판사는 디즈니 및 픽사의 인기 애니메이션을 원작 대본 형태로 제공하는 영어 학습서를 다년간 출간해왔습니다. ‘인사이드 아웃 2’, ‘엘리멘탈’에 이어 이번에 출간된 ‘COCO’ 스크립트북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입니다. 저 또한 시리즈를 계속 구입해오던 독자로서 이번 ‘COCO’도 큰 기대를 안고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COCO'는 2018년 개봉한 픽사 애니메이션으로, 멕시코의 ‘죽은 자들의 날(Día de los Muertos)’을 배경으로 한 서사 구조가 특징입니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성장 서사 같지만, 문화적 상징과 정체성, 예술에 대한 열망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매우 밀도 높은 이야기입니다. 

책의 구성은 매우 체계적입니다. 각 장의 하단에는 본문에 등장하는 어려운 단어들을 별도로 정리해 놓았으며, 단어의 난이도는 주로 AR 2.53.0 수준으로,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 정도가 혼자 학습하기에 무리가 없습니다. 다만 간혹 AR 1011 수준의 고급 어휘도 등장하여,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보호자의 보조적인 설명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책 전체의 약 75%는 영문 대본, 한국어 번역, 그리고 어휘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나머지 25%는 워크북 파트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워크북은 대본 속 주요 표현들 중에서도 구어체에서 자주 사용되는 관용 표현 100개를 선별하여 정리해주고, 각 표현이 실제로 어떤 장면에서 등장했는지 회상하고 복습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어 학습 효율을 높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책이 단순히 영어 표현을 암기하게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아이의 관심사와 흥미를 자극하는 소재를 활용해 학습의 지속성과 몰입도를 유도한다는 점입니다. ‘COCO’는 음악, 모험, 가족이라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영어 표현은 물론 문화적 이해까지 함께 확장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어린이 학습자, 특히 즐겁고 몰입감 있는 방식으로 영어를 익히고자 하는 부모님과 자녀에게 매우 적합한 교재라고 생각합니다. 언어는 단지 시험을 위한 지식이 아니라, 타인과의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이자 ‘경험’입니다. 그런 점에서 ‘COCO’ 스크립트북은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자연스럽게 일깨우고, 문화와 언어를 동시에 배우는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해줍니다.

영어 학습에 있어 ‘흥미’와 ‘지속성’을 고민하고 계신 모든 분들께 길벗출판사의 디즈니 영어 대본 시리즈, 특히 ‘COCO’ 편을 진심으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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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의 뇌과학 - 하버드대 의사가 알려주는 5가지 회복탄력성 리셋 버튼 쓸모 많은 뇌과학 10
아디티 네루카 지음, 박미경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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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 받아 실제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회복탄력성의 뇌과학』을 처음 마주했을 때, 솔직히 말해 약간의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이미 시중에는 ‘스트레스 조절’이나 ‘마음 챙김’을 주제로 한 수많은 서적이 넘쳐나는데, 과연 이 책만의 독창적 시선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몇 장 넘기지 않아 저는 이 책에 깊이 매료되고 말았습니다.


저자 아디티 네루카는 단순한 이론 나열이 아닌, 20년에 걸친 꾸준한 연구와 실험을 토대로 정제된 15가지의 번아웃 회복 전략을 소개합니다. 이 책의 진가는 바로 그러한 과학적 기반과 실증적 접근에서 비롯됩니다.

책은 현대 사회의 구조적 스트레스 요인을 면밀히 분석합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자주 목격되는 직장 내 불확실성과 가정 내 긴장감, 그리고 전통적인 유교 문화가 주는 감정 표현의 제약은 스트레스를 더욱 내면화하게 만들며, 이는 번아웃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여기에 더해 경제적 격차의 확대와 과도한 경쟁 문화는 삶 전반에 걸쳐 압박감을 증폭시키죠. 이러한 현실 속에서 사회가 강요하는 완벽주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며 개인의 정신 건강을 위협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스트레스 자체가 반드시 해악만을 초래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정 수준의 스트레스는 인간의 성장과 목표 달성을 위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핵심은 바로 ‘골디락스 존(Goldilocks Zone)’—즉 스트레스가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은 이상적인 지점을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회복탄력성의 한계를 넘어서기 시작할 때, 문제는 비로소 본격화됩니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대응 가능한 현실적 방법론을 제시합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에 대한 설명입니다. 저자는 뇌가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방식을 끊임없이 학습하고 재구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것이 단순한 심리학적 통찰이 아닌 뇌 생물학적 변화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큰 울림을 줍니다.


즉, 반복적인 습관과 경험은 뇌 구조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고, 이는 스트레스 대처 능력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키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회복탄력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핵심 경로, 즉 공포지대를 벗어나 학습지대를 지나 성장지대로 나아가는 체계적 과정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개인적으로도 깊은 자극이 되었습니다.

아울러 저자는 온전한 휴식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특히 디지털 기기 사용의 과잉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하며, ‘팝콘브레인’ 현상과 수면 부족의 악영향, 그리고 미디어 다이어트의 필요성 등을 논의합니다. 이는 현대 직장인이라면 반드시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현실적 조언이라고 생각됩니다. 저 또한 최근 수면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실천의 필요성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운동과 호흡법, 장-뇌 축(gut-brain axis), 그리고 식습관의 조절에 대한 구체적 지침은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실질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회복탄력성의 뇌과학』은 단순한 자기계발서를 넘어, 과학적 증거와 깊이 있는 통찰을 바탕으로 구성된 실천적 안내서입니다.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분들이 스트레스를 바라보는 시선을 새롭게 하고, 삶의 균형을 되찾는 여정을 함께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회복탄력성의뇌과학, #아디티네루카, #현대지성,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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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하는 한국, 생존을 위한 선택 - 대한민국의 미래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택에 달려있다
곽노성.정인성 지음 / 렛츠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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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직접 독서 후 남기는 리얼 서평입니다


곽노성 저자의 『침몰하는 한국, 생존을 위한 선택』은 단순히 위기의식을 고취시키는 데 그치지 않는 책입니다. 이 책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관점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대기업의 역할에 대한 저자의 통찰은 읽는 내내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물론, 국내 대기업 총수들의 도덕성과 리더십에 대해 무조건적인 찬사를 보낼 수는 없습니다. 그들의 결정과 행동에는 분명한 한계와 불합리함이 존재하며,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사건들이 반복된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부정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주도해온 한국 경제의 고도 성장이라는 성취를 결코 가볍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우리가 국가 경제의 미래를 고민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시사점이라 생각됩니다.




2024년 대한민국의 합계 출산율 0.75라는 충격적인 수치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국가의 인구 구조가 급격히 불균형해지고 있으며, 디플레이션과 역성장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음을 경고하는 신호탄입니다. 곽 저자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한국 사회의 미래와 겹쳐 보며, 우리 역시 유사한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제기합니다. 특히, 고령층 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사회에서, 현재의 2030세대는 자신들의 미래를 위한 저축은커녕, 오히려 고령 세대를 세금으로 부양해야 하는 구조적 모순 속에 갇혀 있습니다. 이는 국가 시스템의 근본적인 붕괴를 암시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저자는 또한 대한민국의 정치 구조와 그로 인한 악순환에도 주목합니다. 이념과 진영 논리에 갇힌 양당 체제는 생산적인 정책 논의를 막고, 오히려 상호 비방과 소모적인 논쟁에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습니다. 보수 진영은 부동산 정책을 통해 부유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급급하고, 진보 진영은 포퓰리즘과 감정적 담론을 반복하며 국민적 피로감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 구조는 결코 대한민국이 직면한 문제의 해답이 될 수 없습니다.

공직자들은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정책을 설계하기보다, 정쟁에 몰두하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정책 생태계는 붕괴되고, 국가는 쇠퇴의 길로 접어들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정책 실패가 단순히 정치적 문제를 넘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책에서 다룬 ‘한국이 일본과의 비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역시 공감이 갔습니다. 일본은 인구 규모, 내수시장, 그리고 엔화라는 기축통화를 보유한 국가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이와는 다른 조건을 가진 국가임에도, 일본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막연한 목표 아래 현실과 조건을 냉철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비판은 한국 사회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함을 일깨워 줍니다. 또한, 중국의 기술력이 빠르게 성장하며 동아시아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는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 역시 AI, 반도체 파운드리 등 핵심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해야만 하는 절박함이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문제의식으로 다가왔습니다.


『침몰하는 한국, 생존을 위한 선택』은 단순히 문제를 나열하고 비판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읽으며,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국 정확한 현실 인식과 명확한 비전이야말로 국가와 사회, 그리고 개인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산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독자들 또한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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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아무것도 하기 싫을까 - 나도 모르게 방전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뇌과학 처방전
배종빈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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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실제 독서 후 남기는 리얼 서평입니다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많은 이들이 무언가에 지치고, 삶에 짓눌린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을 쉽게 마주하게 됩니다. 사회는 개인에게 끝없는 요구를 쏟아내고, 그에 부응하기 위해 따라야 할 윤리의식,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 그리고 신경 써야 하는 수많은 것들이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 숨 막히는 듯한 압박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7세고시'를 넘어 이제는 '4세고시'까지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접했을 때, 솔직히 충격을 금치 못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경쟁 중심적이고 과도한 기대를 부여하고 있다는 현실이 고스란히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크다 해도, 그것만을 탓하며 무기력에 잠식되어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책은 그러한 무기력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강조합니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 무력감을 벗어나 삶의 활력을 되찾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책의 1장은 무기력의 원인을 뇌과학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뇌의 구조와 기능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무기력이라는 감정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특히, 뇌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변화와 신경 회로의 작용이 어떻게 우리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게 되니, 그동안漠然하게 느껴왔던 무기력이 보다 명확하게 설명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2장에서는 무기력과 중독의 핵심 물질인 '도파민'의 역할에 대해 다룹니다. 일상에서 도파민이 우리의 감정과 행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 시스템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지를 알게 되니, 놀라움과 동시에 경각심이 생겼습니다.

특히 3장에서는 무기력을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들을 제시하는데, 이 부분은 마치 실전 가이드처럼 매우 유용하게 다가왔습니다. 단순한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들이 담겨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4장에서는 오히려 무기력을 악화시키는 요인들에 대해 경고하며, 그 중에서도 '멈출 수 있는 스트레스'와 '멈출 수 없는 스트레스'의 구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특히, 멈출 수 있는 스트레스는 나의 선택과 행동으로 통제할 수 있으니, 뇌에서 보내는 신호를 민감하게 감지해 적절히 멈추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에서 언급하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지루함'의 위험성입니다. 단순히 시간이 남아 도는 상황이 아니라, 만성적인 지루함은 뇌가 보내는 경고 신호이며, 무기력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SNS, 뉴스, 게임 등의 중독 문제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도파민 시스템의 왜곡이 어떻게 더 강한 자극만을 갈망하게 만들고, 부정적인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하는지를 짚어주는데, 이 또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큰 경고처럼 다가왔습니다. 특히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즉각적인 보상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나만의 루틴을 만들고, 회피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나아가 중독에서 벗어난 삶은 단순히 욕구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더 여유롭고 안정적인 휴식을 가능하게 하며,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고 바로 실행함으로써 얻게 되는 '죄책감 없는 기쁨'을 누리게 한다는 설명은 상당히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책의 내용은 이 외에도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다양한 실천 방안을 포함하고 있으며, 읽는 내내 스스로의 생활과 생각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깨달은 점은, 단순히 "힘내라"는 말로는 무기력을 극복할 수 없으며, 뇌과학적인 통찰과 함께 나의 생활 습관과 사고 방식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 출발점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안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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