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아무것도 하기 싫을까 - 나도 모르게 방전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뇌과학 처방전
배종빈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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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실제 독서 후 남기는 리얼 서평입니다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많은 이들이 무언가에 지치고, 삶에 짓눌린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을 쉽게 마주하게 됩니다. 사회는 개인에게 끝없는 요구를 쏟아내고, 그에 부응하기 위해 따라야 할 윤리의식,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 그리고 신경 써야 하는 수많은 것들이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 숨 막히는 듯한 압박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7세고시'를 넘어 이제는 '4세고시'까지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접했을 때, 솔직히 충격을 금치 못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경쟁 중심적이고 과도한 기대를 부여하고 있다는 현실이 고스란히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크다 해도, 그것만을 탓하며 무기력에 잠식되어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책은 그러한 무기력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강조합니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 무력감을 벗어나 삶의 활력을 되찾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책의 1장은 무기력의 원인을 뇌과학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뇌의 구조와 기능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무기력이라는 감정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특히, 뇌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변화와 신경 회로의 작용이 어떻게 우리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게 되니, 그동안漠然하게 느껴왔던 무기력이 보다 명확하게 설명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2장에서는 무기력과 중독의 핵심 물질인 '도파민'의 역할에 대해 다룹니다. 일상에서 도파민이 우리의 감정과 행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 시스템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지를 알게 되니, 놀라움과 동시에 경각심이 생겼습니다.

특히 3장에서는 무기력을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들을 제시하는데, 이 부분은 마치 실전 가이드처럼 매우 유용하게 다가왔습니다. 단순한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들이 담겨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4장에서는 오히려 무기력을 악화시키는 요인들에 대해 경고하며, 그 중에서도 '멈출 수 있는 스트레스'와 '멈출 수 없는 스트레스'의 구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특히, 멈출 수 있는 스트레스는 나의 선택과 행동으로 통제할 수 있으니, 뇌에서 보내는 신호를 민감하게 감지해 적절히 멈추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에서 언급하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지루함'의 위험성입니다. 단순히 시간이 남아 도는 상황이 아니라, 만성적인 지루함은 뇌가 보내는 경고 신호이며, 무기력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SNS, 뉴스, 게임 등의 중독 문제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도파민 시스템의 왜곡이 어떻게 더 강한 자극만을 갈망하게 만들고, 부정적인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하는지를 짚어주는데, 이 또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큰 경고처럼 다가왔습니다. 특히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즉각적인 보상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나만의 루틴을 만들고, 회피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나아가 중독에서 벗어난 삶은 단순히 욕구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더 여유롭고 안정적인 휴식을 가능하게 하며,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고 바로 실행함으로써 얻게 되는 '죄책감 없는 기쁨'을 누리게 한다는 설명은 상당히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책의 내용은 이 외에도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다양한 실천 방안을 포함하고 있으며, 읽는 내내 스스로의 생활과 생각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깨달은 점은, 단순히 "힘내라"는 말로는 무기력을 극복할 수 없으며, 뇌과학적인 통찰과 함께 나의 생활 습관과 사고 방식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 출발점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안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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