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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스토킹 ㅣ 율리아 스타르크 시리즈 2
알렉스 안도릴 지음, 백주연 옮김 / 필름(Feelm) / 2026년 5월
평점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았으며, 실제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어릴 때 보고 한동안 멍해졌던 영화가 있었는데 바로 트루먼쇼였어요.
평범하게 살아간다고 믿었던 세상이 사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무대였다니, 그 설정이 당시엔 진짜 충격 그 자체였거든요.
가끔은 저도 혼자 그런 상상을 해보곤 했어요.
혹시 내가 보고 있는 현실도 완벽하게 진짜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생각이 여기까지 가면 괜히 혼자 소름이 돋고요.

최근에 읽은 죽은 자의 스토킹이라는 작품이 딱 그런 기분을 다시 꺼내주더라고요.
읽고 나서 바로 잠들지 못할 정도였달까요.
괜히 방 불도 늦게 끄게 되고 말이죠.
이야기의 중심에는 배우 비앙카 살로가 있습니다.
3년 전에 세상을 떠난 약혼자가 아직도 자신을 따라다닌다고 믿고 있는데, 처음엔 저도 설마 했어요.
그런데 이상한 일들이 하나둘 계속 이어지니 저라도 흔들렸을 것 같더라고요.
설명할 수 없는 기척이 느껴지고, 갑작스러운 사고가 터지고, 불길한 분위기가 끊임없이 이어지니까요.
심지어 한밤중 어둠 속에서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까지 목격하게 되니 정신적으로 버틸 수 있었을까 싶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슬픔 때문에 생긴 착각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비앙카는 확신하고 있었어요.
결국 그녀가 도움을 요청한 사람은 사설탐정 율리아 스타르크.
그리고 여기서부터 분위기가 더 묘해집니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공연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부분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화려한 무대 뒤편에서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서로를 경계하고 있고, 누구 하나 속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않더라고요.
겉은 화려한데 안쪽은 묘하게 음침한 느낌.
이런 분위기 묘사는 진짜 취향 저격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스토커를 찾는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읽을수록 의심 가는 사람이 너무 많아져요.
누군가는 지나칠 정도로 집착하고, 누군가는 질투심을 숨기고, 또 누군가는 미움을 품고 있고요.
심지어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사람도 어딘가 찜찜한 느낌.
그래서 페이지가 계속 넘어가게 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가장 긴장됐던 장면은 맥베스 리허설 도중 벌어진 사고였어요.
연극 속 이야기와 현실의 위험이 겹쳐지면서 긴장감이 엄청났거든요.
진짜 객석 어딘가에 누군가 숨어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까지 들 정도였으니까요.
무엇보다 좋았던 건 초자연적인 공포만 내세우는 작품이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사람이 가진 질투와 집착, 증오와 외로움 같은 감정들을 굉장히 섬세하게 파고들더라고요.
요즘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스토킹이나 사생활 침해 같은 부분도 자연스럽게 떠올랐고요.
생각보다 꽤 묵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읽고 나서 여러 생각이 남았습니다.
평소 인간 심리나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지 저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마치 극장 가장 높은 객석에 앉아서 아무도 모르게 비밀을 엿보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단순히 범인을 찾는 이야기로 끝나는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혼자 조용히 집중할 수 있는 주말 저녁에 읽으면 몰입감이 장난 아닐 것 같아요.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관계 속에 숨겨진 차가운 감정들.
그리고 조명이 꺼진 뒤에야 비로소 시작되는 진짜 이야기까지.
생각보다 오래 여운이 남았던 작품.
스릴러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읽어보셔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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