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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육은 미래를 포기하고 있다 : 문제가 무엇인가 - AI와 함께 모색하는 한국 교육의 출구
강귀용 지음 / 하움출판사 / 2025년 11월
평점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든 생각은, “아… 이 말이 왜 이렇게 마음에 콕콕 박히지?”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분명 2025년에 살고 있는데, 학교 풍경을 떠올리면 어딘가 시간이 멈춰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했거든요. 그런데 그 막연한 불편함을 이 책이 하나하나 말로 풀어주는 것 같아서,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이신 강귀용 선생님은 교사로 시작해서 교장 자리까지 오래 계셨던 분이라고 하시는데, 그래서인지 글에서 현장의 냄새가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이론만 이야기하는 느낌이 아니라 “아, 이분은 진짜 교실에서 아이들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겠구나” 싶은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저처럼 교육 전문가도 아닌 평범한 부모 입장에서도 요즘 학교가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는데, 현장에서 수십 년을 보신 분이라면 더 절실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이 무거워졌던 부분은 세상은 AI 이야기로 숨 가쁘게 달려가는데, 학교는 여전히 예전 방식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는 지점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집에서는 유튜브로 배우고, 궁금한 건 AI에게 물어보는데, 학교에만 가면 그 모든 걸 내려놓고 칠판만 봐야 한다는 게 과연 맞는 걸까 싶더라고요. 이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준비라기보다는, 시간을 붙잡아 두는 일은 아닐지 혼자 계속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 공감이 갔던 건,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게 결국 흥미랑 재미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억지로 앉혀서 외우게 하는 방식이 아이들 마음을 멀어지게 만드는 건 아닐까, 그래서 공부 자체를 싫어하게 되는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요즘 교실에서 자거나 멍하니 있는 아이들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도 남 일 같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만 바라보게 만드는 구조에 대한 부분은 솔직히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아이들이 실패도 해보고, 엉뚱한 선택도 해보면서 자기 자신을 알아가야 할 시기인데, 정답만 찾는 연습을 하다 보니 어른이 되어서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B 교육과정 이야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뭔가 새로운 걸 들여오면 다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정작 안을 바꾸지 않으면 겉모습만 바뀌는 건 아닐지, 괜히 또 다른 부담만 늘어나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답답함도 남았지만, 동시에 방향을 조금은 잡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겠구나, 교사는 앞에서 설명하는 사람보다는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교육에 대해 막연히 불안했던 마음을 정리하게 해준 책이라, 저한테는 참 고마운 독서였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아이를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조금 더 고민해보게 되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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