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백년 뇌 운동 : 내가 갖고 싶던 것들 이은아 박사의 치매 예방 활동북 4
이은아 지음, 김현경 그림 / 이덴슬리벨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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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실제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몇 해 전 어머니께서 인지경도장애라는 진단을 받으셨던 날이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이 납니다. 그날은 정말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진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평소에 늘 건강하시고 또렷하셨던 모습만 보아왔던 터라, 치매로 이어질 수도 있는 단계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겁이 많이 났던 것 같습니다. 아마 우리 가족 모두 비슷한 마음이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이후로 지난 1년 동안은 온 가족이 치매 관련 책도 찾아보고 자료도 뒤져보며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꽤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어머니를 위해 뭔가라도 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다행스러운 부분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께서 원래 운동을 좋아하시는 편이셨거든요. 꾸준히 몸을 움직이는 습관 덕분인지, 진단을 받은 지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아직까지 큰 변화 없이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계신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단순히 운동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여러 자료를 보다 보니 몸을 움직이는 것만큼이나 머리를 계속 사용하는 활동도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책을 읽거나 글을 써보거나, 기억을 떠올리는 일 같은 것들이 도움이 된다고 해서 그런 방법을 찾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에 이은아 선생님이 쓴 재미있는 백년 뇌 운동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목만 봐도 왠지 부담스럽지 않고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책을 펼쳐보면서 느낀 건, 이게 단순한 두뇌 훈련 문제집 같은 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오히려 예전에 겪었던 추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활동들이 많이 들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예를 들어 사탕이나 젤리 같은 옛날 간식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걸 보면서 예전에 먹었던 사탕의 색이나 맛을 떠올려 보게 되어 있더라고요. 이런 과정이 단순한 놀이 같지만 의외로 기억을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머니께서도 옛날에 드셨던 사탕 이야기를 하시면서 잠깐 웃으시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 순간이 괜히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또 다른 부분에서는 여름날에 팔던 아이스케키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아이스케키!” 하고 외치던 소리를 떠올려 보라는 내용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걸 보면서 어머니가 예전에 친구들과 함께 먹었던 이야기들을 조금씩 꺼내시는 걸 보니, 이런 기억들이 어쩌면 머릿속 어딘가에 아직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속 활동도 꽤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색칠하기 같은 가벼운 활동도 있고, 짧은 글을 써보는 부분도 있고, 간단한 기억 퀴즈나 계산 문제도 있습니다. 그런데 억지로 공부를 시키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옛날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되는 분위기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머니도 크게 부담스러워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아마 이런 점이 이 책의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마음에 들었던 건 활동 분량이 많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하루에 한 가지 정도만 천천히 해도 되는 구조라서 어르신들이 하기에도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책을 채워가다 보면 결국 어머니만의 작은 이야기 기록이 남게 되는 셈이라, 나중에 우리 가족에게도 소중한 추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끔은 인지경도장애라는 것이 끝이 아니라 어떤 새로운 생활 방식을 배우는 과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니가 이 책을 보면서 옛날 기억을 떠올리고 색연필로 무언가를 천천히 채워 나가는 모습을 보면, 그것이 단순한 시간이 아니라 어쩌면 뇌를 지키기 위한 작은 노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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