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 연애와 비슷한 것
미야기 아야코 지음, 김은모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처음 책을 보았을 땐 '뭐지?' 할 정도로 제목이 참 특이했고 궁금증을 유발했다. 알고 보니 <혼외연애와 비슷한 것>은 스노우화이트라는 아이돌을 덕질하며 삶의 행복을 느끼는 다섯 여자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다룬 일본 소설이었다. 삼십대의 여성이 아이돌을 좋아한다는 설정은 다소 독특해 보였지만, 청년 트루트 가수들 또는 글로벌 아이돌을 좋아하고 응원하는 중장년층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를 고려해보면 요즘 시대의 흐름을 잘 반영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섞일 거 같지 않은 서로 다른 환경과 외모를 가진 다섯 명의 여자들!?



#. 사쿠라이 미사요

외모도 실력도 경제력도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3등이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1등에 목말라있는 '사쿠라이 미사요'. 그녀는 남들의 눈길을 끌만큼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음에도 자신이 1등이 될 수 없음을 슬퍼하며 늘 열등감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 슈이치로부터 집을 나가 달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 이유와 말의 전달방식이 굉장히 쇼킹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동요하지 않고 쿨하게 캐리어를 끓고 나간다. 이 부분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와..!

그녀의 이야기에는 유독 3이라는 숫자가 많이 등장한다. '간다 미라이의 지난 3년간의 궤적', '내 눈에 띈 건 3년 전', '3년 전 ... 신축 맨션..', '이야기도 안 한 지 3년', '3초 바라봐 줘' 등 3등 여자인 그녀의 삶을 더욱더 부각시키는 것 같았다. 작가의 예리함을 엿볼 수 있었다.


나는 갑옷을 두르고 있다. 몸도 마음에도. 그 갑옷을 바지런히 수선해 온 덕분에 지금까지 몸도 마음도 무너져 내리지 않았다. 1등이 되지 못했다는 열등감과, 1등은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상위권이라는 자존감의 치열한 힘겨루기 속에서 계속 살아왔다. 갑옷에 구멍이 보일 때마다 땜질해 왔다. _030 page



#.마시코 마사코

자신의 친아들보다 하치를 더 사랑하는 마시코 마사코. 그녀에게는 무능력한 남편과 반항기의 정점을 찍는 아들이 있었다. 가난하고 고달픈 삶 때문인지 그녀는 꽤나 속이 꼬여있는 사람이었고, 늘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불면을 가지고 있었다. 겉으로는 반항적이지만 내심 애정을 갈구하는 아들에게는 냉랭한 태도와 말로 쉽게 상처를 주는 반면 스노우화이트의 하치 오지에게는 무한한 애정을 쏟는 동시에 애틋하게 생각하며 진심으로 자신의 아들이기를 갈망했다. 그녀에게 애정을 갈구하는 아들을 단 1도 생각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뒤에서 첫 번째의 삶을 살고 있는 가타오카 마유미보다도 훨씬 불행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렇게 행복한 기분으로 죽으면 좋겠다. 문득 그런 마음이 들었다. 문을 닫고 방으로 들어가면 다시 현실로 돌아간다. 사랑하지도 않는 사고뭉치 두 명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돈을 벌고, 음식을 하고, 거지 같은 아줌마로 불리는 나날로 되돌아 간다. 과연 그런 일상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_073 page


아들은 변함없이 공부도 안하고 싸움도 안하고 그저 무기력하면서도 부모와 교사에게는 반항적으로 살고 있다. 생산성 없이 숨 쉬고 밥 먹고 배설만 하는 못난 아들을 보며 이런 걸 15년이나 키운 가치가 있을까 매일 생각한다. _229 page



#. 스미타니 미야비

뛰어난 미모에도 불구하고 다섯 명의 여자들 중 유일하게 미혼을 유지하고 있는 스미타니 미야비. 그녀는 일이면 일! 외모면 외모! 그리고 집안까지도! 어느 하나 꿀릴 것이 없다. 사쿠라이 미사요도 인정할 정도로 다방면에서 1등의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무엇 하나 부족할 것 없는 그녀에게도 채워지지 않는 결핍이 있었다. 너무나도 완벽했던 까닭에 사람들은 늘 그녀에게 큰 기대를 품었고, 자신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멋대로 실망하기도 했다. 심지어 아버지조차도 자신의 욕심을 위해 딸의 삶을 좌지우지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그녀의 삶이 부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치명적인 거짓 소문을 퍼뜨리면서까지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고자 한 그녀가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왜 연예인을 안 하나요. 왜 미국에 남지 않았나요. 왜 결혼 안 하나요. 아깝다. 스미타니 씨라면 토머슨 말고도 더 좋은 회사에 들어갈 수 있을 텐데. 아깝다. 아깝다. 사람은 우수한 인간에게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의탁한다. 부저와 예수는 정말로 위대했음을 절실히 느낀다. _224 page



#. 야마다

평균 위를 살짝 겉도는 삶을 살고 있는 야마다. 어렸을 때부터 평범한 게 제일이라는 말을 들으며 자라왔던 그녀는 결혼 후에도 남편 야마다 다쿠로와 귀여운 딸 나데시코와 평범한 삶을 이어간다. 매번 자신을 무시하며 구박하는 시어머니가 있지만 그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잘나가는 에세이스트인 남편 덕분에 일반 서민들보다는 풍족하게 산다는 것에 그녀 나름의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간다. 하지만 표면상으로는 문제없이 원만하게 지내는 듯한 그녀는 무어 하나 특출나지 못하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자신의 삶에 결핍을 느끼며 살아간다. 다섯 명의 여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풀네임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그녀는 평범함을 제외하면 주체성도 독립성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같은 셈버이자 벰버이며 부르주아라 불리는 입장인데도, 대화를 듣고 있으니 나와 그녀들이 살아가는 세상 사이에 버티고 선 높은 벽이 실감돼 마음이 무거워졌다. 왜 이 사람한테 말을 겉었을까. 나는 조금이라도 주목을 받고 싶어 대화가 끊어진 틈을 노려 말을 꺼냈다. "제 남편은 야마다 다쿠로예요" _156 page



#. 가타오카 마유미

돈도 미모도 친구도 없는 가타오카 마유미. 그녀는 스미타니 미야비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왔다. 스미타니 미야비가 위에서 1등의 삶을 살고 있다면, 가타오카 마유미는 아래에서 1등의 삶을 살고 있었다. 특출나게 잘하는 것이 없는 평범한 야마다와는 달리 가타와카 마유미는 자신만의 재능도 가지고 있었지만, 유독 그녀의 삶은 고달팠다. 자신의 못난 외모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했다는 안도감도 잠시 자신의 돈을 야금야금 갉아먹으며 무위도식하는 남편을 보며 이내 후회하게 된다. 가타오카 마유미는 다섯 명의 여자들 중 가장 측은하게 느껴졌다. 그나마 후반부에 그녀에게도 맑은 날이 찾아올 것임을 암시하는 듯한 메시지가 위안이 되었다.


자기보다 근소하게 위에 있는 마시코, 하지만 가타오카는 그 간소한 차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 사회 계층의 천장은 위층 사람의 발바닥이 보일 만큼 투명하지만, 너무 두꺼워서 깨부술 수는 없다. 그리고 위로 올라가기 위한 계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_235 page


서로 다른 환경과 외모만큼이나 취향 또한 각기 각색이었던 다섯 명의 주인공들은 좋아하는 맴버 또한 각기 달랐다. 스미타니 미야비는 다카야나기 지카라를, 야마다는 사쓰키 질베르를, 마시코 마사코는 하치 오지를, 가타오카 마유미는 오후나 마슈를, 사쿠라이 미사요는 간다 미라이를, 아! 그리고 사쿠라이 미사요의 남편 슈이치는 KGB64라는 인디 아이돌 사나를 좋아했다. 이들을 통해 중년도 아이돌을 열정적으로 좋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혼외 연애와 비슷한 것>은 주인공들이 느낀 감정들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나와 다른 사람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나마 경험해 볼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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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법 - 아주 천천히, 느리지만 완벽하게
윌리엄 안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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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천천히 느리지만 완벽하게 돈 버는 법>의 저자는 자수성가한 재미교포 자산가이다.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는 엄청난 노력을 부었다고 한다.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해야 했고, 하루에 14~16시간 동안 일해야만 했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대단했던 건 코로나 팬데믹을 새로운 사업의 기회로 삼았다는 점과 성공했음에도 삶에 안주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더블어 요행을 바라지 않고 몇 배의 노력을 쏟는 모습 또한 인상 깊었다. 이런 점들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했다.


저자는 생각과 습관을 바꿔야 행동이 바뀌고 그 행동이 돈을 벌어다 준다고 말한다.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관이 있어야 주변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부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가치를 정확히 인지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돈이 따라온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과정이 절대 쉽지 않다고 거듭 강조한다. 돈을 버는 일을 고통스럽고 처절하며 인간적이지 않기 때문에 만약 이러한 과정을 버텨낼 자신이 없다면 시작조차 하지 말라고 강하게 말하고 있었다.


고독해지면 객관적인 시선이 발달하고, 그 무엇보다 스스로의 삶이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내 주변에 정말 의미 있는 것들을 객관화할 수 있고, 그렇게 진정한 고독의 길을 걷기 시작하며 돈을 벌게 된다. 고독해야 군중에서 벗어나고, 군중에서 벗어나야 자신의 활동이 시작된다. 자신의 활동이 시작되면 생산력이 생긴다. _031 page



우리가 부자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돈 이야기를 거북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초기 1세대 부자들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들 중 일부는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고, 그 부를 다음 세대에게 세습하고, 그다음 세대 또한 1세대와 같은 비윤리적인 방법을 통해 부를 축척했다고, 이러한 과정의 반복이 부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 주었다고 말하다. 저자는 그들처럼 약삭빠르게 돈을 벌기보다는 조금 늦더라도 꾸준히 저축하고 빚을 청산하면서 돈을 모으고, 그 돈을 중위험 중수익의 투자를 통해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부자가 되는 쉬운 방법이 있다.

내일 할 일을 오늘하고, 오늘 먹을 것은 내일 먹어라_<<탈무드>>


초반에 돈을 벌 때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서 언급했다면, 중반부부터는 그 방법들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저자는 빠르게 부자가 되는 방법은 복권에 당첨되거나 거대한 유산을 상속받거나 거액의 보험금을 수령하는 것뿐이라고 말하다. 이외에 빠르게 부자가 되는 달콤한 제안에 대해서는 절대 현혹되지 말라고 강조하며,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장기 목표와 롤모델을 설정하고 꾸준히 노력하고 고민함으로써 실패와 도전을 반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일부 자기계발서와는 달리 편법과 요령을 멀리하고 합법적으로 부를 축적할 것을 중요시했다. 또한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버는 것만큼이나 그 돈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돈은 '빠르게' 버는 것이 아니다. 빠르게 벌리는 돈에는 힘이 없다. 빠르게 쌓은 부는 위기에 쉽게 무너진다. 돈을 다루는 경험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빠르게 벌린 만큼 소중하게 다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돈은 천천히 버는 것이다. 그래야 내가 쌓는 부의 반석이 탄탄해져서 비바람이 몰아치고 지진으로 흔들리더라도 무너지지 않는다. 설령 무너진다 해도 다시 시작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빚을 갚고, 저축해서 종잣돈을 만들고, 투자 공부를 통해 매달 적립식으로 쌓아나가는 돈이 진정으로 강한 돈이다. _065 page



이 책에서 말하는 돈을 버는 방법에는 그의 이력만큼이나 독특한 점이 몇 가지 있었다.


# 첫 번째 독특한 점


소같이 열심히 일하기보다는 현명하게 일할 것을 강조하는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와는 달리 일정 단계까지는 남들보다 두 배는 더 일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대방이 1시간을 일하면 거기에 30분을 더하고 30분을 또다시 보탬으로써 2시간을 일해야만 상대방보다 좋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의 조언은 하나같이 담백하면서도 단호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독하게 돈에 집착해야 하고, 하루하루가 저주스러울 만큼 두려움과 공포를 가지고 덤벼들어야 한다고 말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과정은 절대 행복하지 않다고 경고한다. 만약 오늘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못한다면 모든 건 쓸데없는 시간 낭비이며 감정 소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집요하고 독하지 않게 살아온 사람이 그 혹한기도 버텨보지 않았으면서 즐기는 삶을 살고 싶었다는 과거의 바람으로 스스로를 곧잘 위안하곤 한다. 그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즐기는 것만으로는 안된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_142 page



# 두 번째 독특한 점


하나를 알아도 깊이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옛말과는 달리 '얇고 넓은 지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스몰 토크'를 언급하며 누구를 만나더라도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는 것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적개심과 의심을 완화시키는 동시에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정할 수 있다고 한다. 나아가 얇고 넓은 지식을 쌓기 위해서는 책을 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세 번째 독특한 점


레버리지를 강조하는 자기 계발서들과는 달리 가장 먼저 빚을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가 되지 못한 평범한 조언이 제시되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빚에 관한 이야기였다. 저자는 로버트 기요사키의 주장을 반박하며 빚은 가장 먼저 청산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 외에도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저자만의 타당한 이유로 들어 반박하는데 이 부분이 꽤나 흥미로웠다. 누군가 제시한 방법들을 맹목적으로 따라가지 않고 자신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책 읽으며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다. 또한 그의 조언들이 경험에서 우러나온 솔직하면서도 강력한 노하우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후반부에 제시된 부자가 되는 '터틀 스텝 10단계'는 꽤나 확고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저술되어 있어서 신뢰가 갔다. 성공과 실패를 단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의 몇 번의 반복된 과정일 뿐이라고 담백하게 말하는 저자를 통해 실패를 정의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아주 천천히 느리지만 완벽하게 돈 버는 법> 덕분에 돈을 버는 방법은 물론이고 돈과 부자에 대한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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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글쓰기
니콜 굴로타 지음, 김후 옮김 / 안타레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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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글쓰기>는 처음 장부터 끝 장까지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있는 그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섰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했고 그 덕분에 뇌가 산뜻지는 느낌이었다. 10가지의 계절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은 꽤나 신선하게 느껴졌다. 꾸미지 않으면서도 이렇게 사람을 감동시킬 수있는 글을 쓸 수 있는 저자가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새로운 노트를 열고 첫 번째 페이지를 부드럽게 써내려가노라면 긴장감에 등이 뻐근해지곤 한다. 어떤 이야기든 낙관적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가능성이라는 자궁에서 형성된 새롭고 순수한 낱말들은 아직까지는 완성시켜야만 한다는 중압감에 짓눌리지 않는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낙관주의는 이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대신 현실이 들어서는데, 이때 유연하면서도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 당신은 서로 대립하는 에너지를 양손으로 잘 붙잡으면서 낱말들이 스스로 길을 찾아 흐르도록 공간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당신의 리듬과 조율해야 하는데, 도움이나 지원을 받는다고 느낄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 다만 몇 분이라도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붙잡아야 한다. 나는 이를 '한계 상황에서의 글쓰기'라고 부른다. _026 page


저자는 자신만의 글쓰기 공식 일정을 만들어 몇 년에 걸쳐 한계 상황에서의 글쓰기에 정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저자는 한 번에 한 문장이라도 쓰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믿음으로 책 한 권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마치 작은 씨앗이 새싹이 되고 꽃을 피우듯 저자 또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며 목표를 달성했던 것이다. 초조해하지 않고 꾸준함 끝에 기달리고 있는 달콤한 열매가 있음을 믿고 '기달림의 시간'을 소중히 여겼던 저자의 모습을 통해서 '작은 시작'과 '자신에 대한 믿음'이 하고자하는 일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당신의 이야기를 내면에 간직한 채 

참고 있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은 없다."

_마야 안젤루(maya angelou)_ 088 page



당신이 처한 상황이나 혼경과 화해하고 평화를 이루기란 쉽지 않은 과제다. 당신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과거의 이야기를 밝혀내려는 결연한 노력이 있어야 하며, 당면한 난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할 때 겪게 되는 고통을 참아내야 한다. 당신은 유망해 보이는 날과 쓸데없는 날을 모두 경험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은 정상이다. _099 page


우리는 무언가 하려고 할 때마다 시간의 압박을 느낀다. 일과 학업 또는 육아를 병행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글을 쓰고 싶어한다면 필요한 시간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저자는 이럴때면 위장이 꼬이고 심장에 분노가 끓어올라 몸부림치며 좌절했다는 걸 보면, 시간에 쫓기고 글쓰기에 대한 압박을 느끼는 건 비단 나를 비롯한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고, 그러한 사실이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 저자는 이러한 주변 상황으로 인해 불만이 생길 때일수록 '걸림돌 리스트'를 만들어봄으로써 그것들을 어떻게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또한 무엇에 관해 글을 써야하는지 명확히 하고 나에게 필요한 것과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느린 글쓰기 사고방식', '영감의 원천을 찾는 방법', '키워드 정리하는 방법'등 다양한 자신만의 글쓰기 노하우에 대해서 제시해 주고 있었다.



새 글을 쓰는 일은 고독하지만, 때때로 우리는 그림자로부터 걸어 나와야 한다. 당신의 글을 공유하거나, 독자와 소통하거나,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 등 바깥세상으로 여행할 때가 되면 당신의 외침이 멀리 퍼질수 있도록 고삐를 단단히 움켜줘자. _208 page


집에서 하루 이틀 떨어진 곳에서 글을 써보거나 지역 글쓰기 커뮤니티 또는 컨퍼런스나 워크솝과 같은 곳에 참여하거나, 에세이를 다듬을 수 있는 편집자를 구하거나 브로그 또는 웹사이트를 개설함으로써 전문 작가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아가 한 작가를 설정하고 그의 작품을 모두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특히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들려준 '잠재 독자들을 확보할 수 있는 노하우'와 '저자만의 글쓰기 철학'은 정말 유익했다. 보통 책을 읽다보면 뒷부분은 앞의 주장들을 반복하는 경우가 있는데 <있는 그대로의 글쓰기>는 뒤로 갈수록 유용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아서 좋았다. 앞 장에서는 감동을 뒷 장에서는 배움을 주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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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취하는 뇌 - 기억력·집중력·공부머리를 끌어올려 최상의 뇌로 이끄는 법
마르틴 코르테 지음, 손희주 옮김 / 블랙피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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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동안 뇌의 기능이 유전적 요인이냐 학습의 결과물이냐를 둔 논쟁이 이어져 왔다. 이에 대한 나의 의견은 전자 반 후자 반이다. 유명 예술가 또는 운동선수들을 보면 유전적인 요소가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았고, 부모님과 전혀 다른 분야로 이름을 날리거나 남다른 노력으로 성공한 이들과 같이 유전적인 요인인 것처럼 보였다. 여전히 '뇌'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고 어쩌면 앞으로도 알 수 없는 영역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를 거듭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 결과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미 성장이 끝난 성인들도 뇌의 기능을 바꿀 수 있느냐 하는 가능성 때문일 것이다. <성취하는 뇌>의 저자에 의하면 뇌의 수행능력은 유전에 의해 어느 정도 결정되고 유전적 기본 사양도 또한 일하는 속도와 연상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만약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하거나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게 되면 뇌의 기능이 하락하게 된다고 말한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유전적 요인과 별개로 성장한 이후에도 훈련을 통해 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하게 되면 뇌의 특정 능력은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 더 이상 뇌를 훈련하지 않으면 뇌의 기능이 유전적 수준 아래로 떨어진다는 사실은 다소 충격적으로 느껴졌고 앞으로 자기계발에 힘여야겠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 1 장: 정신적 워밍업

# 2 장: 뇌와 기억을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학습과 사고 과정

# 3 장: 노년기에 학습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

# 4 장: 오랫동안 잘 못 알려진 뇌의 메커니즘에 대한 오해와 진실


새로운 것을 학습하기 위해서는 내용뿐만 아니라 효율적으로 훈련하는 방법과 그에 따른 자세도 중요하다고 한다. 공부를 시작하기에 앞서 스스로 배움을 통한 변화의 힘을 믿어야 주의력과 집중력을 향상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믿음이 스스로를 끊임없이 동기부여함으로써 뇌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뇌는 평생에 걸쳐 변화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나이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은 학습을 게을리하지 말고 배우고 익히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뚜렷한 목적의식 또는 목표에 이르는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뇌의 성능을 향상시키기는 어렵다고 덧붙이며, 장기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그릿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많은 연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능 지수보다는 목표를 위해 인내하고 버틸 수 있는 능력인 그릿 지수야말로 학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하는 한다는 것이었다. 뇌의 기능과 주의력을 높이는 방법으로는 독서, 명상, 운동, 숙면, 긍정적인 마음 자세, 시간 통제 능력, 뚜렷한 목표 그리고 '브레이크 정착하기'와 '의식적으로 중단하기'와 같은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해 주었다. 또한 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목표를 정하는 것만큼이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호기심을 자극하게 되면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이 많이 분비되면서 특정한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일어난다는 것이었다. 도파민에 의한 이해 본능을 일깨우기 위해서는 스스로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고 믿는 것과 주어진 문제가 동기부여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스도쿠, 십자말풀이, 두뇌 트레이닝 앱 그리고 암기 훈련과 같은 두뇌 훈련은 뇌의 일부분만 자극하기 때문에 일부 뇌기능을 향상시킬 뿐 기억력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하며, 전체 내용의 구성과 흐름을 더 잘 기억할 수 있도록 훈련받은 사람들이야말로 기억 체계 전체를 단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기억력 훈련으로는 장소법(Methode of loci)을 언급했다. 장소법은 비교적 긴 시간과 훈련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뛰어난 효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기피한다고 한다. 하지만 장소법을 익히게 되면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뇌의 기능을 향상시키는데 큰 효과가 있다는 말에 솔깃했다. 또한 뇌의 노화를 늦추기 위한 방법으로는 올바른 숙면 및 영향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고 말하며, 과도한 스트레스와 외로움 또한 피하라는 조언했다. <성취하는 뇌>는 의학적인 내용과 실제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 그리고 이해를 돕는 그림들까지 제시되어 있어서 유용했다. 비롯 천재성을 가지고 태어나진 못했지만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히 훈련하고 목표하는 것들을 긍정적인 자세로 임한다면 점차 좋은 방향으로 뇌의 기능이 향상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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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조금 지쳤다 - 번아웃 심리학
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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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우울한 감정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또한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일의 강도와 업무의 양이 과거에 비해 급격히 상승하면서 번아웃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기술 발달은 가속화될 것이고 경쟁은 치열해지고 늘어나는 신종 바이러스들로 인한 질병도 생겨나면서 번아웃 증후군에 노출될 확률은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번아웃을 예방하거나 완화시킬 수 있을까?


번아웃 증후군(탈진 증후군): 어떤 일에 과도하게 몰두하다가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무기력증이나 불안감, 우울감, 분노, 의욕상실 등의 증상이 생기는 것. 조절 되지않은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몸과 마음이 고갈된 상태._014 page


<우린 조금 지쳤다>에서는 번아웃 증후군에 대해서 우울증과 슬럼프와는 구분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었고, 그에 따른 해결방안들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었다. 정신과 의사들이 우울증을 판단할 때는 '시화적 기능'과 '대인관계 기능'을 중요한 측정 요소로 삼는다고 한다. 또한 보통 '우울증'은 자신의 이상과 실제 현실 사이의 격차가 클수록 자존감이 무너질 때 느끼는 감정이고, 우울증이 오기 전 신체에서 보내는 신호가 바로 '번아웃' 증상이라고 구분하여 설명한다. 또한 번아웃 증후군은 만성적인 증상인 반면 슬럼프는 일시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증상이라고 한다. 책을 읽기 전에는 우울증, 번아웃 증후군 그리고 슬럼프를 동일한 증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을 알 수 있었다.



'번아웃'에 빠진 사람은 자신에게 번아웃이 온지 모른다. 휴식하고 재충전해야 하는데,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지 못하니 치료의 시작도 없다. '내가 번아웃이라고? 아니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 거야' 라며 자신을 속인다. 휴식할 시기임을 인정하고, 마음의 재활을 위한 긴 여정을 감내할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부정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고,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데 도리어 억지를 부리며 집착한다. _246 page


과도한 경쟁 사회에 노출되어 완벽함을 강요받으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남들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부담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이 바로 번아웃 증후군을 초래한다고 말하며, 특히 자기 자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신경 쓰는 사람 또는 자신의 한계를 인지하고 있지 못한 사람들에게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자기 자신을 몰아세우고 뇌가 피로하게 하기 때문에 번아웃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자신에 대한 통제력은 물론이고 평소 잘하던 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무의미하고 귀찮게 느껴지면서, 점차 무기력해지게 되고 결국 해야 할 일들조차 미루거나 포기하게 된다고 한다. 막연히 성공을 위해 맹목적으로 참고 버티기에는 번아웃 증후군이 인생 전반에 거쳐 미치는 영향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했다.


건강한 직장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일과 삶의 균형인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워라벨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하며 완벽함에 집착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일과 일상에서 자신의 경계를 명확히 설정하고 삶의 우선순위를 정함으로써 일의 통제력을 높여야 하고, 나아가 바쁜 일상 속에서도 휴식을 취함으로써 지친 몸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 외에도 규칙적인 식사, 적절한 운동, 명상, 마음 일기 그리고 약간의 변화 등이 번아웃 증후군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명상의 경우에는 호흡법과 자세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나와있어서 시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저자는 노래를 들으며 공부를 하거나 밥을 먹으면서 유튜브를 시청하는 것과 같은 '멀티태스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멀티태스팅이 얼핏 보면 효율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뇌가 과부하 상태가 되면서 오히려 인지 기능을 저하시키고 작업 기억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한 가지 일도 제대로 해낼 수 없게 된다고 말하며, 가급적이면 멀티태스킹을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번아웃을 유발하는 또 다른 요인인 '대인 관계'를 언급하며 학교 또는 직장 생활에서 마주칠 수 있는 상식 밖의 사람들에 대한 특징들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고, 그들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키면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제시해 주고 있어서 정말 유익했다. <우린 조금 지쳤다>의 후반부에는 저자가 대학교 시절부터 인턴 그리고 병원에서 일했던 경험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었다. 시간적인 압박 속에서 저자가 경험한 것들과 저자의 의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서술되어 있어서 더욱더 신뢰가 갔다. 덕분에 번아웃 증후군에 대해서도 더 잘 알 수 있었고, 번아웃 증후군을 예방하거나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어서 좋았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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