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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신성가족 -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 ㅣ 희망제작소 프로젝트 우리시대 희망찾기 7
김두식 지음 / 창비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 갑자기 치고 들어와서 자기들이 원하는 정보만 얻고 사라지는 신문, 잡지 기자, 양적 연구자들과 달리 참여관찰자들은 연구대상자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그들과 함께 충분한 시간을 보내려 하지요. 이와 같은 참여관찰도 질적 연구의 한가지 방법입니다. (23면)
2. 질적 연구는 구성주의(constructivism) 또는 해석주의(interpretivism)에 철학적 뿌리를 둔 연구 패러다임입니다. (23면)
3. 우리시대 희망찾기 프로젝트는 심층면담을 질적 연구방법으로 채택한 경우입니다. 심층면담은 참여관찰과 함께 질적 연구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연구방법입니다. (24면)
4. 혼자 만의 경험과 생각을 적은 데 불과했던 ‘헌법의 풍경’에 이어 ‘그 이후’를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보고 싶다는 의욕도 생겼습니다. 개인적인 호기심은 질적 연구가 시작되는 가장 중요한 계기이자 연구의 원동력입니다. (28면)
5. 저는 평소 개인적으로 아는 변호사들에게 “일 자체보다 판사들에게 모욕당하는 게 너무 힘이 든다. 그래서 법원에 가기 싫을 때가 많다. 변호사가 돈을 버는 것은 그 모욕에 대한 댓가다”라는 이야기를 여러번 들었습니다. (45면)
6. 법관평가의 사례들은 한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의사소통의 부재’ 또는 ‘의사소통능력의 부재’입니다. 막말에 가까운 모욕적 언행, 변호사의 변론을 방해하는 태도, 시간통제 등은 모두 의사소통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일부 판사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연수원 몇기냐?”는 질문은 이미 상대방을 대화 주체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포나 다름없습니다. (45면)
7. 그에게 법은 ‘잘 지켜야 하는 대상’이었을 뿐, ‘현실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는 아니었습니다. 김씨에게 변호사란 “내가 받아야 할 보상의 꽤 많은 부분을 가져가는 존재이고, 그래서 그렇게 지불하고 소송해봐야 별 의미가 없기 때문에 도움을 안 받는” 그런 사람에 불과했습니다. 변호사에게 한번도 가보지 않았으면서도, 엄청난 비용이 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사기범을 잡는 것을 비롯해서 모든 법률문제에 관해 김씨는 ‘포기가 곧 지혜’라고 확신했습니다. (51면)
8. 검사든 판사든 누구라도, 먼저 들은 이야기에 따라 사건의 틀(frame)을 짜고 결론을 쉽게 유도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예단해서 사건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자신을 틀을 흔드는 모든 시도를 거짓말로 받아들입니다. 그게 일을 쉽게 처리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62면)
9. 판검사들이 틀을 짜는 이유는 그들의 독선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사건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일 것입니다. (63면)
10. 면담에 응한 그는 “법조계가 독과점체제가 되어 있기 때문에 불평등성이 내재돼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랜 세월 서울대, 연고대로 상징되는 소수의 배타적 지배계급에서만 사법시험 합격자가 주로 배출되었고, 법의 운용도 그러한 불평등체제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에, 그 외부에 있는 사람들은 법적인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자기하고는 완전히 낯선, 어떤 타자성의 세계에 던져졌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 독과점체제 내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문제가 “가족 내부의 일”이 되기 쉬운 반면, 외부에 있는 사람들로서는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신뢰가 생길 수 없습니다. (79면)
11. 85.8퍼센트의 시민들은 인맥으로 칠 법조인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입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연구진이 핵심 중간층으로 분류한 집단에서는 법조인을 인맥으로 확보한 비율이 21.5퍼센트에 이르지만, 하층으로 분류된 집단은 그 비율이 5퍼센트 내외로 뚝 떨어집니다. 핵심 중간층이나 주변적 중산층에 비해 하층에 속한 사람들은 법조인을 알게 될 가능성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통계는 많은 시민들에게 사법은 타자성의 세계이며, 미지의 세계에 속한 영역일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80, 81면)
12. 변 교수는 “약자가 권리를 침해받고 있을 때는 침묵하던 법이, 견디다 못한 약자가 그걸 세상에 알리고 바로잡기 위해 몸을 일으키는 순간, 뒤늦게 개입하여 약자만을 처벌한다”고 이야기합니다. (81면)
13. 학교측의 비리에는 침묵하던 법이, 학생들이 학교 주차장을 점거했다는 이유로 업무방해죄를 적용하는 걸 보고, 변 교수는 “약자가 몸을 일으키는 순간 개입하는 법의 실체”를 온몸으로 깨달았습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기만 해도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단는 사실도 처음 알았습니다. (81, 82면)
14. 그는 또한 대기업들이 노조원 개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은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은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파업현장에 대한 경찰력 투입을 자제하면서 사용자들은 노조간부와 노조원, 심지어 신원보증인에게까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그들의 월급, 퇴직금, 승용차, 아파트, 선산 등을 가압류하는 조치를 강구하기 시작했습니다. ... 변 교수는 이런 식의 법률 남용은 “모든 저항과 자기 권리 구제에 따른 손실을 개인에게 책임지라고 함으로써 실제로는 법으로 저항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82, 83면)
15. 의사소통의 단절, 시간과 비용 때문에 미리 겁을 먹고 포기하는 것이 지혜라고 생각하게 된 현실, 법원과 검찰이 부패했다는 일부의 믿음, 그리고 근본적으로 약자의 편에 불리하게 작동하는 씨스템 등 지금까지 지적된 여러 문제들은 모두 사법불신의 중요한 원인입니다. (83면)
16. 법조사회에서 오래전부터 존재한 실비란 판검사의 식비와 직원 회식비 등의 명목으로 변호사에게 조달받는 돈을 말합니다. (88면)
17. 검찰에는 이른바 ‘사수(射手)문화’가 있어서 초임 검사가 이를 외면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군대 신병교육과 비슷하게 초임 검사에게 일을 가르쳐주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와주는 선배가 있습니다. (113면)
18. 이런 ‘보험’과는 달리, 변호사들의 접대는 바로 판검사에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로 연결되게 마련입니다. (121면)
19. 우리 법조계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만큼 깨끗해지기 위해서는 우선 골프, 술, 회식 등 문제의 소지가 많은 만남을 대폭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무리한 요구인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젊은 판검사들 중에는 이런 생활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124면)
20. ... 그래서 사건이 터졌을 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담당 판검사와 연락할 수 있는 변호사를 찾고, 그런 변호사를 찾는 과정에서 ‘브로커’가 개입하기도 하지요. (130면)
21. 정종은 검사는 “판검사의 재량이 너무 많기 때문에” 비리가 개입할 여지도 커진다고 이야기합니다. 재량껏 청탁을 들어줄 수 있는데, 그 범위가 외국보다 훨씬 넓기 때문에 청탁이 먹힐 개연성도 그만큼 커진다는 것입니다. 법원이 양형기준을 마련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이런 재량의 범위를 줄이기 위한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136, 137면)
22. 슬라이딩 도어 때문에 변호사들이 판사실에 출입하는 것이 확 줄었습니다. 큰 발전입니다. (137면)
23. 대법원이 최종 판단하는 상고심 사건의 경우, 현직 대법관들의 관심을 받으려면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것이 법조계에서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습니다. (139면)
24. 다만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선임된 사건이 심리불속행 기각이 되지 않도록 현직 대법관들이 신경쓰는 경향이 있다는 증언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상고이유나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심리도 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입니다. (140, 141면)
25. 사람들은 대법원으로 가는 사건에는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아주 잘못된 믿음이 아닌 것이,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면 최소한 심리불속행 기각은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방법원이나 고등법원에서 전관 변호사 사건이 각하되지 않도록 해주는 일이 있다는 앞서의 진술과도 일치하는 내용입니다. (141면)
26. 실력 있는 변호사보다는 청탁할 수 있는 변호사를 선호하는 경향은 우리 법조계의 가장 중요한 특징입니다. (143면)
27. 검찰 출신 변호사들은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은 채로 검사에게 전화로 청탁함으로써 세금 기록을 남기지 않을 수 있지요. (161면)
28. 정종은 검사는 비슷한 맥락에서, 왜 검사들이 찍히는 것을 두려할 수밖에 없는지, 왜 평판이 중요한지에 대해서 “결국에는 모두 다 변호사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검사가 더 높이 승진하고 출세하려는 것은 “검사장이 되면 빛이 나고 명예도 있기는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변호사가 되었을 때의 몸값이 높아지고 이후의 삶에서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물질적 풍요를 누리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에서의 “출세”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사소한 불의를 볼 때마다 계속 문제제기를 하다보면” 그런 많은 것이 보장되는 출세가 어려워집니다. (163면)
29. ... 여전히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은 모든 판사들의 숨겨진 꿈입니다. 법원에서 어디까지 올라갔느냐가 변호사 개업 이후의 수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검찰과 다르지 않습니다. .... 법원에서의 마지막 지위가 ‘신성가족’ 내에서의 서열과 변호사 개업 후의 수입을 결정하는 셈입니다. (166면)
30. 판검사들이 용돈을 받거나 청탁을 받으며 전관 변호사의 영향을 받아온 우리 법조의 잘못된 현실은 결국 한가지 원인으로 귀착됩니다. 정종은 검사가 말했듯이, 모든 판검사가 결국은 변호사를 하게 되어 있는 우리 법조계의 구조 말입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되지 못한 지방법원 판사들은 모두 옷을 벗고 나가고, 그 이전에도 어차피 승진이 어렵다고 판단한 판사들은 알아서 변호사 개업을 준비합니다. 검사들도 검사장이 못 되면 옷을 벗고, 10년차가 되면 변호사 개업을 가늠하기 시작합니다. 고위직으로 진출하는 소수 판검사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5-20년 사이에 변호사 개업을 합니다. 그리고 연줄 있는 판검사들에게 전화를 거는 ‘전관’들이 됩니다. 후배 판검사들에게 용돈도 주고, 청탁도 하며, 골프도 치고, 술집도 함께 갑니다. 어떤 판검사들은 이런 선배 변호사들에게 90도로 인사를 하고, 이런 변호사들 사이에 형성된 판검사에 대한 평판이 인사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판검사들은 이런 변호사들을 부담스러워하지만, 그 모습이 10년 후의 자신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170, 171면)
31. 20대 판사가 법대에 앉아 있고, 30대 검사가 공소유지를 담당하며, 40-50대 변호사가 변론을 하는 우리 소송의 문제는 이미 수십년간 지적되어왔습니다. 그래서 변호사나 검사 중에 판사를 뽑는 법조일원화가 논의되고, 매년 수십명의 판사들이 그렇게 선발되지만, 여전히 생색내기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172면)
32. 김승헌 부장판사는 우리 법조계의 문제들이 법조일원화로 해결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판검사들이 모두 변호사로 개업하는 데서 비롯된 고질적인 문제들이 곧 해결되리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일본과 우리나라의 사법씨스템을 비교해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일본은 판사가 변호사 개업을 해도 돈을 못 버는데, 우리나라는 돈을 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합니다. (172, 173면)
33. 그는 10년 안에 그런 세상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변호사 업계가 워낙 어려워졌기 때문에, 판사가 개업해봐야 수입을 보장받지 못할 테고, 그러한 판사들이 승진을 못해도 모두 법원에 남을 것이므로, 더 이상 전관예우 문제는 생기지 않으리라는 것입니다. 분명히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173면)
34. 대법원, 대검찰청, 서울고등법원, 서울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밀집한 서초동은 브로커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근처 다방이나 목욕탕에서 어슬렁거니는 사람들은 전부 브로커로 봐도 된다는 변호사도 있었습니다. (179면)
35. 직업이라기보다는, 사건을 소개할 경우 소개비로 수임료의 30퍼센트를 나눠먹는 ‘관행’이 브로커의 실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 관행에 따라서 소개비를 받는 사람이 브로커인데, 그 직업은 변호사 사무장에서, 법원과 검찰의 전현직 공무원과 경찰, 법무사, 세무사, 관세사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할 것입니다. (180면)
36. 거기다 의뢰인을 직접 만나 설명하고 책임지는 것을 귀찮아하는 변호사들의 성향도 오랜 세월 브로커를 키우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변호사들이 의뢰인에게 부대끼지 않고 품위를 유지하는 대신, 의뢰인에게 설명하고 욕을 먹는 일이 모두 사무장 또는 브로커의 몫이 된 셈입니다. (183면)
37. 김승헌 부장판사는 현재 법조계의 수임 경쟁은 “누가 브로커를 더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의 전쟁”이라고 정의합니다. 매년 형사사건 선임 건수 통계에서 살펴보았을 때 높은 등위에 오른 사람들은 “브로커를 많이 둔 걸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186면)
38. 우리나라에서 변호사 수임료가 턱없이 비싼 데는 브로커에 대한 소개비라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매우 큰 몫을 차지합니다. (187면)
39. ‘보이지 않는 비용’은 변호사들에 대한 불신을 키우기도 합니다. 300만원을 들여 변호사를 선임한 사람들은 최소한 300만원어치의 써비스를 받기 원합니다. 그런데 막상 자기 돈을 들여 선임한 변호사의 얼굴 한번 보기 힘들고, 매번 사무장 또는 브로커의 얼굴만 보고 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호사는 변호사대로 할 말이 있습니다. 수임료는 300만원이지만, 변호사 잠재의식 속에 이 사건은 ‘50만원짜리’로 입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은연중에 변호사는 ‘50만원어치의 써비스로 충분하며, 100만원어치의 써비스는 브로커가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브로커는 브로커대로 자기는 변호사에게 사건을 소개해준 댓가로 돈을 받은 것일 뿐 사건에 대한 책임은 조금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간에 사라진 소개비 100만원을 의뢰인은 알 도리가 없습니다. 이런 오해들 속에서 사법 전체에 대한 불신이 자라나는 것입니다. (188면)
40. 이들이 자랑하는 무기는 우리나라 법조인 전체의 이름, 생년월일, 사법시험 응시 횟수, 경력, 저서 등을 빠짐없이 기록해놓은 ‘한국법조인대관’이라는 책입니다. (193면)
41. 신성가족이 품위를 지키며 큰돈을 벌기 위해서는 일반인들과 이들을 중개해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이런 씨스템에서 모든 지저분한 업무는 당연히 중개인들의 몫이 됩니다. (197면)
42. 강예리씨는 이와 관련하여 특별히 나쁜 변호사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학생운동인지 노동운동인지로 이름을 날린, ‘이런 변호사도 있다’는 훌륭한 사례로 텔레비전에 소개되는 변호사”들도 브로커를 쓰더라고 했습니다. 그런 변호사라 해서 직원들을 다루는 태도가 다르지도 않았습니다. (201면)
43. 구속은 줄고 국선변호는 늘고 있으니 당연히 사선 변호의 비율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선임과 관련되어 비리가 끼어들 여지가 그만큼 감소한 것입니다. (208면)
44. 중형 로펌의 대표변호사로 법조경력이 넘은 김상구씨는 “사건 물어오고, 정보 물어오고” 하는 것은 똑같은데, 왜 “다방에 앉아서 연결해주는 브로커”는 처벌하고, 대형 로펌의 고문들은 그냥 놓아두는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법조계보다 다른 곳의 전관이 더 문제라고 이야기한 권용준 변호사는 같은 맥락에서 대형 로펌의 고문들을 이해합니다. (210면)
45. 판검사도 처음 임관할 때는 희망과 성적에 따라서 임지를 정합니다. 판사들은 서울에서 가까운 곳부터 서울중앙지법, 동, 남, 북, 서부 지법, 수원지법, 인천지법 등의 순서로 배치되고, 검사들은 검찰청의 규모에 따라서 서울중앙지검, 동, 남, 북, 서부 지검, 부산지검 등의 순서로 임지가 정해지지요. 그래서 법조인들끼리는 판검사의 초임지만 들어도 그의 사법연수원 수료 성적을 거의 정확히 가늠할 수 있습니다. 검사의 경우에는 사법연수원 성적이 최초 임용과 임지에만 영향을 주고 그 뒤부터는 실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판사들은 따로 실적이라는 것을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사법시험과 사법연수원 성적이 평생을 따라다녔습니다. (233면)
46. 김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를 거친 판사들 중에서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을 못하는 경우는 10퍼센트 정도밖에 안될 거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모든 판사의 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실로 대단한 특혜입니다. (238면)
47. 김영란, 박시환, 김지형 대법관 등이 기수와 서열을 파괴하며 대법관에 임명된 것이 2004-2005년의 일이고, 2006년부터 대법원의 재판사무감사가 폐지된 것은 사실입니다. (248면)
48. 능력과 원만함을 통해 넘어서야 하는 마지막 벽인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하고 나면, 그동안 너무 오래 억압당한 자아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합니다. (262면)
49. 종전의 일상적인 판결을 뒤집는 판결을 하려면 생각할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되면 결국 예전 판결을 따라가게 된다는 것이지요. (269면)
50. 공성원 판사는 이렇게 과도한 업무량이 모든 문제의 뿌리인데, 엘리뜨를 자처하는 판사들이 이 단순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법조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276면)
51. “문서가 제일 중요한 증거요, 말로 하는 거는 100퍼센트 거짓말이요” 뭐 이런 식으로 상황을 딱 정리를 하는 것이죠. 판사인 자기만 빼고는 모두 거짓말을 하는 사람으로 보는 거죠. 재판받는 사람들은 판사인 나하고는 전혀 별종의 사람이죠. “저런 인생이 어디 있나” 한심하게 보면서,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 없어요. (276면)
52. 저는 판검사의 대폭 증원이 한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의 사법개혁은 주로 변호사의 증원에 중점을 두어 진행되었습니다. (310면)
53. 우리 법원과 검찰이 부패했다고 믿는 사람들은 대개 돈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면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제로는 돈보다 관계가 더 큰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312, 3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