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민법학논문선
양창수 지음 / 박영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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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찍이 시인 김수영은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나는 지나치게 번역에 열중해 왔다. 내 시의 비밀은 내 번역을 보면 안다. 내 시가 번역 냄새가 나는 스타일이라고 말하지 말라. 비밀은 그런 천박한 것이 아니다.” (1면)




2. 여기서 ‘열중’이라는 것을 시간과 노력을, 말하자면 사람이 가진 가장 기본적인 자원을 뜻하는 일의 수행에 배분함에 있어서의 항상적일 수 없는 어떠한 일시적 편향이라고 내멋대로 이해한다면, 나는 아마 ‘번역에 열중’해 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인도 말하듯, 남의 나라의 민법학 논문을 번역하는 것은 단순히 다른 나라의 글을 우리 말로 옳기는 것이 아니라, ‘내 시의 비밀’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1, 2면)




3. ... 역사법학파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이로써 법학의 역사적 측면이 특히 강조되었는데, 그것은 다른 활동이나 방향의 가치를 무시하거나 감소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당시 역사적 연구가 장기간에 걸쳐 줄곧 다른 연구에 비하여 소홀히 되어 있어서 그 원래의 권리를 되찾으려면 일시적으로나마 다른 것보다 열심히 변호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3, 4면)




4. 반대자들은, 역사법학파에 속하는 사람들은 현재의 독자성을 간과하고 이를 과거의 지배 아래 굴복시키려 한다고, 특히 로마법의 지배를, 한편으로는 게르만법에 대립하여, 다른 한편으로는 학무과 실무에 대하여 순수한 로마법을 대체하면서 행하여진 새로운 법형성에 대립하여, 부당하게 확장하려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비난은 일반적이고 학문적인 성격의 것이기 때문에, 침묵하여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4면)




5. 법학에 대한 역사적 시각이란 빈번하게, 과거에 유래하는 법형성을 최고의 것으로 인정하고 그것에 현재와 장래에 대한 불변의 지배력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태도라고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완전히 오해이고 왜곡이다. 오히려 그 시각의 본질은 각 시대의 가치와 독자성을 동등하게 인정하는 데 있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를 과거와 결합시키는 살아 있는 관련(lebendiger Zusammenhang), 그 관련을 알지 못하고서는 현재의 법상태로부터 단지 외적인 현상만을 감지하고 그 내적인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는 그러한 살아 있는 관련을 인식하는 데 최고의 비중을 둔다. (4, 5면)




6. ... 이와 같은 구분된 활동을 하면서도 모든 사람이 원래의 통일성을 항상 마음에 두어서, 어느 정도는 모든 이론가가 실천적 감각을, 모든 실무가가 이론적 감각을 자신 안에 보지하고 발전시키는 것만이 구제책이 된다. 이것이 행하여지지 않고 이론과 실천 사이의 분리가 절대적인 것이 되면, 불가피하게 이론이 공허한 유희로, 실천이 단순한 수공작업으로 퇴화할 위험이 발생한다. (8, 9면)




7. 확실히 약간의 실무일은, 적절하게 행하여진다면, 실무적 감각을 촉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분명 법학을 진지하게 애호하는 많은 사람이 단 하나의 사건을 다룸으로써 어떠한 법제도에 대하여 책공부이나 스스로의 사색에 의하여서는 결코 달성하지 못하였던 살아 있는 직관(lebendiger Anschauung)을 얻게 되었다는 경험을 한 바 있다. (9면)




8. ... 그러나 이러한 욕구도 우리의 시대에는 종종 편협되고 불건전한 방향을 취하고 있다. 이미 탐구된 바를 성실하고 애정 있고 정련하고 충분하게 서술하기보다는 새로운 견해를 제시하는 것에 지나친 가치를 두기 시작하였다. 전자의 작업에서도 그것이 진지하게 행하여지는 경우에는 이미 존재하는 것이 항상 새로운 모습을 지니게 되어서, 비록 덜 두드러지기는 하더라도 역시 학문의 진보를 가져올 터인데도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큰 창조적 능력이 주어지지 않는 터에, 저처럼 새로운 것을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개별적이고 산발적인 생각과 의견에 탐닉하게 하고, 이러한 분산을 넘어서 우리 학문의 전체를 서로 관련지어서 파악하는 것을 게을리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10면)

 

9. ... 그러나 그는 자신의 실무수행 자체에 있어서 항상 학문에 대한 감각을 생생하게 유지하여야 하며, 정당하게 파악된 법학이란 실무가 자신이 구체적으로 또 적용하여야 할 것의 총합 이상의 것이 아님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느 실무법률가를 평가함에 있어서 단순한 숙달됨과 민첩함에만 가치를 두는 일이 매우 빈번한데, 그러한 성질들은 그 자체 매우 쓸모있기는 한 것이지만 또한 극히 몰양심적인 천박함과도 잘 어울릴 수 있는 것이다. (11면)




10. 이와 같이 우리 법상태의 주요한 결점이 이론과 실무의 분리에 있다고 한다면, 그 치유도 오직 양자의 자연스러운 통일을 수립하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바로 이 점에 대하여 로마법은, 우리가 그것을 제대로 이용하고자 한다면, 극히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 로마의 법률가에게는 그러한 통일이 아직 온전한 모습으로 유지되었고 또 매우 활기 있는 실효성을 가졌던 것으로 생각된다. (12면)




11. 이러한 생각은 오늘날도 로마법이 법실무의 기초를 형성하고 있는 나라들에서는 직접적으로 적용된다. 그러나 그것은 새로운 법전이 로마법에 갈음하여 등장한 곳에서도 역시 적용될 수 있다. 왜냐하면 법상태의 결함은 전자에서나 후자에서나 기본적으로 동일하며, 또한 이를 제거할 필요나 방법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다르지는 않기 때문이다. (13, 14면)




12. ... 즉 우리가 명백한 오류라고 배척하여야 하는 견해 안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의 요소를 인식할 수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는데, 그것이 단지 도착적으로 취급되거나 일방적으로 과장됨으로써 오류로 뒤바뀌었던 것이다. 이는 구체적인 것을 너무 일반적으로 파악하거나 아마도 일반적인 것을 너무 구체적으로 파악한 데에 오류가 있는 그 많은 경우에 타당하다. (19면)




13. ... 나아가 우리가 전적으로 확신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는 어떠한 것도 확실한 것처럼 쓰지 않으며, 또한 우리가 추측하는 것을 말하여야 할 때에는 우리의 확신의 정도를 분명히 밝혀지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19면)




14. 우리의 학문이 거둔 근자의 진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행논문 안에서 찾아야 하기에, 단행논문은 더욱 중요하다. (22면)




15. 개별적 저작은 유형적 현상으로서의 한 인간이 그러한 것처럼 덧없는 것이다. 그러나 개개인의 생애들을 통하여 전진하여 가는 하나의 사상은 불멸이다. (30면)




16. ... 앞에서 ‘개념법학’, 즉 오늘날의 로마법학에서의 스콜라주의에 대하여 가하였던 공격은 나에게는 진지한 것이다. 내가 그 때 농담, 유모어, 조소 및 풍자의 방법을 사용한 것은, 그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그러한 방법을 사용하는 이는 누구나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으며, 나 역시 그것을 각오하고 있다. 내가 그것을 감수한다면, 그것은 내가 그에 둔감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배려보다 일 자체의 이익을 앞세우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벌써 오래 전부터 나는 우리의 로마법학이 걸어온 길, 그리고 나 역시 젊은 시절에 밟았던 길은 옳지 않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31면)




17. ... 그러나 그 후 나에게 격변이 일어났다. 내부에서가 아니라 외부의 자극, 즉 우선 실무가들과의 활발한 교제에 의하여서이다. 나는 그들을 항상 찾고 보살폈으며, 그들은 나에게 도움이 되어 왔던 것이다. ... 내가 생애를 통하여 강좌를 담당하여 온 팍덱텐연습을 통하여서이다. 내 생각으로는 이 연습강좌는 교사 자신에 있어서 건전하지 못한 이론에 대한 극히 가치있는 교정장치이다. (33면)




18. 나에게는 현재에 대한 실제적 관심이 과거의 역사적 연구에 대한 관심보다도 더 크며, 전자에 있어서 나의 쓸 만함이 증명된다면 후자의 영역에서 내가 이룰 수 있었을 성과란 거두지 않아도 좋은 것이다. (34면)




19. 내가 하려는 비난과 이의가 만일 실무가의 입에서 나왔다면, 사람들은 실무가란 애초 이론을 정당하게 평가할 수 없는 입장에 서 있는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그것의 도덕적 무게를 약화시키려 할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이론가인 나에게 그러한 방어는 통하지 않는다. 나에 대한 반박은 나의 권한을 다툼으로써가 아니라 내가 제기한 비난이 실질적으로 근거가 없음을 증명함으로써만 할 수 있다. (35면)




20. 실정적인 것의 저차원 세계는 언제나 그러한 대로, 무언가 지속적인 것, 확고한 것, 그 자체 진실한 것을 구하는 나의 학문적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거기서부터 나는 나 자신을 입법자의 힘이 미치지 않는 그 자체에 안식하고 있는 개념들의 보다 높은 세계로 피하여 갔던 것이다. 나는 그 때 착오에 빠졌었음을 후에 알게 되었다. (36면)




21. 따라서 개념이 단지 한 번 존재를 얻었다는 이유만으로 뒤집을 수 없는 논리적 진리로서 타당함을 주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개념은 그것이 그로부터 도출된 법명제와 성립과 소멸을 같이하는 것이다. (38면)




22. 법학은 변혁에 대항하기보다는 반대로 이를 즐거이 환영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법학은 그에 의하여 새로운 개념형성 활동의 기회를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39면)




23. 개념법학은 개념을 엄밀하게 추급하는 중에 지나치게 정교하게 예민한 구별을 행하여서, 결국 개념은 그것으로 작업을 하여야 하는 실무가가 그것을 실행하는 단계에서는 괴멸하고 만다. 개념법학은 개념을 생각 없이 제시하고, 실무가가 이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하는 걱정은 실무가에게 넘기는 것이다. 그러나 실무가는 그것을 자신이 이용할 수 없는 이론적 장식물에 불과하다고 하여 그대로 방치한다. (40면)




24. ‘우리들은 가르침에 의하여 배운다(docendo discimus)’는 명제는 사람은 가르치기 위하여 스스로 많은 것을 추가적으로 배워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사람은 다소간 불분명한 채로 있던 것을 가르침을 통하여 스스로에게 명확하게 한다는 의미이다. 독일어 표현 중에 이와 비슷하게 잘 들어맞는 표현은 써서 명확해진다(sich klar schreiben)는 것이다. 나는 이 말이 진실임을 헤아릴 수 없이 여러 번 스스로 경험하였다. 몇 년이나 가슴 속에 품어서 다듬어 왔던 생각도 그것을 써 보았을 때 비로소 그것이 완전히 내 것이 된다는 것을 나는 항상 새롭게 경험하였다. (44면)




25. 법실무가의 강점은 즉각적인 적용의 확실함과 민첩함이고, 법이론가의 강점은 쉽고 적절한 정식화의 능력에 있다. (45면)




26. 실천적 학문의 경우에 타락하지 않고자 한다면 실무와 계속적인 관계를 가져야 한다. 로마에서의 법학이 바로 그러하였다. 우리는 로마의 가장 명망 있는 법률가들의 다수가 교수활동을 실천적 활동과 일치시켰음을 알고 있다. (47면)




27. 이론은 점점 생활을 안중에 두지 않는다. 이론은, 법이 이론을 위하여 거기 있는 것처럼, 법이 논리적 사고를 위한 고마운 객체, 변증론적 기교의 곡예사들의 서커스인 것처럼 행동한다. (52면)




28. 거대하고 중요한 과제의 결여, 이것이 로마법학 이론이 앓고 있는 병이다. 주요한 것은 이미 이루어졌고, 실천적, 해석학적 측면에서 아직도 수확이 남아 있는 것은 극히 적다. (54면)




29. 법의 학문(Rechtswissenschaft)에 대한 나의 관심은 세월과 함께 줄지 아니하고 반대로 늘어갔다. 나는 나의 능력을 법에서 시험하는 것 그리고 법의 거대함이나 의미가 그대로 인식되도록 하는 데 응분의 기여를 하는 것보다 더 큰 쾌락, 더 고상한 삶의 목표를 알지 못한다. (55면)




30. 내가 이태리 여행 중에 알게 된 이태리 대학교수의 대부분은 변호사와 연계되거나 법원에 배속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상태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교수직으로는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이론가에게 실무가가 빵을 조달하여야 하고, 실무가는 이론가로부터 시간을 빼앗는다. 두 개의 직업은 양립할 수 없어서, 결국 우수한 교수가 교단을 떠나서 변호사업에만 전념하도록 강요당하였다. (58면)




31. 물론 다른 실천적 학문, 예를 들면 의학에서는 양자의 일체화가 실현가능함이 증명되었다. 의학의 실천적 분야의 교사, 즉 임상강사와 외과의는 통상의 개업의에게 지위를 위협당하기는커녕 바로 그들이야말로 일반 공중으로부터 최대의 신뢰를 얻고 있다. 이는 한 사람이 위대한 이론가이면서 동시에 위대한 실무가일 수 있다는 증거를 제공한다. 그런데 법률가에게는 - 또는 나는 여기서 로마법학자를 염두에 두고 있으니 - 로마법학자에게는 왜 같은 말이 가능하지 아니할까? 그가 동시에 판사 또는 변호사일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의 연구분야가 임상강사나 외과의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역사적인 성질을 가진다는 데 있다. 뒤의 양자는 두 발로 현대라는 땅을 딛고 있는데, 로마법학자는 한 발은 현대에, 다른 한 발은 과거에 두고 있다. (58면)




32. 첫째는, 이론가로 하여금 법률상 정하여진 준비기간 동안에 실무를 거치도록 하는 것, 다시 말하면 사법연수수료시험(Assessorexamen)을 통과한 이에게만 로마법이나 장래의 민법에 대하여 강의할 자격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59면)




33. 40년 이상 전부터 나는 그러한 판덱텐연습을 행하여 왔는데, 그것이 나를 얼마나 발전시켰는지 최상의 칭송을 받아 마땅하다. 그것을 통하여, 모든 법명제, 개념, 구별을 그것의 구체적 사례에의 적용에 의하여 나 자신에게 명확하게 하고 또 그로써 시험을 쳐서 합격 여부를 타진하는 것, 즉 간단하게 말하자면 추상적 사고를 결의론적 사고에 의하여 통제하는 것이 나의 제2의 천성이 되었다. (61면)




34. 로마법의 강사는 연습을 담당할 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하면 강의자격인가(venia legendi)를 얻을 수 없어야 한다. ... 실무연습(Praktikum)은 누구나 통과하여야 하는 로마 법학자의 학교일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을 확고하게 하고 이론적 일면성의 위험에 대하여 대학에서의 올바른 수업에 관한 이익을 보호하는 영속적인 방책을 제공하는 것이다. (62면)




35. ... 실무적 연습이다. ... 실무상의 결정에 대한 관심과 함께 이론에 대한 관심도 나타나고, 유능한 사람이 법학에 사로잡혀 그에 대한 사랑에 빠진다. 당시는 나의 선생이며 후에는 동료이고 잊을 수 없는 친구인 퇼 교수의 민사연습 강의를 괴팅겐대학에서 들었을 때 비로소 법학에 대한 이해가 생겨났다. 그것이 나의 대학생활의 전환점을 이룬다. 그 때 비로소 법학은 그 전에는 없었던 매력을 나에게 발휘하였다. 같은 경험을 강의 담당자로서 나는 나의 수강자에게서 하였고, 매년 새롭게 하고 있다. (65면)




36. 의사의 경우에도 실무적 생업에서 교수직으로 초빙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왜 이러한 일이 법률가의 경우에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가? 유능한 법률가가 최상의 법률가이다. (7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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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지금 결단이 필요하다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홍성민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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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영국의 심리학자 와이즈먼 박사는, 남달리 운이 좋은 사람들은 대개 결단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돈을 벌 목적으로 주식을 하든, 복권을 사든, 자신이 한 일에 대해 후회하고 싶지 않다면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17면)

 

2. 사람들이 자신에게 붙여진 꼬리표대로 변하는 습성이 있는데, 이것을 심리학자들은 '라벨효과'라고 부른다. (18면)

 

3. "어떤 결정을 해도 결과가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 실제로 변변치 못한 결정만 하게 된다." (20면)

 

4. 기본형을 정해두면 고민할 일이 줄어든다. 직장에서도, 취미 활동을 할 때도 고민해야 할 것들이 무척 많다. 그러지 않아도 머리 쓸 일이 많은데 그 외의 부분에서는 되도록 기본형을 정해둠으로써 고민을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 (23면)

 

5. 미시간 대학의 심리학자인 메리 그릭 박사와 케이스 홀요크 박사는 "사고를 촉진하는 방법은 두세 개로 범위를 한정해서 비교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 이상을 늘어놓으면 제대로 비교할 수 없고, 쉽게 판단을 내릴 수도 없다. 우리의 사고가 최대한으로 활성화되는 것은 두세 개를 비교할 때다. (25면)

 

6. 펙 박사는 하기 싫은 일부터 먼저 끝내버릴 것을 제안한다. 한 시간 동안 하기 싫은 일을 먼저 하고 나머지 일곱 시간은 즐겁게 보내라는 것이다. 한 시간 즐겁고 나서 일곱 시간 괴로운 것보다 한 시간 괴롭고 일곱 시간 즐거운 것이 훨씬 건강에 좋기 때문이다. (27면)

 

7. 우유부단한 사람은 '시간'의 세계에 살고 있고, 결단력이 있는 사람은 '분'이나 '초' 세계에 살고 있다. (29면)

 

8. 자신이 우유부단하다고 생각한다면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오히려 '분' 단위로 행동하도록 스스로를 엄격하게 다루고 시간에 민감해져야 한다. 결단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으면 화장실이나 복도 등 집안 곳곳에 시계를 걸거나 놓아두어도 좋을 것이다. (31면)

 

9. 과거의 해결법을 떠올리는 데는 '유추' 훈련이 효과적이다. 일단 해결되었던 문제를 '다른 문제에도 응용할 수 없을까' 하고 생각하는 능력은 유추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36면)

 

10. 표현하지 않으면 문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40면)

 

11. 큰 문제에 직면하면 우유부단한 사람은 더욱 당황하게 된다. 또한 갑자기 큰 문제를 해결하려면 상당한 수고와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를 가능한 한 작게 나누어보라. 그것만으로도 걱정이 어느 정도로 줄어들 것이다. (44면)

 

12. 문제를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으면, 다음으로 문제의 본질을 찾아내야 한다. 모든 문제에는 반드시 중요한 요점이 있다. 결단력이 있는 사람은 그것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의 본질을 빨리 찾아낸다. (49면)

 

13. 문제 분석을 할 때는 세 가지 요소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요소, 타인의 지배를 받는 요소, 운명에 맡기는 요소 (51면)

 

14. 생산 공학 엔지니어들은 좀더 편해지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한 후에도 그것이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장래에는 좀더 개선할 수 있다고 믿고 '지금 시점에서는 이것이 최선이다' 혹은 '지금까지 중에서는 최고다' 라고 말한다. (56면)

 

15. 심리학에서는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것을 '필터링'이라고 한다. 미리 '필터'를 걸러 결단을 내리기 쉬운 상황을 만들어두는 것이다. (6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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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 앤드 밸리 - 절망의 골짜기에서 다음 봉우리를 바라보라
스펜서 존슨 지음, 김유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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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친구는 내가 세 가지 지혜를 깨칠 수 있도록 도와주었네. 침체기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지혜, 전성기에 오래 머물 수 있는 지혜, 그리고 전성기에 머물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침체기에 빠질 위험을 줄이는 지혜, 이 세가지였지." (28, 29면)

 

2. "다시 말하자면, 인생의 굴곡은 자신의 처지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자네에게 무슨 일이 생기든 인간으로서 자네의 소중한 가치가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네. 실제로 자네가 어떤 처지에 놓이든 자네의 가치에는 변함이 없으니까 말일세. 어느 순간 나는 아무리 나쁜 일이 생겨도 나 자신을 좋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 그러면 ..." (35면)

 

3. "이 세상 어느 누가 어느 지점이 골짜기의 가장 높은 곳이고 어느 지점이 봉우리의 가장 낮은 곳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지구상의 모든 봉우리와 골짜기처럼 개개인이 맞닥뜨리는 인생의 절정과 나락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최고의 순간들과 최악의 순간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네." (37면)

 

4. "예를 들어보겠네. 역경에 빠져 있을 때에 오르내림의 인생법칙을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은 지출을 줄이고, 초심으로 되돌아가 가장 중요한 일에 몰입하고 ..." (39면)

 

5. "유감스럽게도 세상엔 좋을 때에 스스로 미래를 불행하게 만들어버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 낭비가 심하고, 초심에서 멀어지고,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을 무시하는 사람들 말이야. ..." (39면)

 

6. "그러면 행복과 불행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었군요." (39면)

 

7. "... 어디서 살든 그곳에 머무르고 있는 순간순간마다 그곳을 진정으로 소중하게 생각하고 즐길 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의 비결이라네." (41면)

 

8. "나락에 빠질 위험을 줄이려면 남과 비교하지 말라. 순간순간마다 좋은 일을 기뻐할 줄 알면 절정에 도달한 것처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 (45면)

 

9. "그리 드문 일도 아니지. 전성기에 오래 머물러 있고 싶다면 그만큼 준비도 단단히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네." (52면)

 

10. "이 위기를 주문추적 시스템의 취약점을 찾아내는 기회로 삼아 앞으로 주문을 잘 처리할 수 있도록 확실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 어떨가요?" (59면)

 

11. "침체기에 있을 때 교훈을 얻지 못하면 더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가치 있는 교훈을 얻게 된다면 차츰 나아질 것이다." (65, 66면)

 

12. "... 건강한 심장의 박동처럼 개개인이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굴곡도 정상적이고 건강한 인생의 필수적인 부분이라네. ..." (74, 75면)

 

13. "우선 아무리 좋을 때라도 절정의 전성기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나쁠 때에는 침체기에 빠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법을 터득해야지. 그럼 훨씬 편안해지면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어지럽게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는 느낌이 사라진다네." (77. 78면)

 

14. "대체로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 그중에서도 아집과 독선이 두려움의 근원이지. 아집과 독선 때문에 전성기에 오르면 오만해지고, 침체기에 들어가면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네. 아집과 독선이 앞을 가리면 현실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네. 아집과 독선은 진실을 왜곡하거든. 전성기에 올라섰을 때에는 사물이 실제보다 훨씬 좋게 보이게 마련이지. 그런데 침체기에 들어가면 아집과 독선 때문에 사물이 실제보다 훨씬 나쁘게 보인다네. 아집과 독선은 전성기가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침체기가 끝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지." (84, 85면)

 

15. "... 매출 실적이 점점 하향 곡선을 그렸지만, 경영진은 우리 회사의 명성이 높으니 불경기를 쉽게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바로 그때가 우리에게 변화가 필요한 시기였지. 그렇지만 경영진은 그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어. 오만함 때문에 자기만족에 빠져 있었던 거지. 결국 우리 회사는 고객을 거의 다 잃고 회사를 매각 처분하고 말았네." (87면)

 

16. "바로 그거지. 아집과 독선을 버리면 전성기에 오래 머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네." (91면)

 

17. "침체기를 수월하면서도 빠르게 헤쳐나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자기만의 '명확한 비전'을 만들어 그 비전을 따르는 것이네." (94면)

 

18. "더 높은 봉우리에 다다르면 더 심오한 진리에 대해서 자네만의 통찰을 얻도록 노력해보게. 가슴으로 자네 생각을 음미하면서 지나온 과거를 회상해보는 거야. 그러면 자네만의 진실을 터득할 수 있을 게야. 자네가 스스로 깨치는 지혜는 모두 자네의 것이지. 다른 어느 누구도 그걸 훔치거나 빼앗을 수 없다네." (97면)

 

19. 더 나은 미래를 그저 바라기만 하는 것과 명확한 비전을 따르는 것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그 차이점은 바로 행동이었다. (114면)

 

20. "자네는 겸손도 배웠네. 겸손을 배운 걸 보니 무척 기쁘군. 이제 자네는 삶의 절정기에 더 오래 머물러 있을 수 있게 되었어." (124, 125면)

 

21. "다음 봉우리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명확한 비전을 만들어 그 비전을 따르는 것이라던 말씀이 생각났어요. ..." (127면)

 

22. '전성기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서 겸손하게 처신하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라. 전성기에 오르게 해준 교훈을 더욱더 충실하게 실천하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계속 노력하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더욱 노력하라. 앞으로 닥칠 침체기를 대비해서 자원을 절약하라.' (136, 137면)

 

23. '인생의 나락은 잃어버린 것을 그리워하는 시기를 말하는 거라네. ...' (144면)

 

24. '그리고 인생의 절정은 가지고 있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기를 의미하지.' (14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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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코 델라 미란돌라 - 인간 존엄성에 관한 연설
피코 델라 미란돌라 지음, 성염 옮김 / 경세원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1. 지극히 경애하는 교부들이시여, 저는 아랍인들의 문헌에서, 사라헨 압달라가 세상의 장관 중에서도 가장 경탄할 만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서, 인간보다도 더 경탄할 만한 것은 그 무엇도 없다고 대답했다는 글을 읽은 바 있습니다. 그 말은 영웅 아스틀레피우스에게 메르쿠리우스신이 발설하는 저 유명한 구절과도 맞아떨어집니다. “오, 아스클레피우스여, 인간이란 참으로 위대한 기적이라오!” (13면)




2. 제가 이 명언들의 뜻을 새기면 새길수록, 인간 본성의 출중함에 대해 많은 석학들이 제기한 많은 논리들이 내게는 충분하지 못합니다. 인간은 피조물들의 중간자여서 상위존재들과는 친숙하고 하위존재자들에겐 왕자입니다. 인간은 감관의 명민함으로, 이성의 탐구로, 오성의 빛으로 자연에 관한 해석자가 됩니다. 인간은 고정적 영세와 유동적 시간 사이의 중간영역이고, 페르시아인들이 하는 말에 의하면 세계의 교접 아니 혼인 자체이며, 다윗이 증언하는 바에 의하면 천사보다 조금 못한 존재입니다. ... 이 모든 것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인간이 최고라고 경탄받을 특권을 누릴 만큼 주요한 것은 아닙니다. (13, 14면)




3. 인간이 위대한 기적이요, 정말 당당하게 경탄을 받을 만한 동물이라고 말하고 그렇게 여기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15면)




4. 여타의 조물들에게 있는 본성은 우리가 설정한 법칙의 테두리 안에 규제되어 있다. 너는 그 어떤 장벽으로도 규제받지 않는 만큼 너의 자유의지에 따라서 (네 자유의지의 수중에 나는 너를 맡겼노라!) 네 본성을 테두리 짓도록 하여라. 나는 너를 세상 중간존재로 자리 잡게 하여 세상에 있는 것들 가운데서 무엇이든 편한 대로 살펴보게 하였노라. (17면)




5. 오, 아버지 하느님의 지존하신 도량이여! 인간의 지고하고 놀라운 행운이여! 그에게는 그가 원하는 바를 갖도록 하셨고 그가 되고 싶은 존재가 되도록 허락하셨습니다. 짐승들은 장차 소유할 모든 것을(루킬리우스가 하는 말대로) 모태에서 한꺼번에 갖고서 태어납니다. 최고의 영들은 당초부터 미구에 영영세세 존재할 그대로 존재하도록 되었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태어날 때 하느님 아버지께서 갖은 모양의 씨앗과 온갖 종류의 종자를 넣어주셨습니다. 각자가 심은 바가 자라날 것이고 나름대로 그 인간에게 열매를 맺어줄 것입니다. (18면)




6. 카멜레온 같이 무엇이나 될 수 있는 우리의 특전을 누가 경탄하지 않겠습니까? 아니 인간 말고 다른 사물을 두고서 더 경탄할 사람이 누구겠습니까? 아테네 사람 아스틀레피우스는 이 피부색을 바꾸는 카멜레온과 같은 인간의 면모와 자기 자신을 변형시키는 인간의 본성을, 밀교에 나오는 프로테우스로 상징될 만하다는 말을 했는데, 이는 억지 얘기가 아닙니다. (20, 21면)




7. 그러니 인간을 두고 경탄하지 않을 자가 누구겠습니까? 모세의 성서나 그리스도교 성서에서 인간이 온갖 육체의 이름으로, 온갖 피조물의 이름으로 호명되는 것도 까닭이 없지 않으니, 이것은 인간이 자기를 온갖 육체의 얼굴로, 모든 피조물의 자질로 조형하고 형성하고 변형하기 때문입니다. (23면)




8. 여기서 칼데아인들이 하는 ‘에노쉬 후 쉬누임 베카마 트바옷 바알 하즈’라는 말이 있는데, 뜻을 풀이하자면, “인간은 상이하고 다양하며 곡예사같은 본성을 지닌 동물이다.”라는 것입니다. (23면)




9. 하느님 아버지의 지극히 너그러우신 도량을 우리가 악용하여 그분이 우리에게 베푸신 자유 선택을 유익하게 사용하기보다 해롭게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겠습니다. 기왕이면 경건한 의욕을 가지고 어중간한 상태에 만족하지 않고 최고의 상태를 동경하며 (우리가 원하면 할 수 있으니까) 그것을 획득하기 위해서 전력을 기울여야겠습니다. (24면)




10. 거룩한 비사가 전해주는 바와 같이 스랍, 거룹, 좌품천사가 첫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만 그들에 대해서마저 우리는 자리를 양보할 줄 모르고 둘째 자리로 만족하지 못하는 이상 그들의 품위와 영광을 탐하도록 합시다. 우리가 원하기만 한다면 그들에게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24, 25면)




11. 그런데 우리는 어디까지나 살과 피를 지닌 인간이자, 땅에 발붙이고 사는 사람인 만큼 이 모든 것을 스스로 획득하는 일은 불가하므로, 옛 교부들에게 의지해야 합니다. 그분들은 이런 사안들에 관해서 우리에게 참으로 풍부하고 확실한 믿음을 베풀어 줄 수 있습니다. (29면)




12. 우리는 지상에서부터 거룹의 삶을 지향하고 도덕적 지식으로 감정적인 충동을 절제하며 변증을 통해 이성의 어둠을 몰아내어 마치 영혼의 무지와 악덕의 때꼽을 벗겨내듯이 해야 할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감정에 함부로 휘둘리는 일이 없고 이성이 착란에 빠지는 어리석은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여 정화된 영혼에 자연 철학의 빛이 쏟도록 할 것이며, 마지막으로 신적 사물들에 관한 인식을 통해 영혼을 완성시킬 것입니다.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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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신성가족 -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 희망제작소 프로젝트 우리시대 희망찾기 7
김두식 지음 / 창비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 갑자기 치고 들어와서 자기들이 원하는 정보만 얻고 사라지는 신문, 잡지 기자, 양적 연구자들과 달리 참여관찰자들은 연구대상자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그들과 함께 충분한 시간을 보내려 하지요. 이와 같은 참여관찰도 질적 연구의 한가지 방법입니다. (23면)




2. 질적 연구는 구성주의(constructivism) 또는 해석주의(interpretivism)에 철학적 뿌리를 둔 연구 패러다임입니다. (23면)




3. 우리시대 희망찾기 프로젝트는 심층면담을 질적 연구방법으로 채택한 경우입니다. 심층면담은 참여관찰과 함께 질적 연구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연구방법입니다. (24면)




4. 혼자 만의 경험과 생각을 적은 데 불과했던 ‘헌법의 풍경’에 이어 ‘그 이후’를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보고 싶다는 의욕도 생겼습니다. 개인적인 호기심은 질적 연구가 시작되는 가장 중요한 계기이자 연구의 원동력입니다. (28면)




5. 저는 평소 개인적으로 아는 변호사들에게 “일 자체보다 판사들에게 모욕당하는 게 너무 힘이 든다. 그래서 법원에 가기 싫을 때가 많다. 변호사가 돈을 버는 것은 그 모욕에 대한 댓가다”라는 이야기를 여러번 들었습니다. (45면)




6. 법관평가의 사례들은 한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의사소통의 부재’ 또는 ‘의사소통능력의 부재’입니다. 막말에 가까운 모욕적 언행, 변호사의 변론을 방해하는 태도, 시간통제 등은 모두 의사소통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일부 판사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연수원 몇기냐?”는 질문은 이미 상대방을 대화 주체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포나 다름없습니다. (45면)




7. 그에게 법은 ‘잘 지켜야 하는 대상’이었을 뿐, ‘현실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는 아니었습니다. 김씨에게 변호사란 “내가 받아야 할 보상의 꽤 많은 부분을 가져가는 존재이고, 그래서 그렇게 지불하고 소송해봐야 별 의미가 없기 때문에 도움을 안 받는” 그런 사람에 불과했습니다. 변호사에게 한번도 가보지 않았으면서도, 엄청난 비용이 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사기범을 잡는 것을 비롯해서 모든 법률문제에 관해 김씨는 ‘포기가 곧 지혜’라고 확신했습니다. (51면)




8. 검사든 판사든 누구라도, 먼저 들은 이야기에 따라 사건의 틀(frame)을 짜고 결론을 쉽게 유도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예단해서 사건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자신을 틀을 흔드는 모든 시도를 거짓말로 받아들입니다. 그게 일을 쉽게 처리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62면)




9. 판검사들이 틀을 짜는 이유는 그들의 독선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사건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일 것입니다. (63면)




10. 면담에 응한 그는 “법조계가 독과점체제가 되어 있기 때문에 불평등성이 내재돼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랜 세월 서울대, 연고대로 상징되는 소수의 배타적 지배계급에서만 사법시험 합격자가 주로 배출되었고, 법의 운용도 그러한 불평등체제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에, 그 외부에 있는 사람들은 법적인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자기하고는 완전히 낯선, 어떤 타자성의 세계에 던져졌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 독과점체제 내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문제가 “가족 내부의 일”이 되기 쉬운 반면, 외부에 있는 사람들로서는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신뢰가 생길 수 없습니다. (79면)




11. 85.8퍼센트의 시민들은 인맥으로 칠 법조인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입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연구진이 핵심 중간층으로 분류한 집단에서는 법조인을 인맥으로 확보한 비율이 21.5퍼센트에 이르지만, 하층으로 분류된 집단은 그 비율이 5퍼센트 내외로 뚝 떨어집니다. 핵심 중간층이나 주변적 중산층에 비해 하층에 속한 사람들은 법조인을 알게 될 가능성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통계는 많은 시민들에게 사법은 타자성의 세계이며, 미지의 세계에 속한 영역일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80, 81면)




12. 변 교수는 “약자가 권리를 침해받고 있을 때는 침묵하던 법이, 견디다 못한 약자가 그걸 세상에 알리고 바로잡기 위해 몸을 일으키는 순간, 뒤늦게 개입하여 약자만을 처벌한다”고 이야기합니다. (81면)




13. 학교측의 비리에는 침묵하던 법이, 학생들이 학교 주차장을 점거했다는 이유로 업무방해죄를 적용하는 걸 보고, 변 교수는 “약자가 몸을 일으키는 순간 개입하는 법의 실체”를 온몸으로 깨달았습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기만 해도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단는 사실도 처음 알았습니다. (81, 82면)




14. 그는 또한 대기업들이 노조원 개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은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은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파업현장에 대한 경찰력 투입을 자제하면서 사용자들은 노조간부와 노조원, 심지어 신원보증인에게까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그들의 월급, 퇴직금, 승용차, 아파트, 선산 등을 가압류하는 조치를 강구하기 시작했습니다. ... 변 교수는 이런 식의 법률 남용은 “모든 저항과 자기 권리 구제에 따른 손실을 개인에게 책임지라고 함으로써 실제로는 법으로 저항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82, 83면)




15. 의사소통의 단절, 시간과 비용 때문에 미리 겁을 먹고 포기하는 것이 지혜라고 생각하게 된 현실, 법원과 검찰이 부패했다는 일부의 믿음, 그리고 근본적으로 약자의 편에 불리하게 작동하는 씨스템 등 지금까지 지적된 여러 문제들은 모두 사법불신의 중요한 원인입니다. (83면)




16. 법조사회에서 오래전부터 존재한 실비란 판검사의 식비와 직원 회식비 등의 명목으로 변호사에게 조달받는 돈을 말합니다. (88면)




17. 검찰에는 이른바 ‘사수(射手)문화’가 있어서 초임 검사가 이를 외면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군대 신병교육과 비슷하게 초임 검사에게 일을 가르쳐주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와주는 선배가 있습니다. (113면)




18. 이런 ‘보험’과는 달리, 변호사들의 접대는 바로 판검사에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로 연결되게 마련입니다. (121면)




19. 우리 법조계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만큼 깨끗해지기 위해서는 우선 골프, 술, 회식 등 문제의 소지가 많은 만남을 대폭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무리한 요구인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젊은 판검사들 중에는 이런 생활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124면)




20. ... 그래서 사건이 터졌을 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담당 판검사와 연락할 수 있는 변호사를 찾고, 그런 변호사를 찾는 과정에서 ‘브로커’가 개입하기도 하지요. (130면)




21. 정종은 검사는 “판검사의 재량이 너무 많기 때문에” 비리가 개입할 여지도 커진다고 이야기합니다. 재량껏 청탁을 들어줄 수 있는데, 그 범위가 외국보다 훨씬 넓기 때문에 청탁이 먹힐 개연성도 그만큼 커진다는 것입니다. 법원이 양형기준을 마련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이런 재량의 범위를 줄이기 위한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136, 137면)




22. 슬라이딩 도어 때문에 변호사들이 판사실에 출입하는 것이 확 줄었습니다. 큰 발전입니다. (137면)




23. 대법원이 최종 판단하는 상고심 사건의 경우, 현직 대법관들의 관심을 받으려면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것이 법조계에서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습니다. (139면)




24. 다만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선임된 사건이 심리불속행 기각이 되지 않도록 현직 대법관들이 신경쓰는 경향이 있다는 증언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상고이유나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심리도 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입니다. (140, 141면)




25. 사람들은 대법원으로 가는 사건에는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아주 잘못된 믿음이 아닌 것이,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면 최소한 심리불속행 기각은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방법원이나 고등법원에서 전관 변호사 사건이 각하되지 않도록 해주는 일이 있다는 앞서의 진술과도 일치하는 내용입니다. (141면)




26. 실력 있는 변호사보다는 청탁할 수 있는 변호사를 선호하는 경향은 우리 법조계의 가장 중요한 특징입니다. (143면)




27. 검찰 출신 변호사들은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은 채로 검사에게 전화로 청탁함으로써 세금 기록을 남기지 않을 수 있지요. (161면)




28. 정종은 검사는 비슷한 맥락에서, 왜 검사들이 찍히는 것을 두려할 수밖에 없는지, 왜 평판이 중요한지에 대해서 “결국에는 모두 다 변호사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검사가 더 높이 승진하고 출세하려는 것은 “검사장이 되면 빛이 나고 명예도 있기는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변호사가 되었을 때의 몸값이 높아지고 이후의 삶에서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물질적 풍요를 누리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에서의 “출세”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사소한 불의를 볼 때마다 계속 문제제기를 하다보면” 그런 많은 것이 보장되는 출세가 어려워집니다. (163면)




29. ... 여전히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은 모든 판사들의 숨겨진 꿈입니다. 법원에서 어디까지 올라갔느냐가 변호사 개업 이후의 수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검찰과 다르지 않습니다. .... 법원에서의 마지막 지위가 ‘신성가족’ 내에서의 서열과 변호사 개업 후의 수입을 결정하는 셈입니다. (166면)




30. 판검사들이 용돈을 받거나 청탁을 받으며 전관 변호사의 영향을 받아온 우리 법조의 잘못된 현실은 결국 한가지 원인으로 귀착됩니다. 정종은 검사가 말했듯이, 모든 판검사가 결국은 변호사를 하게 되어 있는 우리 법조계의 구조 말입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되지 못한 지방법원 판사들은 모두 옷을 벗고 나가고, 그 이전에도 어차피 승진이 어렵다고 판단한 판사들은 알아서 변호사 개업을 준비합니다. 검사들도 검사장이 못 되면 옷을 벗고, 10년차가 되면 변호사 개업을 가늠하기 시작합니다. 고위직으로 진출하는 소수 판검사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5-20년 사이에 변호사 개업을 합니다. 그리고 연줄 있는 판검사들에게 전화를 거는 ‘전관’들이 됩니다. 후배 판검사들에게 용돈도 주고, 청탁도 하며, 골프도 치고, 술집도 함께 갑니다. 어떤 판검사들은 이런 선배 변호사들에게 90도로 인사를 하고, 이런 변호사들 사이에 형성된 판검사에 대한 평판이 인사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판검사들은 이런 변호사들을 부담스러워하지만, 그 모습이 10년 후의 자신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170, 171면)




31. 20대 판사가 법대에 앉아 있고, 30대 검사가 공소유지를 담당하며, 40-50대 변호사가 변론을 하는 우리 소송의 문제는 이미 수십년간 지적되어왔습니다. 그래서 변호사나 검사 중에 판사를 뽑는 법조일원화가 논의되고, 매년 수십명의 판사들이 그렇게 선발되지만, 여전히 생색내기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172면)




32. 김승헌 부장판사는 우리 법조계의 문제들이 법조일원화로 해결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판검사들이 모두 변호사로 개업하는 데서 비롯된 고질적인 문제들이 곧 해결되리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일본과 우리나라의 사법씨스템을 비교해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일본은 판사가 변호사 개업을 해도 돈을 못 버는데, 우리나라는 돈을 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합니다. (172, 173면)




33. 그는 10년 안에 그런 세상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변호사 업계가 워낙 어려워졌기 때문에, 판사가 개업해봐야 수입을 보장받지 못할 테고, 그러한 판사들이 승진을 못해도 모두 법원에 남을 것이므로, 더 이상 전관예우 문제는 생기지 않으리라는 것입니다. 분명히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173면)




34. 대법원, 대검찰청, 서울고등법원, 서울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밀집한 서초동은 브로커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근처 다방이나 목욕탕에서 어슬렁거니는 사람들은 전부 브로커로 봐도 된다는 변호사도 있었습니다. (179면)




35. 직업이라기보다는, 사건을 소개할 경우 소개비로 수임료의 30퍼센트를 나눠먹는 ‘관행’이 브로커의 실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 관행에 따라서 소개비를 받는 사람이 브로커인데, 그 직업은 변호사 사무장에서, 법원과 검찰의 전현직 공무원과 경찰, 법무사, 세무사, 관세사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할 것입니다. (180면)




36. 거기다 의뢰인을 직접 만나 설명하고 책임지는 것을 귀찮아하는 변호사들의 성향도 오랜 세월 브로커를 키우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변호사들이 의뢰인에게 부대끼지 않고 품위를 유지하는 대신, 의뢰인에게 설명하고 욕을 먹는 일이 모두 사무장 또는 브로커의 몫이 된 셈입니다. (183면)




37. 김승헌 부장판사는 현재 법조계의 수임 경쟁은 “누가 브로커를 더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의 전쟁”이라고 정의합니다. 매년 형사사건 선임 건수 통계에서 살펴보았을 때 높은 등위에 오른 사람들은 “브로커를 많이 둔 걸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186면)




38. 우리나라에서 변호사 수임료가 턱없이 비싼 데는 브로커에 대한 소개비라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매우 큰 몫을 차지합니다. (187면)




39. ‘보이지 않는 비용’은 변호사들에 대한 불신을 키우기도 합니다. 300만원을 들여 변호사를 선임한 사람들은 최소한 300만원어치의 써비스를 받기 원합니다. 그런데 막상 자기 돈을 들여 선임한 변호사의 얼굴 한번 보기 힘들고, 매번 사무장 또는 브로커의 얼굴만 보고 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호사는 변호사대로 할 말이 있습니다. 수임료는 300만원이지만, 변호사 잠재의식 속에 이 사건은 ‘50만원짜리’로 입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은연중에 변호사는 ‘50만원어치의 써비스로 충분하며, 100만원어치의 써비스는 브로커가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브로커는 브로커대로 자기는 변호사에게 사건을 소개해준 댓가로 돈을 받은 것일 뿐 사건에 대한 책임은 조금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간에 사라진 소개비 100만원을 의뢰인은 알 도리가 없습니다. 이런 오해들 속에서 사법 전체에 대한 불신이 자라나는 것입니다. (188면)




40. 이들이 자랑하는 무기는 우리나라 법조인 전체의 이름, 생년월일, 사법시험 응시 횟수, 경력, 저서 등을 빠짐없이 기록해놓은 ‘한국법조인대관’이라는 책입니다. (193면)




41. 신성가족이 품위를 지키며 큰돈을 벌기 위해서는 일반인들과 이들을 중개해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이런 씨스템에서 모든 지저분한 업무는 당연히 중개인들의 몫이 됩니다. (197면)




42. 강예리씨는 이와 관련하여 특별히 나쁜 변호사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학생운동인지 노동운동인지로 이름을 날린, ‘이런 변호사도 있다’는 훌륭한 사례로 텔레비전에 소개되는 변호사”들도 브로커를 쓰더라고 했습니다. 그런 변호사라 해서 직원들을 다루는 태도가 다르지도 않았습니다. (201면)




43. 구속은 줄고 국선변호는 늘고 있으니 당연히 사선 변호의 비율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선임과 관련되어 비리가 끼어들 여지가 그만큼 감소한 것입니다. (208면)




44. 중형 로펌의 대표변호사로 법조경력이 넘은 김상구씨는 “사건 물어오고, 정보 물어오고” 하는 것은 똑같은데, 왜 “다방에 앉아서 연결해주는 브로커”는 처벌하고, 대형 로펌의 고문들은 그냥 놓아두는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법조계보다 다른 곳의 전관이 더 문제라고 이야기한 권용준 변호사는 같은 맥락에서 대형 로펌의 고문들을 이해합니다. (210면)




45. 판검사도 처음 임관할 때는 희망과 성적에 따라서 임지를 정합니다. 판사들은 서울에서 가까운 곳부터 서울중앙지법, 동, 남, 북, 서부 지법, 수원지법, 인천지법 등의 순서로 배치되고, 검사들은 검찰청의 규모에 따라서 서울중앙지검, 동, 남, 북, 서부 지검, 부산지검 등의 순서로 임지가 정해지지요. 그래서 법조인들끼리는 판검사의 초임지만 들어도 그의 사법연수원 수료 성적을 거의 정확히 가늠할 수 있습니다. 검사의 경우에는 사법연수원 성적이 최초 임용과 임지에만 영향을 주고 그 뒤부터는 실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판사들은 따로 실적이라는 것을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사법시험과 사법연수원 성적이 평생을 따라다녔습니다. (233면)




46. 김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를 거친 판사들 중에서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을 못하는 경우는 10퍼센트 정도밖에 안될 거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모든 판사의 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실로 대단한 특혜입니다. (238면)




47. 김영란, 박시환, 김지형 대법관 등이 기수와 서열을 파괴하며 대법관에 임명된 것이 2004-2005년의 일이고, 2006년부터 대법원의 재판사무감사가 폐지된 것은 사실입니다. (248면)




48. 능력과 원만함을 통해 넘어서야 하는 마지막 벽인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하고 나면, 그동안 너무 오래 억압당한 자아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합니다. (262면)




49. 종전의 일상적인 판결을 뒤집는 판결을 하려면 생각할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되면 결국 예전 판결을 따라가게 된다는 것이지요. (269면)




50. 공성원 판사는 이렇게 과도한 업무량이 모든 문제의 뿌리인데, 엘리뜨를 자처하는 판사들이 이 단순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법조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276면)




51. “문서가 제일 중요한 증거요, 말로 하는 거는 100퍼센트 거짓말이요” 뭐 이런 식으로 상황을 딱 정리를 하는 것이죠. 판사인 자기만 빼고는 모두 거짓말을 하는 사람으로 보는 거죠. 재판받는 사람들은 판사인 나하고는 전혀 별종의 사람이죠. “저런 인생이 어디 있나” 한심하게 보면서,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 없어요. (276면)




52. 저는 판검사의 대폭 증원이 한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의 사법개혁은 주로 변호사의 증원에 중점을 두어 진행되었습니다. (310면)




53. 우리 법원과 검찰이 부패했다고 믿는 사람들은 대개 돈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면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제로는 돈보다 관계가 더 큰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312, 3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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