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은 서로 돕는다 - 크로포트킨의 상호부조론 르네상스 라이브러리 7
표트르 알렉세예비치 크로포트킨 지음, 김영범 옮김 / 르네상스 / 200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이 책의 초판이 출간된 지 12년이 지난 지금, 이 책의 핵심사상, 즉 상호부조가 진화를 낳게 하는 진보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상이 생물학자들 사이에서 인식되기 시작했다. (6면)




2. 그러나 동물들 간의 상호부조와 지원의 중요성이 오늘날의 사상가들 사이에서 비로소 인정되기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내가 주장한 테제의 두 번째 부분, 즉 인간의 역사에서도 역시 상호부조와 지원이 사회 제도의 점진적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여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7면)




3. 세계를 비참함과 고통으로 몰아넣은 이 전쟁의 와중에서도 인간에게는 건설적인 힘이 작동한다고 믿을 여지가 있으며, 그러한 힘이 발휘되어 인간과 인간, 나아가 민족과 민족 사이에 더 나은 이해가 증진될 것이라고 나는 진심으로 희망한다. (9면)




4. 젊은 시절 시베리아 동부와 만주 동부를 여행하는 동안 동물들의 삶에서 관찰한 두 가지 모습은 내게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중 하나는 극히 혹독한 생존경쟁의 모습이었다. ... 다른 하나는 같은 종에 속하는 동물들 사이의 치열한 생존경쟁의 모습은 나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다윈주의자들(다윈 자신이 항상 이렇게 주장한 것은 아니었지만)은 동종간의 치열한 경쟁을 생존경쟁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자 진화의 주요인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나로서는 동물의 개체수가 풍부한 몇 안 되는 지역에서조차도 발견하기 어려웠다. (10면)




5. ... 따라서 그런 격렬한 경쟁의 시기에는 종의 진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12면)




6. 이에 반하여 저명한 동물학자이자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의 학장이었던 케슬러Kessler 교수가 1880년 1월 러시아 박물학자 대회에서 행한 ‘상호부조의 법칙에 관하여’라는 강연은 내게 새로운 빛을 던져주었다. 자연에는 상호투쟁의 법칙 이외에도 상호부조의 법칙이 존재하는데,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특히 종이 계속 진화하기 위해서는 상호부조의 법칙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 케슬러의 생각이었다. (13면)




7. “만일 낯선 종에게도 먹이를 베푸는 행위가 모든 자연계에 걸쳐 일반적 법칙으로까지 받아들여지는 것이 사실이라면 많은 수수께기가 풀릴 것이네.” (14면)




8. ... 하지만 동물의 사회성을 사랑이나 동정으로 환원시키면 그 일반성과 중요성은 축소되어버린다. 이는 마치 인간의 윤리를 사랑과 개인적 동정으로만 파악할 때 인간의 도덕적 감정을 총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협소한 시각을 불러오는 것과 마찬가지다. 때로는 전혀 알지도 못하는 이웃에 불이 났을 때 물 양동이를 들고 그 집으로 뛰어가는 이유는 이웃에 대한 사랑 때문이 아니다. 그러한 행동은 다소 막연하긴 하지만 인간이 지니는 연대성과 사회성이라는 훨씬 더 폭넓은 감정과 본능에서 우러난 것이다. (16면)




9. ... 그러나 인간 사회의 근간이 되는 것은 사랑도 심지어 동정심도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연대 의식 - 본능의 단계에서만 존재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 이다. 이는 상호부조를 실천하면서 각 개인이 빌린 힘을 무의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며 각자의 행복이 모두의 행복과 밀접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기도 하다. (17면)




10.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에게서 상호부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논의하고 나자, 다음으로 나는 똑같은 요인이 인간의 진화에서도 중요하다는 점을 논의해야만 했다. 진화론자 중에는 허버트 스펜서처럼 상호부조가 동물들 사이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인간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한 논의는 더욱 필요했다. 스펜서와 같은 사람들의 주장에 의하면, 원시인간 사회에서는 만인에 맞선 개개인의 투쟁이 곧 삶의 법칙이었다. 이 주장은 홉스 이래 충분한 비판이 가해지지 않은 채 너무나도 손쉽게 반복되었다. (18, 19면)




11. 다윈 자신은 이 용어(생존경쟁)를 구체적인 목적에 따라 좁은 의미로 주로 사용했는데, 그는 이 용어를 과대평가하는 오류(다윈 스스로도 한 차례 범했던 오류이다)를 범하지 말라고 추종자들에게 경고하였다. ‘인간의 유래’에서 다윈은 이 용어의 의미를 적확하면서도 광범위하게 몇 페이지에 걸쳐 분명하게 예증하였다. ... 그가 암시한 바로는, 이러한 경우에 가장 적응을 잘한 종들은 육체적으로 가장 강하거나 제일 교활한 종들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강하든 약하든 동등하게 서로 도움을 주며 합칠 줄 아는 종들이었다. 다윈은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가장 협력을 잘하는 구성원들이 가장 많은 공동체가 가장 잘 번창하고 가장 많은 수의 자손을 부양한다.” (27면)




12. 하지만 우선 이 자리에서 밝힐 수 있는 점은, 헉슬리의 자연관이 그와 정반대의 입장이었던 루소 만큼이나 과학적인 추론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루소는 인간의 손길에 의해 파괴된 사랑과 평화와 조화를 자연에서 다시 발견했다. (30면)




13. 자연에서 조화와 평화만을 보게 되지는 않듯이 역시 자연에서 도살장만을 보게 되지는 않는다. 루소가 자신의 사상에서 필사적인 싸움을 도외시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면, 헉슬리는 정반대의 실수를 저질렀다. (31면)




14. 실험실이나 박물관이 아니라 숲이나 목초지에서, 혹은 스텝지대나 산악지대에서 동물을 연구하게 되면 우리는 곧바로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즉, 다양한 종들, 특히 다양한 부류의 동물들 사이에서 계속해서 엄청나게 다투고 몰살시키지만, 그와 동시에 같은 종이나 적어도 같은 집단에 속한 동물들끼리는 그러한 싸움과 몰살에 상응할 만큼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서로를 부양하고 도와주며 보호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회성 역시 상호투쟁과 마찬가지로 자연법칙이다. (31면)




15. “나는 분명 생존경쟁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동물계 특히 인간이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데는 상호경쟁보다는 상호지원의 혜택을 훨씬 더 많이 받았다고 주장한다. ...” (33면)




16. 어떤 종의 새매는 “약탈하기에 거의 이상적인 유기적 조직”을 가지고 있는데도 사라져가는 데 반해, 상호부조를 실천하는 종들은 번성하고 있다고 스예베르초프는 언급하였다. ... (34면)




17. 동물계가 속한 아주 넓은 부문에서 상호부조는 곧 규칙이다. 상호부조는 가장 하등한 동물들 사이에서도 발견된다. (35면)




18. 공동체의 어느 구성원이든 먹이를 달라고 요청하면 나눠주는 것이 개미에게는 의무이기도 하다. (38, 39면)




19. 개미나 흰개미는 ‘홉스적인 전쟁’을 포기했는데, 그것으로 오히려 이득을 얻었다. (40면)




20. 우리가 알고 있는 바 앵무새들이 거의 인간의 지능과 감정에 필적할 정도로 높은 수준에 이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사회생활을 실천하기 때문이라는 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 (57면)




21. ... 따라서 개미나 꿀벌의 경우에서처럼 사회생활은 개체들의 생리적인 구조에 의해 강제되지 않고, 상호부조의 이점이나 상호부조의 즐거움을 위해서 장려된다. (83면)




22. ... 그러므로 최적자는 가장 사회성이 강한 동물들이다. 사회성은 직접적으로는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면서 종의 안락한 삶을 보장해주고 간접적으로는 지능의 성장을 도움으로써 분명히 진화의 가장 중요 요인이 된다. (88면)




23. 매우 다행히도 경쟁은 동물에서도 인간에서도 철칙이 될 수 없다. 동물들 사이에서 경쟁은 예외적인 시기로 제한되고, 자연선택은 그 원리가 발현되기에 더 좋은 분야로 찾게 된다. 상호부조와 상호지지를 통해서 경쟁이 제거되면 더 좋은 조건들이 창출된다. 엄청난 생존경쟁 속에서 - 최소한의 에너지를 소비해서 가능한 최대한도로 생의 충만함과 강렬함을 추구하기 위해서 - 자연선택은 지속적으로 가능한 한 경쟁을 피하는 방법을 추구한다. (105면)




24. “경쟁하지 말라! 경쟁은 항상 그 종에 치명적이고 경쟁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많다!” 이 말이야말로 항상 완전하게 실현되지는 않지만 자연에 항상 존재하는 경향이다. ... “그러므로 결합해서 상호부조를 실천하라! 이것이야말로 각자 그리고 모두가 최대한의 안전을 확보하고 육체적으로, 지적으로 그리고 도덕적으로 살아가고 진보하는 데 제일 든든하게 받쳐주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106면)




25. 비사회적인 종들은 사라져가지만 사회적인 종들은 번성한다. (108면)




26. 절제되지 않은 개인주의는 근대의 산물이지 원시인들의 특징은 아니다. (120면)




27. 이들과 마찬가지로 생존경쟁이 가장 혹독한 곳, 즉 북동 아일랜드 같은 곳에서 부족의 결속력이 가장 긴밀하다. (130면)




28. 대부분의 종족들은 이러한 분리 현상에 저항할 힘을 잃고 분열되면서 역사에서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더욱 강력한 종족들은 분리되지 않았다. (157면)




29. 구 촌락 공동체의 몇 가지 특성은 언급할 만하다. 연대감으로 포용될 수 있는 사람들의 범위가 점차 확대된다는 사실이다. 부족들은 종족으로 연합될 뿐만 아니라 혈통이 다른 종족이더라도 역시 연합으로 결합된다. (174면)




30. 하지만 헨리 메인 경은 국제법이 부족 사회에서 기인한다는 점을 연구하여, 그 결과 “전쟁을 피하려는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채 전쟁이라는 악을 감수할 만큼 인간은 흉포하지도 어리석지도 않았다.”는 점을 이미 충분하게 입증했으며, “전쟁을 막고 대안을 제시하려는 의도를 가지지 않는 제도들이 고대에 얼마나 많았는지” 보여주었다. (175면)




31. 카바일족은 이미 사적인 재산을 소유하고 있었으므로 그들 사이에는 분명히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모두 존재했다. 하지만 가깝게 함께 살며 어떻게 빈곤이 시작되는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가난을 모든 사람에게 찾아올 수 있는 일종의 사고로 여긴다. (181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 교양 교양인 시리즈 4
박석무 지음 / 한길사 / 200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밤낮으로 빌고 원하는 것은 오직 문장(둘째아들 학유의 아명)이 열심히 독서하는 일뿐이다. 문장이 능히 선비 기상을 갖게 된다면야 무슨 한이 있겠느냐.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부지런히 책을 읽어 이 아비의 간절한 소망을 저버리지 말아다오.” (329면)




“역사에 관한 글을 몇 편이나 작성해놓았느냐. 학문의 뿌리와 기틀을 두텁게 북돋워서 얄팍한 지식을 나부랑거리지 말고 마음 속 깊이 감추어두기를 간절히 바란다.” (330면)




몹시 비좁은 토담집에서 보낸 4년, 그래도 다산은 불편을 잊으며 “이제야 내가 겨를을 얻었다(자찬묘지명)면서 본격적인 학문연구에 몰두했다. (374면)




“부디 자포자기하지 말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부지런히 책을 읽는 데 힘쓰거라. 초서(책에서 중요한 내용을 뽑아 고라 뽑는 일)나 저서하는 일도 혹시라도 소홀히 하지 말도록 해라.” (383면)




“나는 소싯적에 새해를 맞을 때마다 꼭 1년동안 공부할 과정을 미리 계획해보았다. 예를 들면 무슨 책을 읽고 어떤 글을 뽑아 적어야겠다는 식으로 작정을 해놓고 꼭 그렇게 실천하곤 했다. 때로는 몇 개월 못 가서 사고가 발생하여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아무튼 좋은 일을 행하고자 했던 생각이나 발전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지지 않아 많은 도움이 되었다.” (395면)




“폐족에서 재주 있는 걸출한 선비가 많이 나오는 것은, 하늘이 재주 있는 사람을 폐족에서 태어나게 하여 그 집안에 보탬이 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부귀영화를 얻으려는 마음이 근본정신을 가리지 않아 깨끗한 마음으로 독서하고 궁리하여 진면목과 바른 뼈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396면)




“그대들이 책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뜻도 의미도 모르면서 마냥 책만 읽는다고 해서 독서를 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원이 3대를 계속해오지 않았다면 그 의원 집 약을 먹지 않듯이 문장도 그렇다. 몇 대를 내려오는 집안의 문장이라야 글다운 글이 나오기 때문이다.” (400면)




다산은 뒷날 6경 4서의 경전에 대한 새로운 주석으로 동양 중세의 관념론적인 성리철학의 세계관과 인성론에서 탈피해 효제를 근본으로 하는 경험론적 실학사상을 정립한다. 그러한 논리로 행사를 앞세운 실천철학을 수립하는데, 이 편지의 내용은 바로 다산의 학문 전체를 꿰뚫는 근간이요 핵심사항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윤리인 효제만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기반이 닦이면 나머지는 순서도 단계도 필요없다는 주장이 바로 다산 철학의 중심이다. (402면)




공자의 중심사상인 ‘인’이 바로 효제라고 과감하게 주장했던 다산, 실천을 앞세우는 의미심장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402면)




책을 읽어도 세상을 구하는 책을 읽으라는 충고를 다산은 빼놓지 않았다. (404면)




“마음에 항상 만백성에게 혜택을 주어야겠다는 생각과 만물을 자라게 해야겠다는 뜻을 가진 뒤라야만 바야흐로 참다운 독서를 한 군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사람이 된 뒤, 더러 안개 낀 아침, 달 뜨는 저녁, 짙은 녹음, 가랑비 내리는 날을 보고 문득 마음에 자극이 와서 한가롭게 생각이 떠올라 그냥 운율이 나오고, 저절로 시가 만들어질 때 천지자연의 음향이 제 소리를 내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시인이 제 역할을 해내는 경지일 것이다. (405면)




“세상의 옷이나 음식, 재물 등은 부질없고 가치 없는 것이다. 옷이란 입으면 닳게 마련이고 음식은 먹으면 썩고 만다. 자손에게 전해준다 해도 끝내 탕진하고 만다. 다만 몰락한 친척이나 가난한 벗에게 나누어준다면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483면)




다산이 연구한 학문의 목표는 바로 거기에 있었다. “조선이라는 오래된 나라를 통째로 바꾸어버리자”는 목표로 ‘경세유표’를 저작했고, “현재의 법의 테두리 안에서라도 우리 백성들을 살려내보자”는 계획을 세워놓고 ‘목민심서’를 저작했노라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495면)




성품에 너무 큰 기대를 걸었던 주자학에서는 “성품만 제대로 기르고 마음만 확고하게 지니면” 만사가 해결된다고 믿었다. 그러나 세상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음을 다산은 명확히 파악했다. 시대의 변화에도 차이가 있듯이, 다산이 살던 세상은 이미 썩었기 때문에 인간이 아름답고 착한 성품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맑아지거나 깨끗해질 수가 없었다. 착한 성품을 행위와 실천을 통해 현실화해야만 변화가 가능하지, 성품만 지니고 있는 것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여겼다. (503면)




아무리 훌륭한 성품이나 덕성을 갖추었다 해도 그것만으로는 어떤 역할도 할 수 없으며 선한 성품을 행동으로 옮겨야만 덕이 될 수 있다는 ‘성+행=덕’이라는 새로운 사유체계가 다산을 통해 실학사상의 본질로 자리잡아갔다. 다산초당에서 연구한 다산의 경학관계 저서 232권을 관통하는 정신이 바로 그것이다. (503면)




다산초당에서 명확하게 세운 이론의 다른 하나는 썩은 세상을 바로 잡으려면 법과 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504면)




“내 집 문앞을 지나면서도 들르지 않는 것은 이미 준례가 되었으니 원망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세상에서 겪는 괴로움 중에 남은 기뻐하는데 나만 슬퍼하는 것보다 심한 것은 없고, 세상에서 겪는 한스러움 가운데 나는 그를 생각하는데 그는 나를 까맣게 잊고 있는 것보다 더 심한 것은 없습니다.” (514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 어떻게 세계의 절반을 가난으로부터 구할 것인가
피터 싱어 지음, 함규진 옮김 / 산책자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 그러나 경제 규모에 비추어 보면 한국의 원조액은 아직 높은 수준이 못 된다. 7억 9천 7백만 달러란 한국의 국민총소득의 0.09퍼센트에 해당되며, 달리 표현하면 1백 달러를 벌 때마다 9센트씩 기부했다는 뜻이 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인 조건호씨가 2006년에 지적한 대로다. “지금 한국의 대외 원조는 세계 열두 번째라는 경제 규모에 비해 초라하다. 대외 원조를 크게 늘리지 않는 한, 한국은 국제 사회에서 존중받지 못할 것이다.” (9, 10면)




2. 지금까지 몇 년동안, 유엔이 권장하는 대외원조액(국민총소득의 0.7퍼센트)보다 많이 원조한 나라는 스웨덴,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룩셈부르크 뿐이다. 미국과 일본은 경제 규모에 비례한 원조 규모에서 거의 최하위에 속한다. 1백 달러를 벌 때마다 겨우 18센트를 내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것도 한국이 경제 규모에 비해 내는 액수와 비교하면 두 배나 된다. (10면)




3. 우리는 말 그대로 유례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기초적인 물질적 욕구를 채우지 못하고 사는 인구의 비율은 최근 어느 때보다, 아니 인류 역사상 그 유례가 없을 정도로 적다. 하지만 한편으로 경기 변동 주기를 넘어서 길게 보면, 필요한 수준 이상의 부를 소유하고 있는 인구의 비율도 마찬가지로 인류 역사상 경험해보지 못한 수치다. 무엇보다도, 부자와 가난한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어느 때보다 독특한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13면)




4. 유엔아동기금(UNICEF)에 따르면, 1960년에는 2천만 명의 유아가 다섯 번째 생일을 맞기 전에 빈곤 때문에 죽었다. 그러나 2007년에는 UNICEF의 통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사망자 숫자가 1천만 명 이하로 줄었다. (14면)




5. 첫 번째는, 절대 빈곤의 덫에 걸린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일깨우는 것이다. ... 이 책의 두 번째 목표는, 우리 모두가 더 많은 소득을 가난한 사람을 위해 써야겠다는 생각을 갖도록 일깨우는 것이다. (16면)




6. 나는 여러분이 소득의 5퍼센트 이상을 베풀어야 한다고 여기며, 결국 그럴 것이라고 희망한다. 그러나 쉽게 할 수 없는 제안이고, 실천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 그러므로 나는 이 정도만으로도 적당하다 싶은 기준을 제시하는 데 만족할 것이다. (17면)




7. 그러나 절대 빈곤은 단지 물질적 결핍만이 아니다. 힘의 결핍, 힘없는 자의 설움이 종종 동반된다. (25면)




8. 세계은행은 적당한 음식, 물, 주거, 의복, 위생 시설, 의료 서비스, 교육으로 이루어지는 가장 기초적인 인간의 욕구 충족이 어려운 상태를 절대 빈곤이라고 정의한다. 10억 명의 사람들이 매일 1달러 이하로 연명하고 있다는 통계치는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것은 2008년까지 세계은행의 절대 빈곤 기준이었다. 전 세계의 상품 가치를 좀더 세밀하게 비교할 수 있게 된 뒤로는, 기초 생활조차 영위할 수 없는 사람의 수를 더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세계은행의 절대 빈곤 기준은 매일 1.25달러이다. 그 이하의 수입밖에 없는 사람의 수는 10억이 아니라 14억 명이다. 우리가 생각하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절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이것은 분명 나쁜 소식이지만, 최악은 아니다.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1981년에는 19억 명이 절대 빈곤선 아래에 있었기 때문이다. (25면)




9. 절대 빈곤에 허덕이는 14억 명의 사람들은 인간으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조차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27면)




10. 이런 식의 가난은 사람을 죽이는 가난이다. 부유한 나라 사람들의 기대 수명은 평균 78세다. ‘최저 개발국’이라는 공식 명칭으로 불리는 최빈국의 경우, 50세를 못 넘는다. 부유한 나라에서는 5세를 넘기지 못하고 죽는 아동의 수가 백 명 중 한 명도 안 된다. 최빈국에서는 다섯 명 중 한 명이다. (27면)




11. 절대 빈곤에 빠진 14억 명의 사람들과 얼추 비슷한 숫자인 10억 명의 인구가 오늘날 일찍이 없었던, 있었더라도 왕이나 귀족들 정도나 누렸을 법한 풍요를 누리고 있다.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나 누렸을 법한 풍요를 누리고 있다.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는 유럽에서 처음 보는 화려한 궁전을 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여름에 궁전을 시원하게 만들 방법은 없었다.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산업사회의 중산층에게 냉방은 대수롭지 않다. 또 루이 14세의 정원사는 아무리 애를 쓴대도 오늘날 우리처럼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전 세계에서 다양하게 들여와 왕에게 맛보일 수 없었다. 왕이 치통을 앓거나 병에 걸렸을 때, 그의 치과 의사나 주치의가 내린 최선의 처방이란 지금 우리가 보기에는 기겁을 할 성격의 것이었다. (28면)




12. 황금률은 타인의 욕망을 우리 자신의 욕망처럼 대접할 것을 요구한다. (37면)




13. 이제 스스로 생각해보면, 기초적 논증, 즉 “그것에 상당하는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경우가 아닌 한, 고통과 죽음을 막기 위해 구호단체에 기부를 해야 한다”는 논증에는 이견이 없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때, 우리의 삶은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38면)




14. 기독교적 전통에서, 가난한 사람을 돕는 일은 구원받기 위해 필수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40면)




15. 사도 바울은 ‘고린도후서’에서 남는 것을 모자란 자에게 주라고 제안했다. “이제 너희의 넉넉한 것으로 그들의 부족한 것을 보충함은, 후에 그들의 넉넉한 것으로 너희의 부족한 것을 보충하여 균등하게 하려 함이라.” (41면)




16. “의무” “소유” 등의 표현에 주목하자. 이들 기독교인들에게, 잉여 재산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일은 자선의 차원이 아니라 가진 자의 의무 차원, 못 가진 자의 권리 차원이었다. 아퀴나스는 이런 말까지 했다. “엄격히 말하면, 극한 상황에서 남의 것을 몰래 가져다 쓰는 일은 도둑질이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 갖는 물건은 필요에 의한 소유물이기 때문이다.” 이는 로마 가톨릭의 견해만이 아니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였던 존 로크는 이렇게 썼다. “달리 스스로를 부양할 수 없는 극한 상황의 사람에게, 박애는 풍요로운 타인의 도움을 요구할 권리를 부여한다.” (42면)




17. 기독교 잡지 ‘소저너스(sojourners)’의 창립자이자 편집자인 짐 윌리스는 ‘성서’에 가난을 줄이라는 말이 3천 번 이상이나 언급된다는 사실을 즐겨 든다. 그의 생각에, 이는 구빈을 기독교의 핵심 도덕률로 삼기에 충분한 이유다. (42면)




18. 히브리어로 ‘자선’에 해당하는 체다카(tzedakah)는 단순하게는 ‘정의’를 뜻한다. 그것은 유대인들에게는 가난한 사람을 돕는 일이 삶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을 시사한다. (43면)




19. 이슬람교 역시 신도들에게 불우한 사람들을 도울 것을 요구한다. 최소한도 이상의 재산을 가진 무슬림은 매년 그 재산에 비례하여(소득이 아니다) 자카트(zakat)를 내도록 되어 있다. 금과 은의 경우에는(오늘날에는 현금과 기타 동산을 포함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매년 그 2.5퍼센트를 내야 한다. 여기에다 사다카(sadaka)도 납부해야 하는데, 이것은 돈뿐 아니라 노동력도 포함할 수 있다. 가령 여행자들이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우물을 판다거나, 모스크를 짓는데 힘을 보탠다든가 하는 식이다. 자카트와는 달리 사다카는 자발적인 기부다. (43면)




20. 그(맹자)의 가르침을 적은 책에는 그가 양혜왕에게 한 말이 나온다. 그는 왕 앞에 나서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길에 굶어 죽은 시체가 있는데도 창고를 열 줄 모르시며, 사람들이 굶어 죽는 일을 놓고 “내 탓이 아니라 흉년 탓이다”라고 하십니다. 사람을 찔러 죽이고 ‘내 탓이 아니라 무기 탓이다“라고 하시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44면)




21. 가난한 사람들도 대부분 우리만큼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심지어 부유한 나라 사람이라면 견디기 힘들어 할 노동 조건까지 감수하며 일한다. ... (50면)




22. 자유지상주의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무직자나 병자, 장애자를 위한 모든 국가 복지 서비스를 폐지해야 하며, 보험료를 낼 여유가 없는 노인과 빈민에게 국가가 보조하는 의료보험을 제공하는 일 역시 반대해야 한다. (52면)




23. 전체 인구의 2퍼센트에 속하는 사람들이 전체 부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가장 부유한 10퍼센트가 85퍼센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전체 인구의 절반이 전체 부의 겨우 1퍼센트를 나눠 갖고 있다. (53면)




24. 우리는 사람들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게끔, 또는 스스로 일해서 스스로 먹을 식량과 구를 충족할 물자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벌어들일 수 있게끔 해야 한다. 그들에게 돈과 식량을 퍼주어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실제로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원조를 하는 게 중요하며,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62면)




25. ... 안락한 삶을 누리고, 가끔 외식을 하며, 생수를 사서 마시는 모든 사람이 아주 적은 액수만 기부한다 해도 세계의 절대 빈곤자들을 매일 1.25달러라는 빈곤선 이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65면)




26. 내 눈에 보여야 불우한 사람이다. (73면)




27. 로키아의 정보를 들은 집단은 단지 일반 정보를 들은 집단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기부했다. 그리고 제3의 집단에는 일반 정보와 로키아의 사진, 그녀에 대한 정보가 모두 주어졌다. 그 집단은 일반 정보만 얻은 집단보다는 많이 기부했는데, 로키아의 정보만 들은 집단보다는 적게 기부했다. (73면)




28. 우리 마음은 추상적인 정보만 접할 때보다 어떤 사람이 구체적으로 인식될 때 더 크게 움직인다. (75면)




29. 마더 테레사의 다음과 같은 말에서 그런 작동을 엿볼 수 있다. “다수를 볼 때면 움직이지 않아요. 한 사람을 보면 움직입니다.” (76면)




30. 250년 전,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애덤 스미스는 자신의 독자들에게 이런 상상을 권하며 멀리 떨어진 곳의 이방인에 대한 스스로의 태도를 돌이켜보게 했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거대한 중국 제국이 갑자기 대지진으로 멸망했다고 해 봅시다.” 그러면 “유럽인들은”, 즉 중국과 별로 통하는 게 없는 지역의 사람들은 그 소식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스미스는 이렇게 자답했다. “각자의 일과 여흥을 여전히 좇을 것이다. 휴식과 오락을 느긋하게 즐길 것이다.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77면)




31. 우리의 지성, 숙고 체계는 재난의 소식을 제대로 접수했다. 그러나 우리의 감성은 먼 곳에서 우리와 특별한 관계가 없는 사람들에게 일어난 비극에 그다지 동하지 않았다. 그런 끔찍한 소식을 듣고 구호기금에 기부를 한다 해도, 생활방식을 크게 바꾸는 일은 없다. (78면)




32. “이런 식으로 돈은 개인주의를 북돋우는 한편 공동체 의식이 점점 희박해지도록 만들었으며, 그것은 오늘날에도 인간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들의 결론이다. (87면)




33. ...빌 게이츠는 그 질문을 이렇게 뒤집었다. “저는 상대적인 관점보다는 전 지구적인 관점에서 향상을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도 말할 수 있겠지요. ‘제2차 세계대전은 참으로 잘된 일이었다. 그것이 끝났을 때 미국이 상대적으로 가장 우세한 입장이었으니까.” (90면)




34. 더 구체적으로, 우리는 우리의 ‘준거 집단’, 즉 나 자신이 속해 있다고 인식하는 집단에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연구 결과를 보면 누군가의 성금 액수는 다른 사람들이 내고 있다고 믿는 액수에 연관되어 있다. (95면)




35. “저는 따분하고 의미 없는 삶을 살기 쉬웠어요. 이제 저는 돕는 삶이자 의미 있는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98면)




36. “사실, 이게 내가 삶의 활력소를 얻는 방법이라오.” (99면)




37. ... 당시 이 회사의 회장이었던 제임스 케인은 그 규칙이 기업 문화의 일부이며, 대부분의 사람이 자선 활동이 “놀랄 만큼 즐겁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104면)




38. 1퍼센트라는 점에 거부감을 갖는 종업원이 많다면, 더 낮은 수준으로 설정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고액 연봉자에게는 보다 높은 수치를 매겨야 할 것이다. 중요한 점은 많은 사람들이 거부를 선택할 만한 선 아래로 디폴트를 설정해서, 거의 모두가 디폴트를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다. (106면)




39. 모든 인간 행동은 자기 이익 때문이라는 주장으로 유명한 17세기의 철학자 토머스 홉스는 어느 날 런던 거리를 걷다가 거지에게 동전을 한 닢 주었다. 이 위인의 본성을 알고 싶어 열심이던 동행자는 홉스에게 그가 방금 스스로의 이론을 깨트린 게 아니냐고 물었다. 홉스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 가난한 사람이 좋아하는 걸 보는 게 스스로를 흡족하게 하므로 돈을 주었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홉스는 자기 이익의 범위를 넓혀 대부분의 관용과 동정까지 포함하도록 함으로써 자기 이론에 대한 반박을 막았다. (113면)




40. ... 그들의 기부는 이기적일까? 그렇다면, 그처럼 이기적인 사람들이 세상에는 더 많이 필요하다. (114면)




41. 더욱 중요한 점은 유누스가 소액 신용(microcredit) 모델을 창출했으며, 그것이 널리 알려짐에 따라 세계 각지의 수천 곳의 금융기관에서 이를 따라 하고 있다는 점이다. (129면)




42. “옛날 법은 여성의 빈곤을 가중시켰습니다. 여성은 경제적으로 남편에게 완전히 종속되어 있었고, 스스로는 어떤 형태의 재산도 모을 수가 없었지요.” 모잠비크 여성변호사협회의 마리아 올란다는 말한다. (136면)




43. 그러자 게이츠는 짤막하게 답변했다. “저는 가령 한 아이가 살아났다고 할 때 그것이 GNP 증가를 뜻하기 때문에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생명은 생명 자체로 값지지요.” 게이츠가 옳다. 우리의 초점은 경제 성장에 주어져서는 안 된다. 우리가 성장을 통해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여기는 것들에, 즉 생명 구하기, 고통 줄이기, 사람들의 기초적 욕구 충족시키기 등에 주어져야 한다. (159면)




44. 삭스의 말처럼, “단기적인 지원은 농민들이 장기적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것은 막연한 예측이 아니다. 아시아의 녹색혁명이 바로 그렇게 이루어졌다.” (163면)




45. 보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빈곤을 줄일 수 있는 수준의 기부액을 따져보라면, 우리는 적어도 2015년까지는 ‘새 천년 개발 목표(Millennim Development Goals; MDG)’에 초점을 맞춰볼 수 있다.

세계의 절대 빈곤 인구 비율을 절반으로 줄인다.

세계의 기아 인구 비율을 절반으로 줄인다.

모든 어린이들이 초등 교육을 온전히 받을 수 있게 보장한다.

교육의 성 불평등을 철폐한다.

5세 이하 아동의 사망률을 3분의 2까지 줄인다.

산모 사망률을 4분의 3까지 줄인다.

HIV/에이즈의 확산세를 멈추게 하고, 감소세로 반전시킨다. 그리고 말라라아와 다른 질병 역시 확산세가 멈추고 감소세로 돌아서도록 한다.

안전한 음용수에 지속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사람의 비율을 절반으로 줄인다. (192, 193면)




46. 많은 사람들이 맵시 나는 옷을 입고, 훌륭한 음식을 먹고, 고급 스테레오로 음악을 듣는 일에서 큰 기쁨을 느낀다. 나는 그 기쁨에 반대하지 않는다. 같은 값이면 최대한 기쁨을 누리며 살라. ... 그러나 나의 주장은,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거나 극심한 고통을 막을 수 있는 데도 그런 ‘가치 있는 것들’에 돈을 쓰는 일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매일 2만 7천명의 어린이들이 얼마든지 피할 수 있는 죽음을 막는 긴박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201면)




47. 이 장에서, 나는 더 쉬운 목표를 제시하려 한다. 경제적으로 웬만큼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연소득의 약 5퍼센트를 기부한다. 그리고 더 부유한 사람들은 더 많이 낸다. 나는 사람들이 그 정도는 낼 수 있고, 내야 한다고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그것은 잘사는 삶이란 반드시 기부가 필요하다는 윤리 회복의 첫걸음이 되리라 믿는다. 그리고 이 기준이 널리 받아들여지면, 우리는 절대 빈곤을 끝장내기에 충분하고도 남는 기부금을 갖추게 된다. (205면)




48. 게이츠는 궁극적인 기준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 점은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웹사이트에 뚜렷이 나타나 있다. “모든 생명은,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든,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 게이츠는 매년 50만 명의 어린이가 로타바이러스로 죽고 있다는 보도를 보고 자선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는 로타바이러스에 대해 그때까지 들어본 적이 없었다(그것은 아동의 심한 설사병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그는 이렇게 자문했다. “매년 50만 명의 어린이를 죽게 만드는 바이러스를 어째서 이제야 알게 된 거지?” 그리고 그는 그와 관련된 자료를 더읽고, 개발도상국에서는 수백만 명의 어린이들이, 미국에서는 이미 사라졌거나 거의 사라진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그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백신이나 치료법이 있기만 하다면, 정부가 그 보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이츠의 말에 따르면, 그와 그의 아내 멜린다는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어떤 생명은 구할 가치가 있고 어떤 생명은 그렇지 못하다고 여겨지고 있다는 잔인한 결론에 이를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말했다. “이건 말도 안 돼.” 하지만 그들은 말이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게이츠 부부는 재단을 세웠으며, 첫 출연금으로 288억 달러를 내놓았다. 그리고 2008년 이후에는 그 사업이 가장 효과적으로 돌아가게끔 그 일에 전념하기로 했다. (208, 209면)




49. 말라위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며, 유아사망률이 1천명 중 94명꼴이다. 평균 기대 수명은 41세에 불과하다. 그 성인 인구 중에 1내지 7퍼센트가 에이즈에 걸려 있다. (210면)




50. 오스트레일리아의 애들레이드에 있는 ‘국제공정분배’(Fair Share International)라는 단체는 “5.10.5.10”이라는 공식을 따르는 기부자들의 모임이다. 그것은 이런 뜻이다.

장애인들을 위해 연 총소득의 5퍼센트를 기부한다.

환경적으로 유해한 소비를 매년 10퍼센트씩 줄여서, 더 이상 줄일 수 없을 때까지 한다.

소속 지역사회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데 시간의 5퍼센트를 쓴다.

매년 최소한 10차례씩 민주주의적 정치 활동을 한다. 가령 자신의 지역구 의원과 접촉하는 일 등. (216, 217면)




51. 수천 년 동안, 현명한 사람들은 선을 행하면 만족을 얻는다고 말해왔다. 석가모니는 그의 제자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선한 일에 마음을 정하거라. 그 일을 하고 또 하거라. 그러면 기쁨으로 가득 차게 되리라.” ... (229면)




52. 고대의 지혜는 지금도 의미가 있다. 3만 미국 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자선 단체에 기부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자기 삶이 “매우 행복하다”고 말한 비율이 43퍼센트 더 많았고, 이 수치는 자진해서 봉사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와 엇비슷하다. 이와는 다른 연구에 따르면 기부를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절망감’을 느낄 가능성이 68퍼센트 낮고, ‘너무나 슬퍼서 어떤 것으로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상황의 경우는 34퍼센트 낮았다. (229, 230면)




53.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은 단지 상품을 소비하고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보다 더 의미있는 삶을 살고 싶어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사람이 인생을 돌이켜보며 자신이 한 일 중에서 가장 의미있다고 여기는 일은 남들을 위해 자신이 사는 곳을 좀더 좋은 곳으로 만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보면 되는 거예요. 내가 누군가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동기 부여가 세상에 있을까요?” (232면)




54. 2007년, 줄리안 세벨레스쿠 교수로부터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우에히로 기념 실천윤리학 강좌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것이 이 책을 쓰게 된 출발점이었다. (233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들리지 않는 진실 : 빈곤과 인권
아이린 칸 지음, 우진하 옮김 / 바오밥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1. 아마도 빈곤은 우리가 감추고 싶은 가장 큰 수치일 것입니다. 부유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 사이의 불평등이 계속해서 커지는 한, 우리는 60년 전 꿈꿨던 이상을 이루기 위해 애써왔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겉으로 보이는 고통에만 눈을 돌려서는 안 됩니다. 만일 우리가 다른 문제점들을 깨닫지 못한다면 가난한 사람들의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입니다. (코피 아난, 추천사, 8면)




2. 전쟁과 정치불안에 의해 촉발되는 폭력, 기후변화와 경제위기로 인한 생계의 위협, 그리고 질병의 전파 등과 같은 위험들은 언제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리고 계속 가난을 벗어날 수 없게 만듭니다. 이로 인해 확산되는 차별은 특히 여성과 여자아이들에게 고통을 줍니다. 그것은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자유마저 빼앗고 법 테두리 밖으로 내던져 스스로를 보호할 수조차 없게 만듭니다. (코피 아난, 추천사, 8, 9면)




3. 이제 사람들은 빈곤이 인권의 문제라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인권의 중요성이 단순히 도덕적 논쟁을 넘어서는 가장 중요한 문제임을 명백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이미 인권이 보편적인 가치에 호소하고 있지만 이 책은 매우 실질적인 내용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가난한 사람들의 인권보호가 곧 그들이 발전시키고자 하는 자유와 생활의 보장을 의미한다는 사실입니다. 인권보호는 폭력과 차별을 몰아냅니다. 기본적인 자유의 보장은 가난한 사람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만들어 그들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우리를 이를 통해 음식, 주거와 같은 기본적인 필요가 곧 인권이며, 그것은 시장의 힘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코피 아난, 추천사, 9면)




4. 이것은 경제적 사회적 권리에 맞서는 시민적 정치적 권리라는 ‘냉전 시대의 이분법’을 던져버리라고 요구하는 주장입니다. 세계인권선언문은 모든 권리를 아우르는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만큼 필수적이며, 차별을 종식시키는 것은 적절한 의료지원만큼 기본적인 과제입니다. (코피 아난, 추천사, 9, 10면)




5. 어떤 이들은 인권이라는 말을 당파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내가 바르게 이해하고 있다면, 인권의 존중은 국경과 문화, 이념을 뛰어넘어 우리가 인간으로서 공유하고 있는 보편적 가치에 대한 존중입니다. 아이린 칸이 추진하고 있는 계획은 대부분의 정부가 동의한 기본적인 의무사항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것을 제대로 수행한다면, 분열된 세계 속에서 반드시 필요한 공동의 목표에 대한 절실하고도 새로운 인식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코피 아난, 추천사, 10면)




6. 인권과 인간의 존엄을 위해 싸우는 그들이 내게 이 책을 쓰도록 영감을 주었다. 그들 이야기의 일부가 이 책에 실려 있다. (12면)




7. ... 따라서 내게 빈곤이란 인권에 대한 부정이며 인간 존엄성에 대한 모욕이다. (17면)




8. 이 책의 전제는 가난한 사람들이 자유와 정의로부터도 외면당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 나는 이 책에서 빈곤의 종식이 인권존중의 으뜸가는 과제라고 믿는 이유를 설명하려 한다. ... 말하자면 가난한 사람들의 인권문제에 대해 단지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해결책을 내놓고 싶은 것이다. (17, 18면)




9. “아무도 우리말을 듣지 않아요. 우리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정부에게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인 거죠.” (19면)




10. 자신의 노동을 통해 세계경제에 기여했지만 여전히 힘없고 가난한 여성으로 배척당했다. 그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19면)




11. 세계은행은 하루 1.25달러 이하로 생계를 이어가는 계층을 ‘극빈곤층’으로, 2달러 이하를 ‘빈곤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분류법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 중 10억 명은 극빈곤층에, 20억명은 빈곤층에 속한다. (19면)




12. 빈곤해결에 대한 대부분의 책들도 이처럼 경제성장만이 해결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19면)




13. 실제로 전반적인 경제성장을 경험한 국가에서 오히려 정상적인 삶의 필요조건들이 평등하게 채워지지 않는 경우를 더 자주 볼 수 있다. 성장과정에서 뒤처진 사람들은 성별이나 종족, 언어와 인종, 혹은 계급제도 안에서 소외된 계층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차별과 소외, 배척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그들 중 일부는 발전을 이룰지 모르지만 나머지는 그러지 못할 것이다. (22면)




14. 물론 경제성장은 빈곤을 종식시킬 수 있는 중요한 열쇠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우리는 또 다른 해결책에 눈을 돌려야 한다. 즉, 가난한 사람들이 희생자가 아니라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기 위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힘을 부여하는 일 말이다. (23면)




15. 경제적인 분석은 빈곤의 전체적인 모습을 포착할 수 없다. 그리고 경제적인 해법 만으로는 빈곤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우리는 경제적 문제 그 이상의 것들, 즉 박탈과 불안, 차별과 무기력한 침묵을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문제들의 본질을 깨달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인권문제이다. 우리는 또한 그것들이 서로 연결되어서 사람들을 빈곤에 빠뜨리고 빈곤 속에 고착시키는 악순환을 가져온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24면)




16.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것들조차 부족하다. 그들은 최소한의 건강도 지키지 못하며 주거는 불안정하다. 깨끗한 물이며 위생은 말할 것도 없다.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끔찍한 굶주림에 시달려야 한다. 그들에게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조차 없는 것이다. 교육기회의 박탈이, 안정적인 직업의 박탈이, 그리고 보호받을 수 있는 기회의 박탈이 모든 희망을 앗아가버렸다. (25면)




17. 전 세계 가난한 사람들은 대부분 지역사회 주변의 소수파에 속해 있다. 그들은 성적, 인종적, 종교적, 계급적인 면에서 배척당하고 있다. 부유한 국가에서도 빈곤은 차별과 배척이라는 렌즈를 통해 확연히 다가온다. (27면)




18. 안전문제로 보자면, 차별과 배척은 결국 가난한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한 자격조차 박탈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27면)




19. 그것이 계획적인 압제를 통해서든 무시를 통해서든 권력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세계 최빈국이 대개는 최악의 압제국가라는 사실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국가들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은 무시당하고 있으며 그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27면)




20. 가난한 사람들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할 때, 그들이 배척당하고 침묵을 강요받을 때, 그들은 정부를 상대로 부당한 대우에 대한 책임을 묻을 수 없다. (28면)




21. 내가 이 ‘제 목소리 내기’라는 주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빈곤과의 투쟁에 있어 이것이 갖는 긍정적인 측면을 보았기 때문이다. (28면)




22. 이 모든 것은 힘의 문제로 귀결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과 사람들에 대해 느끼는 무력감의 문제인 것이다. 힘이 없기 때문에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을 획득할 수 없고, 안전을 확보할 수도, 자기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해결할 수도, 사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도 없는 것이다. (29면)




23. “가난으로 인해 사람들이 자신의 운명을 통제하는 시늉조차 할 수 없기에 궁극적으로는 인권유린으로 이어지게 된다.” (29면)




24.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리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의 관점으로 볼 때, 삶의 불행과 악조건은 단순히 물질적인 가난 이상의 것이었다. 그것은 좀 더 복합적이며 복잡하게 얽힌 문제이다. 이로 인해 행동과 선택의 자유를 박탈당했다는 무력감이 발생하고 지속된다.” (30면)




25. 이것이 내가 빈곤을 인권문제로 정의하며, 인권의 존중을 통해서만 빈곤문제를 좀 더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이다. 빈곤을 인권이라는 틀로 바라보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힘을 부여하고 그들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에게 책임성을 부여하는 인식의 틀을 제공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자기 권리를 주장함으로써 논의의 중심에 진입하게 되고, 자신을 가난하게 만드는 조건들에 맞서 싸울 존엄을 갖게 된다. 우리는 책임과 의무를 명확히 해서 권력자들에게 시장원리보다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기준으로 행동해줄 것을 요구한다. (31면)




26. 인권이 빈곤과의 투쟁을 위한 기초라는 국제적인 공감대에는 큰 간격이 있다. 국제정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과 미국조차도 인권문제를 완전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중국은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대한 국제규약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ICCPR)의 비준을 거부함으로써 자유와 정부 책임의 중요성에 도전하고 있다. 미국도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International Covenat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ICESCR)의 비준을 거부함으로써 국민의 기본적인 필요조건에 대한 정부의 책임에 도전하고 있다. (34면)




27. 빈곤이란 기본적으로 경제와 소득수준에 관한 것이 아니다. 바로 가난한 사람들이 수많은 사례를 통해 경험해온 무력감에 대한 문제이다. (40면)




28. “내 딸들은 나와 같은 고통을 겪게 하고 싶지가 않았어요. 그러려면 우리의 권리를 지키는 법을 배워야 하니까요.” 빈곤을 종식시키기 위한 싸움은 물질적인 재화만을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유와 정의, 존엄성을 위한 투쟁이다.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우리에게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하는 이유다. (41면)




29. 사람들이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조건 속에 살 때 자유를 박탈당하고, 이는 상황을 개선할 기회와 선택의 상실로 이어진다. 가난한 사람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 그들이 스스로 뭉쳐 의견을 내고 자신들의 삶과 생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있을 때, 오직 그때만이 비로소 그들이 직면한 차별과 소외, 불안정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그들은 무력감을 이겨내고 존엄성을 되찾아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46면)




30. 나는 ‘목소리’라는 말에 저항의 권리보다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 (46면)




31. ... 둘째, 발전을 향한 권위주의적 접근에 대해 사람들이 놀라울 정도로 너그럽다는 점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투표권 이전에 빵을’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48면)




32. 그들은 사회적인 고립감과 문화적인 하류계층이라는 자괴감에 고통받고 있다. 권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계속 차별받는 상태로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57면)




33. 독재정부가 경제문제와 빈곤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희박하다면, 그 반대는 어떨까? 자유가 빈곤을 이겨낸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을까? 참여와 권리가 보장된 환경이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높여줄 수 있을까? 놀랍게도 지금까지는 이런 질문에 대한 진지한 연구가 없었다. (60, 61면)




34.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과 연관된 논의에 참여하고 싶다면 반드시 정보에 대한 민주적 접근이 필요하다. 인도의 경우, 1990년대 초 노동자들이 관리들의 부정부패가 곧바로 자신들의 가난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스스로의 삶을 위해 정부의 투명성을 요구했고 결국 관련 법규를 바꿀 수 있었다. (61, 64면)




35. 노동자들의 최저생계비 보장을 위해 싸워왔던 라자스탄의 농부와 노동자들의 연합인 MKSS는 이번에는 장부를 공개하라는 전국적인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MKSS 지도부 중 한 사람의 말을 인용하면, “이 일은 다른 문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들이 겪는 착취와 가난이 정부의 비밀주의와 불투명성, 무책임과 맞물려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구호가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바로 ‘알 권리가 살아갈 권리’라는 것이죠.” MKSS는 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청문회와 회원동원, 거리공연 등을 활용했고 마침내 라자스탄 정부를 압박해 모든 정부기록의 공개 및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을 강조하는 새로운 법규를 제정하게끔 했다. 이렇게 시작된 운동은 국민들의 알 권리를 요구하는 전국적인 운동으로 확산되었다. 2005년 5월 인도의회는 정보공개법을 통과시켰다. 이 기념비적인 법에 따르면 정부관리가 정보공개를 거부하거나 기록말소를 시도하면 벌금형이나 더 무거운 형벌을 내릴 수 있다. (64면)




36. 시민들의 힘에 의해 정부의 투명성과 책임감이 강조되자 결국 부패와 횡령의 고리가 잡힌 것이다. ... 정보의 힘이 학부모로 하여금 지방관리들을 감시하게 해주었다. ... 사람들이 내는 ‘목소리’는 단지 권리와 기회만을 바라는 외침이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현실참여는 정보의 공유만이 아니라 책임감 있는 행정을 요구하는 목소리인 것이다. (65면)




37.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올바른 통치의 중요 의제로 좀 더 분명히 인식될 필요가 있다. 그 목소리에는 참여와 정보공유, 정부의 의무와 책임을 요구하는 외침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인권에 대한 책임의식이 성장이라는 명제의 주요 안건이 될 필요가 있다. ... 가난한 사람들의 참여권을 보호하는 일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면 새천년개발목표 사업에 쏟아붓는 수십억 달러와 외국으로부터의 원조는 더 나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67면)




38. 목소리는 저항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개혁이 진정한 성과를 거두려면 정부는 저항할 수 있는 권리도 인정해줘야 한다. 다시 말해, 좋은 정부가 해주려는 일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표현하고 요구하는 일과 복잡하게 얽혀 있다.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는 정보에 대한 권리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이다. (69면)




39. 인권문제는 기본적인 권리에 대한 평등을 주장한다. 모든 인간의 삶은 기본적인 교육과 의료지원, 적절한 주거와 음식을 바탕으로 존엄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차별의 지속은 경제적인 면에서만 유감스러운 일이 아니다. 도덕적으로도 모순된 일이며 인권과 국제협약을 위반하는 행위이다. 실제적인 측면에서도 차별은 빈고퇴치의 노력을 가로막는 일이다. (77면)




40. 일반적으로 볼 때, 성장에만 의존하게 되면 극빈층은 성장의 막차를 탔다가 불황이 오면 직격탄을 맞게 된다. 과거로부터 이어온 것이든 지금 현재의 현상이든 박탈은 차별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인권적인 관점은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80면)




41. 인권의 가치를 알리려면 무엇보다 정부와 사회에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야 한다. 공식적으로 법 개정도 추진해야 하지만 사회전체를 통해 보편적 가치를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해결책은 없다. (82면)




42. ... 하지만 다년간의 유엔과 국제앰네스티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나는 인권의 보편적 가치가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그것은 분열을 넘어서도록 사람들을 깨우치고 연합시키는 힘이다. (83면)




43. 새천년개발목표는 빈곤이라는 천형에 대한 국제적인 노력이다. 개발도상국만이 진행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을 의무가 있지만 2000년 유엔 새천년 정상회담에 모인 모든 정부들도 동의한 사항이다. 새천년개발목표는 2015년까지 실행되어야 할 8개 목표를 제시했다. 극심한 빈곤과 기아를 해결할 것, 모든 국가가 초등교육을 실시할 것, 성 평등을 이루고 여성의 지위를 인정할 것, 아동 사망률을 줄일 것, 산모의 건강을 지킬 것, 에이즈와 말라리아 기타 질병과 싸울 것, 환경문제를 중시할 것, 그리고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할 것 등이다. ... (84, 85면)




44. 관심을 숫자에서 사람으로 돌려야 한다. 그런 연후에야 소외 계층을 파악하고 진지하게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의 표현에 따르면, 우리는 “배제된 사람들을 포함시켜야” 한다. (86면)




45. 요컨대,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인권적 접근은 차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인식하도록 만들어 그것을 드러내는 첫걸음을 시작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 다음 단계는 차별 방지를 위한 법적인 보장이다. 과거 차별의 유산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편견을 없애기 위한 공공교육과 같은 실체적 행동도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 (92면)




46. 인권의 관점에서 빈곤문제를 진단하는 일은 논점을 소득에 대한 불평등에서 의료서비스, 교육, 주거, 공공서비스 같은 기본 권리에 대한 불평등 문제로 바꾸었다. 실용주의자들이라면 사람들의 상황이 대부분 나아지고 가난한 사람들의 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한, 사람들이 가난해지는 것보다 부자가 더 부유하게 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사실은 특별한 의미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발전이라는 것이 평균수명의 상승이나 문맹률 하락, 아이들의 높은 진학률,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의 감소 등으로 확인될 수 있다면 소득 불평등의 격차가 커지는 것을 왜 염려한단 말인가? (95면)




47. 부자가 더 부유하게 될 수록 그 주변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늘어나게 마련이다. 그러면 부자들은 공공서비스를 거부하고 사설 경비, 사설 학교, 사설 병원에 돈을 쓰고 종국에는 물과 전기도 자체 조달하게 된다. 이렇게 부자들이 국가 기관시설의 지원을 신용하지 않게 되면 국가 행정력이 더 강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시점에서 그 반대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기 돈으로 문제를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은 점점 더 뒤처지게 되고 받을 수 있는 사회적 경제적 지원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공공부문의 축소는 이미 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던 사람들을 더욱 절망에 빠트린다. (96, 97면)




48. 가난한 삶은 불안과 불확실성의 삶을 의미한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삶이란 살아남기 위한 매일의 투쟁이다. 살기 위해선 음식과 일, 몸을 가려줄 지붕이 필요하다. 삶의 매 순간마다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 (101면)




49. 안정정책을 발전시키기 위한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 내기’와 능동적인 참여가 계속될 때, 안전에 대한 큰 관심이 일어난다. 사법과 경찰체계는 범죄와 그에 대한 경찰의 대응 모두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공동체는 자신들을 지켜줄 정책과 세부사항을 조율하는 데 참여할 권리가 있다. (122면)




50. 박탈과 불안, 폭력과 차별이 바로 빈곤을 정의하는 조건들이다. 그것들은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이 중 한가지라도 지속된다면 다른 것들을 이겨내는 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빈곤을 퇴치하려면 이 네 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해야 한다. 인권이라는 틀이 빈곤의 네 가지 차원 모두에 걸쳐 필요한 행동을 규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국제법이라는 기반이 그런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134, 135면)




51. ‘이코노미스트’만 이런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법률학자들도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자유는 시민적 정치적 자유처럼 정부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충분한 형편이 되지 못하거나 혹은 정치적인 해결방법에 넘기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에 경제적 사회적 자유는 법을 통해 강요할 수 없는 문제라고 한다. 건강, 교육, 주택의 문제는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있다. (141면)




52. 비용문제로 본다면 대부분의 인권보호에는 재원이 필요하다. ... 그러나 비용문제가 인권문제를 결정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143면)




53. 인권으로서의 주택, 의료, 일자리, 그리고 교육의 문제는 단순히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의미를 넘어 가난한 사람들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과정으로 인식되어야 하며, 결코 분리시켜 생각할 수 없는 인권의 한 부분임을 인정해야 한다. (145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중해 오디세이 - 세계적인 저널리스트 로버트 카플란의 역사 문화 기행
로버트 카플란 지음, 이상옥 옮김 / 민음사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1. 아름다운 기억 속에는 신성이 들어있다. (13면)




2. 인간은 꿋꿋히 존속하기 위해서 기억해야 할 것을 기억한다고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은 말한다. (14면)




3. 릴케는 루브르 박물관의 그리스 로마 전시실이 “남녘 하늘, 바다, 태고의 문명이 남긴 무거운 석조 기념비들로 가득한 옛 세계의 빛나는 비전을 로댕에게 드러내 보였다”라고 썼다. 로댕은 그리스와 로마의 양식을 단순히 베끼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2000년에 걸친 기독교 문화의 상속자이기도 했다. 그의 조각상들이 강력한 효과를 자아낼 수 있는 것은 원죄라는 죄의식에서 야기되는 동요와 격정에 기인한다. 그래서 그 조각상들에서는 고전 조각 작품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이상화된 평정을 찾아볼 수 없다. (17면)




4. 카잔차키스의 말대로 암호랑이와 함께 “자기의 일생을 허비하는” 사람들에게 일생의 큰 사건들은 어쩌다 만나게 된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읽게 된 책 때문에 일어난다. (18면)




5. 일생을 바꾸게 하는 책을 우연히 만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의도적으로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마치 넝마주이가 쓰레기 더미에서 무언가 쓸모 있는 것을 찾아내듯이 또는 사냥꾼이 우연히 사냥감과 마주치게 되듯이 그런 책을 찾아내게 된다. 그럴 수 있기 위해서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야 한다고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말한다. 가령 한 도시에 대해 중요한 무언가를 찾아내려면 그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야 하는데 그런 일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18면)




6. 나의 선택들은 순간적인 우발성에 의해 좌우되었다. 실로 자유로운 삶이었다. (21면)




7. 마르세유는 다듬어지지 않은 특성이 매력이다. 이 도시는 “자기 자신을 잘 돌보지 않는 아름다운 소녀처럼 태양 속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고 19세기 작가 모파상이 말한 바 있다. (22면)




8. 마르세유는 나에게 지중해의 역사가 우선은 권력의 역사이고 그다음으로 아름다움과 관계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내가 루브르에서 보았던 예술적 기념물들은 위대한 예술의 창작에 앞서 통상과 군사 전략에 통달했던 부유한 제국들의 산물이었다. (23면)




9. 물고기와 바닷물 냄새가 순간적으로 나를 압도하면서 다른 항구까지의 거리를 축소했고 여러 가지 가능성도 되살려 주었다. (25면)




10. 지중해 지역 권위자인 영국인 패트릭 리 퍼머는 “여름철에 잠시 들을 때와는 달리 겨울철에 머물러 보면 명예시민권이라도 수여받은 기분이 든다”라고 쓴 적이 있다. (26면)




11. 지중해는 해양학자들의 말대로 생물학적으로 고갈되어 있었고 또 많은 양의 해양 생물의 보금자리가 되는 대륙붕이 없기 때문에, 지중해의 역사를 통틀어 이 바다에는 원양 어선단이 없었다. 그 결과 훌륭한 선원이나 조선공들이 부족했고, 그 부족함은 결국 탐험에 장애가 되었으며 바다를 더욱 불가사의한 곳으로 만들고 말았다. (29면)




12. ... 그 여행을 하면서 나는 여행지의 육지 및 바다 풍경과 관계되는 문헌을 찾아서 읽는 버릇을 들이게 되었다. 독서는 외과 수술 같은 것이어서 주위의 풍경을 해부하는 방법이요 내가 그곳에 가야 할 동기가 된다. (30면)




13. ... 그곳은 페니키아인들이 믿던 바알이라는 신의 전설적 고향이었는데, 한니발이며 하스두루발이며 잇디발 등 많은 카르타고의 이름 속에 있는 ‘-발’은 바로 ‘바알’에서 나왔다. (32면)




14. ‘역사(history)’라는 낱말은 그리스어 ‘이스토레오(istreo)’에서 나왔는데 ‘깨묻다’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스트레오’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처음에는 ‘보다’를 의미했다가 나중에는 ‘알다’를 의미하게 된 동사 ‘오이다(oida)’의 완료형 시제와도 관련 있다. 그리고 그것과 같은 계통의 말은 ‘보다’라는 뜻의 라틴어 ‘비데오(video)’이다. 그러므로 ‘역사’의 일차적 의미는 ‘내가 보고 알게 된 것’이다. (34면)




15. 풍경이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우리는 그곳의 과거와 문화에 대해 게걸스러울 정도로 알고 싶어 한다. 인간의 모든 지적 삶은 궁극적으로 심미적 정서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38면)




16. 나는 홉스와 몽테스키외를 읽기 전에 이븐 할둔의 ‘무카디아’를 접하게 되었는데 이 점에 대해서 늘 고맙게 생각한다. 그 이유는 중세 북아프리카에 대한 그의 견해가 다른 두 철학자를 이해하는 기초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40면)




17. ‘무카디아’는 당대의 북아프리카 정치에 대해 그 어떤 신문을 통해서도 주워들을 수 없었던 통찰을 나에게 제공해 주었다. (42면)




18. 아우구스티누스는 ... 성자와 죄인의 차이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희미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삶의 한 단계에서는 죄인이었던 사람도 다음 단계에서는 아우구스티누스 자신처럼 성자가 될 수 있고, 사회는 죄인과 성자를 모두 필요로 하며, 또 사회는 계몽된 사상을 받아들일 수 있듯이 불합리한 부족 중심주의도 감내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75면)




19. ... 아우구스티누스가 집필한 ‘신국’에서 그는 인간 사회가 완벽한 정의의 이론보다는 무자비한 사회적 타협에 의존하고 있으며, 시민 생활도 ‘덕성을 완벽하게 하는 일보다는 죄악을 경감하는 일’에 더 적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75, 76면)




20. 북아프리카에서 기독교는 가난한 자들의 종교였다. (76면)




21. 그해 겨울에 나는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는 버릇을 들였다. 그 버릇으로 나는 모든 세부 사항을 적어 두는 등 더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은 수동적이며 사물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 사진은 우리로 하여금 아주 수월하게 회고할 수 있게 해 주지만 그 이면이나 측면에 있는 것들을 시야에서 제거해 버린다. (80면)




22. ‘그가 말하던 곳으로 장차 나도 가 보리라.’ (113면)




23. 견고한 분석을 위해선 무엇보다 대상들을 비교하는 것이 좋은 근거가 된다. 그래서 여행지들의 미세한 차이점과 상대성을 포착하는 것은 여행의 진수다. (115면)




24. 그날 아침 나는 새로 부닥치는 것들에 대해서는 모조리 기록을 해 두리라 결심했다. 나의 경력은 아직 백지였지만 나에게 자신감을 가지도록 힘을 준 것은 바로 이 새로 부닥치는 것들이었다. 끊임없이 변하는 풍경은, 무한한 기회가 있을 거라는 환상을 가지게 해 준다. (115면)




25. ‘이런 흥미 있는 사물들은 서로 몇 세기씩 시대적 간격을 두고 있기 때문에 오직 필생의 연구를 통해서만 연결될 수가 있다. 그런 연구를 하며 사는 것보다 더 보람된 삶이 있을까?’ (122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